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달리 유적

만달리 유적

[ 平壤 萬達里 遺蹟 ]

지역 평양
만달인 두개골

만달인 두개골

평양 승호구역의 만달산에 위치한 세형몸돌을 동반하는 후기구석기시대 동굴 유적으로 남강에서 100m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굴입구는 동남쪽으로 뚫려 있는 석회암 동굴이다. 이 유적의 주변조사에서 3개의 단구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 동굴 유적에 형성된 층위는 강의 범람에 의한 퇴적 결과로 보고 있다. 이 유적을 홍적세 말기의 유적으로 보는 것은 지질학적 조사보다는 화석유물의 구성에 의존해 판단한 것이다. 지질학적 층위는 크게 위층, 가운데층, 아래층으로 나누었으며 각 층은 또다시 세부층으로서 ‘층결’로 세분하였다.

만달리 동굴에서의 화석출토는 층결의 2-6번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이 화석들은 크게 후기구석기층(6번)과 아래층(2-5번)의 것으로 나뉘어 분석되었다. 아래층의 포유동물은 5목 13과 24종으로 그 가운데 원숭이, 털코뿔소, 말, 옛소, 동굴곰, 동굴하이에나, 동굴사자 등 7종의 절멸동물(29%)이 포함되어 있다. 이 동물군의 특징은 승리산보다 뒤늦은 후기 갱신세 초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원숭이, 복작노루 등 따뜻한 동물군이 포함된 것으로 보아 승리산보다 늦지 않은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후기구석기층 포유동물은 4목 9과 12속 13종으로 화석수(166개, 38개체)에 비하여 다양한 종 구성을 보이고 있다. 현재 한국 서북지역 동물군과도 유사한 온난성 동물군, 즉 사슴, 복작노루, 산양 등이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나 옛소와 동굴하이에나 등 2종의 절멸종도 포함되어 있다. 보고자는 이 동물군을 승리산 동물군보다 조금 뒤늦은 시기이거나 동관진 동물군에 비교되는 후기 갱신세의 20000년 전후로 평가하였다.

만달리 유적은 석회암 동굴의 가운데층에서 모두 13점의 석기와 16점의 골각기가 나왔다. 그 가운데에서 9점은 흑요석, 1점은 규암, 나머지는 차돌(맥석영)로 만들었다. 이들 석기중 흑요석 2점은 격지석기로서 길이 3-4㎝ 정도인 작은 격지이며 세형몸돌로 분류할 수 있는 것은 흑요석 7점과 규암 1점이다. 이 유적에서도 쐐기형세형몸돌이 등장하고 있다. 보고자는 이 세형몸돌을 삼각형에 가까운 것, 사다리꼴(梯形)에 가까운 것의 두 부류로 나누고 또 각기 2형으로 나누었다. 보고자는 세형몸돌이면서 동시에 긁개로 쓰인 석기 2점을 제시하고 있다.

이 유적에서 출토된 세형몸돌은 우선 양면석기로부터 타격면을 떼어내고 그 한쪽 가장자리에 박리를 가해 세형돌날을 떼어내는 방법을 사용한 몸돌, 둘째로 격지의 한쪽 가장자리에 부분적으로 양면 박리를 가해 전형적인 형태를 갖도록 한 몸돌, 끝으로 원추형에 가까운 것으로서 기술적으로는 바닥 능선부분에 간략한 박리를 가해 전형적인 쐐기형몸돌의 특성을 포함한 몸돌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따라서 이 몸돌들의 여러 양상은 전형적인 쐐기형몸돌과 변형된 몸돌들이 복합적으로 출토되는 것으로서 이 유적이 후기구석기 후기, 특히 15000년 전을 넘지 않는 유적임을 시사해 준다는 견해도 있다. 몸돌에서 세형돌날을 떼어낸 자리의 폭은 2㎜ 미만인 것도 있으나 보통 3-4㎜ 정도이다. 이것은 흑요석제 세형몸돌이나 돌날이 발견된 바 있는 상무룡리 유적하화계리 유적의 유물과 비교하여 거의 같은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만달리 유적의 흑요석 석기들 중 세형몸돌에서 돌날을 떼어낸 면 외에 다른 곳에 날을 만들어 긁개로 사용한 석기도 발견되었는데 이러한 경향은 극동지역에서도 보편적으로 발견되는 양상이다.

이 동굴 유적에서는 후기구석기층(세부층 6번)에서 머리뼈 1점(25-30세 추정), 아래턱뼈 2점(2개체), 골반뼈 2점, 발뼈와 허벅지뼈 각 1점이 발견되었다. 이 유적에서 발견된 두개골의 주인을 ‘만달인(萬達人)’이라고 명명하였다. 만달인의 두개골 전반의 발달형태와 눈두덩의 축소형태는 현생인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앞머리뼈의 낮은 정도와 눈두덩의 미미한 돌출상태는 현생인 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인과 차이가 있다. 미간의 돌출정도는 현대인보다 두드러진 편에 속한다. 아래턱뼈의 제반 특징은 현대인과 같으며 특히 턱의 돌출형태와 턱가지의 세장화(細長化)는 현대인과 차이가 없다. 그러나 만달인 아래턱뼈 돌출정도는 승리산 동굴 현생인류에 비하여 정도가 덜하며, 이점은 승리산인이 현재인과 비교하여 턱의 돌출 정도가 심하다는 것을 말한다. 이 개체들은 현생인류인 ‘Homo sapiens sapiens’이며 승리산인과도 비교하여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참고문헌

  • 조선유적유물도감 1-원시편(조선유적유물도감편찬위원회, 외국문종합출판사, 1988년)
  • 만달리 동굴 유적의 석기에 대하여(서국태, 조선고고연구, 1987년)
  • 평양부근 동굴 유적 발굴보고(김신규·김교경·백기하·장우진·서국태, 유적발굴보고 제14집, 198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