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곡동 유적

호곡동 유적

[ 茂山 虎谷洞 遺蹟 ]

지역 무산
호곡동 15호집자리 실측도 및 출토토기류

호곡동 15호집자리 실측도 및 출토토기류

함경북도 무산군 무산읍 호곡동에 있는 선사시대 유적으로 ‘범의구석’이라고도 부른다. 1959년부터 1961년까지 5차례에 걸쳐 발굴하였다. 유적은 무산읍 서쪽에 두만강과 성천수가 합쳐지는 곳에 놓여 있다. 이곳에는 ‘말기’ 라고 부르는 언덕에서 시작하는 3단의 단구가 이루어져 있는데 유적은 3번째 단구 비탈에서 시작하여 서쪽으로 두만강가에까지 이르고 있다.

발굴 결과 4개 지점에서 50여 기의 집자리(住居址)가 드러났고 신석기시대로부터 철기시대에 이르는 6시기의 문화층이 나타났다. 제1기는 신석기시대 무늬그릇이 나오는 층이고 제2~4기는 청동기시대층, 제5~6기는 철기시대에 속한다. 청동기시대는 3시기로 구분되는데 제2기층에서 붉은간토기(紅陶), 제3기층에서 갈색간토기(褐陶), 제4기층에서는 검은간토기(黑陶)가 나오는 것을 기준으로 하였다. 유적의 층위는 여러 시기의 집자리들이 중복된 관계로 자연 퇴적층에 의한 구분이 매우 어렵게 되어 있으나 대체로 보면 겉흙층(두께 60~80㎝) 아래에 있는 문화층의 두께는 160~180㎝쯤 되며 시기구분의 기준은 집자리들이 중복된 상태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신석기시대 문화층에서는 모두 10기의 집자리가 확인되었다. 집자리의 긴축(長軸)은 대부분 동~서 방향이며, 평면은 방형(方形)으로, 한변의 길이가 3.5~4.5m의 규모로서 큰 차이는 없다. 움의 깊이는 0.5~1.0m 사이에 위치하며, 바닥은 7기가 원토층을 그대로 사용하였고, 나머지 3기는 진흙을 다짐 처리하였다. 내부시설로는 기둥구멍(柱孔)과 화덕자리(爐址)가 확인되었으며, 화덕은 강돌(川石)을 이용하여 타원형(楕圓形)으로 돌려 만들었다. 범의 구석 1기층에서 나온 무늬그릇들은 완전히 복원된 2개체(點列文) 이외에는 출토량이 적으며 무늬의 짜임새도 매우 간략하다. 번개무늬(雷文), 퇴화된 생선뼈 무늬(魚骨文), 물결무늬(波狀文), 그리고 겹입술 계통의 공렬 + 빗금무늬가 있다.

민무늬그릇은 들린굽과 평편밑의 납작밑으로 만들어졌는데 보시기, 바리(鉢), 굽손잡이 그릇 등이 있다. 범의 구석에서 나온 흑요석기는 모두 1,000여 점이나 되며 이들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길쭉한 버들잎형으로 눌러떼기한 격지(剝片)들과 피라미드 모양의 몸돌(石核)이다. 그밖에 반마반타(半磨半打)의 도끼류, 곰배괭이와 갈돌(石棒), 그물추(漁網錘) 등이 있다. 뼈 도구로는 송곳과 바늘 종류가 있으며, 새다리뼈를 잘라서 만든 대롱구슬(管玉), 주판알 모양에 무늬가 새겨진 가락바퀴(紡錘車) 등이 출토되었다. 연대는 B.C. 3000년기 후반기로 알려져 있다.

청동기시대 문화층에서 나온 집자리는 모두 16기이다. 장방형(長方形) 평면의 움집으로 집자리의 크기는 보통 40~70㎡이고 작은 것은 20㎡ 되는 것도 있다. 제2기의 집자리는 긴축이 남~북 방향으로 놓이고 움이 깊은 것이 특징이다. 유물은 화살촉(石鏃), 반달돌칼(半月形石刀), 돌도끼(石斧) 등이 나온다. 15호 집자리에서는 바닥에 나무판자를 깔았던 흔적이 남아 있고 2층의 집자리에서 기장과 수수 낱알이 나온 것을 보면 당시 주민들이 곡식을 저장할 수 있을 정도로 농사가 활발했던 것을 알 수 있다. 40호 집자리에서는 뼈로 만든 갑옷 조각(札甲)이 나와 방어용 무기에 관한 자료를 제공하였다.

제3기의 집자리는 긴축이 동~서 방향으로 놓이고 기둥구멍이 4줄로 나있고 주춧돌이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유물로는 버들잎모양 돌화살촉(柳葉形石鏃)이 있다. 제4기의 집자리는 긴축이 남~북 방향으로 놓이고 3~4줄로 주춧돌이 놓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출토유물은 간석기(磨製石器)가 많아지고 앞 시기에 많이 쓰이던 흑요석뗀석기가 줄어든다. 3기의 19호 집자리와 4기의 33호 집자리에서는 흙단추가 나왔고 4기의 8호 집자리에서는 돼지 조각품과 흙을 빚어 만든 남자인형, 점뼈(卜骨) 등이 나와 신앙 생활에 관한 증거와 함께 남성인형은 청동기시대에 부계사회로 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하는 경우도 보인다. 50호 집자리에서는 청동 덩어리가 나온 것이 있다. 청동기시대 문화층의 연대는 B.C. 2000년기 후반에서 1000년기 전반에 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참고문헌

  • 북한의 선사고고학 3-청동기 시대와 문화(장호수, 백산문화, 1992년)
  • 무산 범의구석 유적 발굴보고(황기덕, 고고민속문집 6, 1975년)
  • 무산 범의구석 유적에서 나온 인골에 대하여(백기하, 고고민속 65-3, 1965년)
  • 무산 범의구석 유적에서 나온 짐승뼈에 대하여(김신규, 고고민속 63-4, 1963년)
  • 무산 범의구석 원시유적 발굴 중간보고(황기덕, 문화유산 60-1, 1960년)

동의어

범의구석 유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