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파

전자기파

[ electromagnetic waves ]

전자기파(electromagnetic waves)는 전기장과 자기장의 진동 양상이 공간에서 진행하는 파동이다(그림 1). 빛(light)은 전자기파이다. 인간이 오래 전부터 알고 있던 볼 수 있는 빛, 곧 가시광은 전자기파이다.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인 자외선과 적외선도 전자기파이고, 통신에 사용되는 전파, 방사선으로 알려진 엑스선, 감마선도 모두 전자기파이다. 물질이 없는 공간에서 모든 전자기파는 동일한 속도, 곧 광속으로 진행한다. 따라서 전자기파는 파장 또는 주파수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파장이 짧은 전자기파는 주파수가 높다. 전자기파는 광자들의 집합으로 볼 수 있다. 광자 한 개는 일정한 에너지를 갖는다. 그 에너지는 광자의 주파수에 비례한다. 주파수가 높은 광자는 에너지가 높고, 주파수가 낮은 광자는 에너지가 낮다. 전자기파는 종종 전자기 복사(electromagnetic radiation) 또는 복사(radiation)라고도 한다.

그림 1. 전자기파의 모형.(출처: 채종철/이지원/한국천문학회)

목차

전자기파란 무엇인가?

맥스웰(James Clerk Maxwell)은 전기 현상과 자기 현상을 기술하는 물리 방정식들의 집합을 완성하였다. 이 방정식들은 오늘날 우리가 맥스웰 방정식이라고 부르는 것들이다. 맥스웰은 이 방정식들로부터 물질이 없는 공간에서도 광속으로 움직이는 전자기파가 존재할 수 있음을 알아내었으며, 이 전자기파가 바로 빛이라고 제안하였다.

그림 1에서 보듯이 어떤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자유전자를 상하 방향으로 진동하는 운동을 하게 되면, 이 과정에서 상하 방향으로 진동하는 전기장이 발생한다. 또 이 전기장의 시간적 변화 때문에 이 전기장과 수직인 방향으로 진동하는 자기장이 발생한다. 이런 양상은 제3의 방향으로 퍼져 나가면서, 진동하는 전기장과 자기장이 갖고 있는 전자기에너지를 운반한다. 이 전자기에너지가 바로 빛의 에너지이다.

광속, 파장과 주파수, 광자의 에너지

전자기파의 진행속도, 곧 광속(light speed)은 진공에서 다음과 같다.

@@NAMATH_DISPLAY@@ c=2.99792 \times 10^{10} {\rm \ cm \ s^{-1}} @@NAMATH_DISPLAY@@

광속은 대략 초속 30만 km이다. 전자기파의 속도는 파장이나 빛의 종류에 관계없이 일정하다. 엑스선, 가시광, 전파는 진행속도가 모두 같다. 광속은 파장과 주파수의 곱과 같으므로 모든 빛은 파장 또는 주파수에 따라 일렬로 배열할 수 있다. 태양스펙트럼 상에서 가장 강한 빛인 초록색 빛은 파장이 500 nm(나노미터, 1 nm=@@NAMATH_INLINE@@10^{-9}@@NAMATH_INLINE@@ m)이다. 천문학에서는 빛의 파장을 종종 Å(옹스트롬)으로 표시한다. 1 Å은 0.1 nm이다. 주파수 @@NAMATH_INLINE@@\nu@@NAMATH_INLINE@@는 파장 @@NAMATH_INLINE@@\lambda@@NAMATH_INLINE@@에 반비례하여 다음 식으로 결정된다.

@@NAMATH_DISPLAY@@\nu = 6 \times 10^{14} \frac{500 {\rm \ nm}}{\lambda} { \rm \ Hz} @@NAMATH_DISPLAY@@

이 식을 이용하면 파장이 500 nm인 초록색 가시광의 주파수는 @@NAMATH_INLINE@@6\times10^{14}@@NAMATH_INLINE@@ Hz(헤르쯔, 1 Hz=1 s@@NAMATH_INLINE@@^{-1}@@NAMATH_INLINE@@)이다.

이론적으로 전자기파는 무한정 잘게 쪼갤 수 없다. 최소 단위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광자(photon)라고 한다. 같은 주파수를 갖는 전자기파는 같은 주파수를 갖는 광자들의 집합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최소 단위가 되는 광자의 에너지는 파장 또는 주파수에 의해서만 결정된다. 광자의 에너지는 다음 식으로 주어진다.

@@NAMATH_DISPLAY@@ E_p = 2.48 \times \frac{500 {\rm \ nm}}{\lambda} {\rm \ eV} @@NAMATH_DISPLAY@@

이 식에 따르면 파장이 500 nm인 광자의 에너지는 2.48 eV(전자볼트, 1 eV=@@NAMATH_INLINE@@1.6 \times 10^{-12}@@NAMATH_INLINE@@ erg)이다.

전자기파의 종류

전자기파의 종류를 파장이 짧은 것부터 순서적으로 배열하면 감마선, 엑스선, 자외선, 가시광, 적외선, 마이크로파, 전파이다(그림 2).

가시광(visible light)

가시광(visible light)은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빛이다. 파장의 범위는 대략 400 nm부터 700 nm까지이다. 광자 에너지는 1.8 eV와 3.1 eV 사이이다. 청색 가시광은 가시광에서 파장이 짧은 쪽이고, 적색 가시광은 파장이 긴쪽이다. 천문학에서는 이 개념이 일반화되어서, 어떤 빛이 가시광인지 아닌지와 상관 없이 청색은 파장이 짧은 빛, 적색은 파장이 긴 빛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청색이동은 분광선이 스펙트럼 상에서 파장이 짧아지는 쪽으로 이동하는 것이고, 적색이동은 파장이 긴쪽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가시광에서 파장이 가장 짧은 빛은 자색이다. 대략 400 nm이다. 이보다 파장이 짧은 전자기파는 자외선이다. 가시광에서 파장이 가장 긴 빛은 적색이다. 이보다 파장이 긴 전자기파는 적외선이다.

자외선(UV)

자외선(UV, ultarviolet light)은 물질과 반응을 잘한다. 화학선이라고도 부른다. 파장 범위는 400 nm부터 10 nm까지이고, 광자 에너지는 3.1 eV와 124 eV 사이이다. 햇빛에 포함되어 지상까지 도달하는 근자외선(NUV, near ultraviolet)은 파장이 300 nm에서 400 nm까지이다. 일상 생활에서 말하는 자외선은 대개 근자외선을 가리킨다. 파장이 300 nm와 200 nm 사이에 있는 자외선은 중자외선, 200 nm와 122 nm 사이인 자외선은 원자외선(FUV, far ultraviolet), 122 nm와 10 nm 사이에 있는 자외선은 극자외선(EUV, extreme ultraviolet)이라고 한다. 온도가 수천 K에서 수 백만 K 사이인 플라스마는 자외선을 방출한다. 온도가 낮은 플라스마는 파장이 긴 자외선을 내고, 온도가 높은 플라스마는 파장이 짧은 자외선을 낸다.

엑스선(X-ray)

엑스선(X-ray)는 자외선보다도 파장이 짧은 빛이다. 엑스선은 파장이 10 nm과 10 pm(피코미터, 1 pm=10@@NAMATH_INLINE@@^{-12}@@NAMATH_INLINE@@ m) 사이에 있고, 광자 에너지는 124 eV와 124 keV(1 keV=1000 eV) 사이에 있다. 이 중에서 파장이 긴 엑스선을 연엑스선(soft X-ray)이라고 하고, 파장이 짧은 엑스선을 경엑스선(hard X-ray) 이라 한다. 연엑스선은 파장 범위가 10 nm와 100 pm 사이이고 경엑스선은 100 pm와 10 pm 사이이다. 온도가 2 백만 K 이상인 플라스마는 엑스선을 낸다.

그림 2. 전자기파의 종류와 천문학적 창(출처: 채종철/이지원/한국천문학회)

감마선(γ-ray)

감마선은 파장이 10 pm보다 짧은 전자기파이다. 광자 에너지가 124 keV보다 높은 전자기파이다. 핵융합 반응이나 핵분열 반응이 일어나면 감마선이 나온다.

적외선(IR)

적외선(IR, infrared)은 보이지 않지만 열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전자기파이다. 열선이라고도 부른다. 햇빛과는 구별되는 햇볕이라는 말은 태양에서 오는 열, 즉 적외선을 일컫는 말이라고 볼 수 있다. 파장범위는 700 nm부터 1 mm까지이다. 적외선은 파장이 0.7 μm에서 3 μm까지인 근적외선(NIR, near infrared), 3 μm에서 50μm까지인 중적외선(MIR, middle infrared), 50μm에서 1 mm까지인 원적외선(FIR, far infrared)으로 구분한다. 원적외선에서 파장이 가장 긴 전자기파는 종종 부밀리미터파(sub-mm-wave)라고 부른다.

전파(radio waves)

전파는 파장이 1mm보다 긴 전자기파이다. 전통적으로 통신에 사용되는 전자기파이다. 파장이 1 mm에서 10 mm인 밀리미터파(mm-wave), 1cm에서 30 cm인 마이크로파(microwave), 30 cm에서 1 m인 극초단파(UHF), 1m에서 10 m인 초단파(VHF), 10 m에서 100 m인 단파(HF), 100m에서 1 km인 중파(MF), 1 km에서 10 km인 장파(LF)로 구분한다. 천문 관측에 많이 사용되는 전파는 파장이 비교적 짧은 밀리미터파와 마이크로파이다. 마이크로파는 위성항법에도 사용된다. 극초단파, 초단파는 TV와 FM 방송에 사용되고, 단파는 지상통신에, 중파는 AM 방송에 사용된다.

전자기파의 천문학적 창

우주 플라스마는 물리적 성질에 따라 매우 다양한 전자기파를 방출한다. 원리적으로 인공위성 등을 이용한 우주 관측에서는 검출할 수 있는 전자기파에 제한이 없다. 하지만 전자기파가 지구 대기권을 통과하면서 흡수되기 때문에 지상까지 도달하는 전자기파는 매우 제한적이다. 우주에서 지상까지 도달하는 전자기파의 파장대를 전자기파의 천문학적 창이라고 한다. 그림 2에서 보듯이, 충분히 투명하여 완전히 열린 천문학적 창은 크게 두 가지, 곧 가시광 창과 전파 창이다. 반쯤 투명하여, 완벽하지는 않지만 부분적으로 열려 지상에서 관측이 가능한 창은 근적외선 창과 마이크로파 창이다. 가시광과 근적외선, 마이크로파는 지상 천문 관측에 매우 자주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