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밀대

평양시 중구역 경상동에 있는 옛 누정

(→ 평양시 중구역 유물유적 을밀대. 평양시 중구역 경상동에 있는 고구려 평양성 내성 북장대터에 세워 진 조선시대의 누정. 을밀대란 ‘웃미루터(웃밀이언덕)’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이밖에 옛날 ‘을밀선인’이 자주 하늘에서 내려와 여기서 놀았다는데서 또한 고구려 때 ‘을밀장군’이 이곳을 지켜 싸웠다는데서 온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을밀대는 6세기 중엽 평양성 내성의 북쪽 장대로 처음 건설되었으며 1714년에 고쳐지었고, 그 후에도 여러 차례 보수하였다.

을밀대의 축대는 높이 11m로서 아득히 솟아 오른 감을 준다. 축대의 밑 부분은 계단모양으로 쌓고 밑돌 위에 턱을 지어 윗돌이 밀려나지 않게 하면서 위로 오르면서 점차 작은 성돌을 쌓았는데 고구려 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축대 위에는 성가퀴를 쌓고 거기에 총을 쏘는 구멍을 뚫어 놓았다. 축대 위에 아득히 떠보이는 누정은 정면 3칸(7.46m), 측면 2칸(5.29m)의 단층겹처마합각집이다.

누정은 사방이 탁 트인 경치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하여 ‘사허정’이라고도 한다. 기둥은 밑 부분에 높이 1m 정도 4각의 돌기둥을 받치고 그 위에 둥근나무기둥을 이어 대고 비바람의 피해를 막도록 하였다. 기둥 위에는 2익공외목도리식공을 얹었다. 화반에는 연꽃무늬가 있는데 주장여와 주도리 사이를 띄우고 거기에 또 화반을 놓아 겹으로 하였다.

누정은 화려한 모루단청을 하여 주위의 자연환경과 잘 어울린다. 을밀소녀의 이름을 땄다는 을밀대는 ‘사허정’이라고도 하였는데 ‘을밀상춘’(을밀대의 봄맞이)은 평양8경의 하나로 이름높다. 을밀대에는 임진왜란시기 우리의 군사들이 그 일대에 사람의 의복을 많이 걸어놓아 왜적들에게 큰 혼란을 주었다는 이야기도 깃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