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적세

홍적세

[ 洪績世 , Pleistocene ]

신생대의 마지막 단계이며 오늘날과 같은 기후상태와 대륙빙하가 발달하였던 시기가 교대로 나타나는 대단히 불안정한 기후로 특징되는 시기로, 흔히 “빙하시대(氷河時代)”라고 불리기도 한다. 원명으로 “플라이스토세(Pleistocene)”라고 하며 중국에서는 “갱신세(更新世)”라고 부르고 있다. 홍적세의 마지막 단계라고 볼 수 있는 현재는 지나간 마지막 빙하기에 이어지는 간빙기로 볼 수 있는데 흔히 ‘완신세(完新世)’, ‘전신세(全新世)’, ‘충적세(沖積世)’, ‘현세(現世)’, ‘홀로세(Holocene)’와 같은 독립적인 편년명을 부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의 행태 이외에 어떤 것도 다른 간빙기와 다를 바가 없다. ‘제4기(Quarternary)’라고 하는 용어는 18세기에 굳어지지 않은 퇴적물이라는 뜻으로 사용된 것인데, 오늘날에는 홍적세와 같은 시기를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신생대의 나머지 시기는 제3기로 부르고 있다.

지질시대는 대부분의 경우 층서가 급격히 변화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구분하는데 해수면의 변동으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지구의 빙하 양과 관련되는 것이고, 결국 기후의 변동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층위상의 변화는 곧바로 기후층서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질학적인 층서에 관한 설명은 곧바로 홍적세의 기후변동에 관한 설명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빙하기’란 빙하가 확장되어 해수면이 낮아지고 기온이 하강하는 시기를 말하는 것이며, ‘간빙기’는 현재와 비슷한 기후를 가진 시기로 이해되는 것이다.

‘플라이스토세’라는 용어는 지질학자인 찰스 라이엘에 의해 해양생물층서를 근거로 정의되었다. 그의 저서인 『지질학의 요소』에서 플라이오세의 화석 중에서 표준화석보다도 후대에 속하는 것들이 발견되어 이 화석들을 플라이스토세로 구분하였던 것이다. 그는 시기구분의 근거로 이탈리아 해안에 최초로 나타나는 ‘한냉성 손님’, 즉 현재 북해나 발틱해에서만 서식하고 있는 조개류의 화석들이 나타나는 층위를 기준으로 하였으며, 이는 현재의 시기구분과 잘 부합된다. 다시 말해서 이 한냉성 손님의 출현은 빙하기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며 오늘날 홍적세의 시작으로 말할 수 있는 올두바이 지자기영역의 최상부에 해당되는 것이다.

이 후에 1960년대까지 빙하가 있었던 지역의 지질을 관찰하여 빙하기와 간빙기를 구분하였다. 북아메리카 대륙에서는 로우렌티아 대륙빙하가 남긴 빙하퇴적물을 분석하여 4차례의 빙하기와 3차례의 간빙기를 확인하였다. 북반구의 각 지역에서 고유한 이름을 붙인 빙하시대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펭크와 브룩크너에 의해 제시된(1909) 알프스 빙하의 명칭을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알프스 빙하는 오래된 것으로부터 균쯔, 민델, 리스 그리고 뷔름 빙하기로 불리며 이 빙하기 사이에 간빙기가 존재한다.

근래에 들어서는 깊은 바다의 바닥의 퇴적물을 채취하여 홍적세 동안의 기후를 복원하는데 사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심해퇴적물은 육상퇴적물보다도 보존이 잘 된 것이다. 이 퇴적물은 심해퇴적 속의 유공충 껍질에 남아있는 산소동위원소 180과 16O의 비율을 통해 퇴적이 이루어질 당시의 빙하 상태를 잘 보여준다. 산소동위원소의 비율 변화는 지구상의 빙하의 팽창과 수축을 잘 나타내며 기후변동을 보여준다. 이 비율의 변동을 근거로 홍적세의 기후를 산소동위원소단계로 세분하고 있다.

플라이스토세 기후변동을 보여주는 육상퇴적물로 황토(loess)를 들 수 있다. 이 황토는 빙하의 전면에 있는 지역에 쌓이게 되는 실트성 퇴적물로 중국, 유럽 그리고 북미 대륙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황토퇴적 속에서는 추운 기후를 보여주는 동식물이 발견되며 황토 사이의 퇴적물에서는 온난다습한 환경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의 황토는 강단구성퇴적물 상단의 저지에 채워져 있어서 강의 침식과정과 시기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방식으로 알프스 빙하와 상호 연결시킬 수 있다. 중국 황토의 경우에도 온난한 기후의 퇴적물과 교호적인 퇴적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약 250만년 전에 퇴적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의 황토퇴적은 현재 4가지 군으로 나뉘어 지는데, 오래된 것으로부터 우칭 황토, 하부 황토, 상부 황토 그리고 마란 황토이다.

중국 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의 퇴적물에서 나타난 것으로 보아도 대략 250만년 전에 이미 기후가 추워지고 있었고 한동안 춥고 따뜻한 기후가 교대로 나타났던 것으로 확인된다. 대략 160만년 전에 이르면 본격적인 빙하가 시작되어 이 시기를 홍적세의 시작으로 보고 있는데, 중국에서는 250만년 전을 홍적세의 시작으로 본다. 빙하기후는 약 90만년 전에 더욱 본격적으로 진행되어 이 시기를 전형적인 플라이스토세라고 부르고 있는데 사실 유럽대륙빙하(균쯔)가 발달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로 본다.

전기홍적세(Lower Pleistoncene) : 빙하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대략 중기 플라이오세인데 이 시기에 빙하가 처음으로 바다로 진출하였으며 기온이 오늘날 정도로 떨어졌다. 이 후에 다시 기후가 온난해진 후에 약 160만년 전에는 본격적인 빙하시대가 시작되었다. 사실 초기 플라이스토세의 기후에 대하여 많이 알려진 것은 없다. 대략 250만년 전에 유럽에서는 북쪽의 삼림이 남하한 흔적이 화분자료에서 나타난다. 이와 동시에 대형동물군이 나타나고 온난한 기후에 사는 동물이 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그동안의 오랜 시간동안 동물상의 이러한 변화, 즉 빌라프란시안 동물시대나 시와리크의 타트로트 시기가 플라이스토세의 시작으로 인정되어 왔고 현재도 그러한 경향이 다분하다. 유라시아지역에서는 절멸 동물상, 다시 말해서 코끼리(Elephas), 솟과(Bovines) 그리고 말(Equus)의 출현으로 구분될 수 있을 것이다.

중기홍적세(Middle Pleistoncene) : 현재 대부분의 제4기학자들은 전형적인 빙하시대라고 일컫는 시기의 시작, 약 90만년 전에서부터 리스 빙기의 말(대략 127000년 전)까지를 포함시키고 있다. 일부학자들은 현재의 정지자기가 시작되는 약 72만년 전을 중부홍적세의 시작으로 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화석이 포함된 해양퇴적물로 정의되어야한다는 원칙에 위배된다. 마투야마 역지자기시대의 후반에 나타나는 자르밀로 역지자기가 이 시기에 가깝게 나타나서 이를 전세계 층서의 기준으로 삼으면 편리하다.

유럽에서는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하게 나타나는 시기가 홀슈타인 간빙기인데 이것은 영국에서는 혹스니안과 연결되고 독일에서는 슈타인하임층과 연결된다. 이층에서는 고형의 호모사피엔스가 나타났는데 이 층의 동물상은 맘모스, 마스터돈, 코뿔소, 동굴곰 등 대형동물들이 나타나는데 이들은 상부홍적세에 대부분 절멸하였다. 이 시기는 약 15000년 정도 지속된 것으로 나타나며 약 40만년 전으로 추정되는 시기이다. 이 후 2차례의 큰 빙하(살레 1·2)기가 리스-뷔름 간빙기까지 지속되었다.

후기홍적세(Upper Pleistoncene) : 마지막 간빙기, 마지막 빙하기 그리고 현재의 간빙기(홀로세)를 포함한다. 이 시기는 탄소동위원소 연대측정법, 산호초의 우라늄 소리움 연대측정법, 빙하호의 발브퇴적물연대 등의 여러가지 방법에 의한 층서가 잘 확립되어 있다. 이 시기의 시작은 산소동위원소편년의 제5단계에 해당되는데 그 시기는 약 127000년 전이다. 이산화탄소수준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이 시기는 약 10000년에서 12000년 정도 지속되었는데 기후가 오늘날보다도 따뜻하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빙하기의 초기, 즉 115000년 전에서 75000년전 사이에 최소한 2개의 빙하극성기가 있었으며, 그 사이에 하나의 빙간기(오데라데)가 있었다. 간빙기와 빙간기의 차이는 심해퇴적물의 연구에 따르면 간빙기 때 심해의 해수온도가 빙간기 때 보다도 약 2~3°정도 높았음을 알 수 있다.

오데라데 빙간기 이후에, 즉 75000년 전에서 14000년 전까지의 시기는 대단히 춥고 건조한 기후가 지속되었다. 이 시기 중에 60000년 전에서 약 23000년 전 사이에는 몇 개의 따뜻한 시기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마지막 빙기(뷔름)는 대략 13500년 전경에 물러서기 시작하는데 이 후에 약 10000년 전 사이의 기간에 따뜻한 기후와 추운 기후가 연이어 나타난다. 현재를 하나의 간빙기로 본다면 흔히 ‘프란드리안 간빙기’로 부르기도 한다. 약 9000년 전과 4000년 전 사이에는 ‘극난기’가 있었으며 홀로세(플라드리안 간빙기)의 후반에 있어서도 ‘소빙하기’가 있다.

참고문헌

  • 한국지리(권혁재, 1998년)
  • 동북아시아 구석기연구(이선복, 서울대학교출판부, 198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