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번

세대교번

[ alternation of generations ]

세대교번은 육상식물에서 나타나는 생활환으로, 이배체(2n)인 포자체 세대와 반수체(1n)인 배우체 세대가 서로 번갈아가는 특징이 있다. 포자체는 포자낭에서 감수분열을 통해 포자를 생성하고 포자는 외부로 떨어져 나온다. 포자가 발아하고 생장하면 배우체를 형성하고 이 배우체는 정세포를 생성하는 장정기알세포를 생성하는 장란기를 형성한다. 정세포가 알세포와 수정하여 포자체로 발달하는 생활환을 말한다.

목차

세대교번의 과정

육상식물에서 포자체 세대는 대부분 포자체(sporophyte)로 살아가며, 적당한 생장 후 포자(spore)를 만든다. 이 포자는 배우체(gametophyte) 세대의 시작점이 되고, 배우체는 생장과 발달 후 배우자(gamete)를 생산한다. 배우자가 수정하면 접합자(zygote)가 생성되고, 이것은 포자체 세대의 시작점이 된다. 이처럼 세대교번은 식물체가 생장하고, 생식하는 과정에서 포자체 세대와 배우체 세대를 서로 번갈아가는 생활환을 일컫는다. 세대교번은 육상식물의 진화에 있어서 새롭게 나타난 주요 특징 중 하나다.

세대교번은 육상식물에서 진화한 생활사로 배우체 세대와 포자체 세대를 순환한다. (출처:한국식물학회)

식물의 진화에서 세대교번은 단 한번만 진화한 특징으로서 모든 육상식물에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포자체 세대는 염색체가 2벌씩 있는 이배체(2n) 세대 이고, 배우체 세대는 염색체가 1벌씩 있는 반수체(1n) 세대이다. 포자체는 체세포분열(mitosis), 생장(growth) 및 분화(differentiation)를 통해 포자낭(sporangium)을 형성하고, 포자낭 안에서는 감수분열(meiosis)을 통해 포자가 형성된다. 포자는 배우체 세대의 시작점이 되어, 체세포 분열을 통해서 배우체로 생장하며, 배우체는 적절한 조건에서 정세포를 생산하는 장정기와 알세포를 생산하는 장난기를 형성한다. 정세포와 알세포는 배우자(gamete)이며, 이들이 서로 수정하면 1n 세대를 마감한다. 수정된 난자는 접합자(zygote)라고 부르며 2n 세대인 포자체 세대의 시작점이 된다. 접합자는 체세포 분열, 생장 및 분화를 통해 독립적인 식물체로 발달하여, (embryo)를 형성한다. 배는 육상식물에서만 볼 수 있는 어린 포자체이며, 배우체에 붙어있거나 감싸여 있고, 일정 기간 휴지상태에 놓이며, 적정 환경조건이 도래하면 생장을 재개한다. 배는 체세포분열, 생장 및 분화를 거쳐 성숙한 포자체로 자라가고, 포자체의 일부분은 포자를 생성하는 포자낭으로 분화한다.

세대교번의 진화

식물 종류에 따라서 포자체 세대와 배우체 세대가 생활환에서 차지하는 시간의 길이가 다르다. 육상식물 중에서 가장 먼저 진화한 이끼류와 같은 비관속식물(non-vascular plants)에서는 일생의 거의 대부분을 배우체 세대로 보내며, 포자체는 유성생식을 할 때 짧은 기간만 형성하는 반면, 이끼류 이후에 진화한 양치식물종자식물은 포자체가 배우체보다 더 오래 지속되며 바이오매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1)

이끼류 중 흔히 볼 수 있는 우산이끼의 경우, 일생의 대부분을 엽상체 상태로 지낸다. 엽상체는 지표면에 납작하게 붙어 있으며 광합성을 한다. 엽상체는 배우체로서 생식시기(봄)가 되면 우산 모양의 구조를 형성한다. 우산 모양의 구조는 2종류로서 서로 약간 다른 형태를 지닌다. 하나는 장란기를 형성하고, 다른 하나는 장정기를 형성한다. 장란기에서는 알세포(자성배우자)를 생성하고 장정기에서는 정세포(웅성배우자)를 생성한다. 이 때, 우산이끼가 물에 살짝 잠기게 되면 장정기에서 생성된 정자가 장란기로 이동하고 난자와 결합하면 접합자를 형성한다. 이 접합자는 핵상이 2n인 이배체이며, 장란기에서 포자체로 발달한다. 포자체는 둥근 혹모양으로 발달하는데, 독립적으로 생활하지 못하고 우산이끼 배우체(우산 모양의 구조)에 달려 있다. 포자체는 감수분열을 통해 포자를 형성하고, 포자는 곧 외부로 방출된다. 포자는 다시 엽상체로 자라나서 배우체를 형성한다.

우산이끼의 장란기가 발달해 있다. (출처:GettyimageKorea)

관속식물로 진화한 후 식물은 배우체보다 포자체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끼류에서 배우체에 1개씩의 포자체가 발달하는 반면 관속식물의 포자체는 분지를 하며 많은 수의 포자낭(포자를 형성하는 구조)을 형성하여 단위 개체 당 보다 많은 자손을 퍼뜨릴 수 있어서 진화적으로 유리하다.

양치식물의 경우 흔히 보이는 식물체는 포자체로서 이배체다. 양치식물의 생활사에서 생식시기가 되면 잎 뒷면에 포자낭을 형성하는데, 식물 종류에 따라서 포자낭만 있는 가지를 형성하기도 한다. 포자낭에서는 감수분열을 통해서 포자가 형성되며, 포자낭이 성숙하여 건조되면 포자를 외부로 방출한다. 포자는 발아하여 엽상체를 형성하는데, 이 시기가 반수체인 배우체에 해당한다. 양치식물의 엽상체는 매우 작아 현미경 아래에서만 관찰할 수 있다. 양치식물의 엽상체에서는 매우 작은 구조의 장란기와 장정기를 형성하며, 여기에서 각각 난자와 정자를 생성한다. 정자가 방출되어 장란기의 난자와 수정하게 되면 접합자를 형성하고 접합자가 자라나서 성숙한 양치식물을 형성한다.

양치식물 잎 뒷면에 포자낭이 모여있다. 흔히 보는 양치식물은 2배체 세대이고, 포자낭에서 감수분열을 통해 반수체인 포자를 형성한다. (출처:GettyimageKorea)

속씨식물과 일부 매마등목(Gnetales) 식물에서는 장난기가 퇴화되어 없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속씨식물의 식물체는 양치식물처럼 포자체에 해당된다. 속씨식물은 씨방 안에서 밑씨수술에서 꽃가루를 형성한다. 밑씨는 감수분열을 통해 알세포, 조세포, 극핵을 형성하는데, 이 단계가 배우체에 해당된다. 성숙한 꽃가루는 꽃가루받이가 이루어 지면 발아하여 꽃가루관을 형성하고, 꽃가루관은 암술대를 뚫고 씨방 안의 밑씨로 발달한다. 이 때 꽃가루관 안에서 정세포를 형성하는데 이 단계가 배우체에 해당된다.

참고문헌

1. 김영동, 신현철 역(2011) 식물계통학(2판). 월드사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