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파

충격파

[ shock waves ]

충격파는 초음속(supersonic)으로 움직이는 물체에 의해 유체에 형성된 물리량의 불연속면이다. 충격파를 통과한 유체의 밀도, 온도, 압력, 엔트로피는 증가하고 그 속도는 감소한다. 번개와 천둥은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충격파와 관련된 현상이다. 번개가 칠 때 발생한 고에너지가 공기를 급격하게 팽창시켜 충격파를 생성하고, 이 충격파가 사방으로 전파되면서 감쇠를 겪어 음파로 변한 것이 천둥소리이다. 채찍을 휘두를 때 들리는 소리도 채찍 끝이 초음속으로 움직여 발생시킨 충격파가 음파로 변한 것이다.

그림 1은 마하수(Mach number) 3.5로 날아가는 비행체에 의해 형성된 충격파와 오리온자리 베텔지우스별(Betelgeuse) 주변에 형성된 뱃머리충격파(bow shock)의 모습을 보여준다. 베텔지우스별은 적색초거성으로 그림 2에서 화살표 방향으로 30 km@@NAMATH_INLINE@@\;@@NAMATH_INLINE@@s-1의 속도로 움직이면서 항성풍을 방출한다. 항성풍은 주변 성간물질과 충돌하여 반원 형태의 충격파를 만든다. 뱃머리충격파의 왼쪽에 위치한 `먼지막대(dust bar)'는 주변에 존재하는 성간구름의 가장자리로 추정된다.

그림 1. 마하수 3.5로 비행하는 비행체 X-15에 의해 형성된 충격파.(출처: )

그림 2. 오리온자리 베텔지우스별 주변에 형성된 뱃머리충격파.(출처: )

목차

충격파의 형성

유체에 가해진 작은 크기의 섭동은 음파(sound wave)의 형태로 퍼져 나가는데, 그 전파 속도를 음속(sound speed)이라고 한다. 진폭이 매우 작은 선형 음파는 밀도, 압력의 완만한 진동으로 전파하므로, 물리량의 불연속적인 변화를 수반하지 않는다.

선형 음파의 음속은 일정한 값으로 간주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음속은 밀도에 비례하여 증가한다. 유체 흐름의 비선형 효과에 의해 밀도가 높을수록 음속이 빠르다. 즉, 진폭이 비교적 큰 음파의 경우 밀도가 높아진 영역에서는 음파가 빨리 전파하고, 밀도가 낮아진 영역에서는 음파가 느리게 전파한다. 그림 3의 동영상은 초기에 사인파 형태를 따르는 밀도의 섭동이 오른쪽으로 전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파란색 파선은 선형 음파에 해당하고 붉은색 실선은 비선형 음파를 나타낸다. 선형 음파는 항상 사인파 형태를 유지하는 반면 비선형 음파는 전파하면서 파형이 변형된다.

그림 3. 동영상 음파의 가팔라짐과 충격파 형성. 파선과 실선은 각각 선형 음파와 비선형 음파에 해당한다. 비선형 음파의 파형이 점점 가팔라져 t=400에서 충격파를 형성한다. 비선형 파동의 전파를 Athena 자기유체역학 코드를 이용하여 수치 실험하였다.(출처: 김웅태/한국천문학회)

비선형 음파의 마루(crest)는 밀도가 높아 이동하는 속도는 평균보다 빠르고, 골(trough)은 밀도가 낮아 움직이는 속도가 평균보다 느리다. 시간이 지나며 뒷쪽의 마루가 앞쪽의 골을 따라잡으면서 파동의 형태가 사인파로부터 점점 변형된다. 파형이 가파르게 변하면서 밀도의 기울기가 커진다. 밀도의 기울기가 충분히 커지면 유체를 구성하는 입자들이 빈번하게 충돌하면서 점성(viscosity), 열전도(thermal conduction) 등의 비이상적 효과(nonideal effect)가 중요해진다. 비이상적 효과는 물리량이 매우 급격하게 변하는 충격파면을 형성함과 동시에 파동이 더 이상 가팔라지는 현상을 억제한다. 충격파면의 두께는 입자들의 평균자유이동거리(mean free path) 정도이며 충격파면의 전파 속도는 충격파 전방의 음속보다 빠르다. 충격파면에서 유체 입자의 운동에너지는 충돌에 의해 열에너지도 바뀐다. 따라서 충격파면을 지나면서 유체의 속도는 감소하고 밀도, 온도, 압력, 엔트로피는 증가한다.

이론적으로 모든 음파는 시간이 경과하며 점점 가팔라져 충격파로 진화한다. 그러나 일상 생활에서 경험하는 대부분의 음파는 사방으로 퍼져 나가면서 동시에 점성 등에 의한 감쇠를 겪어 충격파로 변하기 전에 소멸한다. 음파의 진폭이 클수록, 파장이 짧을수록 충격파로 변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진다. 초음속 비행체에 의한 공기의 섭동은 매우 강력하며 처음부터 초음속으로 전파하므로 충격파가 즉각적으로 발생한다. 비행체 앞쪽의 매질은 비행체가 다가온다는 정보가 음속으로 전달되기 전에 충격파에 휩쓸려 물리량의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

충격파의 종류

그림 4. 충격파의 종류: a. 직각충격파; b. 빗각충격파, c. 뱃머리충격파. 정지한 충격파에 대해 유체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파란색 선은 충격파면을 뜻하며 화살표는 충격파면에 대한 유체의 속도를 나타낸다. 쐐기와 타원 형태의 도형은 비행체를 표시한다.(출처: 김웅태/한국천문학회)

직각충격파(normal shock)

그림 4a와 같이 유체가 충격파면에 수직으로 입사하는 충격파를 직각 충격파라고 한다. 충격파을 통과한 유체도 충격파면에 수직인 방향으로 움직이다. 정지한 충격파에 대해 충격파 상류(upstream)와 하류(downstream)의 물리량을 각각 아래 첨자 ‘1’과 ‘2’로 나타내면 충격파 전후방에서 밀도, 속도, 압력의 도약은

@@NAMATH_DISPLAY@@ \frac{\rho_2}{\rho_1} = \frac{v_1}{v_2} =\frac{(\gamma+1) \mathcal{M}_1^2}{(\gamma-1)\mathcal{M}_1^2+2}, \qquad (1) @@NAMATH_DISPLAY@@

@@NAMATH_DISPLAY@@ \frac{P_2}{P_1} =\frac{2\gamma \mathcal{M}_1^2-\gamma+1}{\gamma+1} \qquad (2) @@NAMATH_DISPLAY@@

을 만족한다. 여기서 @@NAMATH_INLINE@@\gamma@@NAMATH_INLINE@@는 유체의 단열지수이고 @@NAMATH_INLINE@@a_1@@NAMATH_INLINE@@은 충격파 전방에서 유체의 음속이며, @@NAMATH_DISPLAY@@\begin{equation} \mathcal{M}_1 = \frac{v_1}{a_1} \qquad (3) \end{equation}@@NAMATH_DISPLAY@@ 은 충격파의 마하수(Mach number)이다. 충격파는 항상 @@NAMATH_INLINE@@\mathcal{M}_1 > 1@@NAMATH_INLINE@@인 조건을 만족하므로, @@NAMATH_INLINE@@v_2/v_1 < 1@@NAMATH_INLINE@@, @@NAMATH_INLINE@@\rho_2/\rho_1 > 1@@NAMATH_INLINE@@임을 알 수 있다. 즉, 충격파를 통과한 유체의 밀도와 압력은 증가하고 유체의 속도는 감소한다. 매우 강한 충격파의 경우(즉, @@NAMATH_INLINE@@\mathcal{M}_1 \rightarrow \infty@@NAMATH_INLINE@@일 때), @@NAMATH_INLINE@@\rho_2/\rho_1\rightarrow(\gamma+1)/( \gamma-1)@@NAMATH_INLINE@@이다.

빗각충격파(oblique shock)

그림 1a에서 비행체 주변에 형성된 충격파는 비행체의 진행 방향에 대해 기울어져 있다. 이렇게 기체의 진입 방향에 대해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충격파를 빗각충격파라고 한다. 그림 4b는 쐐기 끝에 형성된 빗각충격파의 모식도이다. 빗각충격파를 통과한 기체는 진입 방향에 대해 충격파면쪽으로 기울어져 흘러간다. 수직충격파는 입사각이 90°인 빗각충격파의 매우 특별한 형태이다.

뱃머리충격파(bow shock)

그림 4c와 같이 비행체의 끝이 쐐기가 아니라 타원체처럼 뭉툭하면 빗각충격파 대신 뱃머리충격파가 생긴다. 빗각충격파의 끝은 비행체에 붙어 있지만, 뱃머리충격파는 비행체로부터 일정한 거리만큼 떨어져 있다. 뱃머리충격파에서는 기체의 입사 방향에 대한 충격파의 각도가 위치마다 다른데, 비행체의 앞 부분에서는 직각충격파에 가까우며 비행체에서 먼 부분에서는 빗각충격파가 된다. 그림 1b와 같이 천체에서 발견되는 대부분의 빗각 충격파는 뱃머리충격파이다.

등온 충격파(isothermal shock)

도약 조건이 식(1)과(2)로 기술되는 충격파는 기체의 열 손실을 고려하지 않은 단열 수직충격파이다. 충격파가 충분히 강하여 후방 기체의 온도가 105-107 K로 상승하면, 활발한 복사 냉각으로 온도가 내려가고 밀도는 증가한다.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후방 기체가 근사적인 열적 평형 상태에 도달할 것이다. 새로 도달한 평형 상태의 온도는 충격파 전방의 온도 @@NAMATH_INLINE@@T_1@@NAMATH_INLINE@@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복사 냉각이 일어나는 영역의 두께가 계의 전체 크기에 비해 충분히 얇다면, 냉각층 전체를 하나의 불연속면으로 간주하여 충격파 이전의 상태(1 상태)로부터 @@NAMATH_INLINE@@T_1@@NAMATH_INLINE@@으로 되돌아온 상태(3 상태)만으로의 변화를 고려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단열 충격파 및 직후방 냉각층에서 일어난 물리량의 변화를 1 상태에서 3 상태로의 불연속적인 도약으로 다룬 충격파를 등온 충격파라고 한다. 등온 충격파의 밀도와 속도의 도약 관계식은

@@NAMATH_DISPLAY@@\begin{equation} \frac{\rho_3}{\rho_1} = \frac{v_1}{v_3} = \mathcal{M}_{\rm iso}^2 \qquad (4) \end{equation}@@NAMATH_DISPLAY@@

을 만족한다. 여기서 @@NAMATH_INLINE@@\mathcal{M}_{\rm iso} \equiv v_1/c_s@@NAMATH_INLINE@@은 충격파의 등온 마하수이며 @@NAMATH_INLINE@@c_s@@NAMATH_INLINE@@는 기체의 등온 음속이다. 단열 충격파의 밀도 도약은 최대 @@NAMATH_INLINE@@(\gamma+1)/(\gamma-1)@@NAMATH_INLINE@@ 배에 불과하지만, 등온 충격파는(기체의 충격파 후방 냉각에 의해) 마하수의 제곱에 비례하는 큰 밀도 도약을 겪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