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수자리A*

궁수자리A*

[ Sagittarius A* ]

약어 Sgr A*

궁수자리A*는 우리은하 중심부에 위치한 특이한 전파원을 말한다. 궁수자리 방향에 있는 우리은하 중심부에서 발견된 전파원 궁수자리A의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으며 전파스펙트럼이 특이한 밀집전파원(compact radio source)이다. 정확한 위치는 적경 17h 45m 40.04s, 적위 -29°0′28.12″(2000년 기준)이며 거리는 26,000광년이다. 1974년 발견되었으며 흥미로운 전파원이라는 의미에서 양자역학에서 들뜬 상태를 표시하는 *를 붙여 궁수자리A*라고 불리게 되었다. 궁수자리A*는 별이나 성간물질과는 달리 전파, 적외선, 엑스선(그림 1), 감마선 등 전 전자기파 영역에 걸쳐 빛을 내고 있다. 주변 적외선 별들의 움직임을 오랫동안 관측하여 궁수자리A*에 질량이 태양의 400만배 되는 초대질량블랙홀이 존재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림 1: 찬드라(Chandra) 엑스선 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한 궁수자리A* (출처: )

목차

궁수자리A

궁수자리A(Sagittarius A)는 궁수자리에 위치한 복합 전파원(complex radio source)이다. 우리은하 내 별이나 기체의 운동과 분포 등 관측으로 추정되는 우리은하의 중심에 해당하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궁수자리A는 크게 3개의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궁수자리A동(Sagittarius A East)은 타원으로 보이는 전파원으로 초신성잔해(supernova remnant)로 보인다. 궁수자리A서(Sagittarius A West)는 세개의 팔을 가진 나선 모양의 전파원이다. 이 궁수자리A서의 가장 서쪽 두 팔이 벌어지는 곳 근처에 궁수자리A*가 위치하고 있다(그림 2). 1.3mm(230GHz) 전파 초장기선간섭계(VLBI)관측으로 결정된 궁수자리A*의 각크기는 약 30마이크로각초 정도이다.

그림 2: 궁수자리A서(West)와 궁수자리A* 전파 영상. 가운데 흰 점 모양의 전파원이 궁수자리A*이다.(출처: )

은하중심

우리은하(원반)는 회전하고 있고 그 회전 중심이 은하중심(Galactic Center)이다. 궁수자리A*의 위치는 정확하게 은하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성간먼지에 의해 소광이 심한 은하중심까지의 거리는 측정하기 어렵지만 대략 7.4 ~ 8.7kpc 정도로 알려졌다. 전파 초장기선간섭계 (VLBI) 관측으로 측정된 궁수자리A*까지의 거리는 대략 8kpc으로 26,000광년 정도이다.

전파스펙트럼

궁수자리A*는 매우 작으면서도 밝은 전파원이다. 은하중심부는 우리은하의 원반을 통과해서 보아야 하므로 성간먼지들에 의한 소광이 너무 심해서 가시광선에서는 관측이 불가능하다. 파장이 더 긴 적외선이나 전파는 소광이 적거나 없으므로 관측가능하다. 잰스키(Karl Jansky)가 1931년 최초로 은하 중심 쪽에서 전파신호를 검출하였고, 1974년 발릭(Bruce Balick)과 브라운(Robert Brown)이 전파간섭계를 활용한 관측에서 궁수자리A*를 발견하였고 브라운이 1982년 궁수자리A*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궁수자리A*의 전파스펙트럼은 전리된 열적 전자가 방출하는 제동복사 방출 및 흡수에 의해 만들어진 열적 전파스펙트럼과 달리 자기장 속에서 상대론적 속도(빛의 속도에 아주 가깝게 움직이는 속도)로 움직이는 전자가 방출하는 싱크로트론복사 스펙트럼의 특성을 보여주었다. 이는 궁수자리A*에서 일반적인 성간기체와 다른 특별한 과정이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궁수자리A*는 전파 외에 적외선, 엑스선에서도 관측된다. 감마선 검출의 경우 각분해능이 나빠서 정확하게 궁수자리A*에서 방출된 것인지는 모른다. 2015년에는 궁수자리A*가 엑스선에서 평소 밝기보다 400배나 갑자기 밝아진 것이 찬드라엑스선우주망원경으로 관측되었고, 소행성이 블랙홀에 붙잡혔거나 자기장이 재배열되면서 생긴 현상이라는 가설들이 제시되기도 했다.

초대질량블랙홀

궁수자리A* 근처에 대한 적외선과 전파 관측으로 우리은하 중심부에 초대질량블랙홀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은 1970년대 부터 제시되었다. 이후 적외선에서 시상효과를 극복하는 스페클간섭(speckle interferometry)관측이 가능해지면서 궁수자리A* 근처 적외선별들의 운동을 자세하게 추적할 수 있었고 2002년 겐젤(Reinhard Genzel)이 이끄는 연구팀이 궁수자리A*에 아주 가까이 위치한 S2라 불리는 별의 궤도를 결정할 수 있었다. S2는 우리은하에서 발견된 어떤 별보다 빨리 움직이고 있었고 이렇게 빠른 운동은 질량이 태양질량의 약 260만배되는 초대질량블랙홀에 의해서만 설명됨을 보였다(그림 3). 10여년에 걸친 후속 관측으로 더 정확하게 결정된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질량의 약 400만배로 비슷한 크기의 외부 은하 중심부에서 발견되는 블랙홀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가볍다. 궁수자리A*에 존재하는 초대질량블랙홀의 존재는 지금까지 발견된 블랙홀의 존재 증거 중 가장 강력한 경우 중 하나이다.

2012년에는 궁수자리A* 주위로 이심률이 아주 큰 궤도를 도는 기체구름(기체에 둘러쌓인 별일수도 있음)이 발견되었다. G2라 불리는 이 기체구름이 궁수자리A* 블랙홀에 접근하면서 조석력에 의해 찢어지면서 흥미로운 일들이 벌여질 수 있다고 기대하였으나 2014년 G2는 큰 변화없이 블랙홀을 최근접 통과하였다.

그림 3. 20여년에 걸쳐 관측한 궁수자리A* 근처 적외선별들의 운동.(출처: )

부착흐름

블랙홀 혼자서는 아무런 빛을 내지 않는다. 블랙홀은 근처의 기체들을 중력으로 끌어들이는 부착으로 빛을 내게 된다. 조금이라도 회전하고 있는 기체들은 부착되면서 회전이 빨라져서 부착원반을 형성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궁수자리A*도 블랙홀 자체가 아니라 블랙홀에 부착되면서 빛을 방출하는 기체들이다. 다만 궁수자리A*의 광도는 활동성은하나 퀘이사에 비해 매우 약해서 많은 빛 에너지를 방출하는 얇은 부착원반보다는 빛 에너지를 거의 방출하지 않는 이류부착흐름(advection-dominated accretion flow) 등의 모형으로 설명된다.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

태양 질량의 400만배 블랙홀의 슈바르츠실트반지름은 1200만km이다. 궁수자리A*까지의 거리는 대략 26,000광년이므로 지구에서 보는 궁수자리A* 블랙홀의 슈바르츠실트반지름, 즉 사건의 지평선은 각크기(각반지름)는 약 10마이크로각초(10-5″)이다. 이 사건의 지평선은 블랙홀 자체의 중력렌즈에 의해 확대되어 50마이크로각초로 관측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측하기 매우 어려운 작은 각크기이긴 하지만 궁수자리A*는 현재까지 알려진 블랙홀 중 가장 각크기가 큰 블랙홀이다.

이에 고무되어 지구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8대의 전파망원경으로 초장기선간섭 전파관측하여 궁수자리A* 블랙홀의 모습을 직접 결정하려는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 연구팀이 마침내 2017년 4월 일주일 간 관측을 수행하였고 현재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조만간 궁수자리A* 블랙홀의 모습을 보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