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신성잔해

초신성잔해

[ Supernova remnant ]

초신성잔해(supernova remnant)란 초신성으로 폭발한 별의 잔재와 초신성 폭발파(blast wave)에 휩쓸린 주변 물질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이 종말에 이르러 초신성으로 폭발할 경우, 별을 이루고 있던 물질은 초속 수천 km 이상의 속도로 분출된다. 이 분출물은 중원소를 다량 포함하고 있으며, 그 운동에너지는 태양이 일생 동안 방출하는 복사에너지와 맞먹는다. 초음속으로 팽창하는 분출물은 강력한 충격파(shock wave)를 몰고 가며 주변 물질을 가속하고 가열한다. 가속되고 가열된 기체가 방출하는 복사로 초신성잔해는 전파, 적외선, 광학, 엑스선 등 모든 파장 영역에서 빛을 낸다. 우리은하 내에는 약 300개의 초신성잔해가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역사 기록에 등장하는 역사적 초신성잔해(historical supernova remnant)이다. 

그림 1a(왼쪽). 카시오페이아(Cassiopeia) A 초신성잔해. 1670년 경에 폭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초신성의 잔해이다. 찬드라(Chandra) 엑스선우주망원경 사진으로서 청색은 폭발파를, 나머지 색들은 규소, 황, 칼슘, 철 등 중원소의 분포를 보여준다. (출처: ) 그림 1b(오른쪽). 게성운(Crab Nebula) 초신성잔해. AD 1054년에 폭발이 기록된 초신성의 잔해이다. 사진은 허블우주망원경의 광학 사진으로서 안쪽을 채우고 있는 청색은 고에너지입자를, 나머지 색들은 별의 잔재를 보여준다. (출처: )

목차

초신성 폭발파

일반적으로 폭발파란 폭발로 발생한 충격파에 의해서 가속 가열된 주변 기체의 흐름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지상의 원자폭탄 실험에서 발생하는 화구가 있다. 화구는 고온 고압의 기체로 채워져 있으며 고속으로 팽창한다. 폭발파의 구조 및 특성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 화구에 관한 연구를 통해서 밝혀졌으며, 세도브-테일러해(Sedov-Taylor solution)로 설명된다. 초신성 폭발파는, 지상의 폭발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에너지(1051 erg)를 갖고 있으며 천 만도 이상의 고온 기체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특성은 지상의 폭발파와 유사하다. 

중원소

천문학에서 중원소(heavy element)란 수소와 헬륨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원소를 의미한다. 그림 2는 태양의 수소(H), 헬륨(He), 그리고 중원소의 상대적 함유량을 보여 준다. 별과 은하를 구성하고 있는 원소는 태양을 구성하고 있는 원소와 유사하다. 따라서 천문학자들은 태양의 화학조성을 ‘우주의 화학조성’이라고도 부른다.

그림 2에서 수소(H)와 헬륨(He)은 빅뱅(Big Bang) 직후 생성되었으며, 원자번호 3, 4, 5인 리튬(Li), 베릴륨(Be), 붕소(B)는 대부분 성간에서 우주선 입자와 원자핵의 충돌로 생성되었다. 탄소(C)를 포함한 나머지 무거운 원소들은 모두 별의 내부, 신성 및 초신성 폭발, 중성자별-중성자별 충돌, 중성자별-블랙홀 충돌 당시 핵합성에 의해서 생성되었다. 원자번호, 즉 양성자수가 짝수인 원소가 홀수인 원소에 비해서 그 양이 상대적으로 많은데, 이는 원자번호가 2인 헬륨이 핵융합의 기본 단위이기 때문이며, 철이 유독 두드러지게 많은 것은 철이 가장 안정된 원소로서 별 내부 핵융합의 최종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우리은하는 지난 약 140억 년간 별들의 질량방출 혹은 초신성폭발로 공급된 중원소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림 2. 태양의 화학 조성. 각 원소들의 함유랑, 즉 각각의 원소들이 태양 질량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율을 보여주고 있다. 생성 당시의 화학 조성을 나타내며, 우주의 다른 지역도 비슷한 화학 조성을 갖고 있다. (출처: 구본철/한국천문학회), (자료 출처: Asplund 등 2009, Annual Review of Astronomy and Astrophysics, 47, 481)

역사적 초신성잔해

역사적 초신성잔해는 인류의 역사 기록에 등장하는 초신성의 잔해들이다. 폭발하는 별은 갑자기 밝아지므로 망원경이 없었던 시대에도 발견되었으며, 동양에서는 ‘객성(손님별)’, 서양에서는 ‘신성(새로운 별, nova)’이라고 불렸다. 이후 신성과 다른 초신성이 존재함이 알려져서 현대천문학에서는 초신성(supernova)이라 부른다.

AD 1000년 이후 관측 사실이 기록된 초신성은 모두 5개이다(표 1). 케플러초신성, 타이코초신성, 3C58 초신성은 한국의 사서에도 등장한다. 특히 케플러 초신성에 관해서는 조선왕조실록에 1604년(선조 37년) 음력 9월 21일(양력 10월 13일)부터 7개월에 걸쳐 자세한 밝기 변화가 기록되어 있다. 그림 1의 게성운 초신성 잔해는 SN 1054의 잔해이며, 카시오페아 A 초신성잔해는 1670년 경에 폭발한 초신성의 잔해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확실한 기록은 없다. AD 1000년 이전에도 초신성으로 추측되는 관측 기록이 있지만 확실치는 않다. 이들 역사적 초신성의 잔해들은 폭발 후 천문학적으로는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직 폭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므로 초신성 폭발 현상을 연구하는데 특히 중요하다.

표 1. AD 1000년 이후의 역사적 초신성
발견 연도 기간 이름 역사적 기록
AD 1604 12개월 케플러(Kepler) 한국,중국,유럽 
AD 1572 18개월 타이코(Tycho) 한국,중국, 유럽
AD 1181 6개월 3C58 한국, 일본    
AD 1054 21개월 SN 1054 중국, 일본, 아랍
AD 1006 3년 SN 1006 중국, 일본, 아랍, 유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