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심리학

다른 표기 언어 psychology , 心理學

요약 인간 내부의 심적 현상에 관한 이론.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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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배경
  2. 방법
    1. 개요
    2. 통계
    3. 관찰과 실험
    4. 면접
    5. 검사
    6. 실험실 연구
    7. 방법들간의 구분
  3. 심리학사
  4. 그리스 심리학
    1. 초기이론
    2. 아리스토텔레스
  5. 전근대 심리학
    1. 개요
    2. 17세기 심리학
    3. 18세기 심리학
  6. 19세기와 20세기 전반기의 심리학
    1. 개요
    2. 연합주의
    3. 내성주의
    4. 헤르바르트주의
    5. 지향주의
    6. 진화주의
    7. 기능주의
    8. 생리심리학
    9. 실험심리학
    10. 이상심리학과 차이심리학
  7. 20세기 심리학파
    1. 초기의 학파들
    2. 20세기 후반기의 경향
심리학
심리학

심리학은 원래 독일과 영국에서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미국에서 인간의 심층적 이해, 인간이 당면하는 실제적인 문제들의 해결 및 심리장애 치료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심리학은 혼자 있거나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개인의 마음과 행동의 법칙을 규명하는 과학이다.

동양의 경우 마음의 이치를 객관적으로 밝히려는 이론적·실증적인 심리학은 없었고, 마음의 수양, 도의 추구, 또는 새로운 의식상태를 목표로 하는 심학이 오랫동안 발전되어왔다. 인간의 마음과 행동에 대한 동양적 접근은 사변적·논리적이며 수행 중심적인 특징을 보인다.

심리학자들은 다양한 자극 상황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나는 여러 행동의 원인들(예를 들어 물리적·생화학적·생리구조적·심리적 원인들)을 밝히기 위해 미세한 수준에서는 신경과학을 연구하거나 이보다 거시적인 수준에서는 사회학자들의 연구 대상인 사회현상들 배후의 기제(mechanism)를 다루거나 인공지능 연구자들과 함께 지능적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심적 과정을 찾는다. 이처럼 포괄적인 심리학을 20세기 후반에는 한때 행동과학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현대 심리학자들은 살아 있는 유기체뿐만 아니라 무생물, 예를 들어 컴퓨터의 지능적 행동도 연구한다. 심리학은 실험심리학·인지심리학·생리심리학·발달심리학 등의 기초 분야들과 임상심리학·산업심리학·조직심리학·인간요인심리학 등의 응용 분야 등을 포함한다. 각 분야들은 잘 통합된 유기체의 이해 및 그 행동에 대한 설명을 주요관심사로 삼고 있기 때문에 지각이 없는 감각, 학습과 분리된 지각, 추리와는 무관한 학습과정 등을 논하기 힘들다.

배경

심리학은 철학의 한 분야인 인식론에서 시작하여 19세기 후반에 비로소 실험과학으로 독립했다. 예를 들어 19세기의 물리학자와 생리학자들은 심적 활동들이 기체의 행동과 비슷한 법칙을 따르는지에 관심을 두었다.

물리적 사건과 감각 간의 수리 관계를 밝히려는 초기의 정신물리학자들은 생리활동과 심적 활동 간의 연결을 추적했다. 심리학의 주요연구대상은 철학의 인식론, 특히 심신관계론으로부터 의식과 무의식 과정으로 옮아갔으며, 나중에는 행동만이 유일한 연구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즉 '마음'과 같은 대상은 존재하지 않거나 과학연구에 부적절한 대상이라는 생각이었다. 1920, 1930년대에 활발했던 행동주의의 이러한 주장은 미국에서 크게 유행했다. 사람들은 행동주의야말로 수세기 동안 지속된 마음에 대한 추측을 물리치고 진정한 과학으로의 길을 열어준다고 생각했다.

행동주의는 형태주의의 도전을 받았다. 이 형태주의는 오스트리아와 독일에서 시작되어 히틀러가 권력을 잡은 후 미국에서 그 운동이 계속되었다. 말초적인 행동을 그 주요연구대상으로 삼은 행동주의자들과는 대조적으로, 형태주의자들은 감각자료를 조직함에 있어서 중추적인 뇌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어떤 힘의 장(場)에서 행동이 일어난다고 제안했다.

행동주의자들의 자극-반응 연합이론과 형태주의자들의 장이론은 예전과 같지는 않지만 20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도 지지를 받고 있다. 전통적으로 철학자들의 관심사였던 인간의 동기, 정서 행동, 윤리적 측면 등도 과학적 심리학의 연구대상이 된다. 프로이트는 자각 이전의 수준에서 여러 강력한 요인들이 작용함을 처음으로 지적한 인물은 아니지만, 행동의 무의식 결정론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고 이를 심리 장애자에게 적용했다. 프로이트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인간 행동의 원인을 밝히려는 심리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방법

개요

심리학 연구는 실험법이 주종을 이루는데, 대부분의 경우 연구자들은 적어도 관찰법 정도는 사용해야만 한다.

심리학의 연구 방법론은 다른 자연과학의 방법론과 매우 유사하며, 때때로 직접 다루거나 측정하기 힘든 대상들, 예를 들어 지능의 구조나 불안의 특성이 연구대상이 된다.

통계

통계법은 심리학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자료분석 도구인데, 상당한 양적 자료들이 효과적으로 분명하게 연구·기술되도록 한다.

통계분석법을 이용하여 여러 심리적 변수들간의 상관 정도가 계산되거나, 어떤 조건하에서 관찰된 심적 또는 행동 변화가 우연의 수준 이상으로 의미를 갖는 확률이 계산된다.

관찰실험

심리학자들은 교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단위 시간당 자세히 기록하거나, 매일 변하는 영아의 행동을 기록하는데 이것이 일종의 관찰법이다.

실험법은 관찰 조건에 통제를 가하며 자극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행동을 분석하여 인과관계를 더 명료하게 밝히려 한다. 예를 들어 사람이나 동물이 좌우 회전을 구분할 수 있도록 가르칠 경우 실험기구가 쓰인다. 인간 또는 동물의 학습 및 추리 과정을 연구할 때는 문제상자나 미로에 처할 때 보이는 행동을 관찰·기록한다. 사람의 정서 행동을 연구할 때 안면 표정과 몸짓을 사진으로 찍어 분석하며, 정신전류계로 스트레스 상황에 처한 신체의 전기적 변화를 기록하여 분석한다.

사람의 의식경험을 알려면 내성법(introspection)을 쓰는데, 여기서 실험대상자들은 언어로 보고하거나 단추를 누르거나 무엇을 가리키는 행동 등을 통해 자기의 경험을 보고한다. 사회심리학 연구에서는 질문지를 만들어 사람의 태도를 분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사람의 실제 행동과 말로 진술한 태도 간에 괴리가 생기기도 한다.

면접

이 방법은 사회조사에서의 면접과 임상면접을 포함한다.

전자의 경우 면접 조사자가 대상자에게 어떤 문제에 관한 태도를 말하도록 하는 것으로서 단순한 질문지 조사에 비해 더 풍부하고 자세한 정보를 얻게 된다. 임상면접은 적응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성격이나 그 행동 방식을 더 자세히 파악하려 할 때 사용된다. 임상면접 상황에서 이러한 사람들이 자기의 감정을 표현하는 과정을 되풀이하게 되면 나중에 그들은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검사

심리검사는 몇몇 행동들을 택하여 어떤 표준화된 기준에서 사람들을 비교하려 할 때 쓰인다.

심리검사에는 어떤 능력이나 자질을 측정해 객관적으로 채점할 수 있는 검사(예를 들어 지능검사와 학업적성검사)와 잉크 반점, 단어 목록 또는 문장으로 구성된 투사법 검사가 있다. 후자는 객관적인 검사들이 간과할 수 있는 감정 및 태도를 잘 유발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검사들 이외에도 군 복무나 산업체 근무에 알맞은 사람을 선발하고자 하는 것과 같은 특수 목적에 따라 제작된 검사들도 있다.

실험실 연구

형태를 매우 짧게 제시할 수 있는 순간노출기, 사람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관찰할 수 있는 한쪽 거울, 색 측정기, 음파 발생기, 증폭기, 미로, 뇌파 측정기, 안구운동 탐지기, 고속 컴퓨터, 방음실 등의 실험기구와 장치를 사용해서 다양한 심리학 주제들이 연구되고 있는데, 이러한 예는 그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분야와 연구 주제에 따라 매우 정교하고 정밀한 실험장치와 측정기구가 사용된다. 심리학 실험과 관련해서 윤리 문제와 법적인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다소 제한되어 있는 반면, 동물(예를 들어 원숭이·고양이·토끼 등)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들은 비교적 수월하다. 사회심리학의 경우 실험실 밖에서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연구대상(예를 들어 군중 속에서 어떤 개인의 사회적 행동)으로 삼기도 한다.

방법들간의 구분

심리학자들에 따라 연구방법이나 임상치료 방법의 선호도는 다르다.

극단적인 행동주의자들은 심리학의 유일한 연구대상은 객관적으로 관찰될 수 있고 조작적으로 정의된 행동만이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보고한 주관적인 경험 내용도 심리학의 연구대상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심리학에서는 이처럼 다양한 연구대상들, 이에 따른 다양한 방법론들간의 조화를 모색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인지심리학·전산학·언어학·철학 등이 학제적으로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을 이루어 마음의 구조, 지능적 행동, 표상 등을 보다 심층적으로 다루게 됨에 따라 방법론상의 경직성에서 탈피하는 경향이 현저해졌다.

심리학사

심리학사는 인간의 의식과 행위에 관한 사상사라고 할 수 있다. 심리학사는 심리학이 추리·사고·감정·지각 등을 다루는 분야로 간주될 때 철학사와 밀접히 연관되고, 신경계의 기능으로 간주되는 행동·조건반사 등을 다루는 분야로 취급될 때는 생리학사와 밀접히 관련된다. 심리학사에는 인간의 어떤 측면(영혼·마음·행동 등)을 어떻게 연구해야 하는지(실험법, 의식 내용의 기술법 등)를 둘러싼 물음을 비롯해 이에 관계되는 개념의 개발 및 정립, 측정과 연구방법론의 정교화가 그 특징으로 나타난다.

그리스 심리학

초기이론

BC 6세기경 의학의 발달로 인해 뇌와 감각기관이 추리와 지각에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립되었다. 이때 인간이 그 체액 유형에 따라 다른 기질의 성격으로 형성된다는 성격이론이 제안되었다. 그러나 몸과 독립하여 존재하는 영혼이 지각이나 추리활동의 대행자라는 생각은 없었다.

BC 5세기말 피타고라스에 의해 비로소 영혼에 관한 생각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플라톤은 피타고라스의 생각을 더 발전시켜 영혼의 3가지 기능, 즉 영양섭취적·감성적·이성적 기능을 구분하고 각 기능을 식물·동물 그리고 인간에게 배정했다. 그는 이 기능들이 발달면에서 위계를 이루며 고급 기능이 저급 기능을 포함하는데, 인간에게는 인간만이 갖고 있는 이성과 동물 수준에서 존재하는 욕망 간의 갈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플라톤의 이러한 생각은 라이프니츠·헤르바르트를 거쳐 프로이트에 이르러 마침내 역동심리학으로서 그 위치를 확립하게 되었다. 그리스인들은 심리학에 경험주의를 도입했는데, 이는 마음의 모든 내용들이 감각기관을 통해 형성된다는 입장이다. 프로타고라스와 같은 철학자는 심적인 삶은 단지 감각들만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했고, 스토아 학파의 철학자들은 마음이 처음에는 백지 상태이며 경험이 그 위에 글을 쓴다고 생각했다.

아리스토텔레스

아리스토텔레스의 심리학은 유명한 저서 〈정신론 De Anima〉에 정리되어 있다. 그에 의하면 신체는 누마를 가지고 있는데 이 누마는 신체 내에서 적절히 운동하면서 유기체의 통합에 영향을 준다. 영혼은 신체의 엔텔레키인데, 이는 신체의 모든 기능들이 지향하는 통일성의 완성을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각과 행위를 이해하려면 영혼의 통일성과 전유기체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러한 생각은 현대 심리학에 이르기까지 지속되었다.

그밖에 아리스토텔레스는 마음의 기능들이 심장에 위치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물론 틀린 생각이다. 또한 5개의 감각기관들을 구체적으로 나누었고 영혼의 인지적 측면(감각에서 추리에 이르는)과 능동적 측면(단순한 욕망에서 의지까지 포함)을 구분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심리학과 이를 바탕으로 한 아우구스티누스의 심리학이 중세 유럽의 심리학을 지배하면서 오랫동안 지속되어왔다.

전근대 심리학

개요

인간의 마음에 대해 수천 년 동안 여러 관점과 이론들이 제기되어왔는데 이는 크게 2가지로 나누어진다.

마음에 대한 현상학적 접근은 관찰하는 사람으로부터의 직접 경험의 기술을 강조하는데 이 기술은 내성법에 의해 가능하다. 현상학적 접근은 F. 브렌타노의 지향주의, W. 분트의 내성주의 및 형태주의 심리학으로 대표된다. 마음에 대한 기계론적 접근은 기술보다는 인과관계를 더 집중적으로 다루며 심적 사건들을 자연법칙 아래에 두기 위해 신체 기능과 생리과정들을 연구한다.

기계론적 접근은 미국의 기능주의·행동주의·조작주의로 대표된다.

17세기 심리학

1651년에 〈리바이어던 Leviathan〉을 쓴 홉스는 기계론자이자 역동주의적 심리학자였는데, 인간의 사회적 행위에 특히 관심을 두었다.

그는 선험적 동기와 학습된 동기를 구분했다. 홉스보다 더 위대한 기계론자는 17세기의 철학자인 데카르트였다. 그는 마음과 신체가 독립적이라는 이원론을 제창했다. 마음과 신체는 뇌의 송과선이라는 곳에서 상호작용한다. 특히 데카르트는 동물이 이성적인 영혼을 갖고 있지 않으며, 동물을 자신에게 가해지는 힘과 그 특성에 따라 행동하는 자동장치로 간주했다.

반사행위에 관한 오랜 생각은 데카르트로부터 비롯된다.

18세기 심리학

프랑스에서 기계론적 전통은 E.B. 드 콩디야크, P. J. G. 카바니스 등에 의해 계승되었다.

카바니스는 반사행위를 더 자세히 다루었고, 의식은 척수가 아니라 단지 뇌의 행위에만 의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8세기의 더 중요한 사건들은 현상학적 접근에서 전개되었다. 로크의 〈인간오성론 Essa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1690)은 영국 경험주의를 본격적으로 전개시켰다(→ 색인:경험론). 그는 마음은 경험에서 획득된 관념들로 이루어져 있고, 대부분의 관념들은 감각기관을 통해 나머지 관념들은 반성에 의해 획득된다고 제안했다.

버클리는 로크의 생각을 뒤집는 물음을 제기했다. 관념들이 감각기관들을 거쳐 바깥으로부터 마음을 어떻게 형성하는지에 문제가 있지 않고, 바깥 세상의 존재에 관한 믿음을 사람들이 어떻게 가질 수 있는지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었다. 이는 마음이 그 구성요소인 관념들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버클리는 이 문제 및 관련 문제들을 경험과 관념들의 연합에 의해 설명했다. 그는 또한 〈신시각론 New Theory of Vision〉(1709)을 썼는데, 이 책은 시지각(視知覺)에 관한 유명한 책이다. 은 사람이 현재 받고 있는 자극 때문에 생긴 감각인상과 이 인상의 '흐린 복제품'인 관념을 구분했다. 이 구분은 나중에는 감각과 이미지의 구분으로 바뀌었다. 흄은 심적 요소들의 복합이 심적 현상들을 설명한다는 생각을 발전시켰는데, 이는 현대의 형태주의 심리학이 강조하는 전체주의(wholism)와 정반대의 입장이다.

영국 경험주의자들은 연합에 의해 마음의 구조를 이루는 심적 요소들의 고정된 모자이크를 강조한 반면, 독일의 라이프니츠는 역동심리학의 입장에서 활동과 목적이 심적인 삶의 근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능동적·심적 단위인 단자(monad)들이 독자적으로 발달하며 이들간의 상호관계는 인과적 상호작용이 아니고 미리 예정된 조화에서 비롯된다고 믿었다. 라이프니츠는 통각(apperception)이라는 개념으로 심리학에 기여했는데, 여기서 통각은 여러 작은 지각들이 종합된 결과이다.

예를 들면 노호하는 바다에 관한 통각은 아래로 떨어지는 무수한 작은 물방울이 내는 소음에 대한 '작은 지각들'의 합이다. 통각은 나중에 헤르바르트나 페히너 같은 정신물리학자들에 의해 의식의 역(threshold)이라는 개념을 발전시키게 되었다.

19세기와 20세기 전반기의 심리학

개요

19세기의 심리학은 인간의 마음에 관한 학파들의 체계적인 전개, 그리고 실험 및 연구 분야의 분화로 특징지어진다.

학파로는 연합주의·내성주의·헤르바르트주의·지향주의·진화주의·기능주의를 들 수 있고, 관련 분야로는 생리심리학·실험심리학·이상심리학·차이심리학이 이 시기에 형성되었다.

연합주의

스코틀랜드 철학자 T. 리드, D. 스튜어트, T. 브라운은 지각이론을 발전시켜 연합주의의 영향력을 넓혔다.

브라운은 감각과 지각을 구분했는데, 지각은 순수 감각과는 달리 바깥 물체를 지향한다. 지각에서는 먼저 일어나는 감각이 연합에 의해 물체를 분명히 구분하는 다른 감각들을 시사한다. 다시 말하면 둘 또는 그 이상의 감각 요소들의 복합 때문에 지각에서 대상의 의미가 발생한다. 제임스 밀은 어떤 대상에 관한 관념은 성분 관념들의 융합이라고 생각했는데, 그의 아들 존 스튜어트 밀은 요소들의 조합이 때로는 그 복합체에 완전히 새로운 어떤 것을 생성한다고 주장했다.

나중에 분트는 이를 창조적 통합이라고 불렀고, 형태주의 심리학자들은 이를 출현속성이라고 했다.

내성주의

1874년에 출간된 분트의 〈생리심리학 기초 Grundzüge der physiologischen Psychologie〉는 새로운 과학에 관한 체계적인 교과서였다.

그는 1879년에 처음으로 라이프치히에 실험실을 만들었다. 분트는 요소주의자이자 연합주의자였는데 감각과 감정이 심적 요소들이라고 가정하고 이들의 연합에 의해 관념과 지각이 형성되는 과정을 설명했다. 분트는 의식 경험에 대한 직접 자료를 언어적으로 기술하는 내성주의를 심리학의 기본방법론으로 삼았다.

그는 의식 현상들은 이들이 속하는 신체와는 상관없이 관찰·기술될 수 있다고 믿었다. 분트의 이러한 입장은 O. 퀼페와 E.B. 티치너에 의해 발전되었다. 퀼페는 분트의 내성법을 사고 연구에 적용시켰지만, 이 방법이 사고의 합목적적인 성질을 유지하는 무의식적 방향성을 관찰하는 데 적합하지 못함을 발견했다. 티치너는 분트의 지도를 받은 후 미국에서 분트의 입장을 펴는 데 주력했고 심리학이 궁극적으로는 생리학과 관계를 맺지 않고서도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헤르바르트주의

J. F. 헤르바르트는 19세기 전반의 심리학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는 마음에 대한 실험 연구의 가능성을 부인하고 경험·형이상학·수학에 기초한 심리학을 제창했다. 그는 관념들이 능동적이며 의식에 그 자리를 잡으려고 서로 경쟁한다고 생각했다. 헤르바르트는 라이프니츠와 함께 정신물리학과 정신분석학에 의식역(意識)이라는 개념을 제공했고, 의식역 이하에는 무의식이 있음을 주장했다.

지향주의

분트가 생리심리학 교재를 발간한 바로 그해에 브렌타노 역시 다른 입장에서 쓴 교재를 출판했는데, 그는 의식적인 마음은 생각하기·판단하기·느끼기와 같은 행위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분트는 마음을 감각·감정·심상 등과 같은 정적 요소들로 나누었는데, 브렌타노는 이와 대조적으로 마음은 행위이며, 행위는 이들이 지향하는 대상들을 가지고 있다고 제안했다. 사람이 어떤 초록색을 본다면 보는 행위가 마음의 자료이며 보는 행위의 대상인 초록은 그 행위 안에 지향적으로 존재한다.

브렌타노의 심리학은 오스트리아의 심리학자들은 물론 독일의 C. 슈툼프, 영국의 워드 등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워드는 인지·감정·의욕을 구분하고 이들이 표상적인 심적 행위에 나타나 있다고 주장했다.

진화주의

다윈의 진화론이 심리학자들로 하여금 마음의 계통발생적 발달과 유전에 관심을 갖도록 했다.

F. 골턴은 1869년에 일부 뛰어난 영국인들이 혈연 관계에 있음을 밝힌 〈유전하는 천재 Hereditary Genius〉를 발표했다. 그당시 이 자료들은 심적 능력이 생물학적 유산임을 보여주는 증거로 간주되었다. 뛰어난 업적을 낸 사람들의 탁월성은 부분적으로는 그들이 받은 교육과 사회적·경제적 신분에 기인함이 나중에 분명해졌다.

골턴은 심리적 유전에 관해서와 쌍둥이의 유사성에 관해서도 연구했다. G. J. 로먼스는 영국에서 동물의 지능을 연구했고, 미국의 J.M. 볼드윈은 심리적 진화에 관한 저서들을 냈다. M. 커텔은 골턴의 영향을 직접 받아 1888년에 '심리검사'라는 용어를 만들고 개인차심리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기능주의

진화주의는 미국에서 기능주의의 배경을 이루게 되었다.

1880, 1890년대의 미국은 신생국가로서의 기질을 다분히 갖고 있었다. 미국인들은 마음의 용도가 유기체들의 생존을 위한 투쟁, 또는 개인의 사회적 성공을 위한 경쟁에 있다고 믿는 실용적·기능적인 성향을 갖고 있었다. W. 제임스는 1890년 저서 〈심리학의 원리 Principles of Psychology〉(2권)에서 마음의 여러 문제에 대한 기능주의적 접근을 자세히 소개했으며, 1896년 듀이에 의해 기능주의 학파가 형성되었다.

기능주의는 의식과 행동에 관한 자료를 모두 받아들이는데 그 까닭은 기능주의가 유기체로 하여금 그가 처한 다양한 환경조건에 적응할 수 있게 하는 변수들에 1차적으로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기능주의는 곧 행동주의로 대체되었지만 그 정신은 생리심리학·동물심리학·응용심리학 등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생리심리학

19세기에 들어서 신경생리학 분야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

예를 들면 1811년 은 감각신경을 운동신경과 구분하고, 이들이 척수의 서로 다른 곳에 위치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1850년 H. 헬름홀츠는 신경흥분의 전달속도를 측정했다. 이 발견을 사람들은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P. 브로카는 1861년 뇌의 좌반구에 언어중추가 있음을 발견했고, 1870년 G. 프리치와 E. 히치히는 뇌를 전기로 자극하는 방법을 이용하여 운동중추를 찾아냈다. J. 뮐러는 1826년에 특수신경 에너지설을 제안하여 감각심리학의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다.

이 가설은 감각의 질이 물리적 자극의 성질보다는 직접 흥분되는 신경섬유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이다. 헬름홀츠는 이 가설을 하나의 감각 안에서 관찰되는 여러 질적인 차이들의 설명에 적용했다. 나중의 연구들은 신경섬유 그 자체보다는 섬유가 뇌에 투사되는 부위들에 따라 감각의 질이 결정됨이 밝혀졌다.

실험심리학

색혼합 법칙에 관한 뉴턴의 발견이나 음의 고저 지각에 관한 갈릴레오의 발견은 정신물리학적 연구인데, 나중의 연구들과 함께 실험심리학의 기초가 되었다.

실험심리학은 감각생리학과 함께 시작되었는데, 1834년 베버는 촉감민도(觸感敏度)에 관한 실험 결과들을 발표했다. 그는 지각된 감각 강도에서 간신히 파악될 수 있는 차이를 초래하는 물리적 자극 강도들은 서로 일정한 비의 관계에 있음을 발견했다(베버의 법칙). 정신물리학의 창시자인 페히너는 1860년에 〈정신물리학의 요소〉를 발간했다.

그는 감각 자극들은 물론 감각 그 자체를 측정해서 이 2가지 측정 간의 관계를 등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감각을 측정하는 방법론들을 형식화했고 절대역(간신히 알아차릴 수 있는 물리적 자극 에너지)과 차이역(감각들간의 차이를 간신히 알 수 있는 물리적 자극의 차이들)의 개념들을 확립시켰다.

페히너는 방법론의 확립으로, 헬름홀츠는 감각과 지각에 관한 사실들을 발견함으로써 실험심리학에 크게 기여했다. 헬름홀츠는 〈생리적 광학 총서 Handbuch der physiologischen Optik〉(1856~67)를 발표했는데, 특히 제3권은 지난 100여 년 동안 시각정신물리학과 시지각 분야에서 으뜸 가는 참고문헌이었다. 페히너의 방법론과 헬름홀츠의 사실들을 바탕으로 하여 분트는 실험심리학을 만들었다.

독일과 미국의 각 대학에 실험실들이 마련되면서 처음에는 감각과 지각, 그 다음에는 행위, 기억, 학습의 순으로 점차 그 연구가 확장되기에 이르렀다.

이상심리학차이심리학

18세기 후반에 F.A. 메스머는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독특한 힘을 행사할 수 있음을 발견하고 이를 동물자기(animal magnetism)라고 불렀다.

이러한 최면 현상은 나중에 메스메리즘이라 불리게 된다. J.M. 샤르코는 19세기 후반기에 신경증 상태인 히스테리를 연구했다. 단기간 샤르코의 지도를 받은 프로이트는 정신분석학의 개념들과 방법론을 독자적으로 발전시켰다. 정신분석학은 프로이트가 〈꿈의 해석 Pie Traumdeutung〉(1900)을 발표함으로써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골턴은 개인의 심적 능력들을 측정하려고 간단한 심리검사법을 고안해냈으며, 커텔은 미국에서 여러 심리검사법을 만들었다. 이들이 만든 심리검사들은 감각과 운동 능력들을 간단히 측정하는 검사들이었다. 지적 능력 및 학업 능력의 측정은 1903년 프랑스의 비네로부터 시작된다. 지능검사와 함께 특수 능력검사와 적성검사 연구는 20세기에 더욱더 발전하게 된다.

20세기 심리학파

초기의 학파들

1912년경 분트식의 내성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독일에서 형태주의, 1913년에는 내성주의와 기능주의에 대한 반응으로 미국에서 행동주의가 시작되었다.

이미 낡아버린 분석적 내성주의에 대한 이 학파들의 공격은 매우 성공적이어서 1920년대 후반기에는 행동주의와 형태주의가 심리학 연구들을 지배하기에 이르렀으나 제2차 세계대전 무렵 쇠퇴하게 되었다.

형태주의는 전체의 성질을 완전히 이해하려면 전체의 구조로부터 그 구성 성분들의 특성을 분석하는 식으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나의 좋은 형태인 전체는 그 부분들의 단순한 합이 아니다. 이는 3각형이 세 선분들의 합 이상의 특성(예를 들어 폐쇄)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M. 베르트하이머는 1912년에 형태주의의 시발을 알리는 논문을, 쾰러는 1922년에 형태주의를 미국에 소개하는 논문을 각기 발표했고, K. 코프카는 1935년에 가장 야심적인 저작 〈형태주의 심리학 원리 Principles of Gestalt Psychology〉를 출간했다. 1920~30년대에 쾰러는 심리생리적 동형구조론을 발전시켰는데, 이 가설에 따르면 심리적 경험의 장 구조와 그 배후의 뇌 과정 사이에 구조적인 동일성이 존재한다.

이 가설은 특히 1940~50년대에 형태잔효과(figural aftereffects)를 중심으로 매우 활발히 검토되었다. 이 효과는 예를 들어 오른쪽으로 굽은 곡선을 몇 분 간 응시하다가 수직선을 응시하면 이 수직선이 왼쪽으로 굽은 것처럼 보이는 현상으로, 이는 최소의 긴장을 목표로 하는 뇌의 전자기적 장 과정 때문에 초래된다고 설명되었다.

20세기 중반에 형태주의의 여러 원리들은 기억, 학습, 문제해결, 사회적 행동, 성격 등의 여러 분야에까지 퍼져 결국 형태주의는 한 학파로서의 존재를 상실하게 되었다. 그러나 형태주의가 제기한 여러 문제들은 새로운 연구 방법과 접근으로 지금도 다루어지고 있다.

행동주의는 심리학이 의식경험 또는 마음의 과학으로 간주되어오면서 유기체의 신체활동들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1913년 J.B. 웟슨은 심리학의 연구대상이 객관적으로 관찰될 수 있는 행동이라고 규정했다. 따라서 내성법은 폐기되어야만 했고, 같은 대상이나 사건에 대해 독립적인 관찰자들이 내놓을 수 있는 관찰 자료들만이 허용될 수 있었다. 행동주의는 크게 3시기를 거쳐 발전되었다. 1912~30년을 고전행동주의 시기라고 부르는데, 이 시기의 연구들은 투쟁적·실용적인 특징을 보였다.

즉 내성법 심리학자들과 논쟁을 벌였으며, 심리 현상들이 내성법 연구에서와는 달리 자극과 반응의 연합으로 다루어질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시기였다. 1930년에서 1940년 후반기까지를 신행동주의 시기라고 부르는데 웟슨에서 C.L. 헐에게로 이 운동의 중심이 옮겨갔다. 이 시기에는 실험 연구에 바탕을 둔 자세한 적응적 행동 이론이 제안되고 그 예언들이 검증되었다.

제3시기는 1950년 무렵에 시작되었는데 행동주의의 교조적 입장에서 벗어나서 심성주의의 기미가 있다고 하여 무시했던 주제(예를 들어 지각과 주의)를 다루게 되고 내성법에 대해서도 호의적으로 대하게 되었다.

20세기 후반기의 경향

20세기 전반기는 심리학 연구의 주도권이 독일에서 미국으로 넘어가고, 학파들의 중요성이 감소되었으며 심리학 분야들이 다양해진 특징을 보인다.

감각과 지각, 감정과 정서, 학습과 사고, 반응과 행위 등을 다루는 실험심리학은 여전히 현대 심리학의 핵심 분야로 남아 있다. 동물심리학은 1세기 전에는 독립된 연구 분야였지만, 처음에는 행동주의의 영향으로, 나중에는 학습 분야의 실험 때문에 실험심리학과 합쳐지게 되었다. 특히 I.P. 파블로프가 동물을 모델로 조건반사의 학습 과정을 심층적으로 연구한 이유이기도 하다.

차이심리학 분야에서 지능검사 연구들은 꾸준히 발전해서 1904년 영국의 C.E. 스피어먼은 능력들을 분석하는 통계적 상관법을 개발했는데, 이 분석법은 나중에 요인분석법을 낳았다. 이러한 분석법들 때문에 일반지능으로부터 특수지능과 적성의 구조들을 더 심층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이상심리학은 일반심리학과는 달리 기능적 장애와 동기를 심층적으로 다루어왔기 때문에 성격문제를 심리학의 다른 분야들에 비해 훨씬 앞서 연구해왔다.

정신분석학도 개인의 동기와 성격 문제들을 직접 다루기 때문에 1930년대에 역동심리학 분야에 매우 왕성한 연구활동이 있게 되었다. 사회심리학은 그 뿌리가 19세기 독일의 민족심리학이었다. 1908년 맥도걸은 그의 〈사회심리학 Introduction to Social Psychology〉 교재에서 본능의 분류를 바탕으로 인간의 사회적 행동들을 설명하려 했다. 1930년대에 활발했던 여론 조사, 선전 내용의 통제와 분석 등을 통해 사회심리학은 응용적 성격을 많이 띠게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중 여론 및 태도의 평가와 통제, 대단위 사회집단에 관한 정보의 수집 등에 있어서 사회심리학자들이 크게 기여했다. 산업심리학은 인사선발과 훈련 및 가장 효율적인 작업환경의 확보 등에 관심을 둔다. 작업의 효율성은 적합한 기계 설계, 피로의 완화, 높은 사기의 유지 등에 좌우되므로 산업심리학자들은 일반심리학자들이 연구해온 지각원리, 감각운동 협응, 학습연구의 결과들을 활용할 뿐만 아니라 사회심리학·차이심리학·역동심리학의 발견 및 그 원리들도 활용한다.

현재 산업심리학과 함께 조직의 구조 특성(인사 및 보상제도, 조직풍토, 문화 등)에 더 주목하여 연구하는 조직심리학이 여러 응용 문제들의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

수리모형·컴퓨터·정보처리·인지과학·신경과학·수학을 심리현상에 적용한 것은 헤르바르트로부터 시작된다. 헐은 반복학습에 관한 이론(1940)의 형식화에 수학을 적용했고, 1950년 W. 에스테스는 자극 표집(標集)에 기초한 통계적 학습이론을 제안하여 학습과정을 미세한 분석 수준에서 정확히 예언·설명하고자 했다.

1963년 R.D. 루스, R.R. 부시, E. 갤런터는 3권으로 된 수리심리학 총서를 편집했다. 1940년대 이래 인간의 구조와 기능에 적합한 기계 장치를 설계할 목적의 인간공학이 인간-기계 체계의 연구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N. 위너가 1948년에 발표한 〈사이버네틱스 Cybernetics〉와 C.E. 섀넌의 〈수리의사소통론 Mathematical Theory of Communication〉으로 인해 엔지니어와 컴퓨터가 심리학 연구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이론적 바탕이 마련되었다.

이들의 이론과 함께 1948년 이래 개발에 박차를 가한 컴퓨터 공학은 문제해결·지각·학습 등과 같은 복잡한 심리과정들을 기계가 모의할 수 있도록 방법론을 제공했다.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정보처리과정으로 연구하는 접근들이 1960년대 이래 실험심리학, 특히 지각·학습·기억·사고·언어이해 등의 연구 분야를 주도하게 되었다.

정보처리접근은 매우 미세하고, 분석적인 방법론과 실험 과제들을 이용하여 지각·기억·문제해결·언어이해 등의 배후 표상구조와 심적 과정들을 연구할 수 있게 한다. 이 접근의 핵심 가정, 개념 및 방법론을 확립한 사람은 노벨상 수상자인 카네기멜론대학의 H.A. 사이먼이다. 그는 동료 A. 뉴얼과 함께 1972년에 〈인간의 문제해결〉을 발간했는데, 이 책은 정보처리 심리학 개념의 틀과 그 방법론을 확고히 한 명저이다.

실험심리학 중에서도 정보처리접근이 주도하여, 인간의 인지과정을 연구하는 인지심리학, 전산학의 인공지능, 언어학, 철학 및 신경과학 등이 함께 인간의 지능적 행동(지각·학습·언어·기억·사고·추리·문제해결)을 학제적으로, 다양한 방법론으로 밝히고자 1980년대부터 인지과학이 새로운 학문으로 정립되기에 이르렀다.

인지과학은 마음의 지능적 행동을 여러 분석수준과 설명 차원에서, 다양한 방법론(모의실험·실험·관찰·개념분석)을 통해 설명하고자 한다. 인지과학이 인식 현상들의 배후 신경구조물과 그 기제들을 밝히는 신경과학과 함께 보조를 취하게 됨에 따라 지능적 인지행위에 대해 보다 심층적이면서도 포괄적·구체적인 이해와 설명이 가능해졌다. 신경과학은 정신물리학적 방법론상의 정교화, 실험 및 측정기구, 자료분석 기법, 개념틀 등의 놀라운 발전에 힘입어 종전에는 상상하기도 힘들었던 미세한 수준, 예를 들어 단일 신경원 수준 또는 신경원들의 연결 수준에서 기억·지각·언어 행동 배후의 신경구조물, 화학전달물질, 신경망(neural network)의 역동적 성질 등을 밝히고 있다.

예를 들면 뇌의 두 반구가 기능적으로 비대칭적임을 밝힌 R. 스페리의 연구라든지, 시각정보처리의 배후에 특정 정보만을 추출하는 생리적 탐지기들이 구조적으로 배열되어 있다는 D.H. 후벨과 T.N. 비젤의 연구들은 보다 정교하고 잘 조직된 독립적인 신경정보처리의 단위들을 밝히려는 시도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들은 행동 수준에서 지각·학습·기억 등을 연구하고 설명하려는 시도에 제약을 가하는 동시에 후자의 연구들로부터 가설과 이론의 형성에서 큰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러므로 현대심리학의 주요특징은 방법론상 개념 틀 및 연구 주제의 선정에서 다원적·상호작용적·학제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