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구석기시대

전기구석기시대

[ 前期舊石器時代 ]

올도완 석기(Bed 1)

올도완 석기(Bed 1)

올도완이나 아슐리안석기문화 그리고 찍개류 석기문화 등 인류가 석기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중부홍적세가 끝나는 기간동안 나타난 석기문화를 말한다. 대략 신생대의 3기말 플라이오세의 말엽에서 상부홍적세의 초엽에 이르는 시기에 걸치게 된다. 유럽에서는 슐리안, 아베빌리안 그리고 아슐리안 문화가 이에 속하는 셈이며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올도완, 카라리 석기문화 그리고 아슐리안 석기 문화가 이에 속하게 된다.

동아시아에서는 아슐리안형의 문화와 함께 중부홍적세에 나타나는 찍개류문화가 이 범주에 속한다. 이 시간적인 범주동안 인간은 초기석기문화를 발달시키는 동시에 형질학적으로 현재의 인간형인 호모가 엄청난 진화를 한바 있다.

이 시기의 초기에는 아프리카지역에서만 석기공작이 발견되며 약 1백만년 전을 전후하여 유라시아 지역으로 확산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석기공작은 호모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초기의 호모 하빌리스, 호모 에렉투스 그리고 진화한 형태의 호모 에렉투스나 고형의 호모 사피엔스에 의해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인류최초의 석기는 아프리카에서 출현하였다. 동아프리카의 오모계곡에서 나타난 석기나 에치오피아의 하다르지역에서 나타난 석기 중에는 약 2~4백만년 전까지 올라가는 것이 있다. 이러한 도구들은 단순한 몸돌이거나 간단히 다듬은 돌조각, 부스러기, 마모된 돌덩어리 그리고 반입석재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석기공작을 ‘모드 1’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흔히 올도완석기공작이라고 부르고 있다. 올도완석기공작에 속하는 석기공작으로는 에치오피아의 멜카쿤드레, 가데브, 케냐의 쿠비포라 그리고 탄자니아의 올두바이고지 유적들이 이에 포함된다. 남아프리카의 동굴 유적들 중에서 스테르크폰테인이나 스와르트크랜스 유적에서는 약 2백만년 전에서 약 150만년 전에 속하는 석기공작들이 출현하고 잇는데 대부분 ‘모드 1’에 속하는 것들이다.

150만년 전 경이 되면 대형의 첨두기(뾰족끝찍개), 주먹도끼 그리고 가로날도끼 등의 새로운 형태의 석기공작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석기류를 총칭하여 양면핵석기로 부르고 있는데 흔히 큼직한 박편을 양면으로 가공하여 만든 것이 많다. 최초의 유적으로는 탄자니아의 페닌지 유적과 올드바이고지 유적이 있다. 이러한 석기공작을 ‘모드 2’라고 부르는데 상부홍적세에 중기구석기공작이 나타날 때까지 약 140만년 동안 엄청나게 발달하였다.

동아프리카에서는 멜카쿤트레, 가테브, 갭츄린, 올로게세일리에, 페닌지, 올두바이고지, 체소완자 그리고 이시밀라 등의 유적에서 발견되었다. 남아프리카의 스테르크폰테인 동굴에서도 양면가공의 첨두기와 주먹도끼들이 발견된 바가 있으며 남아프리카나 중부아프리카의 중요한 유적으로는 빅토리아 우스트, 케이브 오브 허스, 그리고 칼람보플스 유적 등이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칼람보폴스 유적은 다양하고 엄청난 양의 주먹도끼류 석기 이외에도 식물로 만든 도구들이 발견되어 유명한 유적이다.

북아프리카지역에서도 약 1백만년 전에 이미 전기구석기가 나타난 것으로 보이는데, 튜니지아의 아인 헤네쉬 유적이나 시디진 유적, 알제리아의 터니파인, 모로코의 라바트, 에집트의 아르킨과 카르가 오아시스 유적 등이 있다.

중근동지역은 전기구석기의 주인인 호모 에렉투스가 유라시아대륙으로 들어온 통로인 셈인데 이 지역에서 유라시아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유적이 있다. 이스라엘의 갈릴리호수의 서편에 있는 유베이지아 유적은 동물화석이나 고지자기로 미루어 약 1백만년 전의 유적으로 판명되었다. 이 유적에서도 올도완석기공작과 함께 아슐리안석기공작이 발견되었다. 이외에도 이 지역에서 중부홍적세로 밝혀진 많은 유적들이 있다. 이러한 유적들 중에는 타분, 쥬티야, 베노트 야쿠아브, 마얀 바루크, 라탐, 야브르드 등이 있다.

그런데 중근동의 동쪽으로 인도에 이르기까지 아직도 전기구석기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러한 현상은 아마도 조사의 미흡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인도와 파키스탄지역에서는 모드1과 모드2의 전기구석기문화가 나타나고 있다.

동아시아지역에 있어서는 일찍이 모비우스 교수에 의해 찍개류 석기문화권으로 규정되어 왔다. 다시 말해서 인도 이동의 지역에서는 유럽과 아프리카지역과는 달리 아슐리안석기공작, 즉 주먹도끼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대신에 모드 1에 해당되는 찍개류, 쵸퍼-쵸핑툴문화(Chopper-Chopping tool culture)가 이 지역에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최근에는 한반도의 전곡리 유적을 비롯하여 중국의 정촌(丁村) 그리고 황하중류의 몇 지점에서 아슐리안형의 석기문화가 발견되고 있으며 중국 남부의 보서 유적에서도 다량의 주먹도끼류의 석기가 발견되었다. 그래서 적어도 주먹도끼류 석기의 존재는 동아시아에서 나타나는 것이 사실로 인정되지만 아직도 다량의 아슐리안형의 주먹도끼가 발견되는 유적은 없다는 점에서 아프리카나 유럽의 석기문화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하겠다.

여하간에 동아시아의 전기구석기가 아프리카나 유럽과 다른 점에 대해서 몇 가지의 설명이 제시되어 있는데, 그 중 첫 번째로 주먹도끼석기공작이 아프리카로부터 전파되어 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설명은 인류의 기원이 다르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현재의 고인류학적인 자료로 볼 때 수긍하기가 어렵다. 두 번째로는 석기 이외의 다른 종류의 도구를 사용하였을 것이라는 것이다. 현재 가장 뚜렷하게 제시되는 이론으로 대나무이론이 있다. 그런데 이 대나무는 현재 오래된 구석기가 발견되는 북방지역에서는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대나무를 가공하기 위한 석기의 존재를 부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아직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하겠다. 세 번째로 동아시아의 고인류가 체질적으로 달랐다는 것으로, 동아시아에서 나타나는 호모 에렉투스가 비교적 발달된 형태라든지 석기공작에서 그러한 문화적인 차이가 반영되었을 것으로 추론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 지역에 있어서 환경과 이에 적응하는 방식의 차이가 석기의 형태를 제한하게 되었을 가능성이 많다고 하겠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다수의 호모 에렉투스의 화석이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와 동시기에 해당되는 석기가 발견된 바는 없다. 모비우스 교수에 의해 제시된 석기문화, 즉 쟈바의 파지타니안, 말레이 반도의 탐파니안, 버마의 아니야티안, 태국의 핑고니안 등은 모드 1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시기가 대단히 떨어져 다른 지역의 후기구석기시대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다. 최근에 태국에서 발견된 석기들 조차도 시기를 파악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서 나타난 전기구석기공작으로는 니하만(泥河灣)지역의 석기공작, 주구점(周口店)의 석기공작, 그리고 황하중류지역의 유적들, 즉 암하(匼河), 남전(藍田) 그리고 서후도(西侯度) 유적에서 나타난 석기공작이 있다. 특히 니하만(泥河灣)의 전기구석기공작은 대략 1백만년 전으로 올라가는 것인데 동북아시아지역에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생각된다. 한반도의 전기구석기는 아직 그 시작이 분명하지는 않은데 대략 중부홍적세의 중엽 이후의 시기로 보이며 대표적인 유적으로 전곡리, 금파리, 금굴, 용곡동 동굴유적 등이 있는데 전곡리 유적에서는 아슐리안형의 주먹도끼가 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확인되어 모비우스의 이론을 허무는 계기가 된 바 있다.

유럽의 초기 고인류들은 아마도 중근동을 거쳐서 지중해 연안지역으로 퍼져 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가장 오래된 유적으로 이태리의 이스레니아 유적이 알려져 있는데 이 유적은 포타슘-아르곤 연대측정법으로 약 70만년 전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 약 30만년을 넘는 유적으로 헝가리의 베르퇴스쵤뢰스 유적과 프랑스의 아라고 유적이 있다. 이 유적들에서는 모두 원시적인 형태의 모드 1에 해당되는 석기들이 나타났다. 이 보다 늦은 시기의 석기공작들로서 주먹도끼가 없는 공작들을 북유럽에서는 ‘클락토니안석기공작’이라고 부르며 남쪽에서는 ‘타야시안석기공작’이라고 부르고 있다.

유럽에서 약간 늦은 시기에 있어서는 아슐리안주먹도끼가 보편적으로 나타나는데 서유럽보다는 동유럽에서 적게 나타난다. 대표적인 유적으로 영국의 스완스콤과 클락톤, 프랑스의 떼라 아마따, 아베빌, 쌩 따슐, 스페인의 토랄바와 암브로나 유적 등이 있다.

참고문헌

  • Encyclopedia of Human Evolution and Prehistory(Ian Tatterwall·Eric Delson·John Van Couvering,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88년)
  • The Paleolithic Age(J.Wymer, 198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