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게오스

안드로게오스

왕자

[ Androgeus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크레타 왕 미노스의 아들이다. 아테네 왕 아이게우스의 명령으로 마라톤의 황소를 퇴치하러 갔다가 뿔에 찔려 죽었다. 그의 죽음으로 크레타와 아테네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다.
크레타 왕 미노스의 아테네 탈환, 1510년 ~ 1520년경

크레타 왕 미노스의 아테네 탈환, 1510년 ~ 1520년경

외국어 표기 Ἀνδρόγεως(그리스어)
구분 왕자
어원 땅 위에 있는 자
관련 사건, 인물 크레타 왕 미노스의 아테네 공략

안드로게오스 인물관계도

※ 관계도 내 인명 클릭시 해당 표제어로 연결됩니다.

안드로게오스 인물관계도
미노스파시파에아이게우스아이트라데우칼리온아리아드네파이드라테세우스데모폰아카마스

안드로게오스는 크레타의 왕 미노스와 왕비 파시파에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데우칼리온, 파이드라, 아리아드네 등과 형제지간이다. 안드로게오스에게는 헤라클레스아마조네스 원정에 동행한 두 아들 스테넬로스와 알카이오스가 있다.

신화 이야기

안드로게오스의 죽음

크레타의 왕자 안드로게오스는 운동에 아주 뛰어난 능력이 있었다. 그는 아테네의 아이게우스 왕이 연 판아테나이아 축제에 참가하여 모든 종목에서 우승을 했다. 그러자 아이게우스 왕이 이를 시기하여 그에게 당시 주민들에게 막심한 피해를 끼치고 있던 마라톤의 황소를 퇴치하도록 명령했고, 안드로게오스는 결국 황소 뿔에 찔려 죽고 말았다.

이 황소는 원래 포세이돈미노스의 왕권 획득을 돕기 위해 제물로 쓰도록 보낸 것이었다. 그런데 황소를 본 미노스는 탐심이 생겨 제물로 바치지 않고 자신의 외양간에 숨겨 두고 다른 소를 바쳤다. 분노한 포세이돈은 미노스의 아내 파시파에를 황소와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고, 파시파에는 전설적인 장인 다이달로스의 도움으로 황소와 사랑을 나누어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낳게 된다(→‘다이달로스’ 참조). 그 후 크레타 섬을 황폐하게 만들던 이 황소를 헤라클레스가 잡아서 마라톤 황야에 풀어 놓았는데, 크레타의 왕자 안드로게오스가 퇴치하려다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다른 설에 따르면 판아테나이아 축제의 운동 경기에서 크레타 인이 우승을 휩쓴 데 분개한 아테네의 젊은이들이 길목에 숨어 있다가 습격해서 그를 죽였다고 한다. 안드로게오스는 다음 경기가 열리는 테바이로 가는 중이었다.

미노스 왕의 복수

아들의 죽음 소식을 전해 들은 미노스 왕은 곧 함대를 소집하여 아테네 인들에게 복수를 하러 떠났다. 미노스 왕과 크레타군은 아테네에 앞서 먼저 아이게우스의 동생 니소스가 다스리는 메가라를 공격했다. 그런데 메가라를 포위하고 공격한 지 반년이 지나도록 그곳을 점령하지 못했다. 니소스 왕의 머리에 자라나 있는 자주색 머리카락 한 올 때문이었다.

예언에 따르면 그 머리카락이 니소스 왕의 머리에 붙어 있는 한 메가라는 난공불락이라고 했다. 하지만 성벽 위에서 크레타 진영을 바라보다가 미노스 왕의 늠름한 모습에 반해 버린 니소스 왕의 딸 스킬라가 아버지의 자주색 머리카락을 잘라 버리는 바람에 메가라는 크레타 군에게 함락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미노스 왕의 보답은 잔혹했다. 그는 사랑에 눈이 멀어 아버지와 조국을 배신한 스킬라를 사악한 계집이라고 욕하며 바다에 던져 버렸다.

아테네의 저항은 더욱 심했다. 결국 미노스 왕은 아버지 제우스에게 기도를 올렸고, 제우스는 아들의 소원을 들어주어 아테네에 역병이 돌게 하였다. 크레타군의 오랜 포위로 기아에 시달리는 데다 역병까지 돌자 아테네 인들은 더 이상 저항하지 못하고 항복하였고, 미노스 왕은 아테네에 해마다 (혹은 9년마다) 괴물 미노타우로스에게 제물로 바칠 젊은 청년과 처녀를 일곱 명씩 조공으로 바치도록 요구하였다. 아테네는 훗날 영웅 테세우스가 직접 크레타로 가서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나서야 패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미노타우로스를 죽이는 테세우스

미노타우로스를 죽이는 테세우스 고대 그리스 도기 그림, 기원전 6세기, 영국박물관

안드로게오스의 아들들과 헤라클레스

일설에 따르면 안드로게오스는 아테네에서 죽음을 맞기 전에 아버지 미노스 왕의 명령에 따라 파로스 섬을 다스렸다고 한다. 그런데 헤라클레스가 12과업 중 하나인 아마조네스 여왕 히폴리테의 허리띠를 가지러 가는 길에 이 파로스 섬에 들렀고, 파로스 섬 주민들은 헤라클레스 일행을 공격하여 그중 몇 명을 죽였다. 그러자 분노한 헤라클레스는 섬 전체를 포위하고 공격하여 안드로게오스의 두 아들 스테넬로스와 알카이오스를 인질로 붙잡았다. 헤라클레스는 둘을 아마조네스 원정에 데리고 갔다. 히폴리테의 허리띠를 손에 넣은 헤라클레스는 돌아오는 길에 타소스 섬을 정복하고는 스테넬로스와 알카이오스에게 그곳을 다스리게 하였다.

신화 해설

신화에서 안드로게오스의 죽음은 크레타와 아테네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고, 이 전쟁에서 패한 아테네가 크레타의 괴물 미노타우로스에게 자국의 젊은이들을 제물로 헌납하고, 영웅 테세우스가 크레타의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죽여 아테네를 크레타의 속박에서 해방시키는 일련의 갈등이 전개되는 계기로서 제시되고 있다.

신화학자들은 신화 속의 이런 이야기의 흐름을, 크레타가 해양 강국으로서 에게 해 일대의 패권을 거머쥐었던 기원전 2,000년 무렵의 크레타 문명(혹은 미노아 문명) 발흥기로부터 아테네가 농업국에서 해양국으로 발돋움하여 에게 해 패권을 탈취하는 기원전 6세기 무렵까지 1,500년에 걸친 변화를 상징적으로 압축시켜 놓은 것으로 해석한다.

크레타의 괴물을 무찌르고 귀환한 영웅 테세우스는 아버지 아이게우스에 이어 아테네의 왕위에 올랐다. 그 뒤 그는 주변의 크고 작은 도시들을 복속시키면서 아테네를 아티카의 중심지로 만들어 장차 아테네가 고대의 가장 중요한 도시 국가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참고자료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히기누스, 『이야기』
  • 플루타르코스, 『테세우스 전기』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게롤트 돔머무트 구드리히, 『』, 해냄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