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으로 만든 병과 도자기의 병

흙으로 만든 병과 도자기의 병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포교설화

• 주제 : 포교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마하반야파라밀경

석존께서 라자가하성의 영취산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석존께서 수보리(須普리)보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람들이 배를 타고 큰 바다로 나왔는데 폭풍우를 만나서 그 배가 산산조각이 났을 때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나무판자나 구명대(救命袋)같은 것을 잡지 않는다면 그들은 목적지까지 가는 것은 고사하고 모두 물에 빠져 죽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배가 파산이 되었을 때 아무 나무조각이나 구명대에 매달린다면 익사를 면하여 목적지까지 갈 수도 있는 것이다.
불도를 닦는 사람들도 이와 마찬가지로 단지 믿는다는 것만 가지고 반야바라밀에 의하지 낳고 쓰고, 읽고, 외우는 일을 게을리하면 이 사람은 일체 종지(一切種智)에는 이르지 못하고 다만 성문 등의 깨달음 밖에는 못 얻는 것이다.
그러나 불도를 구하는 사람이 신(信), 인(忍), 정심(淨心), 욕(慾), 해(解), 사(捨), 정진을 가지고 다시 반야의 도움을 받는다면 이 사람은 마침내 보리(普리)의 경지에 도달할 수가 있는 것이다.
가령 남자건 여자건 불에 굽지 않은 흙으로 비진 병에 강물, 우물, 연못, 샘에서 물을 퍼다가 그 병에 넣으면 그 흙병은 머지않아 물과 반죽이 되어 버린다. 이것은 병을 만들 때 병을 불에다 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보리의 길(道)은 반야라는 불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금방 쇠퇴해 버리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반야라는 불에 구운 도자기의 병은 육도(六度-육바라밀을 말하며 선보<善報>를 얻을 보살의 여섯 가지 일 즉, 보시<보施>, 지계<持戒>, 인욕<忍辱>, 정진<精進>, 선정<禪定>, 지혜<知慧>) 등의 물을 능히 잘 보관 유지하는 것이다.
미완성이고 아무 설비도 없는 배에다 재물을 가득 싣고 큰 바다로 나갔다고 하자. 그 배는 얼마 안가서 침몰하여 사람도, 배도, 재물도, 한꺼번에 잃게 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불도를 구하려는 사람에게 여러 가지 정신적 준비는 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 사람에게 반야바라밀의 방편력(方便力)이 없을 때에는 가장 귀중한 보배인 일체 종지를 잃고 마는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더 들면 여기에 백 스무 살이 된 노인이 여러 가지 병을 앓아서 몸이 대단히 쇠약해졌다고 하자.
『이 병든 노인이 다시 병상에서 일어설 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이 병든 노인은 자기의 힘으로는 도저히 일어설 수 없지만 누가 도와주면 어떻게 되겠는가?』
『누가 도와주면 십리, 이십 리, 먼 곳까지는 못 가더라도 서서 조금쯤은 거닐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노인이 바람, 추위, 열병 혹은 다른 병 때문에 괴로움을 당하고 있더라도 두 사람의 건장(健壯)한 사나이가 양쪽에서 부축하여 주면서,
『노인장, 걱정하실건 없습니다. 당신이 가시는 목적지까지 우리들이 모시고 가겠습니다.』
이렇게 노인을 부축하여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것과 같이, 모든 불도 수행자가 신, 인, 정심, 심심(深心)과 반야바라밀 등의 도움이 있을 때에는 보리의 경지에 도달할 수가 있는 것이다.』
라고 반야바라밀이 불도 성취에 있어서 불가결한 것임을 설법하시었다.

<摩何般若波羅蜜經 第十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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