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평사 공주와 상사뱀

청평사 공주와 상사뱀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사찰전설

• 주제 : 사찰전설
• 국가 : 한국
• 시대 : 고려
• 지역 : 강원도
• 참고문헌 : 한국불교전설99

중국 원나라 순제의 딸은 매우 아름다운 미모를 갖추고 있었다. 궁중을 출입하는 자들은 하나같이 연정을 품고 있었지만, 신분의 차이가 있어 감히 마음을 표하지는 못하였다.

어느 날 한 말직의 청년 관리는 궁전 뜰을 거니는 공주의 모습을 보는 순간 짝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공주에게 사랑의 고백조차 할 수 없었던 그는 마침내 상사병을 앓다가 죽고 말았다. 청년은 죽는 그 순간 맹세를 했다.

“이 세상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 내 죽어서라도 그녀와 함께 하리라.”

어느 날 낮잠에서 깨어난 공주는 몸이 이상하여 살펴보다가, 난데없이 뱀이 몸을 휘감고 있는 것을 보고 기겁을 하였다. 뱀은 밤이고 낮이고 떨어질 줄 몰랐다.
이 사실을 안 왕과 왕후가 갖은 방법을 동원하여 뱀을 쫒으려 하였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다시 공주의 몸을 휘감는 것이었다.

죽고만 싶었던 공주는 마침내 궁중을 뛰쳐나왔고, 죽기 전에 명산대천이나 유람하겠다며 중국 천지를 다 돌아 다녔다. 그리고 배를 타고 고려로 와서 금강산 구경 길에 올랐다가 청평사가 유명하다는 소문을 듣고 참배하고자 하였다.

청평천을 건너 회전문 앞에 이르렀을 때 상사뱀은 공주가 걸음을 걷지 못하도록 요동을 쳤다. 10여 년 동안을 함께 있었지만 한번도 이와 같은 일은 없었으므로 공주는 이상히 여기며 타일렀다.

“나는 지난 10여 년 동안 한번도 너를 거슬려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내가 좋아하는 절 구경을 못하게 하느냐? 만일 들어가기 싫거든 잠깐만 여기에 떨어져 있으라. 속히 절 구경을 하고 돌아와서 너와 함께 가리라.”

이 말을 들은 뱀은 곧 몸에서 떨어져 나왔고, 10년 만에 홀몸이 된 공주는 구성폭포를 맞으며 몸을 씻고 절 안으로 들어갔다.
법당과 절의 이곳저곳을 살피던 공주는 가사(袈裟)를 만들기 위해 아름다운 비단과 바늘이 널려 있는 방을 발견했다.

문득 이 세상에서 가장 거룩한 옷인 가사를 만들고 싶다는 충동으로 아무도 없는 그 방으로 들어간 공주는 열심히 바느질을 했다.
그리고는 황급히 뱀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뱀이 다시 공주의 몸을 감으려 하는 순간, 갑자기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벼락이 떨어져 상사뱀이 새까맣게 태워 죽여 버렸다.

마침내 뱀으로부터 해방된 공주는 부왕에게 자초지종을 아뢰었고, 순제는 부처의 은덕에 감사하며 이 절에 공주탑을 세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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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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