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은하핵

활동은하핵

[ active galactic nuclei ]

약어 AGN

활동은하핵(Active Galactic Nuclei 또는 AGN)은 특별한 활동성이 보이는 은하의 중심 영역을 말하는데 그 밝기가 일반적인 은하보다 훨씬 밝다. 이러한 활동은하핵이 존재하는 은하를 활동은하(Active Galaxies)라고 부른다. 활동은하핵의 밝기는 그 은하에 존재하는 모든 별들의 밝기로만 설명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밝다. 또한, 활동은하핵에서 방출되는 빛은 가시광 뿐만 아니라 전파, 적외선, 자외선, 엑스선에 이르는 광범위한 전자기파에서 모두 밝게 빛나고 있다. 심지어 감마선 영역의 빛을 방출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분광학적 특성들을 일반적인 은하의 별빛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이런 강한 빛은 그 밝기가 시간에 따라 변하며, 그 변화 주기도 짧게는 수 시간에서 수일, 길게는 수년에 이른다. 이 중 짧은 변광 주기로 활동은하핵의 크기가 수 광시간(light hours)에서 수 광일(light days)에 이를 정도로 매우 작은 영역임을 알 수 있다.

활동은하핵의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수백 만배에서 수십 억배 질량을 가진 초대질량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이 존재한다. 이 블랙홀은 주변 물질을 중력으로 끌어들여 부착원반(accretion disk)를 형성하면서 온도가 올라가게 되어 매우 많은 에너지를 빛으로 방출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 물질들은 블랙홀의 자전축을 중심으로 원반에 수직한 방향으로 빠르게 분출되는데 이를 제트(jet)라고 한다. 이 제트의 물질들은 상대론적인 속도 즉, 빛의 속도에 가깝게 분출된다. 이 제트는 일부 에너지를 빛으로 방출하는데, 그 빛의 스펙트럼은 전파영역에서 감마선 영역에 이른다. 또한 이러한 제트는 분출될 때 운동에너지가 매우 커서 수천 광년 이상 멀리 뻗어져나간다. 활동은하핵 중심의 초대질량블랙홀로 빨려들어오는 물질들은 부착원반보다 훨씬 큰 규모의 도너츠 모양의 차가운 기체와 먼지들고 이루어진 토러스(Torus)에서 유입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림1 활동은하핵 모형. 중심에 초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하고 주변 물질을 유입할 때 형성되는 원반 및 분자운과 이에 수직한 방향으로 분출되는 상대론적 제트로 이루어져 있다.()

목차

활동은하핵의 발견

활동은하핵은 1909년 파스(Edward Fath)가 NGC 1068에서 방출되는 방출선(emission line)이 당시 알려진 우리은하 내 별에서 보이는 방출선과 매우 다른 특징을 보인다는 관측 결과를 발표하면서 알려지게 되었다. 그 후 1918년 커티스(Heber Curtis)는 활동은하핵 M87에서 뻗어져 나오는 제트를 발견하였다. 방출선에 이어 제트의 발견은 활동은하핵 중심의 매우 강한 에너지원이 존재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발견이었다. 이어서 1943년 세이퍼트(Carl Seyfert)는 중심부가 매우 밝고 파장폭이 넓은 방출선을 내는 가까운 은하들을 발견하였다. 그 후 전파천문학이 발전하면서 활동은하핵의 관측연구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활동은하핵 제트의 구조를 천분의 일 각초까지 구분할 수 있는 전파간섭계를 활용한 활동은하핵 제트의 발견, 활동은하핵 제트의 탐사연구 등으로 활동은하핵 및 그 제트 연구가 활성화 되었다. 그후 전파간섭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파장대역에서 활동은하핵 관측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많은 활동은하핵이 발견되고 그에 대한 다양한 물리적 특성들이 밝혀지고 있다.

활동은하핵의 주요 구성요소

초대질량블랙홀과 부착원반

활동은하핵의 발견 이후 이루어진 많은 관측연구들으로 알게 된 활동은하핵의 가장 중요한 특징들 중 하나는 활동은하핵 중심에 태양 질량보다 수십만 배에서 수백억 배에 이르는 큰 질량의 초대질량블랙홀(그림2)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초대질량블랙홀은 은하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데, 우리은하를 비롯한 대부분의 무거운 은하의 중심에 이와 같은 초대질량블랙홀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초대질량블랙홀은 주변 물질을 강한 중력으로 빨아들이게(부착)되는데 이때 끌려 들어온 물질들은 초대질량블랙홀 주변을 나선운동하면서 두께가 얇은 접시모양의 원반이나 두꺼운 도너츠 모양을 띄게 되는데 이를 부착원반(accretion disk)이라 한다. 원반의 물질들은 중력에 의해 압축되고 마찰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온도가 올라가게 되어 매우 많은 에너지를 엑스선 등의 빛으로 방출한다

그림2 초대질량블랙홀과 부착원반 상상도.()

상대론적 제트

초대질량블랙홀로 물질이 유입되어 부착원반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이 물질들과 전자기적으로 연결된 자기장도 부착원반의 중심으로 집중되게 된다. 따라서 원반의 중심에는 강하고 큰 규모의 자기장이 형성되고 이 과정에서 일부 물질들은 블랙홀의 자전축을 중심으로 원반에 수직한 방향으로 빠르게 분출되는데 이를 제트(jet)라고 한다. 특히, 이 제트 물질의 분출 속도가 빛의 속도에 가까워서 이 제트를 상대론적 제트라고 부른다(그림3). 제트 물질을 이루는 주요 성분인 전자는 제트 내부의 자기장에 의해 가속운동을 하게 되어 싱크로트론복사를 방출하는데, 그 빛의 스펙트럼은 전파영역에서 감마선 영역에 이른다. 또한 이러한 제트 물질이 빠르게 분출될 때 운동에너지가 매우 커서 수천 광년 거리 이상 멀리 뻗어져나간다.

그림3 활동은하핵 M87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블랙홀에서 분출되는 상대론적 제트.()

토러스

활동은하핵의 초대질량블랙홀로 빨려 들어오는 물질들은 부착원반보다 훨씬 멀리 떨어진, 즉 수 광년에서 수십 광년 떨어진 위치에서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가운 기체나 먼지로 이루어진 도너츠 모양을 하고 있어서 토러스(torus)라고 불린다. 비교적 비균질한 물질 분포를 이루고 있는 토러스는 활동은하핵통일모형(Unified Model of AGN)의 필수 구성요소이다.

활동은하핵의 관측적 특징

여러 파장대역의 천문학 관측에서 발견되는 활동은하핵의 특징은 매우 다양하다. 이 다양한 관측적 특징들을 활동은하핵의 각 구성요소에 따라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중심부의 부착원반이나 상대론적 제트에서 방출되는 가시광 연속복사이다. 이는 뜨거운 부착원반의 물질들이 방출하는 열적복사에 의한 방출이나 상대론적 제트에서 방출되는 싱크로트론복사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 중심부의 뜨거운 기체나 먼지들에 의한 적외선 연속 복사이다. 중심부에서 방출된 빛이 주변 기체나 먼지 등에 의해 흡수될 때, 빛을 흡수한 기체나 먼지는 가열되어 열적 복사를 적외선 연속복사로 재방출하게 된다.

셋째, 가시광 영역에서 관측되는 넓은 폭 방출선과 좁은 폭 방출선이다. 활동은하핵의 중심부에 존재하는 기체 구름들은 가시광 영역의 방출 스펙트럼선을 방출하는데, 이중 중심부에 가까이 위치하여 빠른 속도의 고유운동을 갖는 기체 구름에서는 도플러 선폭 증가로 넓은 폭 방출선이, 그리고 중심부에서 멀리 위치하여 보다 느린 속도의 고유운동을 하는 기체 구름으로부터는 좁은 폭 방출선이 관측된다.

넷째, 활동은하핵의 중심에서 방출되는 상대론적 제트는 전하를 띤 입자가 자기장 주변을 가속운동할 때 생산하는 싱크로트론복사를 방출한다. 이는 전파영역에서 강한 연속 복사로 관측된다.

다섯째, 활동은하핵의 상대론적제트에서 방출되거나 부착원반 주변의 뜨거운 코로나에서 방출되는 엑스선 연속 복사와 그 연속 복사를 쬐인, 차갑지만 원자량이 큰 물질(예, 철)에서 형광 방출(fluorenscence)되는 엑스선 방출 스펙트럼선이다.

활동은하핵의 분류

일반적으로 활동은하핵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상대론적제트가 발달하여 강한 연속 전파 복사를 방출하는 강전파(radio-loud) 활동은하핵과 상대론적제트의 복사가 야주 미약한 약전파(radio-quiet) 활동은하핵으로 분류된다.

강전파(radio-loud) 활동은하핵 강전파 퀘이사

별처럼 푸른 색의 점광원으로 보이지만 강한 전파를 방출하는 천체를 퀘이사(quasi-stellar radio source, quasar)라 부른다. 이후 전파를 방출하지 않으면서 퀘이사와 비슷한 특성을 가진 활동은하핵들이 발견 되었는데 이들은 준항성체(quasi-stellar object, QSO)라 부른다. 강전파 퀘이사(radio-loud quasar)는 상대론적 제트가 발달한 퀘이사로서 제트에서 방출되는 싱크로트론 연속 복사가 발달하였고, 중심부 영역에서 방출되는 강한 가시광 연속 복사, 강한 가시광 넓은 폭 방출선, 그리고 강한 가시광 좁은 폭 방출선이 특징적이다. 또한 엑스선 복사도 강하게 방출된다.

블레이자

블레이자(blazar)는 활동은하핵 중 BL Lac 천체와 광학적격변 퀘이사(optically violent variable quasar 또는 OVV quasar)의 특징들을 모두 보이기 때문에 이들의 이름을 따서 블레이자로 명명되었다. 블레이자의 대표적인 관측적 특징은 급변하는 밝기, 제트의 겉보기 초광속운동(superluminal motion) 등이 그것들이며, 이는 그 상대론적 제트가 지구 방향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한 가시광, 전파, 엑스선 연속 복사가 방출되지만, 방출선은 관측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전파은하

전파은하(radio galaxy)는 강전파 활동은하핵 중에서 전파영역 복사 가장 발달한 활동은하핵이다. 중심부의 밝은 전파원과 중심으로부터 수kpc이상 뻗은 큰 규모의 전파원들이 관측된다. 이는 상대론적 제트의 시선각이 크기 때문에 블레이자와 달리 상대론적 제트가 잘 분해되어 보이기 때문이다. 상대론적 제트의 전파 복사 분포에 따라 FRI(Fanaroff-Riley I 유형)과 FRII(Fanaroff-Riley II 유형)로 나누기도 한다. 즉, 상대론적 제트가 중심으로부터 멀리 뻗어져 있되, 그 뻗어져 나가는 모습의 굴곡이 크고 어느 지점부터 밝기가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경우는 FRI으로 분류하고(그림4), 그 뻗어져 나가는 모습이 곧고, 밝기가 어두워지지 않고 오히려 상대론적 제트의 끝부분에서 밝은 열점(hot spot) 등이 관측될 경우는 FRII로 분류한다(그림5). 대부분의 전파은하는 모은하인 타원은하에 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4 전파은하 3C31(NGC383).(출처: NRAO)

그림5 전파은하 Cygnus A.(출처: NRAO)

약전파(radio-quiet) 활동은하핵 약전파 퀘이사(QSO)

약전파 퀘이사(radio-quiet quasar)는 상대론적 제트가 발달하지 않은 퀘이사로서 강전파 퀘이사의 관측적인 특징 중 상대론적 제트에 의한 특징을 제외한 모든 특징들을 보이는 활동은하핵이다. 이들은 준항성체(quasi stellar object, QSO)라고 부르기도 한다. 즉, 중심부 영역에서 방출되는 강한 가시광 연속 복사, 강한 가시광 넓은 폭 방출선, 그리고 강한 가시광 좁은 폭 방출선이 특징적이다. 또한 엑스선 복사도 강하게 방출된다.

세이퍼트은하

세이퍼트은하(Seyfert galaxy)는 퀘이사와 함께 대표적인 활동은하핵이라 할 수 있다. 활동은하핵 발견 초기부터 연구된 천체로서 강한 가시광 연속 복사를 방출할 뿐만 아니라 강한 방출선도 관측된다. 중심부에서는 강한 엑스선도 방출되기도 하며 때로는 약한 상대론적제트가 발견되기도 한다. 세이퍼트은하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데, 강한 넓은 폭 가시광 방출선을 내는 제1형 세이퍼트은하(Seyfert 1)과 강한 넓은 폭 가시광 방출선을 내지 않지만, 강한 엑스선을 방출하는 제2형 세이퍼트은하(Seyfert 2)로 구분된다. 그러나 그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세이퍼트은하도 발견되어 그 분류가 제1.2형, 제1.5형, 제1.8형 세이퍼트은하 등으로 나뉘기도 한다. 세이퍼트은하의 모은하는 대부분 나선은하이거나 불규칙은하이다.

활동은하핵통일모형

활동은하핵통일모형(Unified model of AGNs)은 다양하게 분류되는 활동은하핵이 한 종류의 천체이지만, 관측하는 시선각에 따라 이처럼 다양하게 관측된다고 설명하는 모형이다. 즉, 강전파 활동은하핵의 경우 상대론적제트와 관측자의 시선 방향이 이루는 각인 시선각이 작을 경우 강전파 퀘이사나 블레이자와 같이 점광원으로 관측되고, 그 시선각이 클 경우 전파은하와 같이 큰 규모의 상대론적제트가 관측된다는 것이다. 또한 약전파 활동은하핵의 경우 시선각이 작을 경우 약전파 퀘이사나 세이퍼트은하로 관측된다는 것이다.

동의어

A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