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여동 고인돌

여수 평여동 고인돌 출토옥

전라남도 여수시 평여동 산본에 위치한다. 제일모직 여천공장 확장공사로 인하여 1989년 전남대학교박물관이 발굴조사하였다. 고인돌〔支石墓〕은 산기슭하 평지와 사면에 1기, 9기, 3기 등 13기의 고인돌이 3개 지역에 군집되어 있었다.

산기슭 아래 사면에 있는 가군은 원래 1기의 기반식(碁盤式) 고인돌이 있었고 옮겨진 8기의 덮개돌〔上石〕이 발견되었으나 무덤방〔墓室〕은 발견되지 않아 이동된 것들이며, 그 주변에서 덮개돌이 없는 11기의 무덤방이 발견되어 모두 12기의 무덤방이 조사되었다. 가군 1호 고인돌의 덮개돌은 크기가 310×250×180㎝이고 괴석형(塊石形)이다. 고임돌〔支石〕 8매가 덮개돌 주위를 돌아가면서 고이고 있었다. 주위에는 적석(積石) 가장자리에 길쭉한 깬돌〔割石〕로 구획을 한 400×380㎝의 거의 방형에 가까운 묘역시설(墓域施設)을 조성하였다.

가군 무덤방은 먼저 만들어진 깬돌을 쌓은 돌덧널형〔石槨形〕 무덤방과 후에 만들어진 움형〔土壙形〕에 가까운 돌덧널형으로 구분되는데, 후자는 나무널〔木棺〕과 무덤구덩〔墓壙〕 사이에 깬돌로 간단히 메꾸어 놓은 형태를 보이고 있다. 무덤방의 배치는 1호 고인돌을 중심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일부는 1호 적석을 파괴하고 축조된 것도 있다. 유물은 홈자귀〔有溝石斧〕 3개, 간돌화살촉〔磨製石鏃〕, 민무늬토기〔無文土器〕편, 붉은간토기〔丹塗磨硏土器〕편, 대팻날도끼〔扁平偏刃石斧〕, 작은옥〔小玉〕1이 출토되었다.

나군 고인돌은 가군 1호에서 북동쪽으로 약 60m 떨어진 산기슭에 산줄기 방향으로 2열로 9기의 덮개돌이 있었지만 일부 파괴되어 무덤방은 4기만 확인되었다. 군(群)의 동쪽에 치우쳐 거대한 기반식이 있는데, 덮개돌의 크기는 360×290×240㎝로 고임돌 2매가 고이고 있었지만 무덤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2호에서는 퇴화된 동검(銅劍) 1점이 출토되었는데 150×130×50㎝ 크기의 소형 덮개돌 아래에 크기 150×28∼38×30㎝의 돌덧널형무덤방이 있다. 동검은 서쪽 북벽하의 바닥석 옆에서 출토되었는데 길이 14.5㎝이다. 4호에서는 무덤방의 서벽 아래에서 대롱옥〔管玉〕 4점과 간돌화살촉편 2점이 출토되었다.

다군은 산기슭하 평지에 3기의 덮개돌이 삼각형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주변에서 5기의 무덤방이 발견되어 모두 8기가 조사되었다. 무덤방은 깬돌로 잘 쌓은 돌덧널형이 대부분이지만 5호처럼 판돌〔板石〕로 간단히 세워 축조한 것도 있다. 구조상에서 주목되는 것은 평면 타원형(娥圓形)의 묘역 주위를 판돌편으로 세워 구획한 것으로 3호와 6호에서 보인다. 이 중 3호는 다량의 옥(玉)이 껴묻기〔副葬〕되어 있었다. 이 고인돌군의 특징은 옥의 출토인데, 옥류 350여점이 출토된 것은 우리나라 청동기시대 유적 중에서는 가장 많다. 2호에서는 곱은옥〔曲玉〕 2점, 대롱옥 29점, 작은옥 204점 등 옥류 235점, 3호에서는 무덤방 동쪽에서 구슬옥〔丸玉〕 2점, 무덤방 바닥위, 벽석 아래와 무덤구덩 사이에서 대롱옥 106점 등 옥류 108점이 각각 한 무덤방안에서 발견되었다.

이 3개 군의 고인돌에서 하부구조(下部構造)인 무덤방이 25기가 확인되었는데, 각 군별로 구조상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가군에서는 장방형 적석을 구획한 고인돌을 중심으로 간단한 무덤방들이 주위에 배치되어 있었다. 다군 3호는 판돌로 타원형상의 적석을 구획하였으며 2호는 적석 없이 나타나고 있어 같은 군집지역에서도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또 각 군집지역에서 거대한 덮개돌을 가진 기반식 1기씩이 존재하고 있는 점은 공통적이다.

유물은 청동검 1점, 홈자귀, 대팻날도끼, 간돌화살촉 등의 석기류 5점, 옥류 350점 등 356점이 출토되었는데, 간돌검〔磨製石劍〕은 1점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곳의 고인돌들의 껴묻거리〔副葬品〕로 볼 때 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집단의 무덤으로 생각된다. 주로 간돌검이나 간돌화살촉등은 전남 보성강 유역에서 출토되고 여수반도 지역의 고인돌에서는 청동기와 옥이 빈번히 출토되고 있으나 이처럼 많은 양의 옥류만 껴묻기된 예는 아직 우리 나라에서 보고된 바 없어 인근 적량동 유적에서 청동기가 다량 발견된 것과 함께 우리나라 고인돌의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를 제시해 주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청동기시대의 사회상 연구에 좋은 자료이다.

이 고인돌의 일부는 여수시 학동 거북공원안에 고인돌 덮개돌 10기, 무덤방 10기 등 20기를 이전 복원하여 놓았다. (이영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