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투겁창

청동투겁창

청동투겁창(왼쪽부터 비파형동모, 세형동모, 중국식동모, 유엽형동모(시베리아))

청동투겁창(왼쪽부터 비파형동모, 세형동모, 중국식동모, 유엽형동모(시베리아))

적을 자상(刺傷)하는 데에 쓰이는 창의 일종으로, 크게 보아 창끝〔鋒部〕과 창날 및 등대, 자루 맞추개의 네 부위로 구성되어 있다. 청동기시대 동북아시아에서 유행한 청동투겁창〔銅矛〕은 투겁창 몸의 형태를 기준으로 크게 버들잎모양〔柳葉形〕과 비파형(琵琶形)으로 분류되는데, 이 중 버들잎모양 청동투겁창은 세부적인 형태 특징에 따라 다시 북방식과 중국식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따라서 동북아시아의 청동투겁창을 북방식 버들잎모양, 중국식 버들잎모양, 비파형으로 삼대 분류할 수 있는데, 북방식 버들잎모양청동투겁창은 기원전 15∼14세기 시베리아 예니세이강 상류역의 안드로노보 문화의 것, 중국식 버들잎모양 청동투겁창은 기원전 15∼14세기 허난성(河南省) 안양(安陽)을 중심으로 하는 중국 내지의 것이 가장 이르다.

그런데 동북아시아의 청동투겁창 중 가장 주목되는 것이 비파형 청동투겁창이다. 그 이유는 이와 같은 청동투겁창이 리야오닝(遼寧), 지린(吉林), 한반도, 즉 비파형동검이 유행한 지역에서만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동투겁창만을 기준으로 할 때, 위의 세 지역을 주변의 버들잎모양청동투겁창권에 대비된 비파형청동투겁창권으로 묶을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비파형청동투겁창이 비파형동검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그것은 또한 비파형청동투겁창의 투겁창몸 형태가 비파형동검의 검몸과 완전히 동일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점과 잘 연결된다.

비파형청동투겁창은 지역별로 여러 형태의 것이 제작 유행되었는데, 대체로 리야오씨(遼西) 지역에서는 투겁창몸의 형태가 균형감 있게 정제되어 있고 등대가 잘 갈려져 있으며 자루 맞추개가 짧은류의 것이 유행하였다. 리야오도옹(遼東)과 지린 중부와 한반도 지역에서는 투겁창몸이 전반적으로 불균형적이면서 등대〔柱背〕를 포함한 각 부위가 제대로 마연되어 있지 않은 류의 것, 한반도에서는 용지(永吉) 씨잉씨잉싸오(星星哨) 및 칭위앤(淸原) 리지아빠오(李家堡)와 유사한 것이 유행하였다. 각 지역의 유행 시기는 리야오씨는 기원전 8~7세기, 리야오도옹은 기원전 8∼6세기, 지린 중부는 기원전 8~4세기이다. 한반도는 기왕에 부여(扶餘) 송국리(松菊里) 등을 고려하여 기원전 5∼4세기로 보았으나, 최근 평양 호남리(남경) 유적에서의 출토 예를 감안할 때 서북한지역의 경우 이 보다 다소 이른 시기에 출현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이외 리야오닝과 지린 지역에서는 청동기시대 말기로부터 비파형청동투겁창과는 형태적 특징을 전혀 달리하는 청동투겁창이 제작되는데, ‘단봉청동투겁창〔短鋒銅矛〕’, ‘협봉청동투겁창〔狹鋒銅矛〕’, ‘고식 세형청동투겁창〔古式 細形銅矛〕’ 등으로 불리 우는 것이 그것이다. 이와 관련된 투겁창으로서는 링위앤(凌源) 허탕꼬우(河湯溝) 7401호 무덤, 뻐언씨(本溪) 리우지아샤오(劉家哨) 대석개묘(大石蓋墓), 콴띠엔(寬甸) 쨔오지아빠오즈(趙家堡子), 콴띠엔 쓰피잉지에(四平街), 지안(集安) 우따오링꼬우먼(五道嶺溝門) 돌무지무덤〔積石墓〕 등이 있다. 이들 청동투겁창은 투겁창 몸에 돌기부(突起部)가 없다는 점뿐만 아니라 중간형동검등의 공반유물은 물론 유행 시기(기원전 4∼3세기) 면에서도 비파형청동투겁창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들 청동투겁창에 대해서는 비파형동검단계의 후반 비파형청동투겁창으로부터 기원하였다는 견해와 중국식청동투겁창의 영향을 받아 출현하게 된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제시되어 있다. 협봉청동투겁창의 창 몸에 장식되어 있는 삼엽문(三葉文)이 비파형동검 등의 ‘T’자형 청동검병과 여러꼭지거친무늬나 잔무늬거울〔多瞿粗細文鏡〕에 장식되어 있는 삼엽문(三葉文)과 동일한 양식에 속한다는 점, 투겁창몸 전반의 형태와 등대 마연 수법이 중국식청동투겁창과는 다르다는 점을 고려할 때에는 비파형청동투겁창 기원설, 투겁창몸에서 돌기부가 쇠퇴해 가는 중간 속성의 것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과 일부 표본의 형태가 중국식청동투겁창과 흡사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에는 중국식청동투겁창 기원설이 맞는 듯 하다. 그러나 협봉청동투겁창에서 위의 두 현상이 모두 확인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 청동투겁창의 출현배경을 단일한 하나의 기원만으로 설명하기는 곤란하다. (오강원)

참고문헌

  • 요령식동모에 대하여(이건무, 이기백선생고희기념 한국사학논총(상), 1994년)
  • 비파형동검문화의 성립과 전개과정 연구(오강원,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3년)

동의어

동모(銅矛)

참조어

버들잎모양청동투겁창, 유엽형동모(柳葉形銅矛), 비파형동모(琵琶形銅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