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투안싸안문화

씨투안싸안문화

[ 西團山文化 ]

중국 동북지역의 대표적인 청동기시대 문화의 하나로서, 1964년 동북고고발굴단이 지린(吉林) 씨투안싸안(西團山) 유적을 발굴한 것이 계기가 되어 새로운 문화유형으로 설정되었다. 지린성(吉林省)의 중부지역인 지린-용지(永吉)를 중심으로 관련 유적이 집중적으로 조사되고 있다. 분포 범위는 동쪽으로 짜앙꾸앙차이링(張廣才岺)과 웨이후링(威虎岺), 서쪽은 이통허(伊通河)와 도옹리야오허(東遼河)유역, 남쪽은 훈허(渾河)와 리야오허(遼河) 상류, 북쪽으로는 라린허(拉林河)유역을 포함하는 지역이다. 그 중에서도 제2송후와지앙(松花江)이 흐르는 지린지역에서 많은 유적들이 발굴되었다. 이곳에는 주로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르는 제2송후와지앙을 비롯하여 인마허(飮馬河), 후이파허(輝發河) 등이 있고 대부분 해발 500m 안팎의 구릉지대가 형성되어 있는 곳이다.

씨투안싸안문화 유형으로 해석되는 유적은 지금까지 4백여 곳에서 조사되었으며, 대부분 무덤〔墓葬〕 관련 유적이다. 집자리〔住居址〕는 강 언저리의 비교적 높은 지역에 주로 분포하며, 후기 것은 평지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평면은 방형이나 장방형인 반움집〔半竪穴住居址〕으로 둘레에 자연석을 쌓아 벽을 만든 것도 있다.

무덤으로는 초기에 장방형의 얕은 무덤구덩〔墓壙〕을 파고 그 안에 돌널〔石棺〕을 만든 돌널무덤이 유행하다가 후기에는 움무덤〔土壙墓〕과 독널무덤〔甕棺墓〕이 조성되었다. 껴묻거리〔副葬品〕를 보면 초기에서는 살림살이, 연장이 많지만, 후기로 갈수록 치레걸이〔裝身具〕 등 꾸미개류가 많은 점이 주목된다. 묻기는 홑무덤〔單人葬〕으로 바로펴묻기〔伸展葬〕를 하였고, 껴묻거리를 놓기 위하여 딸린 널〔副棺〕을 만든 것이 독특하다. 껴묻거리 가운데 토기는 거의가 1∼2점이며 단지〔壺〕와 두레박〔罐〕이 많고, 드물게 세가랑이솥〔糠〕·세발솥〔鼎〕도 찾아진다. 그리고 돌널무덤에서는 돼지뼈가 많이 출토된다. 한편 묻힌 사람의 성별과 껴묻거리의 관계를 보면, 주로 남성 무덤에는 돌도끼〔石斧〕·돌끌〔石鑿〕·화살촉〔鏃〕 등의 연장이나 무기류가, 여성 무덤에는 작은돌칼〔小石刀〕, 가락바퀴〔紡錘車〕가 출토된다. 무덤방에 껴묻거리가 놓이는 자리를 보면 석기와 청동기의 무기류는 양손이나 허리 부근에 있고, 치레걸이는 주로 머리, 목, 가슴 쪽에 놓이며 토기는 딸린 널이나 발끝 쪽에 자리한다.

씨투안싸안문화 유형의 토기(土器)는 바탕흙〔胎土〕에 굵은 모래질의 찰흙이 많으며, 대부분 홍갈색을 띤다. 겉면은 간 흔적이 관찰되고 드물게 무늬가 있는 경우도 있다. 토기를 제작한 방법이 상당히 거친 편이고 목 부분과 몸통, 바닥을 따로 만들어 서로 붙인 경우가 많이 관찰된다. 종류로는 두레박, 긴목단지〔長頸壺〕, 세가랑이솥, 세발솥, 바리〔鉢〕, 시루〔深〕 등이 있다. 단지는 2종류가 있는데 입이 넓고 몸통의 최대 지름이 아래쪽에 있으며 가로 손잡이가 달려 있는 것과 목이 길고 몸통의 넓은 것이 아래에 있는 것이 있다. 그리고 물동이는 가로 손잡이가 달려 있고 입이 오므라든 모습이다. 한편 이 유형의 토기를 주변 지역과 비교하여 보면 훈허, 타이즈허(太子河) 유역의 미송리형토기와 비슷한 점이 많이 찾아진다.

석기(石器)는 대부분 갈아서 만들었고 종류로는 돌도끼, 돌자귀〔石傅〕, 돌끌, 숫돌〔砥石〕, 반달돌칼〔半月形石刀〕, 돌화살촉 등이 있으며, 드물게 몸통 아래 끝 양쪽이 날개처럼 벌어진 화살촉, 돌가래, 둥근 석기 등 뗀석기〔打製石器〕도 있다. 돌도끼는 전체를 갈아서 만든 것도 있지만 날부분〔刃部〕만 간 것도 찾아졌고 날 모양은 곧은날〔直刃〕, 둥근날, 기운날이 모두 관찰된다. 반달돌칼은 긴네모모양〔長方形〕과 배모양〔舟形〕이 있으며 대부분 배모양이다.

청동기(靑銅器)는 연장이 대부분이고 상대적으로 무기는 적은 편이다. 연장은 작은 청동손칼〔靑銅小刀子〕, 청동송곳〔銅錐〕, 청동도끼〔銅斧〕, 청동끌〔銅鑿〕 등이며, 무기는 청동투겁창〔銅棠〕, 비파형동검(琵琶形銅劍), 청동화살촉〔銅鏃〕 등이 있다. 투겁창의 경우 날부분을 보면 곧은날과 굽은날〔曲刃〕로 나누어진다. 곧은날은 중원지역의 투겁창과 비교되며, 굽은날은 비파형동검과 비교되어 동북지역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옷에 붙인 것으로 여겨지는 청동단추〔銅泡〕가 출토되었다. 씨투안싸안문화의 관련 유적에서 출토되는 이러한 청동기는 거푸집〔鎔范〕이 발견되고 있어 주조되었을 가능성이 많다. 지금까지 거푸집이 조사된 곳은 지린 무어판싸안(磨盤山) 유적, 용지 양투운(楊屯) 유적, 통후아(通化) 등이며 재질은 돌과 흙이 섞여 있다. 그리고 늦은 시기에 해당하는 후아띠앤(樺甸) 씨후왕싸안투운(西荒山屯)의 청동기에 대한 성분분석 결과 유물의 성격에 따라 구리와 아연의 함량이 서로 다른 것으로 밝혀져 주목된다.

뼈연장〔骨器〕은 멧돼지 이빨로 만든 치레걸이와 뼈송곳〔骨錐〕이 있다. 그리고 직물인 모포건(毛布巾)이 씨잉씨잉싸오 16호 무덤에서 찾아졌다. 이것은 죽은 사람의 얼굴을 덮은 몽면(蒙面)인 것 같다.

씨투안싸안문화의 생업경제는 출토유물 가운데 농경 관련 연장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어서 농경이 바탕이 되고 가축화가 이루어진 복합생산 단계로 발전하였던 것 같다. 지금까지 이 문화유형의 관련 유적에서는 상당히 많은 방사성탄소연대측정이 이루어져 여러 측정값을 얻었다. 연대측정값을 통한 연대폭은 용지 씨잉씨잉싸오(星星哨) 유적이 2970±100 B.P.이고 용지 양투운 따하이멍(大海猛) 유적이 2100±75 B.P.로 기원전 14~1세기로 가늠된다. 그러나 주변지역의 관련 유적과 비교·검토할 때 이 문화 유형은 기원전 13~3세기에 형성·발전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하문식)

참고문헌

  • 試論吉林地區西團山文化(동학증, 考古學報4, 1983년)
  • 西團山文化硏究(동학증, 吉林文史出版社, 1994년)
  • 西團山文化辨析(金旭東, 靑果集, 知識出版社, 199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