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성

항성

[ star ]

항성(fixed star)은 천구에 붙박혀 있어서 별자리를 기준으로 거의 움직이지 않으며, 점같이 보이는 천체이다. 일반인들은 지구 대기권 또는 대기권 밖에서 빛나며 점 같이 보이는 물체나 천체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별이라고 부르나, 천문학자들은 대개 별을 항성과 동의어로 사용한다. 별처럼 보이나 항성이 아닌 물체나 천체에는 행성, 소행성, 혜성, 인공위성, 별똥별이 있다. 이들은 지구 대기나 지구 주변 우주 공간, 그리고 태양계 공간처럼 항성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천구상에서 비교적 빠르게 움직인다는 특징이 있다. 항성이 천구상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는 것은 지구에서 매우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정밀한 관측을 장기간 수행하면, 가까운 항성에서는 천구상에서 움직이는 운동, 곧 고유운동을 관측할 수 있다.

현대천문학에서 항성은 태양처럼 자체중력으로 묶여져 있으며, 내부에서 핵융합반응으로 열을 생산함으로써 스스로 빛을 방출하는 천체를 의미한다. 퀘이사는 항성처럼 천구상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으며, 점같이 보이나, 태양처럼 핵융합반응으로 빛을 내는 천체가 아니므로 항성이 아니다. 항성은 색과 밝기 또는 표면온도와 광도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할 수 있다. 이런 다양성은 빛의 근원인 핵융합반응의 방식과 긴밀한 연관이 있다. 대부분의 항성들은 항성심(stellar core)에서 수소핵융합반응으로 열과 빛을 내는 주계열성이다. 주계열성은 표면온도에 따라 조기형 항성과 만기형 항성으로 구분한다. 별 중에는 항성심에서 수소가 소진된 후에 별의 내부에서 더 복잡한 핵융합반응들로 열과 빛을 내는 별, 곧 거성초거성이 있다. 그리고 핵융합반응은 멈췄으나, 이전 단계에서 핵융합반응으로 얻었던 열이 남아 있어서 계속 빛을 내는 별, 백색왜성이 있다.

그림 1. 항성과 행성. 오른쪽에 가장 밝게 빛나는 천체는 행성 중의 하나인 목성이다. 목성은 날마다 천구상 위치가 바뀐다. 나머지 밝은 별들은 천구상 위치가 바뀌지 않는 항성이다. 왼쪽 밝고 푸른 별은 시리우스이다. 시리우스는 주계열성이다. 가운데에 오리온자리가 보인다. 오리온자리에서 위쪽에 있는 붉고 밝은 항성은 베텔지우스, 아래쪽에 있는 푸르고 밝은 항성은 리겔이다. 베텔지우스와 리겔은 초거성이다. (출처 :GettyimagesKorea)

목차

가장 가까운 항성들은 얼마나 멀까?

항성이 별자리에 붙박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항성이 우주 공간에서 움직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무 멀어서 고유운동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항성은 얼마나 멀까? 정밀한 연주시차 관측이 가능해지고 나서야 항성까지의 거리를 구할 수 있게 되었다. 가장 가까운 항성인 센타우루스자리프록시마별까지의 거리는 1.3 파섹, 곧 4.2 광년이다(그림 2). 이는 태양까지의 거리의 27만 배 가량이고, 화성까지의 거리의 수십 만배, 목성까지의 거리의 수만 배 가량이다.

항성이 행성이나 혜성에 비해 매우 멀리 있기 때문에, 항성은 행성이나 혜성과 매우 다른 별이다. 사실 어떤 항성을 태양까지의 거리에 두면, 이 항성은 태양과 맞먹는 정도로 밝다. 즉 항성은 행성보다는 태양과 같은 종류의 별이다.

그림 2. 태양과 가장 가까운 항성들.(출처: 채종철/이상성/한국천문학회)

항성도 천구상 위치가 변한다?

사실 모든 항성은 별자리를 기준으로 하는 천구 상에서 움직이고 있다. 다만 움직이는 정도가 작아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비록 그 움직임이 작지만, 오랜 시간동안 누적되면, 움직인 효과가 나타나게 되어, 항성들의 위치는 천구 상에서 크게 변하게 된다. 이에 따라 오랜 시간이 지나면 별자리 자체가 달라지기도 한다. 수천 년 전 고대인이 보는 별자리와 오늘날 우리가 보는 별자리와 다를 수 있다. 천구 상에서 항성의 움직임을 알아내려면 아주 오랜시간 추적해야 한다. 매우 가까이 있거나, 우주 공간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별은 상대적으로 고유운동이 커서 비교적 단기간 관측에서도 위치가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그림 3).

그림 3. 천구 상에서 움직이는 바너드별(출처: )

항성의 현대 천문학적 정의

현대 천문학에서 정의하는 항성은 자체 중력으로 공모양을 유지하면서, 내부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에서 나온 열을 바탕으로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이다. 이 정의에 따르면, 태양은 항성이다. 매우 가까이에 있으면 서 지구에 사는 인간과 생명체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직접 미친다는 점에서 태양은 특별하고, 유일한 항성이다. 그러나 태양 자체의 성질만 보면 태양은 우주에서 비교적 평범한 항성의 하나일 뿐이다.

이 정의에 따르면 퀘이사는 항성이 아니다. 퀘이사는 점처럼 보이고, 천구 상에 붙박혀 있는 것처럼 보이며, 매우 먼 곳에 있다. 그래서 보통 항성과 구분하기 어렵다. 그러나 퀘이사 보통 항성보다 훨씬 먼 곳에 있으며, 내부에서 핵융합 반응을 하는 공모양 천체가 아니다. 퀘이사는 일종의 활동은하핵이다. 항성이 아니다.

항성의 종류

하늘에 보이는 무수한 항성들은 색과 광도에 따라 구분한다. 항성의 종류는 별의 색과 광도를 표시해 주는 H-R도 상에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대부분의 별은 태양처럼 중심에서 수소핵융합반응으로 열을 생산한다. 이런 별들은 주계열이라고 부르는 하나의 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이 집단에 속하는 별을 주계열성이라고 한다. 주계열성 중 무거운 별들은 크기도 크고, 푸른 색을 띠며, 원래 밝다(광도가 높다). 이 별들을 조기형 항성이라고 한다. 그림 1에 보이는 시리우스는 조기형 항성이다. 반대로 가벼운 별들인 만기형 항성은 크기도 작고, 붉은 색을 띠며, 광도가 낮다. 우주에는 조기형 항성보다 만기형 항성이 훨씬 많다. 우주에 가장 많은 항성은 가장 가볍고, 작고, 어두운 적색왜성이다. 센타우루스자리프록시마별와 바너드별은 모두 적색왜성이다. 질량이 작을수록 주계열성의 수명은 매우 길다. 태양과 같은 별은 약 100 억년 동안 빛을 낸다.

하늘에는 주계열성보다 훨씬 크고, 밝은 별들이 있다. 거성이라는 별들이다. 거성에는 계급이 있어, 질량에 따라 준거성, 거성, 밝은거성, 초거성 등으로 구분한다. 이 거성들은 주계열성의 항성심(stellar core)에 있는 수소 연료가 소진되면, 다음 단계의 핵융합 일어나는 별이다. 먼저 항성심을 둘러싸는 껍질(shell)에서 수소핵융합반응이 일어난다. 그 다음 단계로는 항성심 또는 껍질에서 헬륨 또는 이보다 무거운 원소의 핵융합이 일어난다. 거성 단계에 머무르는 기간은 주계열 단계에 비해 매우 짧다. 그림 1에 보이는 오리온 자리의 좌측 상단에 보이는 베텔지우스와 오른쪽 아래에 있는 리겔은둘다 질량이 큰 초거성이다.

우주에는 백색왜성이라는 특이한 별들이 있다. 이 별들은 죽어가는 항성들이다. 이 별들은 대개 푸른색을 띠지만 매우 어둡고, 매우 작은 별이다. 이 별들은 태양만큼 무거우나, 지구만큼 작다. 이 별들은 핵융합반응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별들은 지닌 열은 모두 과거에 일어났던 핵융합반응에서 나왔다. 이 별은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빛을 내며 서서히 식어간다.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림 1에 보이는 시리우스는 사실 쌍성이다. 밝은 시리우스 별의 짝별이 바로 백색왜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