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우리마코스

요약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페넬로페의 구혼자 중 한 사람이다. 안티노오스와 함께 페넬로페의 구혼자들 중 우두머리 격인 인물이다. 고향으로 돌아와 복수에 나선 오디세우스의 화살에 안티노오스가 살해당하자 화해를 청하였으나 거절당하고 결국 그 역시 오디세우스의 화살에 목숨을 잃었다.

구혼자들을 죽이는 오디세우스

외국어 표기	Εὐρύμαχος(그리스어)
구분	신화 속 인물
관련 사건, 인물	오디세우스

에우리마코스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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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우리마코스는 이타카 섬의 귀족 폴리보스의 아들이다. 그는 페넬로페의 구혼자 중 한 명이며, 페넬로페의 시녀 멜란토의 애인이기도 했다.

신화 이야기

페넬로페의 구혼자들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귀향길에 오른 오디세우스가 오랜 세월 바다 위를 떠돌며 돌아오지 못하자 그의 고향 이타카에서는 다들 그가 이미 죽었으리라고 여겼고, 인근의 귀족들은 오디세우스의 재산과 지위를 탐하여 그의 아내 페넬로페에게 결혼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구혼자들의 수는 곧 100여명에 이르렀다. 이들은 오디세우스의 궁에 죽치고서 허구한 날 축제를 벌이며 그의 재산을 탕진하였다.

에우리마코스는 안티노오스와 함께 페넬로페의 구혼자들을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그는 이제 청년으로 성장한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가 이타카 주민들의 전체 회의를 소집한 뒤 구혼자들의 행태를 비난하며 그만 자신의 집에서 나가줄 것을 요구하자, 오히려 그의 어머니 페넬로페를 친정아버지 이카리오스에게로 보내 한시라도 빨리 재혼하게 하라고 반박하였다. 텔레마코스는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아테나 여신의 조언에 따라 아버지 오디세우스의 소식을 묻기 위해 필로스로 떠났다.

멜란토의 배신

구혼자들의 집요한 결혼 요구를 견디다 못한 페넬로페는 구혼자들에게 연로한 시아버지 라에르테스를 위해 수의를 짜야 하는데 그 일이 끝나면 그들 중 한 사람을 남편으로 맞이하겠다고 약속하였다. 하지만 실제로 그녀는 낮에 짠 수의를 밤에 몰래 다시 풀어버리는 식으로 계속해서 시간을 끌며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페넬로페의 거짓은 시녀 멜란토의 고자질로 탄로 나고 말았다. 멜란토는 충직한 정원사 돌리오스의 딸로 페넬로페가 어릴 때부터 친딸처럼 길러온 처녀였는데 그 사이 에우리마코스와 눈이 맞아 그의 애첩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오디세우스의 복수

그 무렵 오디세우스가 마침내 이타카로 돌아왔다. 충성스러운 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와 아들 텔레마코스를 만나 그간의 소식과 이타카의 상황을 모두 전해들은 오디세우스는 일단 자신의 정체를 감추고 거지행색으로 궁에 들어갔다. 그러자 구혼자들은 낯선 거지가 오디세우스라는 걸 알아보지 못하고 조롱하고 무시하였다. 에우리마코스는 사람들 앞에서 낯선 거지의 대머리를 웃음거리로 삼으려 했으나 오히려 상대로부터 멋지게 반박당하자 화가 나서 그에게 발판을 집어던졌다.

다음 날 페넬로페는 구혼자들에게 오디세우스가 남겨두고 간 활에 시위를 걸어 화살로 열두 개의 도끼 자루 구멍을 모두 꿰뚫는 사람을 새 남편으로 맞이하겠다고 선언하였다. 하지만 구혼자들은 아무도 오디세우스의 활에 시위를 걸지 못했다. 에우리마코스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연이은 시도가 모두 실패로 돌아가자 자신의 힘이 오디세우스에 못 미친다며 몹시 치욕스러워했다.

오디세우스의 활에 시위를 걸어 도끼를 꿰뚫은 사람은 거지로 변신한 오디세우스 자신이었다. 그는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곧장 구혼자들의 우두머리격인 안티노오스를 활로 쏘아 죽였다. 그러자 에우리마코스는 모든 책임을 이미 죽어서 누워 있는 안티노오스에게로 돌리고 그동안 구혼자들이 끼친 피해에 대한 보상을 약속하며 화해를 청했다. 하지만 오디세우스는 그의 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음을 깨달은 에우리마코스는 겁에 질린 구혼자들에게 싸움을 촉구하며 오디세우스에게 맞섰지만 결국 그의 화살에 죽고 말았다.

오디세우스는 이날 100여 명에 이르는 구혼자들과, 그들에게 동조하여 주인을 배신한 시종들을 모두 처단하였다.

또 다른 에우리마코스

그리스 신화에는 그밖에도 여러 명의 에우리마코스가 등장한다.

• 피사의 왕 오이노마오스의 딸 히포다메이아에게 청혼한 남자들 중에도 에우리마코스가 있다. 오이노마오스는 딸에게 구혼하는 남자들에게 자신과의 전차 경주에서 이겨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경주에서 진 구혼자는 살해하였는데, 에우리마코스는 오이노마오스에게 살해당한 네 번째 구혼자였다.

• 트로이의 장로 안테노르의 아들로 프리아모스 왕의 딸 폴릭세네와 약혼한 인물. 하지만 폴릭세네는 트로이가 함락될 때 네오프톨레모스에게 붙잡혀 아킬레우스의 제단에 희생제물로 바쳐졌다.

• 트로이 전쟁 때 목마 속에 숨어 트로이 성에 잠입한 40명의 그리스군 용사 중에도 에우리마코스가 있고,

• 시메 섬의 어부로 니레오스와 함께 트로이 전쟁에 참전했다가 트로이의 장수 폴리다마스에게 죽은 그리스군 병사의 이름도 에우리마코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