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포리 고인돌

경기도 양평군 개군면 상자포리에 있는 청동기시대 유적으로 남한강(南漢江) 줄기의 하류 동편 강변을 따라 많은 수의 고인돌(支石墓)이 분포하고 있다. 문화재관리국의 주관으로 이루어진 팔당댐수몰지구유적 발굴조사 계획에 따라 1973년 국립중앙박물관,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단국대학교박물관 등 3개 조사단에 의하여 발굴되었다. 발굴 조사된 고인돌은 모두 20여 기에 이르지만 대부분 심하게 파손(破損)된 상태여서 조사 성과는 미약한 편이다.

고인돌은 탁자식(北方式)과 기반식(南方式)이 불규칙하게 혼재(混在)되어 있었으며 무덤칸 주위에는 대부분 적석(積石)이 이루어졌는데 무덤칸 장축은 남~북으로 향하여 있었다. 이 가운데 기반식은 모두 벽체(壁體)가 얇은 판돌(板石)로 이루어졌고 드물게 판돌로 된 뚜껑돌(蓋石)을 덮은 것으로 보이는 묘곽시설(墓槨施設)도 조사되었다. 출토유물은 대부분 무덤칸 주위에 이루어진 적석부(積石部)에서 발견되었는데 석기와 토기류가 주류를 이루지만 목탄(木炭), 인골편(人骨片)도 함께 수습(收拾)되었다. 석기로서는 자루에 홈이 있는 유단병식돌검(有段柄式石劍) 1점과 파편(破片)들, 돌화살촉(石鏃) 16점, 가락바퀴(紡錘車) 2점 등이 있고 토기는 모두 파편으로 출토되었는데 붉은간토기(紅陶)와 구멍무늬토기(孔列土器)가 대부분이었다.

상자포리의 구멍무늬토기는 확실하지 않으나 붉은간토기, 돌널무덤(石棺墓) 등으로 보아 함경도로부터 영향을 받은 계통의 유적이다. 특히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발굴한 1호 고인돌 출토 고식(古式) 세형동검(細形銅劍) 1점과 함께 천하석제 굽은옥(天河石製 曲玉)은 고인돌의 연대를 추정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4호 고인돌에서는 이단병식돌검(二段柄式石劍) 1점과 돌화살촉 11점이 공반되어 고인돌 연구에 좋은 자료를 제공해 주었으며, 특히 같은 4호 고인돌로부터 검출된 목탄편에 의하면 2170±20 B.P.의 탄소연대측정 결과가 나와 기반식고인돌과 돌널무덤이 혼재하는 청동기시대 유적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