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손칼

청동손칼

물건을 자르고 깎고 벗겨내는데 사용하는 도구로 음식물, 나무, 짐승가죽, 뼈 등을 가공하는데 쓰인다. 이와 같은 실용성으로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청동장식품(靑銅粧飾品) 등과 함께 비교적 이른 시기에 출현하는데, 동북아시아에서는 시베리아에서 가장 먼저 출현하여 이미 기원전 25∼18세기의 아화나시에보문화(Afanasievo文化) 단계에 그 존재가 확인된다. 그러나 중국 내지의 경우 이보다 다소 늦은 기원전 15세기 전후 무렵에야 확실한 유구에서의 출토가 확인되고 있고, 비파형동검(琵琶形銅劍)이 유행한 리야오닝(遼寧), 지린(吉林), 한반도의 경우보다 더욱 늦어 세 지역 중 청동손칼이 가장 빠른 시기에 출현한 리야오닝에서조차 기원전 12∼11세기에 가서야 출현한다.

청동손칼〔銅刀子〕은 여러 가지 기준에 의해 분류가 가능한데, 그 중에서도 손잡이의 장착방식과 형태를 기준으로 한 분류가 가장 합리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기준에 의해 분류되는 여러 형식 중 비파형동검 분포권에서 확인되고 있는 것으로는 손잡이 아래에 꼭지가 달려 있는 뉴병동도(瞿柄銅刀), 손잡이가 현재의 식도와 유사하게 생긴 식도병동도(食刀柄銅刀), 손잡이 머리부에 숟가락 같은 장식이 달려 있는 시병동도(匙柄銅刀), 손잡이에 짐승 모양이 장식되어 있는 수병동도(獸柄銅刀), 손잡이 아래에 고정용 이빨이 달려 있는 치병동도(齒柄銅刀), 손잡이에 고정용 못구멍이 있는 정공병동도(釘孔柄銅刀), 손잡이 머리부에 걸개용 천공이 있는 천공병동도(穿孔柄銅刀), 손잡이 머리부에 둥근 고리가 있는 환수동도(環首銅刀), 손잡이 머리부에 걸개용 구가 달려 있는 구병동도(鉤柄銅刀), 손잡이 머리부에 방울이 달려 있는 영수동도(鈴首銅刀)가 있다.

리야오닝의 청동손칼은 중국 내지와 허베이성(河北省) 북부의 유병식동검문화〔東南溝文化〕 및 네이머엉구 동남부의 공병식동검문화〔夏家店上層文化〕 등과 달리 그리 유행하지 못하였으며, 한 두 형식을 제외한 나머지는 인접 문화권에서 유행하던 것을 그대로 사용하였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다만 지린 중부 지역의 경우에는 씨투안싸안문화(西團山文化) 전 기간 동안 치병동도와 정공병동도가 지역적 특색을 보이며 꾸준하게 제작되는 점에서 같은 비파형동검 분포권이라 하더라도 리야오닝이나 한반도지역과는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양상은 씨투안싸안문화에서 돼지 사육과 가공이 성행하였던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보인다.

청동기시대 비파형동검 분포권에서의 청동손칼은 기원전 12∼10세기에는 리야오씨(遼西)의 웨이잉즈유형(魏營子類型)과 리야오쭝(遼中)의 까오타이싸안문화(高台山文化) 및 리야오도옹(遼東)의 왕후아유형(望花類型) 관련 유적에 고식 환수동도, 고식 치병동도, 고식 수병동도, 영수동도, 고식 정공병동도가 확인된다. 기원전 9∼8세기 중반에는 리야오씨의 비파형동검문화 관련 유적에서는 뉴병동도, 식도병동도, 시병동도, 수병동도, 구병동도, 치병동도, 정공병동도 등, 기원전 8세기 후반∼6세기 전반에는 앞서의 유적에서는 치병동도, 리야오도옹(遼東) 북부의 얼따오허즈문화(二道河子文化) 유적에서 시병동도, 지린 중부의 씨안투안싸안문화 유적에 치병동도와 정공병동도, 기원전 6세기 중반∼5세기에는 리야오씨의 비파형동검문화 난도옹꼬우유형(南洞溝類型)과 쩌엉지아와즈유형(鄭家窪子類型)의 유적에 환수동도와 치병동도 및 식도병동도, 리야오도옹 남단의 까앙싸앙유형(崗上類型)의 유적에 식도병동도, 지린 중부의 씨투안싸안문화에 치병동도와 정공병동도가 공반된다.

그리고 기원전 3~4세기에는 지린중부의 씨투안싸안문화 유적에서 치병동도와 정공병동도, 지린 남부의 씨후왕싸안투운유형(西荒山屯類型) 유적에서는 식도병동도와 치병동도가 공반하는 양상을 보인다. (오강원)

참고문헌

  • 요령∼길림지역 청동도자의 형식과 시공간적 양상(오강원, 고문화 61, 2003년)

동의어

동도자(銅刀子), 동비수(銅匕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