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신통

부처님의 신통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포교설화

• 주제 : 포교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사분률 第52

석존께서 사위국(舍衛國)의 기원정사(祈願精舍)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을 하고 계실 때의 일이다.
그 당시 새로운 사상가라고 하는 여섯 사람이 각자 제자를 거느리고 석존에게 대항하고 있었다. 즉, 부란카샤파(富蘭迦葉)는 九만명의 제자를, 말가리사라(末伽梨舍羅)는 四만명의 제자들을 거느리고 문호를 치고 있었다.
왕사성에는 이러한 六사를 신봉하는 장자(長者)가 있어서 어느 때, 큰 전단( 檀)의 나무로 바리때를 만들고, 보석으로 바리때를 넣는 포대를 만들어 그 바리때에다 넣어, 마당에다 높은 포승을 세우고 그 위에다 묶어 놓고는,
『왕사성 안의 스님이나, 바라문이나, 아라한의 깨달음에 달하여 신력을 가진 자는 사닥다리를 사용하지 않고 이 바리때를 가지고 가거라.』
이렇게 광고를 했다.
그래서 카샤파(迦葉)를 비롯하여 고오사라, 아지타 · 케에사칸바라, 파쿠다, 챠아야나, 니건자(尼 子)가 각자 자기만이 아라한이며, 신통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그 바리때를 가지려 했으나 가질 수가 없었다.
이때, 빈주르성자와 목갈라나성자(目蓮聖者)는 어느 대석위에 앉아 있었는데, 빈주르는 목갈라나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신은 아라한을 터득하여 신통력이 제일이라고 세존께서 말하고 있는데, 저 전단의 바리때를 가지시면 어떻습니까?』
『저는 속인 앞에서 신통을 나타낸 일이 없습니다. 당신이야 말고 신통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사자후(獅子吼) 제일이라고 세존께서 말씀하시고 있지 않습니까? 당신이 가서 가지시면 어떻습니까?』
빈주르는 목갈라나로부터 이 말을 듣자, 대석 위에 앉은채로 허공 위에 올라가 왕사성 위를 일곱 번 돌았다. 성안의 사람들은 자기 머리 위로 저 큰 돌이 떨어지지나 않을까 하고 동서 남북으로 피해 다녔다. 장자는 고루 위에서 저 멀리 성자를 보고 손을 모아 절을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서 이 바리때를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빈주르는 고루 위에 와서는 바리때를 잡았다.
『어서 이리로 내려와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장자가 말하는 대로 성자는 공중으로부터 내려와서 장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장자는 성자의 손으로부터 그 바리때를 받아 거기에다 아름다운 음식물을 하나 가득히 담아서는 성자에게 바쳤다. 성자는 이것을 손으로 받아 다시 신통력을 사용해서 하늘에 올라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승단(僧團)의 정직한 사람들은 모두가 이러한 빈주르의 행위를 비난했다. 그들은 이러한 사실을 석존께 아뢰었다. 그래서 석존은 대중을 모아 놓고 그 앞에서 빈주르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너는 속인 앞에서 신통력을 발휘했다고 하는데 그것이 사실인가?』
『예, 사실입니다.』
그랬더니 석존은,
『너의 소행은 스님으로서 행하여야 할 소위가 안다. 하잘 것 없는 나무로 된 바리때 때문에 속인들 앞에서 신통력을 사용한다는 것은, 마치 창부가 보잘 것 없는 돈 때문에 많은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추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말하면서 빈주르를 마구 책망했다. 그리고는 그 전단으로 만든 바리때를 두들겨 부숴서는 스님들의 안약으로 사용하고 말았다.
여섯 사람들의 사상가들은 석존이「속인 앞에서 신통력을 사용해서는 안된다」라고 하는 계율을 정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크게 기뻐했다. 그들은 석존은 일단 정했던 계율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다음과 같이 소문을 냈다.
『스님인 구돈은 스스로 대신통을 터득하였다고 칭하고 있으나, 우리들도 터득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 대 지혜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으나, 우리들도 역시 대 지혜를 갖고 있는 것이다. 어느 쪽이 우수한지 신통의 힘을 비교해 보고 싶다.』
만일 그가 하나를 나타내면 우리들은 둘을 나타내겠다. 만일 그가 둘을 나타내면 우리들은 넷을 나타낸다. 그가 八을 나타내면 우리들은 둘을 나타내겠다. 만일 그가 둘을 나타내면 우리들은 三二를 나타낸다. 그가 三二를 나타내면 우리들은 六四를 나타낸다. 우리들은 이와 같이 반드시 그가 나타내는 신통의 배 수를 나타낼 것이다.』
왕사성 안에는 크나 큰 광장이 있었다. 전단의 바릿대로 빈주르에게 신통을 나타내게 한 그 장자는, 육사외도(六師外道)라고 말하는 사상가들을 공양하려고 생각해서 많은 꽃이나 향, 영락, 기악, 동번( ), 음식, 의복, 의약, 침구 등을 그 대광장으로 가지고 왔다.
그 장자가 외도의 존자(尊者)를 위해서 꽃을 뿌리려고 생각하여 꽃그릇에 손을 넣었지만, 꽃을 꺼낼 수가 없었다. 향을 태우려 해도 향을 담은 그릇에다 손을 넣을 수는 있어도 그것을 꺼낼 수가 없었다. 영락을 걸치려고 해도, 의약품을 준비하려고 해도, 침구를 가지고 나오려 해도 그것들을 담아 놓은 그릇에서 밖으로 내 올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장자는 부처님을 공양하려고 마음을 먹으면 꽃도 나오고, 향도 나오는 것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영락, 기악, 깃발, 음식, 의복, 의약, 침구 등등 장자의 손으로 아무런 지장없이 그릇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장자는 마음속으로 부처님의 대신통에 깊이 감탄했다.
그는 즉시 석존이 있는 곳으로 가서,
『세존이여, 제자님들과 함께 내일 저의 공양을 받아 주심시오.』
이렇게 소원을 청했다.
석존은 장자의 소원을 받아 들였다. 장자는 석존이 소원을 들어주신 것을 알고, 불족에다 정례를 하고 기뻐하면서 집으로 돌아 와서는 밤을 새워 여러 가지의 음식을 장만했다.
아침이 되니 석존은 옷을 입고 바리때를 들고는, 천이백오십명의 스님들을 이끌고 장자의 집으로 갔다. 석존이 걸어가는 곳에는 어디서부터인지 연꽃이나 전단의 가루 향이나 여러 가지의 연꽃이 펄펄 뿌려졌고, 어디서부터인지는 알 수 없으나, 부처님의 덕망을 찬미하는 기악과 찬송하는 노래가 들려 온다. 석 존의 뒤에서 따라가던 장자는,
『이 음악은 하늘에서 들려오는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땅에서부터 솟아나는 것일까?』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 하늘을 우러러보니 허공 속에서 천인이 기악을 연주하고 화향을 뿌리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 석존은 장자의 집에 도착하여 설치된 자리에 앉았다. 이런 일을 전해들은 외도들은 몹시 못마땅 하였다.
『그 장자는 전부터 우리들에게 공양을 바쳤는데 지금 새삼스럽게 구돈을 초대한다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된 셈인가. 좋다, 이제부터 밀어 닥쳐서 음식을 축나게 만들어 주어야겠다.』
그들은 여럿이서 장자의 집으로 갔다. 문지기는 깜짝 놀라서 장자에게 이 일을 고했다.
『지금, 외도의 존자들이 많이 왔는데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지금 한창 바쁘다고 말하면서 거절하시오.』
석존은 이 말을 듣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상관없으니까 들어오도록 하시오.』
『세존이여, 외도의 존자는 대단히 그 수효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보다시피 협소하므로 도저히 수용할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석존은,
『들어 올 수가 있으니까 그렇게 하도록 하시오.』
그때, 석존은 대신통력을 사용해서 협소한 곳을 즉시 넓은 장소로 만들었다. 그리고 석존이 동쪽으로 눈길을 돌리니, 그에 따라서 무수한 높은 자리가 수도 없이 자연적으로 줄을 섰다.
서쪽도, 남쪽도, 북쪽도 똑같이 무수한 고좌가 만들어졌다.
석존을 비롯해서 천二백五○명의 스님, 수 만명이나 되는 외도의 존자가 다 함께 이 좌석에 앉을 수 있었다. 다시 석존의 신력에 의해서 장자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아름다운 음식을 공양할 수가 있었다. 공양이 끝나자 장자는 스스로 작은 자리를 만들어 부처님 앞에 자리를 잡고, 석존의 설법을 듣고는 깊이 환희의 마음을 일으켰다. 석존은 장자의 집을 떠나갔다.
거기에 모였던 외도의 스승과 제자들은 모두가 함께 빈파사라왕의 왕궁으로 가서 다음과 같이 소원을 바랐다.
『대왕이여, 스님은 구돈은 스스로 아라한을 터득하였다고 허풍을 떨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들도 역시 아라한을 터득하고 있습니다. 스님인 구돈은 많은 지혜를 가졌노라고 허풍을 떨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들도 많은 지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구돈과 우리들은 어느쪽이 우수한 가를, 왕의 어전에서 그의 신통력과 비교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은 반드시 그가 나타내는 신통의 배 수를 나타낼 수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그의 힘의 비교를 해 볼 것을 허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왕은 즉시 석존을 방문해서 그러한 사정을 이야기하고, 그들과 신통의 경쟁을 할 것을 청했다. 그러나 석존은 왕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왕이여,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신통을 나타내게 하는데는, 그것을 나타내는 시기가 있습니다. 나타내야만 할 시기가 오면 나타내겠습니다. 저는 내일 이 왕사성을 떠납니다. 저와 함께 가셔도 관계 없습니다.』
석존은 이튿날 아침 대중을 인솔하고 왕사성을 떠났다. 왕은 五백의 수레에다 가지각색의 아름다운 음식을 가득 싣고, 八만四천명의 신하들을 이끌고 석존의 뒤를 따랐다.
외도들은 이를 보고 저마다 다음과 같이 말했다.
『스님인 구돈은 우리들과 힘을 겨룰 수가 없어서 왕사성을 도망쳐 나간 것이다. 왕이 五백의 수레에다 미식을 싣고 간 것은 우리들에게 공양을 하기 위해서지, 구돈에게 공양하기 위해서인 것은 아니다. 우리들도 역시 구돈의 뒤를 쫓아가서 끝까지 그와 힘을 겨루겠다.』
그들도 역시 석존의 뒤를 쫓았다. 이렇게 해서 석존과 왕과 외도의 일행은 우젠성으로 들어갔다. 그랬더니 석존을 쫓아왔던 마갈타의 외도는 우젠성의 외도와 한패가 되어 국왕인 하라슈데에게 가서 석존과 신통을 경쟁할 것을 소청했다. 왕은 즉시 석존을 방문하여 이러한 사실을 이야기하고 외도와 신통을 경쟁 할것을 청했다.
그러나 석존은 왕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왕이여, 잠시 동안만 기다려 주십시오. 신통을 나타내는 데는 시기가 있는 것입니다. 나타내야만 할 시기가 오면 나타내겠습니다. 저는 내일 이 우젠성을 떠납니다. 그러나 왕은 저와 함께 같이 가셔도 관계없습니다.』
석존은 이튿날 아침, 대중을 이끌고 우젠성을 떠났다. 하라슈데왕도 五백의 수레에다 미식을 싣고, 七만의 신하를 인솔하고는 석존의 뒤를 쫓아갔다. 외도들은 이것을 보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스님인 구돈은 우리들을 이겨 낼 수가 없다는 것을 알고는 우젠성을 도망쳐 나간 것이다. 하라슈데왕이 五백의 수레에다 미식을 싣고 간 것은 우리들을 공양하기 위해서지 그를 공양하기 위해서는 아니다. 우리들도 그를 쫓아가서 끝까지 그와 힘을 겨루도록 하겠다.』
그들도 역시 석존의 뒤를 쫓았다. 석존의 뒤에는 천二백五○명의 스님, 빈비사라왕의 八만四천명, 하라슈데왕의 七만명, 왕사성와 우젠성의 외도들이 구름처럼 따라갔다.
석존은 이윽고 쿠센미국의 쿠시라원에 들어가서 멈추었다. 그랬더니 마갈타와 우젠의 외도는 쿠센미의 외도를 설득해서, 국왕인 우다엔에게 가서 석존과 신통을 경쟁할 것을 청했다. 왕은 즉시 쿠시라원으로 석존을 방문해서 그들과 신력을 경쟁하도록 청했다.
그러나 석존은 왕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왕이여, 잠시 동안만 기다려 주십시오. 신통을 나타내야만 할 때가 있는 것입니다. 저는 그 때가 오면 반드시 나타내겠습니다. 저는 내일 이 쿠센미국을 떠납니다. 그러나 왕은 저와 함께 가셔도 관계 없습니다.』
석존은 이튿날 아침, 대중을 이끌고 쿠시라원을 떠났다. 우다엔왕은 五백의 수레에다 미식을 만재하고 六만명이나 되는 신하를 데리고 석존의 뒤를 쫓았다.
이를 본 외도들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스님은 구돈은 또 다시 도망했다. 우다엔왕의 五백의 수레는 우리들을 공양하기 위한 미식이 만재되어 있다. 구돈의 뒤를 쫓아라.』
그들은 또 다시 석존의 뒤를 쫓았다. 석존의 뒤에는 다시 우다엔왕의 六만명의 신하들과 쿠센미국의 외도의 사제가 가담해서, 점점 더 사람의 수효가 증가해서 쫓아 갔다.
이렇게 해서 석존의 일행은 가비라(迦毘羅)국의 외도들을 설득해서 석존의 이모제(異母弟)에 해당하는 가비라 왕인 본세에게 가서, 석존과 신통력을 경쟁할 것을 소청했다. 왕은 석존을 판양수의원으로 방문해서 그들과 힘을 시험해 볼 것을 청했다.
그러나 석존은 왕을 향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잠시 동안만 기다려 주십시요. 신통을 나타내는 데는 꼭 나타내야만 할 때가 있는 것입니다. 나타내야만 하는 때가 오면 반드시 나타내겠습니다. 저는 내일 이 가비라 성을 떠납니다. 그러나 왕은 저와 함께 같이 가셔도 관계없습니다.』
이튿날 아침 석존은 대중들을 이끌고 판양수의원을 떠났다. 본세왕은 五백의 수레에다 미식을 만재하고 五만의 신하들을 인솔하고 석존의 뒤를 쫓았다. 외도들은 이것을 보고 역시 뒤를 따랐다.
『스님인 구돈은 또 다시 도망쳤다. 본세왕의 五백의 수레는 우리들을 공양하기 위해서다. 구돈을 쫓아라.』
석존의 뒤에는 다시 본세왕의 五만명과 가비라국의 외도가 가담해서 더욱 더 증가해 갔다.
이윽고 석존의 일행은 사위국에 들어가 기원정사에 발길을 멈추었다. 그랬더니 마갈타, 우젠, 쿠센미, 가비라의 외도들은 사위국의 외도를 설득해서 함께 파세나디 왕에게로 가서 석존과 신력을 경쟁할 것을 청했다.
왕은 석존을 기원정사로 방문해서 그들과 힘을 겨루어 볼 것을 청했다. 그러나 석존은 왕을 향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잠시 동안만 기다려 주십시요. 신통을 나타내는 데는 때가 있는 것입니다. 나타내야만 할 때가 오면 반드시 나타내겠습니다. 十二월(음력)에 들어가서 一일부터 一五일까지의 사이에 신통을 나타내겠습니다. 만일 저의 신력이 보고 싶으시다면 그 날 와주시기 바랍니다.』
사위성 안에는 대단히 큰 광장이 있었다. 그 날이 오니, 석존은 대중을 이끌고 그 광장으로 가서 좌구를 깔고 거기에 앉았다.
그랬더니 범천왕(梵天王)이 하늘에서 내려와서 오른쪽을 드러내놓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붙이고 합장하면서 세존에게,
『세존을 위해서 고좌를 만들게 해 주십시요.』
이렇게 소원했으나,
『잠시만 기다려라.』
이렇게 말하면서 그 소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랬더니 제석천왕, 사천왕, 빈파사라왕, 하라슈렌왕, 우다엔왕, 본세왕, 파세나디왕, 파세나디왕의 부인 말리(末利), 이시닷타 장자도 석존을 향해서,
『세존을 위해서 고좌를 만들게 해주십시요.』
이렇게 저마다 원했다.
그러나 석존은 똑같이,
『잠시 기다려라.』
이렇게 그 소원을 물리쳤다.
외도를 신봉하는 많은 거사(居士)들은 외도들을 위해서 이 광장에다 훌륭한 자리를 만들었다. 그 때, 석존이 얼굴을 들어서 동쪽을 바라보니, 무수한 자리가 자연적으로 줄 세워졌다. 다시 서쪽도, 남쪽도, 북쪽도, 이렇게 해서 몇 천개인가 알 수 없을 정도의 훌륭한 자리가 정연하게 배열되어 대중은 모두 여기에 앉았다.
그 중앙에 七보로 된 사자의 고좌가 자연적으로 설치되어 석존은 거기에 앉았다. 이윽고 음식의 공양이 진행되고, 그것이 끝나자 석존이 사용했던 양지(楊枝)를 스스로 등 뒤에다 버리니, 그 즉시로 하나의 큰 나무가 되어, 뿌리는 깊이 땅속으로 뻗어 나가고, 가지는 높이 하늘에 뻗었고, 서늘한 그늘이 대중들 위를 가리웠다.
사람들은 이러한 신통의 변화를 보고 기뻐하면서 이상한 생각을 했다. 석존은 대중들 앞에서 여러 가지의 법을 설하고 그들의 마음의 더러운 곳을 씻어주고 청정한 법안을 열게 했다. 이것이 제일 첫 날에 나타낸 신통이었다.
그 이튿날에는 이 큰 나무에는 아름다운 빚깔의 향기로운 꽃들이 하나 가득히 피고, 바람에 따라 펄펄 꽃잎이 떨어져 대중의 무릎이 파묻힐 정도로 쌓였다. 이러한 훌륭한 광경을 바라보고, 이러한 향기로운 냄새를 맡아, 대중은 환희의 마음이 일어나서 미증유(美曾有)의 염원을 일으켰다. 석존은 그들에게 여러 가지의 설법을 하고 마음의 더러움을 닦아주고 청정한 법안을 열게 하였다. 이것이 제 二일의 신통이었다.
그 이튿날이 되니 그 큰 나무에는 가지가 휘어질 정도로 많고 윤택이 나는 무수한 나무 열매가 열려 있었다. 나무를 흔들 필요도 없이 자연적으로 나무 열매가 떨어진다. 땅에 떨어져도 하나도 상하지 않았다. 대중은 모두 이것을 주워서 먹는다. 그 맛과 향기는 말할 수 없이 좋았다.
대중은 환희의 마음이 일어났다. 석존은 그들을 위해서 여러 가지 설법을 하고 마음의 어지러움을 닦아주고 정법(正法)의 눈을 열어 주게 하였다. 이것이 제 三일째의 신통이었다.
그 이튿날은 석존과 대중에게 음식의 공양이 진행되었다. 음식이 끝나고 석존은 한 잔의 물을 사자의 좌 앞에 버렸다. 그랬더니 즉시 거기에 넓은 못이 생기고, 맑은 물위에는 홍백의 연꽃이 수없이 피고 그 사이를 아름다운 물새가 즐겁게 노닐고 있었다.
대중은 이러한 신통의 변화를 보고 환희의 마음이 일어나서 미증유의 상념이 일어났다. 석존을 그들을 위해서 설법을 하고 마음의 더러움을 씻어 주고 정법의 눈을 열게 해 주었다. 이것이 제 四일째의 신통이다.
그 이튿날이 되니 못의 사방에 한 줄기 씩의 하천이 생기고, 달고 맑은 물이 작은 물살을 일으키면서 아름다운 꽃과 함께 흘러간다.
그 흐르는 물소리는 이상한 설법의 소리로 변하여,
『일절의 제법은, 모두가 무상고공(無常苦空), 일절의 제법은 모두 무아열반식멸(無我涅槃息滅).』
이같이 노래하면서 흘러갔다.
대중은 이러한 신통의 변화를 보고 환희의 마음이 일어나고 미증유의 염원을 일으켰다. 석존은 그들을 위해서 설법을 하고 마음의 어지러움을 씻어 주고 법안을 열게 하였다. 이것이 제 五일 째의 신통이다.
제 六일 째는, 석존은 대중의 모든 사람들을 동일한 형태로 변화시켜서 모두가 아름답고 추악한 차별이 없게 만들었다.
대중은 이러한 신통의 변화를 보고 환희의 마음이 생기고 미증유의 염원을 일으켰다. 석존은 그들을 위해서 법을 설하고 마음의 더러움을 씻어주고 법안을 열게 해 주었다.
제 七일 째에는, 석존은 공중에 올라서 설법을 했다. 설법의 소리는 들리나 석존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대중은 이러한 신통을 보고 환희의 마음을 일으켰다. 석존은 그들을 위해서 설법을 하고 마음의 더러움을 제거하고 법안을 열게 해 주었다.
제 八일 째에는, 외도를 신봉하는 거사들은 그들의 스승을 부르러 갔다.
『석존이 신통을 나타낸지가 벌써 八일 째입니다. 어찌하여 당신들은 나오지 않는 것입니까?』
그러나 그들은 아무리 가려고 생각을 해도 신체가 움직이지를 않았다. 석존은 스님을 향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캬샤파(迦葉)는 단단한 구두의 가죽끈으로 자기 몸과 타고 있는 소를 묶고 말았다. 무리하게 그 끈을 잡아당기면 신체는 끊어져서 가루가 되고 만다. 그가 자기의 견해를 버리지 않고 의논을 하기 위해서 여기에 온다고 하면 아무리 해도 올 수가 없을 것이다. 다른 五사도 다 마찬가지이다.』
그때, 범천왕은 제석천왕에게 향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六사 외도들은 모두 석존과 신통을 경쟁할 수가 없으면, 그 고좌를 부숴버리고 말겠다고 서로 떠들고 있다.』
제석천왕은 이러한 사실을 사천왕에게 고했다. 사천왕은 픙신(風神), 운우신(雲雨神), 뇌신(雷神)을 불러서 이러한 사실을 말하니, 그들은 즉시 바람을 일으키고 천둥을 치면서 외도의 높은 좌석을 깨끗이 부숴버리고 말았다.
외도들은 이러한 갑작스런 비바람을 만나 놀라서 풀속으로, 수풀속으로, 산그늘로, 바위로 된 가옥 속으로 도망을 쳤다. 그 중에도 노형외도(露形外道)는, 큰 돌을 목에 달고 스스로 깊은 못 속으로 뛰어 들어 분사했다. 대중은 석존의 이러한 신통의 변화를 보고 환희의 마음이 일어나고 미증유의 염원을 일으켰다. 석존은 여러 가지의 설법을 하고 마음의 더러움을 씻어주고 법안을 열어 주었다. 이것이 제 八일 째의 신통이다.
제 九일 째는 석존은 수미산(須彌山)의 꼭대기에 올라 대중을 위해서 설법을 했다. 다만 소리만 들릴 뿐,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신통의 변화를 보고 대중은 환성을 올리고 기뻐하면서 미증유의 마음을 일으켰다. 석존은 다시 설법을 해서 마음의 더러움을 제거하고 법안을 열게 해 주었다.
제 一○일 째에는 석존은 범천(梵天)에 올라 대중을 위해서 설법을 했다. 다만 소리만 들릴뿐, 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제 一一일 째에는 석존은 대중속에서 한 몸에다 다른 몸을 나타내고, 많은 몸을 모아서 한 몸으로 되돌아가게 하고, 혹은 가까이에 나타났는가 하면, 멀리에 나타나고, 혹은 산장 석벽(山障石壁)을 자유자재로 통과하고, 혹은 새처럼 공중을 날고, 혹은 물 속을 헤매는 것처럼 땅에 출몰하고, 혹은 땅 위를 걸어가듯이 물 위를 걸어가고, 혹은 큰 불이 일어난 것처럼 몸에서 불꽃과 연기를 내고, 혹은 범천에 올라 해와 달을 붙잡았다. 대중은 이러한 신통의 변화를 보고 환희하고 미증유의 마음을 일으키고, 석존은 그들을 위해서 설법을 하고 법안을 열게 해 주었다.
제 一二일 째에는 석존은 마음속으로 설법을 했다. 그랬더니 어떤 사람은 이 염원에 따르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사유(思惟)하고, 어떤 사람은 사유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이로 인해서 미망함을 중단하고, 어떤 사람은 이로 인해서 길을 수행했다. 이러한 신통의 변화를 보고 대중은 환희하고, 미증유의 마음을 일으켜, 석존은 그들을 위해서 설법을 하고, 법안을 열게 해 주었다.
제 一三일 째에는 석존은 대중을 향해서 설법을 했다. 석존의 이러한 가르침을 받은 사람은, 모두가 왕성해진다. 모든 것이 왕성하게 된다는 것은, 예를 들어 눈에 대해서 말을 한다면, 그 사람의 눈의 감관(感官)이 왕성하게 되어, 거기에 비치는 모든 사물이 왕성해져서 그것을 받아들이는 안식도 왕성해지고, 받아들인 사물에 대한 여러 가지의 애욕도 왕성해지고, 그 애욕에 의해서 생기는 모든 고뇌도 왕성해진다.
눈도, 코도, 혀도, 마음도,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五관, 거기에 응하는 경계, 그에 대한 감정, 그로부터 생기는 고뇌는 모조리 왕성하게 되어, 따라서 생로 병사(生老病死)의 四상(四相)은 점점 왕성하게 됐다. 대중은 이러한 신통의 변화를 보고 환희하여 미증유의 마음을 일으키고, 석존은 그들을 위해서 설법을 하고 법안을 열게 해 주었다.
제 一四일 째에는 석존에게 한 다발의 꽃이 바쳐졌다. 석존이 냄새를 맡고 공중에다 던지니, 一만 四천의 화대 누각(花臺樓閣)으로 변하여 흰 구름 사이에 전개됐다.
제석, 범천은 좌우에서 합장, 정례하고 석존을 찬탄했다. 대중은 이러한 변화를 보고 환희와 미증유의 마음을 일으키고, 석존을 그들을 위해서 설법을 하고 법안을 열게 했다.
제 一五일 째에는 마갈타의 빈파사라 왕이 밤을 새워 여러 가지 미식을 준비해서 석존이나 스님을 위시해서 하라슈데왕, 우다엔왕, 본세왕, 말리부인, 파세나데장자 등 모든 사람들에게 공양을 해서 하나 빠짐없이 만족시켰다. 식사가 끝나자 빈비사라왕은 작은 상을 석존 앞에 놓고는 스스로 거기에 앉았다. 그랬더니 석존은 양 발을 포개 앉아 있던 자세를 풀고 발을 그 상위에다 뻗쳤다. 그때, 대지는 六반 一八종으로 진동을 하고, 석존의 발 뒷면의 천폭륜(千輻輪)의 상이 빛나서 그 빛이 三천 대천세계(大千世界)를 비쳤다.
빈파사라 왕은 이 석존의 발 뒷면의 윤상을 우러러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나타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는 석존을 향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존은, 과거에 어떠한 복덕을 하셨기에 三천 대천세계를 구석구석 비치는 광명이 빛나는 천폭륜상을 얻으셨습니까?』
그랬더니 석존은 왕에게 다음과 같은 어려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옛날 인도에 이익중생(利益衆生)이라고 하는 왕이 있었다. 그 나라는 국토가 풍족해서 그 나라 인민들은 부를 누리고, 八만 四천의 성에, 八만 四천의 도성과 五五억의 부락을 지배하고 있었다. 왕의 도성을 애토우라고 하며, 동서 一二유순(由延), 남북이 七유순이나 되는 넓이이며, 많은 백성들과 많은 재물을 가진 아름답고 즐거운 성이었다.
왕의 제 一부인은 애지라고 하며, 왕과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나지 않았다. 왕은 이를 근심하여 모든 신에게 기원을 한 결과, 드디어 훌륭한 사내 아이가 제 一의 부인에게서 태어났다. 그 왕자가 태어나는 날 八만 四천의 성에, 八만 四천의 숨겨진 창고가 자연적으로 솟아났다.
그 창고에는 은이 소장되어 있었고, 은으로 된 나무가 솟아났다. 그 은 나무는 뿌리도, 줄기도, 가지두, 잎도 모두가 백은이다. 이와 같이 금의 창고에는 금 나무, 유리의 창고에는 유리 나무, 수정, 적진주, 마노, 샤코 등의 창고에 각각의 나무가 솟아났다.
왕은 태어난 왕자에게 어머니 이름의 머리 문자를 따서 스스로 애토우라고 이름 짓고, 네 사람의 유모를 두고 가지각색의 노리개감을 주고 애지중지하게 키웠다.
그러나 왕자인 애토우가 八, 九세가 되니 모든 학예, 무술을 가르쳐서 훌륭한 왕자로 만들었다. 一四, 五세가 되니, 대신들은 왕자를 왕위에 오르게 해서 국정을 집정하려 했다.
그랬더니 왕자는 왕이 되기를 싫어했다.
『저는 전세에서 六년 동안이나 왕이 되었기 때문에 六만세 동안이나 지옥에 떨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왕위에 올라 국정을 집정하는 것을 거절한다.』
이렇게 말하면서 끝내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신들은 꼭 왕위에 오르기를 간청하면서 물러나지 않으므로,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조건을 받아 준다면 왕위에 오르겠다고 말을 했다. 그 조건이란,
『나라 안의 모든 사람이 一○선(善) 행하고, 절대로 一악(惡)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한다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대신들은 즉시 이러한 사실을 나라 안에다 포고 한 결과, 나라 안의 모든 사람들은 모두가 이러한 一○선을 지킬 것을 맹세했다. 그래서 애토우왕자는 스스로 관정(灌頂)식을 올리고 왕위에 올랐다.
왕위에 오르자마자 그가 태어났을 때, 자연적으로 솟아났던 八만 四천의 숨겨졌던 창고를 열고, 八만 四천의 도성의 길가에서 그 보물을 스님, 바라문, 빈곤하고 고독한 노인들에게 베풀어 주었다.
이것을 보고 있던 제석천은, 왕의 마음을 시험해 보려고 몇 사람의 남자로 변해서 그 도성으로 가서는,
『애토우왕은 우리들에게 一○악을 행하라고 가르쳤다.』
라고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대신을 이를 듣고 왕에게 아뢰었더니 왕은,
『나는 절대로 一○악을 행하라고 가르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一○선을 행하라고 했을 것이다. 만일에 그러한 사람이 있으면 지금부터 코끼리를 타고 나라 안을 다니면서, 一○선을 행하고 一○악을 하지 말 것을 가르치지 않으면 안된다.』
이렇게 말하면서 스스로 코끼리를 타고 왕궁을 나섰다. 도중에서 제석(帝釋)으로 변장한 남자를 만나게 되어 대신이,
『저 사람이 一○을 행하라고 가르쳤다고 말하는 남자입니다.』
그래서 왕은 그 남자를 향하여,
『애토우왕은 너에게 一○을 행하라고 가르쳤느냐?』
이렇게 물었더니,
『예, 가르쳤습니다.』
이렇게 대답했다. 왕이,
『너는 一○선을 행하지는 못하는가?』
이렇게 물었더니 그 남자는,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보살의 생고기와 피를 먹으면 행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랬더니 애토우왕은 즉시 칼을 뽑아 허벅지의 살을 베고 피를 담아서 그에게 주면서,
『이 살코기를 먹고 이 피를 마시고 一○선을 행하여라.』
이렇게 말했다.
그는 왕의 이러한 위덕에 겁을 먹었는가 싶더니, 그 모습이 없어지고 제석천이 나타났다. 제석은 하늘의 감로를 왕 위에다 부었더니 상처가 즉시 아물어 버렸다.
석존은 이러한 옛날 이야기를 하고 난 다음,
『빈파사라 왕이여, 그 때의 그 분인 중생왕이란, 슛도다나(淨飯王)왕의 전신이며, 왕의 제 一의 부인인 애지는, 마야부인(摩耶夫人)의 전신이며, 애토우왕은 나의 전신입니다. 전세에서 인도의 사람들을 一○선의 수행을 시켰던 인연으로 해서 지금 발의 뒷면에 천폭륜의 상을 갖추게 되어 三천 대천세계를 구석구석에까지 환하게 비치게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말을 덧붙이었다.
대중은 석존의 신통의 변화로 설법을 듣고 깊이 환희해서, 미증유의 마음을 일으켜서 마음의 더러움을 제거하고 정법의 눈을 열 수가 있었다고 한다.
<四分律 第五十二>

연관목차

924/1978
사리설화
포교설화
부처님의 신통 지금 읽는 중
사찰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