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우마이오스

요약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돼지치기이다. 심성이 착하고 충직한 하인으로 주인 오디세우스가 20년 동안 집을 비운 사이에도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충성을 지켰다. 오디세우스가 돌아와 페넬로페의 구혼자들을 물리칠 때 옛 주인을 도와 함께 싸웠다.

에우마이오스의 오두막에서 아들 텔레마코스와 대면하는 오디세우스

외국어 표기	Εὔμαιος(그리스어)
구분	신화 속 인물
상징	충직한 하인
관련 사건, 인물	오디세우스

에우마이오스 인물관계도

※ 관계도 내 인명 클릭시 해당 표제어로 연결됩니다.

에우마이오스는 시리아 섬의 왕 크테시오스의 아들이며 오르메노스의 손자다. 그는 오디세우스 집안의 충실한 돼지치기로 라에르테스, 오디세우스, 텔레마코스 3대에 걸쳐 주인을 섬겼다. 나중에 그는 자유인이 되어 이타카 귀족가문인 콜리아스 일족의 시조가 되었다.

신화 이야기

노예로 팔려간 왕자

에우마이오스는 오디세우스의 궁에서 돼지를 치는 하인이지만 원래는 왕족 출신으로 그의 아버지 크테시오스는 시리아 섬을 다스리는 왕이었다고 한다. 그가 아직 어릴 때 페니키아 상인들의 배가 섬에 도착했는데, 선원 한 사람이 크테시오스의 궁에서 일하는 페니키아 출신의 여자노예를 유혹하여 함께 배를 타고 도망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런데 이 여자노예가 어린 에우마이오스를 배에 데리고 탔던 것이다. 그러고 7일 뒤 여자노예는 바다에 빠져 죽고 에우마이오스는 오디세우스의 아버지 라에르테스에게 노예로 팔려가는 신세가 되었다. 에우마이오스는 라에르테스의 궁에서 오디세우스와 크티메네 남매와 함께 자랐다.

충직한 돼지치기

성인이 된 에우마이오스는 처음에 라에르테스의 돼지치기로 일하다가 라에르테스가 왕위에서 물러난 뒤에는 오디세우스의 돼지치기가 되었다. 그는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에 나가고 없는 동안에도 변함없이 오디세우스의 집안에 충성하며, 페넬로페의 무례하고 탐욕스러운 구혼자들로부터 주인의 돼지를 지켰다.

오디세우스의 귀환

오랜 방황을 끝내고 20년 만에 마침내 고향 땅을 밟은 오디세우스는 아테나 여신의 조언에 따라 제일 먼저 에우마이오스의 오두막을 찾아갔다. 늙은 돼지치기는 아테나 여신이 거지 모습으로 바꾸어놓은 옛 주인을 비록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친절하게 맞아주고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하였다.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돼지들과 함께 자는 에우마이오스를 보며 굳은 신뢰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일단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다. 그 대신 자신을 오디세우스와 함께 트로이 전쟁에 참전했었던 크레타인이라고 소개하면서 접근하여 에우마이오스로부터 그 동안 이타카에서 벌어진 일들을 전해 들었다. 그는 에우마이오스에게 주인 오디세우스가 곧 귀향할 거라고 말했지만 에우마이오스는 그의 말을 별로 믿으려 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소식을 듣기 위해 스파르타의 메넬라오스를 찾아갔다가 돌아온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도 돼지치기의 오두막으로 오면서 부자 상봉이 이루어지지만 텔레마코스는 어릴 때 떠난 아버지를 당연히 알아보지 못했다. 오디세우스는 에우마이오스가 페넬로페에게 아들의 도착을 알리러 궁으로 떠나자 텔레마코스에게 자신이 아버지임을 밝혔다. 그런 뒤 오디세우스는 다시 거지로 변장하고 아들과 함께 아내 페넬로페와 구혼자들이 있는 궁으로 갔다.

자유인이 된 에우마이오스

구혼자들과 결정적인 전투를 벌이기 직전에 오디세우스는 에우마이오스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혔고, 에우마이오스는 끝까지 충성을 지키며 오디세우스와 텔레마코스를 도와 구혼자들과 싸웠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전하는 말에 따르면 아버지에 이어 이타카의 주인이 된 텔레마코스는 에우마이오스에게 자유인의 신분을 선사하였고, 그 후 에우마이오스는 이타카의 귀족 가문 중 하나인 콜리아스 일족의 시조가 되었다고 한다.

페넬로페의 구혼자들과 싸우는 오디세우스, 텔레마코스, 에우마이오스 캄파니아에서 출토된 적색상 도기, 기원전 330년, 루브르 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