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테노르

안테노르

신화 속 인물

[ Antenor ]

요약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트로이의 장로이다. 트로이 전쟁 당시 화평을 주장하며 그리스군의 사절단을 보호해주었다. 후대의 작가들에 의해 트로이를 배신한 인물로 묘사되기도 했다.
외국어 표기 Ἀντήνωρ(그리스어)
구분 신화 속 인물
상징 화평론자, 배신자
관련 사건, 인물 트로이 전쟁

안테노르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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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테노르 인물관계도
아카마스리카온에우리마코스

안테노르는 아이시에테스와 클레오메스트라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다르다니아인이다. 안테노르는 트라키아 왕 키세오스의 딸인 테아노와 결혼하여 아르켈로코스, 아카마스, 리카온, 글라우코스, 라오도코스, 아게노르, 이피다마스, 라오다마스, 히폴로코스, 에우리마코스, 헬리카온 등 여러 명의 아들을 두었다.

신화 이야기

화평을 주장한 안테노르

안테노르는 트로이 전쟁 당시 프리아모스 왕의 친구이자 조언자였던 트로이의 장로다. 그는 파리스헬레네 납치 사건으로 트로이와 그리스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려 할 때 화평을 주장한 인물로 유명하다.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아내 헬레네를 빼앗긴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는 그리스연합군을 결성하여 트로이로 쳐들어가기 전에 먼저 오디세우스, 아카마스 등과 함께 트로이에 사절로 가서 헬레네의 반환을 요구하였다. 그러자 트로이에서는 헬레네를 돌려보내지 말고 사신들을 죽여야 한다는 주장과 헬레네를 돌려보내 전쟁을 피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이때 안테노르는 헬레네를 그리스에 돌려보내고 전쟁을 피해야 한다고 역설하였고, 또 그리스의 사절단을 자신의 집에서 묵게 하면서 이들을 죽이려는 트로이인들의 시도를 막아주었다. 하지만 프리아모스는 아들 파리스의 행동을 묵인하고 전쟁을 택했다.

트로이 전쟁이 벌어지고 난 뒤에도 안테노르는 갈등을 최대한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계속하였다. 전쟁을 파리스와 메넬라오스의 결투로 끝내자는 제안을 한 사람도 그였다.

트로이의 배신자?

하지만 후대로 가면서 안테노르는 화평론자가 아니라 적에게 조국을 판 배신자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르면 안테노르는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 그리스군에게 트로이 성에 있는 팔라디온 신상을 훔쳐내고 또 목마를 만들도록 권했다고 한다(→‘팔라디온’ 참조). 그는 심지어 트로이인들에게 목마를 성안으로 들이도록 부추겼으며, 밤중에 목마의 문을 열어 안에 있는 그리스 용사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게 해주고 횃불로 신호를 보내 그리스군의 트로이 함락을 적극적으로 돕기까지 하는 인물로 묘사되었다.

트로이가 함락되었을 때 오디세우스는 안테노르의 아들 리카온이 부상당한 것을 보고 그와 안테노르의 또 다른 아들인 글라우코스를 그리스 진영으로 데려와 보호해주었으며, 안테노르의 집 문 앞에 표범 가죽을 내걸어 그리스군에게 공격당하지 않도록 표시해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네이아스와 함께 다르다니아군을 이끌고 그리스군에 맞서 싸운 아르켈로코스와 아카마스를 비롯하여 안테노르의 아들들 대부분은 전쟁에서 목숨을 잃었다.

트로이 전쟁 이후의 행적

전쟁 이후 안테노르의 행적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잿더미가 된 트로이를 재건하였다는 설이 있고, 메넬라오스와 함께 아프리카로 건너가서 리비아의 키레네에 정착했다는 설이 있고, 이탈리아로 건너갔다는 설도 있다. 마지막 설은 로마의 역사가 티투스 리비우스에 따른 것인데, 안테노르는 흑해 연안에 있는 파플라고니아에서 쫓겨난 에네토이 족을 이끌고 아드리아해로 북상하여 이탈리아 북부에 정착함으로써 베네치아인들의 조상이 되었다고 한다. 안테노르는 포 강 유역에 파타비움 왕국을 건설하였는데, 이것이 오늘날의 파도바 시라고 한다.

참고자료

  • 호메로스, 『일리아스』
  • 핀다로스, 『피티아 찬가』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리비우스, 『로마건국사』
  • 카를 케레니, 『』, 궁리출판사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