폴리데우케스

폴리데우케스

영웅

[ Polydeuces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으로 ‘디오스쿠로이(제우스의 자식들)’라고 불렸던 쌍둥이 형제 중 한 명이다. 디오스쿠로이는 아르고호 원정,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 헤라클레스의 12과업 등 그리스 신화의 유명한 모험에 단골로 이름을 올리는 형제다.
레우키포스 딸들의 납치

레우키포스 딸들의 납치

외국어 표기 Διόσκουροι(그리스어)
구분 영웅
상징 형제간의 우애, 가족적 연대
별칭 폴룩스(Pollux)
로마신화 폴룩스(Pollux)
별, 별자리
관련 사건, 인물 아르고호 원정, 레우키피데스의 납치

폴리데우케스 인물관계도

폴리데우케스 인물관계도 축소판

폴리데우케스의 명목상 아버지인 스파르타의 왕 틴다레오스는 오이발로스(혹은 페리에레스)와 고르고포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이카리오스, 아파레우스, 레우키포스 등과 형제지간이다. 그러므로 폴리데우케스와 카스토르 형제는 아내로 맞은 힐라에이라포이베 자매뿐만 아니라 서로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인 이다스와 린케우스 형제와도 사촌지간이다.

신화 이야기

출생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 로마시대 조각 복사품,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

폴리데우케스는 스파르타의 왕 틴다레오스의 아내인 레다가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와 사랑을 나누어 낳은 아들로 카스토르, 헬레네, 클리타임네스트라와 형제지간이다. 이들 네 형제의 탄생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레다는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에게 유혹되어 정을 통한 뒤 같은 날 밤 틴다레오스 왕과도 잠자리를 가졌다. 그러고 나서 두 개의 알과 두 명의 아기를 낳았는데, 두 아기는 카스토르와 클리타임네스트라이고 두 개의 알에서는 폴리데우케스와 헬레네가 태어났다.

그리하여 카스토르와 클리타임네스트라는 틴다레오스 왕의 자식이고 알에서 태어난 폴리데우케스와 헬레네는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의 자식이라고 한다.

다른 설에 따르면 그냥 제우스하고만 정을 통한 뒤 알을 두 개 낳았는데, 한쪽 알에서는 쌍둥이 형제 폴리데우케스와 카스토르가 태어났고 다른 알에서는 쌍둥이 자매 클리타임네스트라와 헬레네가 태어났다고 한다. 이 경우 넷 모두 제우스의 자식이다. 또 다른 설에서는 클리타임네스트라만 틴다레오스의 딸이고 나머지는 모두 제우스의 자식이라고도 한다.

디오스쿠로이

아버지가 같든 다르든 폴리데우케스와 카스토르는 동시에 태어난 쌍둥이 형제로 ‘디오스쿠로이(제우스의 자식들)’라고 불리며 남다른 우애를 과시했다. 폴리데우케스와 카스토르는 거친 모험을 즐기는 건장하고 용감한 청년으로 성장한 뒤 늘 함께 붙어 다니며 신화 속의 각종 유명한 모험과 사건에 이름을 올린다. 그들은 이아손이 이끄는 아르고호 원정대의 일원이 되어 황금 양털을 찾으러 콜키스에 다녀왔고,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에도 참가했다.

테세우스가 누이 헬레네를 납치해 가자 아테네를 공격하여 직접 누이 헬레네를 찾아오기도 했다. 이때 테세우스는 친구 페이리토오스와 함께 페르세포네를 얻기 위해 하계로 내려가 있는 중이었다. 디오스쿠로이 형제는 헬레네를 데려올 때 테세우스의 어머니 아이트라를 포로로 끌고 오고, 테세우스의 아들들을 쫓아내고 메네스테우스를 아테네의 왕위에 앉히기도 했다.

폴리데우케스와 아미코스의 권투 시합

디오스쿠로이와 별개로 폴리데우케스의 이름을 유명하게 만든 사건은 아르고호 원정길에서 벌어졌던 아미코스와의 권투 시합이다. 아미코스는 해신 포세이돈의 아들로 비티니아 지방에 사는 전설적인 부족인 베브리케스 족의 왕이었다. 성질이 포악하고 권투를 아주 좋아했던 아미코스는 이방인이 나타나면 항상 권투 시합을 강요했는데 아직 한 번도 져 본 적이 없었다. 그때 마침 식량을 조달하기 위해 그의 나라에 도착한 아르고호 원정대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미코스는 원정대에게 권투 시합을 제안하면서 자신에게 이기면 식량과 필요한 물품을 주겠지만 자신에게 지거나 권투 시합을 피하면 살아서 자신의 나라를 떠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원정대의 일원인 폴리데우케스가 나서서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폴리데우케스는 각종 제전에서 열린 권투 시합을 모두 휩쓴 권투의 명수였다. 시합에서 폴리데우케스는 무쇠 같은 주먹으로 아미코스의 머리를 으스러뜨려 즉사시켰다.

다른 설에 따르면 아미코스 왕은 권투 시합에 졌지만 죽지는 않았다고 한다. 시합에 이긴 폴리데우케스는 아미코스에게 앞으로는 이방인들을 괴롭히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 내고 그를 살려 주었다고 한다.

포이베와 힐라에이라의 납치

폴리데우케스와 카스토르는 숙부 레우키포스의 딸들(레우키피데스)인 사촌누이 포이베힐라에이라와 결혼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또 다른 숙부이자 메세네의 왕 아파레우스의 쌍둥이 아들인 이다스와 린케우스가 이미 이들과 약혼한 사이였다. 두 처녀는 메세네에서 살고 있었다. 하지만 폴리데우케스와 카스토르는 이에 개의치 않고 둘을 납치하여 스파르타로 데려와서 아내로 삼았다. 그리하여 포이베는 폴리데우케스의 아들 므네시레오스를 낳았고, 힐라에이라는 카스토르의 아들 아노곤을 낳았다.

죽음

물론 이다스와 린케우스 형제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그들은 약혼녀를 빼앗긴 것에 크게 개의치 않는 척하면서 디오스쿠로이 형제와 함께 소 떼를 훔쳤는데 훔친 소 떼를 분배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켰다. 소를 한 마리 잡아서 넷이 함께 식사를 할 때 이다스가 느닷없이 한 가지 제안을 한 것이다. 자신의 몫인 소 4분의 1마리를 가장 빨리 먹어 치우는 사람이 소 떼의 반을 갖고 두 번째로 빨리 먹은 사람이 나머지 반을 갖도록 하자는 제안이었다. 그런데 이다스의 제안은 거의 선언에 가까운 것이었고, 식성에 관한 한 이다스와 린케우스를 도저히 따를 수 없었던 폴리데우케스와 카스토르 형제는 고스란히 소 떼를 빼앗기고 말았다.

화가 난 폴리데우케스와 카스토르는 얼마 뒤 이다스와 린케우스에게서 소 떼를 다시 훔쳐서 달아난다. 하지만 둘은 곧 천리안을 자랑하는 린케우스의 눈에 발각되었고, 사촌형제들 간에는 피 튀기는 싸움이 벌어진다. 이 싸움에서 카스토르가 천하장사로 알려진 이다스의 손에 죽었고, 폴리데우케스는 린케우스를 창으로 찔러 죽였다. 하지만 이미 몸에 상처를 입은 폴리데우케스는 이다스의 상대가 되지 못했고 죽음은 그의 코앞에 있었다.

이때 제우스가 개입하였다. 제우스는 이다스를 벼락으로 내리쳐 죽인 뒤 폴리데우케스를 천상으로 데려가 불사신으로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폴리데우케스는 카스토르가 하계의 어둠 속에 갇혀 있는데 자기만 불사의 행복을 누릴 수 없다며 아버지 제우스에게 그들이 함께 있을 수 있게 해 달라고 간청했다. 제우스는 아들의 청을 받아들여 형제가 함께 절반은 하계에서 지내고 절반은 올림포스에서 지낼 수 있도록 허락하였다.

나중에 제우스는 이들 형제를 하늘에 올려 보내 별자리로 만들었다(쌍둥이자리).

로마의 디오스쿠로이 숭배

로마 인들은 기원전 5세기에 이미 디오스쿠로이 숭배를 받아들였다. 로마의 전설에 따르면 아우로스 포스푸미우스가 이끄는 젊은 공화제의 로마와 타르퀴니우스 스페르부스의 군대 사이에 벌어진 레기루스 호(胡) 전투 때 이 쌍둥이 영웅이 나타나 로마 기병의 선두에 서서 적진으로 진격했다고 한다. 그 후 형제는 로마의 광장에도 똑같은 복장으로 나타나 베스타 신전 근처의 샘에서 말에게 물을 먹인 뒤 로마의 승리를 고했다고 한다. 이 일을 기념하여 광장에는 카스토르와 폴룩스(폴리데우케스의 로마식 명칭)의 신전이 세워졌고, 그들은 로마 기사단의 보호자가 되었다. 이 신전의 기둥은 아직도 그곳에 남아 있다.

카스토르와 폴룩스 신전

카스토르와 폴룩스 신전 서쪽에서 바라본 풍경, 18세기 중반. 조반니 바티스타 피라네시의 스케치

신화 해설

제우스의 아들들 디오스쿠로이 형제는 고대인들에게 누구보다 큰 사랑을 받았던 인물들이다. 그 이유는 이들이 신화시대의 젊은 귀족 무사들의 삶을 누구보다 잘 보여 주는 영웅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늘 함께 붙어 다니면서 온갖 모험에 주저 없이 뛰어들고 재미로 소 떼를 훔치거나 사랑하는 여인을 납치하여 아내로 삼는 등 모험과 위험을 즐기는 거칠고 낭만적인 사내들이었다. 이들의 열렬한 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던 그리스 고전시대에는 그러한 무사적 생활 양식은 이미 흘러간 과거의 일이 되었지만, 고대의 청소년들은 마치 오늘날의 청소년들이 중세의 기사를 꿈꾸듯 이들을 동경했다.

관련 작품

• 장 필립 라모, 『카스토르와 폴룩스』, 오페라, 1737년

폴리데우케스 인물관계도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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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데우케스 인물관계도
틴다레오스레다헬레네클리타임네스트라페넬로페린케우스카스토르힐라에이라포이베

폴리데우케스의 명목상 아버지인 스파르타의 왕 틴다레오스는 오이발로스(혹은 페리에레스)와 고르고포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이카리오스, 아파레우스, 레우키포스 등과 형제지간이다. 그러므로 폴리데우케스와 카스토르 형제는 아내로 맞은 힐라에이라포이베 자매뿐만 아니라 서로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인 이다스와 린케우스 형제와도 사촌지간이다.

참고자료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아폴로니오스 로디오스, 『아르고나우티카』
  • 히기누스, 『이야기』
  • 게롤트 돔머무트 구드리히, 『』, 해냄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카를 케레니, 『』, 궁리출판사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