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은하

전파은하

[ radio galaxy ]

전파은하(radio galaxy)는 강전파 활동은하핵(AGN)(radio-loud active galactic nuclei)으로서 전파영역에서 가장 밝은 활동은하핵 중 하나이다. 강전파 활동은하핵에 속하는 강전파 퀘이사와 블레이자에 비해 전파방출 영역(예, 상대론적제트, 등)이 매우 크게 발달하였다. 전파은하의 전파복사는 싱크로트론복사로서 그 광도는 전파영역(10MHz-100GHz)에서 약 @@NAMATH_INLINE@@10^{39}@@NAMATH_INLINE@@W에 이른다. 전파방출 영역들은 상대론적제트와 이 제트가 주변 물질과 상호작용하여 생성된다고 알려진 전파엽(radio lobe)과 고온점(hot spot)들로 이루어져 있다. 전파은하들의 모은하는 대부분 거대 타원은하이며, 주변 은하나 은하단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차

전파은하의 구조

그림 1. 전파망원경으로 관측된 전파은하 백조자리 A(Cygnus A)의 모습. 상대론적 제트(jet), 엽(lobe), 고온점(hot spot) 들이 보인다.(출처: NRAO)

전파은하는 중심부의 밝은 전파원과 중심으로부터 수천 광년 이상 뻗은 큰 규모의 전파원들로 이루어져 있다(그림 1). 전파은하의 가장 크고 돋보이는 구조는 엽(lobe,葉)이라고 불리는 구조이다(그림 1). 이는 전파은하의 양쪽으로 대칭구조를 보이며, 넓적한 타원모양의 밝기 분포를 보이는 큰 규모의 전파구조이다. 어떤 전파은하에서는 이러한 엽 구조 대신 플륨(plume)모양 구조가 나타나기도 한다. 엽은 전파은하의 양쪽에서 나타나지만 그 모양은 반드시 대칭적이지 않고 그 모양도 불규칙적이다. 전파은하의 또 다른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중심의 초대질량블랙홀에서 엽 방향으로 가늘고 길게 뻗어져 있는 제트(jet)이다(그림 1). 이 제트는 엽이나 플륨 구조와 같은 큰 규모의 전파원을 만드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통로 또는 그 공급과정의 증거로 알려지고 있다. 즉 중심의 초대질량블랙홀에 의해서 방출되는 고에너지 입자나 자기장에 의한 에너지로 큰 규모의 엽이나 플륨 구조가 생성되는데, 빛 속도에 가깝게 움직이는 이 상대론적 제트가 그 에너지 공급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파은하의 제트 또는 제트의 끝에 매우 밝은 점광원이 형성되기도 하는데 이를 고온점(hot spot)이라고 한다. 이는 모든 전파은하에서 형성되는 것은 아니며 제트의 물질들이 주변 물질과 상호충돌하고 있는 지점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파은하의 분류

그림 2. FR-I 유형인 전파은하 3C31(NGC383)의 전파영상. 제트와 플륨 구조가 돋보인다.(출처: NRAO)

활동은하핵의 하나인 전파은하에서 큰 규모의 전파구조가 돋보이는 이유는 관측자와 제트 사이의 시선각이 크기 때문에 시선각이 매우 작은 활동은하핵(예를 들면 블레이자)과 달리 제트와 엽 등의 전파복사 분포가 잘 분해되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 제트의 전파 복사 분포에 따라 전파은하는 FR-I(Fanaroff-Riley I 유형)과 FR-II(Fanaroff-Riley II 유형)으로 나뉘기도 한다. 이는 1974년 파나로프(B. L. Fanaroff)와 라일리(J. M. Riley)에 의해 제안된 전파은하 분류법이다. 제트가 중심으로부터 멀리 뻗어져 있되, 그 뻗어져 나가는 모습이 굴곡이 크고 어느 지점부터 밝기가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경우는 FR-I(그림 2)으로 분류하고, 그 뻗어져 나가는 모습이 곧고, 밝기가 어두워지지 않고 오히려 제트의 끝부분에서 밝은 고온점(hot spot) 등이 관측될 경우는 FR-II(그림 1)로 분류한다. 두 유형은 전파 영역 모습의 차이와 더불어 그 밝기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즉, FR-I은 광도가 낮고, FR-II는 높은 광도를 나타낸다. 이런 전파 복사 분포와 광도의 차이로 전파은하의 물리적 특징을 유추할 수 있는데, 즉, FR-II 전파은하는 중심의 초대질량블랙홀 영역에서 엽의 끝으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하여 밝은 고온점을 형성하게 되는 반면에, FR-I 전파은하는 중심에서부터 제트의 끝부분으로 에너지 전달 효율이 낮아 중심부에서 멀어질수록 어두워지게 된다는 것이다.

전파은하의 복사 원리

연속전파 스펙트럼과 그 편광 특징으로 전파은하의 복사는 싱크로트론복사(synchrotron radiation)임을 알 수 있다. 싱크로트론복사는 상대론적인 속도(relativistic speed)로 운동하는 하전입자들이 자기장이 존재하는 공간에서 가속될 때 방출되는 복사이다. 이로써 전파은하의 전파복사 영역은 상대론적인 속도의 전자와 자기장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기적으로 중성인 전파복사 영역은 전자와 상반된 전하를 띤 양성자(proton)나 양전자(positron) 등의 입자가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파은하의 전파영역을 구성하는 물질을 명확하게 확인한 관측 결과는 아직은 없다.

전파은하의 또 다른 복사 과정으로는 역콤프턴산란(inverse-Compton scattering)이 있을 수 있다. 고에너지 광자가 저속의 대전 입자와 충돌하여 입자는 고속으로 가속되고 광자는 그 에너지를 잃게 되는 콤프턴산란(Compton scattering)과 정반대로 고속(상대론적 속도)의 대전 입자가 저에너지 광자(전파, 적외선, 가시광 등)와 충돌하여 광자의 에너지가 엑스선, 때로는 감마선 에너지까지 증가하는 현상이다.

대표적인 전파은하의 예

전파은하 백조자리 A

전파은하 중에서 가장 먼저 발견된 은하는 북반구 하늘의 백조자리에 위치한 백조자리 A(Cygnus A, 3C 405)이다(그림 1). 1939년 레버(Grote Reber)에 의해 발견된 이 전파은하는 우리로부터 약 70억 광년(230Mpc) 떨어져 있으며, 모은하는 타원은하로 분류되는 은하이다. 전파복사 영역은 중심영역의 양쪽 방향으로 두 거대 엽이 대칭적으로 위치하고 있는 대표적인 FR-II 전파은하이다. 중심의 초대질량블랙홀은 태양질량의 약 25억 배 무거운 질량의 거대 블랙홀로 알려져 있다. 가늘고 긴 제트의 끝에는 엽과 고온점이 형성되어 있다.

전파은하 센타우루스 A

전파은하 중에서 가장 가까운 전파은하는 남반구 하늘의 센타우루스자리에 위치한 센타우루스 A(Centaurus A 또는 NGC 5128)이다(그림 3). 우리로부터 약 1600만 광년(5 Mpc) 떨어져 있으며, 모은하는 렌즈형은하 또는 타원은하로 분류되는 은하로서 밤하늘에서 겉보기 밝기가 다섯 번째로 밝은 은하이다. 센타우루스 A는 전파 복사뿐만 아니라 적외선, 가시광선, 엑스선에 이르는 복사를 방출하는데, 다파장 관측으로 전파영역에 수직한 방향으로 먼지구름이 길게 늘어져 있으며, 전파영역에 나란하나 훨씬 큰 규모의 엑스선 복사 영역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 3. 가장 가까운 전파은하 센타우루스 A(Centaurus A). 전파간섭계 VLA(Very Large Array)로 관측주파수 20GHz로 관측된 영상.(출처: NRAO/AU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