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이동

적색이동

[ redshift ]

그림 1. 도플러효과에 의한 적색이동(위)과 청색이동(아래)(출처: 이상성/천문학회)

적색이동(또는 적색편이, redshift)은 가시광을 포함한 전자기파의 파장이 길어지는 현상이다. 가시광 영역에서 파장이 길어지면 붉은색으로 보이기 때문에 적색이동이라 불린다. 적색이동, 즉, 전자기파의 파장이 길어지는 현상은 전자기파를 방출하는 물체가 파의 진행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운동할 때 나타나며, 일종의 도플러효과(Doppler effect)이다. 이는 기차역으로 진입하는 기차의 기적 소리 음은 높게 들리지만(즉, 음파의 파장이 짧아지지만), 기차역을 지나 멀어지는 기차의 기적 소리는 낮은 음으로 들리는 현상(즉, 음파의 파장이 길어지는 현상)과 같다. 이와 같이 관측자로부터 멀어지는 물체에서 방출되는 전자기파의 파장은 길어지게 된다. 반대로 관측자에게 다가오는 물체에서 방출되는 전자기파는 그 파장이 짧아지게 되는데, 이를 청색이동(blueshift)라고 한다. 이는 역시, 가시광 영역에서 파장이 짧아지면 푸른색으로 보이기 때문에 청색이동이라 불린다.

목차

스펙트럼과 적색이동

그림 2. 연속 스펙트럼(위)과 수소원자의 방출스펙트럼(가운데) 및 흡수스펙트럼(아래)(, 수정: 이상성/천문학회)

천문학에서 가장 대표적인 적색이동 현상은 천체의 스펙트럼(spectrum) 관측에서 찾을 수 있다. 스펙트럼이란 빛이 프리즘 등의 도구를 통과하면 여러 색깔(파장)로 펼쳐진 것을 의미한다. 스펙트럼은 연속적인 색깔의 빛으로 이루어진 연속스펙트럼(continuous spectrum)과 단일색이나 특정 색들로 이루어진 선 스펙트럼(spectral lines)으로 구분된다. 이는 빛을 내는 물질의 구성 성분에 따라서 나뉘게 된다. 선 스펙트럼은 다시 특정 색이 밝은 방출스펙트럼(emission lines)과 연속 스펙트럼에서 특정 색이 어두운 흡수스펙트럼(absorption lines)으로 나뉜다. 흡수스펙트럼은 연속 스펙트럼의 빛이 차가운 물질을 통과할 때 특정한 색깔의 빛들이 흡수되면서 관측되는 선 스펙트럼이다.

그림 3. 적색이동된 흡수스펙트럼. 실험실에서 측정된 수소의 흡수스펙트럼(위)과 천체에서 관측된 흡수스펙트럼(아래). (, 수정: 이상성/천문학회)

적색이동은 천체에서 방출되는 특정 물질의 선 스펙트럼의 관측 결과와 실험실에서 측정한 선 스펙트럼을 비교함으로써 측정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구로부터 멀어지는 운동을 하고 있는 천체에서 나오는 수소(hydrogen)의 흡수스펙트럼과 실험실에서 측정할 수 있는 수소의 흡수스펙트럼을 비교해 보면, 천체의 수소 흡수스펙트럼이 파장이 긴 쪽, 즉, 적색 쪽으로 이동해 있음을 볼 수 있다.

적색이동 계산

적색이동은 관측된 스펙트럼에서 흡수스펙트럼 선의 파장이 실험실에서 측정된 흡수선의 파장에 대한 상대적인 차이로 나타낼 수 있다. 천문학에서는 이를 적색이동 @@NAMATH_INLINE@@ z @@NAMATH_INLINE@@로 나타낸다. 즉, 특정 흡수선의 관측 파장 @@NAMATH_INLINE@@\lambda_{\rm obs} @@NAMATH_INLINE@@과 그 흡수선의 실험실 측정 파장 @@NAMATH_INLINE@@\lambda_{\rm lab} @@NAMATH_INLINE@@을 이용하여 아래와 같이 정의한다.

@@NAMATH_DISPLAY@@z =\frac{\lambda_{\rm obs}-\lambda_{\rm lab}}{\lambda_{\rm lab}} \qquad (1) @@NAMATH_DISPLAY@@

적색이동의 경우 @@NAMATH_INLINE@@ z @@NAMATH_INLINE@@는 양수(@@NAMATH_INLINE@@ z @@NAMATH_INLINE@@ > 0) 값을 갖게 된다. 반면에, 청색이동의 경우 관측되는 흡수선이 짧은 파장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z는 음수(@@NAMATH_INLINE@@ z @@NAMATH_INLINE@@ < 0) 값을 갖게 된다. 적색이동은 흡수선의 주파수 @@NAMATH_INLINE@@ f @@NAMATH_INLINE@@를 이용하여 계산할 수 있는데, 빛의 파장 @@NAMATH_INLINE@@ \lambda @@NAMATH_INLINE@@와 반비례 관계(@@NAMATH_INLINE@@ c=f\lambda @@NAMATH_INLINE@@, @@NAMATH_INLINE@@c@@NAMATH_INLINE@@는 빛의 속도)를 이용하여 아래와 같이 정의된다.

@@NAMATH_DISPLAY@@z =\frac{f_{\rm lab}-f_{\rm obs}}{f_{\rm obs}} \qquad (2) @@NAMATH_DISPLAY@@

이때, @@NAMATH_INLINE@@f_{\rm obs}@@NAMATH_INLINE@@와 @@NAMATH_INLINE@@f_{\rm lab}@@NAMATH_INLINE@@는 특정 흡수선의 관측 주파수와 그 흡수선의 실험실 측정 주파수를 각각 나타낸다.

도플러 효과 적색이동

그림 4. 도플러 효과. 정지한 별(왼쪽)에서 방출한 빛은 별이 운동할 때(오른쪽) 그 진행 방향으로는 빛의 파장이 짧아지고(청색이동), 반대 방향으로는 파장이 길어짐(적색이동)(출처: 이상성/천문학회)

천문학에서 천체의 시선 방향 운동으로 발생하는 방출스펙트럼의 적색이동 @@NAMATH_INLINE@@z@@NAMATH_INLINE@@는 천체의 시선 방향 운동 속도 @@NAMATH_INLINE@@v@@NAMATH_INLINE@@를 측정하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이는 천체의 운동에 의한 방출스펙트럼의 도플러효과에 의해서 적색이동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관측자로부터 멀어지는 천체의 경우, 빛의 한 파장을 내는 시간 동안 천체의 움직인 거리 때문에, 정지해 있는 경우에 비해 파장이 길어진다. 천체의 시선 방향 속도가 빛의 속도보다 현저하게 작을 경우(@@NAMATH_INLINE@@v<

@@NAMATH_DISPLAY@@z =\frac{v}{c} \qquad (3) @@NAMATH_DISPLAY@@

반면에, 천체의 시선방향의 속도가 빛의 속도에 가까울 경우, 즉 상대론적인 속도(relativistic speed)를 가질 경우, 특수상대성(special relativity)에 의한 시간 지연(time dilation) 효과에 의해서 적색이동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NAMATH_DISPLAY@@z =\frac{\sqrt{1+\frac{v}{c}}}{\sqrt{1-\frac{v}{c}}}-1 \qquad (4) @@NAMATH_DISPLAY@@

우주론적 적색이동

그림 5. 팽창하는 우주공간과 서로 멀어지는 별(출처: 이상성/천문학회)

천문학에서 우리은하 내의 천체에서 방출되는 스펙트럼 관측에서는 도플러 효과에 의한 적색이동(또는 청색이동)이 관측된다. 하지만, 우리은하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외부은하의 스펙트럼 관측에서 발견되는 적색이동은 외부은하 자체의 운동에 의한 도플러 효과뿐만 아니라, 우리은하와 외부은하가 존재하는 우주 공간의 팽창으로 인한 적색이동 효과도 포함하고 있다. 1929년, 허블(Edwin Hubble)은 멀리 있는 외부은하 일수록 관측되는 적색이동이 커진다는 사실, 즉 허블법칙을 발표하였다. 허블은 독립적인 방법으로 거리가 알려진 외부은하의 스펙트럼을 관측함으로써, 방출스펙트럼의 적색이동이 은하의 거리에 비례한다는 관측적인 결과로 허블법칙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허블법칙을 바탕으로 우주는 그 공간이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즉, 우주공간을 풍선의 표면에 비유할 때, 풍선 위에 고정된 두 점은 풍선이 부풀어 오를 때 그 표면이 팽창함으로써 서로 멀어지는 현상과 같은 것이다. 두 점은 서로 정지하고 있으나, 풍선의 표면이 팽창함으로써 서로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허블이 관측한 먼 거리에 있는 외부은하의 적색이동은 우주 공간 팽창에 의한 적색이동 즉, 우주론적 적색이동(cosmological redshift)으로 일컬어진다. 따라서, 천문학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외부은하의 스펙트럼 관측에서 발견되는 적색이동을 이해할 때 은하자체의 운동뿐만 아니라, 그 은하의 위치, 즉 거리에 따라 달라지는 우주론적 적색이동을 이해해야 한다.

중력 적색이동

도플러 효과와 우주공간의 팽창 이외에도 빛의 적색이동을 일으키는 또 다른 원인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론에 의해 알려진, 중력 적색이동(gravitational redshift)이다. 큰 질량의 별에서 방출된 빛은 중력에 의한 시간지연 효과(time dilation)에 의해 빛의 파장이 길어지게 된다. 이 중력에 의한 적색이동은 빛이 방출되는 위치의 중력장(gravitational field)이 크면 클수록 그 양이 커지는데, 중력을 유발하는 물질(또는 별)의 질량이 클수록 그리고 그 물질(또는 별)의 중심에서 가까운 곳에서 방출되는 빛일수록 적색이동이 커지게 된다. 즉, 질량이 @@NAMATH_INLINE@@M@@NAMATH_INLINE@@인 별의 중심으로부터 @@NAMATH_INLINE@@R@@NAMATH_INLINE@@ 만큼 떨어진 곳에서 방출된 빛을 무한대의 거리에 있는 관측자가 관측했을 때 적색이동 @@NAMATH_INLINE@@z_\infty@@NAMATH_INLINE@@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NAMATH_DISPLAY@@z_\infty =\frac{GM}{c^2R} \qquad (5) @@NAMATH_DISPLAY@@

이때, @@NAMATH_INLINE@@G@@NAMATH_INLINE@@는 중력 상수이며, @@NAMATH_INLINE@@c@@NAMATH_INLINE@@는 빛의 속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