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기

병기

[ 兵器 , weapon ]

전투에 쓰이는 여러 가지 도구(장비)를 통틀어 이르는 말(느 4:17). 개역개정판에서는 ‘무기’(신 1:41)로도 번역된다. 초창기는 돌이나 돌도끼, 돌칼 등이 병기로 사용되었으나 시대가 변하면서 청동기나 철기를 이용한 무기가 등장하였고, 나아가 성을 공략하는 공성퇴나 투석기 등 발전된 형태의 전략 무기들이 속속 개발되었다.

성경에는 히스기야 왕이 남유다를 방문한 바벨론 사신을 극진히 예우하면서 보물 창고와 무기고를 보여 주었다는 기록이 있다(사 39:2). 여기서 고대 국가의 무기들을 살펴보자.

공격용 무기

무기>

① 칼(sword) - 일대일 접근전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공격 무기. 한쪽만 날이 있는 칼과 양편에 날이 있는 검으로 구분하기도 하나 대개 구분 없이 언급된다. 길이는 대개 50-60㎝ 정도. 이외에도 30-40㎝ 길이의 호신용, 또는 암살용으로 사용되는 비수(匕首), 곧 ‘단검’(短劍)이 있다. 사사 에훗모압 왕 에글론을 암살할 때 사용한 칼이다(삿 3:16, 21-22).

단창(短槍) - 짧고 가벼우며 접근전에서 적을 찌르는 데 사용된 공격용 무기다. 창의 끝날은 두 갈래로 휘어져 있거나 혹은 끝에 갈고리가 달려 있어 창에 찔린 자가 날을 뺄 때 더 많은 고통상처를 주도록 고안되었다. 주로 왕이나 각 부대의 지휘관, 또는 장군들이 휴대하였다(삼상 17:45; 삼하 2:23). 또 땅에 꽂아 세워 둘 수 있도록 창의 반대편 손잡이 부분 역시 뾰족한 금속이 끼워져 있었다(삼상 26:7).

몽둥이(곤봉), 철장(철퇴), 도끼 - 접근전에 사용되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무기다. 주로 때려서 적의 두개골이나 뼈를 부숴뜨릴 목적으로 사용하는데, ‘철장’은 쇠몽둥이를 말한다. ‘몽둥이’는 시위 진압용으로도 사용되는데, 로마의 지배하에 있던 이스라엘에서는 성전 수비대가 치안 유지를 위해 몽둥이로 무장하였다.

공성퇴(攻城槌) - 일명 ‘파성추’(破城鎚)라고도 한다. 적군의 성문을 부수어 보병들의 공격 루트를 만들어주는 무기로서, 당시로서는 첨단 무기라 할 수 있다(겔 4:2).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바퀴 달린 수레 위에 끝이 뾰족한 통나무를 고정시킨 단순한 형태가 있고, 다른 하나는 수레 위에 높은 탑을 세우고 탑 끝의 밧줄에 철퇴를 매달아 놓은 형태가 있다.

창

<근거리 전투에서 사용하는 무기>

① 창(spear) - 두 종류의 창이 있다. 하나는 투창(投槍)인데, 창의 길이는 대략 1.25m 정도 된다. 로마 군인들은 2m의 창을 사용하였는데, 접근전에 앞서 먼저 이 창을 던져 큰 타격을 입힌 뒤 곧장 접근전에 돌입하였다. 또 다른 하나는 장창(長槍)인데, 창의 길이는 대략 1.8m 정도된다. 아마 창병들이 사용한 무기로 추정되는데, 대개 큰 방패와 함께 장창을 소지하고 최전방에서 대열을 갖추어 방패로 몸을 가리면서 창으로 적의 대열을 흐트러뜨릴 때 사용한 무기인 듯하다(민 25:7-8). 이렇게 하여 적의 대열이 흩어지면 보병의 공격이 이어진다. 애굽(렘 46:4), 이스라엘(대상 12:8, 24), 앗수르, 로마 등 대개의 나라들에서 많이 사용하는 무기다. 한편, 후대에는 기마병들이 사용하는 3.6m의 장창도 있었다.

물매(sling) - 또 다소 원시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고대에는 물매도 중요한 공격 무기로 활용되었다. 사사 시대 베냐민 지파에는 왼손으로 물맷돌을 던지면 한치도 오차가 없는 700명의 특수 부대 요원들도 있었다(삿 20:15-16). 물매는 원래 목자가 맹수로부터 양을 보호할 때 사용하던 도구다.

<원거리 전투에서 사용하는 무기>

활

무기가 발달하지 못한 고대에도 적의 공격 범위 밖에서 적을 공격하는 원거리 무기가 사용되었다.

① 활(bow) - 원거리 공격 무기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화살이다(삼하 22:35; 시 18:34). 최대 사거리는 약 200-300m(창 21:16). 잘 마르고 탄력이 좋은 나무로 화살을 만들었는데, 후기에는 놋활도 사용되었다(삼하 22:35; 시 18:34). 활은 사냥 도구로도 사용되었다(창 27:3).

② 그 외 투석기(投石器), 노포(弩砲, 여러 개의 화살이 연속해서 발사되도록 고안된 무기) 등이 있다.

방어용 무기

방패(shield) - 가장 대표적 방어 무기인데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둥글고 작은 형태인데(대하 14:8) 전투병이 접근전에서 개인의 몸을 보호하기 위한 무기다. 다른 하나는 전신을 가릴 만큼 큰 형태가 있는데(왕상 10:16; 겔 23:24; 38:4), 주로 창병들이 전선의 선봉에서 공동 전선을 형성하고 적군을 궤멸시킬 때 사용한 집단 방어 무기라 할 수 있다. 방패는 대개 나무로 되었으며 거기에 가죽을 입히고 기름을 발라 미끄럽게 하였다(사 21:5). 때론 위협적으로 보이기 위해 붉은 색깔을 칠하기도 하였다(나 2:4). 한편 의전용 방패도 있었는데, 다윗이나 솔로몬 왕 때 사용된 황금 방패가 그것이다(삼하 8:7; 왕상 10:16). 이것은 엄숙한 의식이나 행렬, 또는 경호대의 위엄을 나타낼 때 사용하였다.

투구(helmet) - 머리를 보호하는 방어용 무기. 초기에는 가죽 모자 수준이었으나, 후기에는 청동 제품으로 머리, 뺨, 코 부위까지 가릴 수 있게 고안된 형태로 발전하였다. 성경에는 사울 시대의 왕이나 장군 등 지휘관이 청동제 투구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고(삼상 17:38), 웃시야 시대에는 병사들도 청동제 투구를 사용하였다(대하 26:14).

갑옷(armor) - 히브리인들의 갑옷은 가슴을 가리는 부위와 허리를 가리는 부위로 크게 구분된다. 아합이 갑옷을 입고도 화살에 맞아 절명한 것은 가슴과 허리 갑옷이 가리지 못한 연결 부위를 맞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왕상 22:34). 한편 헬라 시대로 오면서 갑옷은 어깨, 가슴, 하복부, 다리, 무릎 등 각 신체 부위마다 다양한 형태의 보호 장구가 개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