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분해능

각분해능

[ angular resolution ]

각분해능(angular resoslution)은 천문관측에서 천체의 모습을 구별 즉 분해해 볼 수 있는 가장 작은 각크기를 말한다. 사람 눈의 시력에 해당한다. 각분해능이 1″(각초)라면 각크기가 1″ 이상인 천체의 모습은 분해되어 보이나, 각크기가 1″보다 작은 천체의 모습은 분해되어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특정한 관측의 각분해능은 관측하는 빛(전자기파)의 파장, 망원경의 크기, 대기의 상태, 검출기 특성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목차

회절한계분해능

빛은 입자이자 파동이므로 파동의 특성을 가진다. 빛이 주어진 크기의 렌즈를 통과하거나 반사경에 의해 반사될 때 파동의 간섭에 의해 회절이 일어난다. 그림 1은 원형의 렌즈로 레이저 빛을 모았을 때 만들어진 상의 모양을 보여 준다. 중심에 완벽한 점상(point image)이 만들어지지 않고 유한한 크기로 퍼진 원반 상이 있고 주위에 여러 고리들이 보인다. 빛이 렌즈를 통과할 때 가장자리에 의해 파동의 간섭이 일어나서 이런 상이 만들어지는 현상을 회절(diffraction)이라 부른다. 따라서 완벽하게 제작된 렌즈나 거울도 어느 정도 각크기로 퍼진 상을 만들게 된다.

그림 1: 원형 렌즈를 통과한 레이저 빛의 회절 무늬. 빛의 간섭에 의해 상이 점으로 만들어지지 않고 가운데 회절원반을 포함한 무늬들로 만들어진다. (, 수정 : 박명구)

가운데 생기는 원반을 회절원반 또는 에어리원반(Airy disk)이라 부르고, 이 원반의 각지름을 회절한계분해능이라 부른다. 회절에 의해 한계지어진 각분해능이란 뜻이다. 이 에어리원반의 각지름 @@NAMATH_INLINE@@ \theta @@NAMATH_INLINE@@는 빛의 파장 @@NAMATH_INLINE@@ \lambda @@NAMATH_INLINE@@와 렌즈의 지름 @@NAMATH_INLINE@@ d @@NAMATH_INLINE@@의 비와 거의 같다.

@@NAMATH_DISPLAY@@\theta = 1.220 \frac{\lambda}{d} @@NAMATH_DISPLAY@@

파장 @@NAMATH_INLINE@@\lambda@@NAMATH_INLINE@@= 550nm 노란색 빛을 지름 @@NAMATH_INLINE@@d@@NAMATH_INLINE@@ = 10cm 망원경으로 관측할 경우 원반의 각지름은 1.22×550nm/10cm = 6.7×10-6 라디안 = 1.4″가 되어 이 관측의 회절한계분해능은 1.4″가 된다. 망원경의 지름이 1m로 커지면 회절원반의 각크기는 반비례해서 작아지므로 회절한계분해능은 0.14″가 되어 10배 더 또렷하게 관측할 수 있다. 회절한계분해능은 근본적인 빛의 특성에 의해 생기는 한계이므로 어떤 전자기파 관측의 각분해능도 회절한계분해능보다 좋을 수는 없다.

시상한계분해능

지구 상에서 관측할 경우 빛은 대기를 통과해야 하고 대기의 밀도 변화는 상을 어른거리게 한다. 시상이라 부르는 이 효과에 의해 상은 흔들리고 변형된다. 그림 2는 소형망원경으로 촬영한 달의 모습인데 달 표면의 크레이터(crater)가 끊임없이 흔들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지구 대기에 의해 생기는 시상에 의해 결정되는 분해능의 한계를 시상한계분해능(seeing-limited resolution)이라 부른다.

그림 2: 고정된 소형망원경에 휴대폰을 부착하여 촬영한 달의 영상. 지구 대기의 난류에 의해 달 표면의 크레이터가 계속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달이 움직이는 것은 지구의 자전에 의해 달이 천구 상에서 이동하기 때문이다. (출처 : 박명구/한국천문학회)

지구 상 어느 위치에서 관측하는 지에 따라 시상은 달라지지만 대략 1″ 내외의 값을 가진다. 대기가 안정된 안데스산맥이나 하와이 같이 특별한 곳에서는 시상이 0.5″이하로 좋아지기도 하지만 보현산천문대는 대략 2″ 정도의 시상을 보여 준다.

천문관측의 각분해능

광학(가시광선)관측의 각분해능은 회절한계분해능과 시상한계분해능 중 나쁜 분해능에 의해 결정된다. 망원경이 충분히 커서 회절 효과가 작아도 시상이 나쁘면 흐리게 관측될 수 밖에 없고, 시상이 아무리 안정 되어도 너무 작은 망원경으로 관측할 경우 회절에 의해 퍼져 보이게 된다. 천문학자들이 사용하는 망원경은 대부분 1m 이상이므로 각분해능은 시상의 각크기와 같아진다. 대형망원경의 경우 적응광학계(adaptive optics)를 사용하여 시상에 의한 영향을 최소화한다. 시상의 영향을 완전히 없애려면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우주에 망원경을 올려야 한다.

전파도 지구 대기를 통과하므로 지상에서 관측할 수 있다. 하지만 가시광선과는 달리 전파는 시상효과가 없으므로 전파관측의 각분해능은 회절한계분해능으로 결정된다. 전파는 mm에서 m 로 파장이 가시광선에 비해 1000배 이상 길어서 전파망원경의 크기도 같은 비율로 커지지 않는 한 회절한계분해능이 광학망원경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쁘다. 지상에서 가장 큰 지름 500m 중국 FAST(Five hundred meter Aperture Spherical radio Telescope)망원경도 파장 21cm에서 관측할 경우 각분해능이 2′(각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다만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전파망원경으로 동시에 관측하여 구경합성(aperture synthesis)할 경우 떨어진 거리와 같은 크기를 가진 전파망원경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은 서울, 울산, 제주에 위치한 3개의 망원경으로 이루어진 초장거리간섭계(Very Long Baseline Interferometer, VLBI)로 지름 476km인 전파망원경과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다. 129GHz(파장 2.3mm)에서 관측할 경우 KVN은 12밀리각초의 각분해능을 가진다. 사건의 지평성 망원경()처럼 지구 전체에 전파망원경을 배치하고 구경합성할 경우 지구 크기 만한 망원경과 비슷한 효과를 내어 각분해능이 수 십 마이크로초(1마이크로초는 10-6각초) 정도까지 좋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