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시노에

아르시노에

공주

[ Arsinoe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알크마이온의 아내이다. 모친살해범으로 광기에 사로잡혀 복수의 여신들에게 쫓기는 알크마이온과 결혼하였으나 얼마 뒤 버림받았다. 하지만 알크마이온을 죽이려는 아버지와 오빠들에게 반대하다가 궤짝에 담겨 노예로 팔려가는 신세가 된다.
자코포 로부스티, 아르시노에의 구조, 16세기 전반경

자코포 로부스티, 아르시노에의 구조, 16세기 전반경

외국어 표기 Ἀρσινόη(그리스어)
구분 공주
상징 헌신적인 아내
관련 사건, 인물 하르모니아의 목걸이, 테바이 공략 7장군

아르시노에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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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시노에 인물관계도
페게우스암피아라오스에리필레아켈로오스아게노르

아르시노에는 프소피스의 왕 페게우스의 딸로 프로노오스와 아게노르(혹은 테메노스와 악시온) 두 명의 오빠가 있다. 아르시노에는 암피아라오스에리필레의 아들 알크마이온과 결혼하였다. 나중에 알크마이온은 아르시노에를 버리고 하신 아켈로오스의 딸 칼리로에와 결혼하여 두 아들 암포테로스와 아르카난을 얻었다. 파우사니아스에 따르면 페게우스의 딸은 아르시노에가 아니라 알페시보이아라고 한다.

신화 이야기

모친살해

암피아라오스의 아들 알크마이온은 테바이를 정복한 뒤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어머니를 살해하였다. 그의 어머니 에리필레하르모니아의 목걸이와 결혼예복에 매수되어 남편과 아들을 테바이 전쟁으로 내몰았는데, 예언자이기도 했던 암피아라오스는 전쟁에 나가면 자신이 죽을 운명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에리필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전해야 했었다. 그는 전쟁터로 나가면서 아들에게 어머니를 죽여 자신의 죽음을 복수해달라고 당부했다.

저주 받은 하르모니아의 목걸이

하지만 알크마이온은 어머니를 죽인 뒤 광기가 들린 채 복수의 여신 에리니에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그는 여러 곳을 전전한 끝에 아르시노에의 아버지 페게우스 왕이 다스리는 프소피스로 갔는데, 페게우스 왕은 알크마이온의 죄를 씻어주고 자신의 딸 아르시노에와 결혼도 시켜주었다. 알크마이온은 아내 아르시노에에게 결혼선물로 어머니 에리필레가 뇌물로 받았던 하르모니아의 목걸이와 결혼예복을 주었다. 하지만 하르모니아의 목걸이는 이제껏 그것을 소유했던 여인들을 모두 불행하게 만든 저주받은 물건이었다.

그러고 얼마 뒤 프소피스에 커다란 기근이 들었다. 게다가 알크마이온은 죄의 사면을 받았는데도 여전히 광기가 가시지를 않았다. 알크마이온이 신탁에 그 이유를 물었더니 신탁은 그가 어머니 에리필레를 죽였을 때 태양을 보지 않았던 오염되지 않은 땅을 찾아가 거기서 새롭게 죄를 씻고 살라고 하였다. 이에 알크마이온은 아켈로오스 강 하구의 충적지로 옮겨갔다. 그곳의 하신 아켈로오스는 다시 알크마이온의 죄를 씻어주고 딸 칼리로에와 결혼시켰다. 두 사람 사이에서는 두 아들 아카르난과 암포테로스가 태어났다.

그런데 칼리로에는 남편이 아르시노에에게 선물한 하르모니아의 목걸이와 결혼예복이 탐이 났다. 그녀는 남편에게 계략을 써서 그 물건들을 되찾아오라고 요구했다. 알크마이온은 하는 수 없이 프소피스로 가서 페게우스 왕에게 하르모니아의 목걸이와 예복을 델포이 신전에 바쳐야만 자신의 광기가 나을 수 있다며 다시 돌려줄 것을 청했다.

페게우스는 알크마이온을 불쌍히 여겨 돌려주려 하였으나 도중에 알크마이온의 종으로부터 사실을 전해 듣고는 분노하여 자신의 두 아들 프로노오스와 아게노르(혹은 테메노스와 악시온)를 시켜 알크마이온을 죽이게 하였다. 페게우스의 두 아들은 함정을 파서 알크마이온을 붙잡은 다음 죽여서 삼나무 숲에 묻어버렸다. 파우사니아스에 따르면 그의 시대에도 프소피스 북쪽 고지대에는 커다란 삼나무로 둘러싸인 알크마이온의 무덤이 있었다고 한다.

노예로 팔려간 아르시노에

아르시노에는 알크마이온을 죽이려는 계획에 반대하였다가 오빠들에 의해 궤짝에 담겨져 테게아의 왕 아가페노르에게 노예로 팔려가는 신세가 되었다. 이후의 아르시노에의 행적에 관해서는 더 이상 전해지지 않는다.

전승에 따르면 알크마이온을 죽인 아르시노에의 오빠들은 아가페노르의 집에서 알크마이온과 칼리로에의 두 아들 아르카난과 암포테로스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당시 아직 어린아이에 불과했지만 칼리로에가 아버지의 원수를 갚을 수 있도록 자식들을 빨리 자라게 해달라고 옛 연인 제우스에게 부탁하였다고 한다. 이들은 프소피스로 가서 페게우스와 그의 아내도 죽이고 하르모니아의 목걸이와 결혼예복은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에 바쳤다.

또 다른 아르시노에

그리스 신화에는 그밖에도 아르시노에라는 이름의 여인이 여럿 등장한다.

• 오르코메노스 왕 미니아스의 세 딸 중 한 명으로 아르시페라고도 불린다. 디오니소스 숭배 의식을 거부하였다가 광기에 사로잡혀 어린 조카 히파소스를 노루 새끼로 여기고 갈가리 찢어 죽였다(→‘미니아데스’ 참조).

• 미케네 왕 아가멤논의 아들 오레스테스의 유모.

• 레우키포스의 딸로 아폴론과 사이에서 의술의 명인 아스클레피오스를 낳았다고 한다. 하지만 아스클레피오스는 아폴론과 플레기아스의 딸 코로니스 사이의 아들로 언급되기도 한다.

• 테우크로스의 후손인 살라미스 왕 니코크레온의 딸. 페니키아 청년 아르케오폰의 사랑을 냉정하게 거절하여 그를 굶어죽게 만든 벌로 아프로디테 여신에 의해 돌로 변하였다. 그리스 신화에는 아르시노에의 이름이 아낙사레테 혹은 레우코만티스로 바뀌었을 뿐 내용은 거의 똑같은 이야기들이 또 있다(→‘아낙사레테’ 참조).

참고자료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 파우사니아스, 『그리스 안내』
  • 플루타르코스, 『사랑에 관한 대화』
  • 안토니누스 리베랄리스, 『변신이야기 모음집』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