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자

블레이자

[ Blazar ]

블레이자(blazar)는 매우 밝고, 밝기가 급변하는 활동은하핵이다. 밝기의 급작스런 변화는 전파에서 감마선까지 전자기파의 전 영역에서 일어난다. 블레이자는 활동은하핵의 한 종류인 BL Lac 천체의 특징과, 광학적격변 퀘이사(optically violent variable quasar 또는 OVV quasar)의 특징을 모두 보이기 때문에 이 두 천체의 이름을 합성해서 만들어진 블레이자로 명명되었다. 활동은하핵에서는 빛의 속도와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는 상대론적 제트가 분출되는데, 이 제트 에너지의 일부는 전파부터 감마선 영역에 이르는 빛의 형태로 방출된다. 이 제트의 방향이 관측자의 시선 방향과 거의 일치하면, 광원이 중첩되어, 매우 밝게 보일 뿐 만 아니라, 광원의 중첩 정도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에, 밝기가 급격하게 변하게 된다. 이것이 블레이자이다. 블레이자에서는 광원이 겉보기에 광속보다도 빠르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이와 같은 겉보기 초광속운동(superluminal motion)은 상대론적 제트 운동이 천구면에 투영되어 일어나는 현상이다.

목차

블레이자와 상대론적 제트(relativistic jet)

그림1. 상대론적 제트 상상도. 중심에 초대질량블랙홀이 존재하고 주변으로 물질을 유입할 때 형성되는 원반과 제트가 형성됨.(출처: GettyimagesKorea)

블레이자는 활동은하핵의 한 종류로서 그 중심에 태양 질량보다 수백만 배 이상 큰 질량의 초대질량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이 존재한다. 이와 같은 블랙홀은 우리은하의 중심에도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블랙홀은 주변 물질을 빨아들임으로써 초대질량블랙홀로 성장하여 질량이 수십억 태양질량에 이르기도 한다. 블랙홀로 유입되는 물질들은 부착원반(accretion disk)를 형성하면서 온도가 올라가게 되어 매우 많은 에너지를 빛으로 방출한다.

블레이자의 중심에 존재하는 초대질량 블랙홀은 빠르게 자전하며 물질을 유입하면서 부착원반(accretion disk)을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 물질들은 블랙홀의 자전축을 중심으로 원반에 수직한 방향으로 빠르게 분출되는데 이를 제트(jet)라고 한다. 이 제트의 물질들은 상대론적인 속도 즉, 빛의 속도에 가깝게 분출된다. 이 제트는 일부 에너지를 빛으로 방출하는데, 그 빛의 스펙트럼은 전파영역에서 감마선 영역에 이른다. 또한 이러한 제트는 분출될 때 운동에너지가 매우 커서 수천 광년 이상 멀리 뻗어져나간다. 이처럼 활발한 제트는 그 시선각(viewing angle: 제트의 축과 관측자의 시선축이 이루는 각)에 따라 여러 가지 관측적 모습으로 분류된다. 그 중에서 제트의 시선방향이 아주 작은 경우, 즉 제트의 축과 관측자의 시선축이 거의 일치하는 경우에 이 제트의 밝기는 증폭되고, 그 밝기의 변화도 커지게 된다.

블레이자의 관측적 특징

그림2. 블레이자 3C 279의 겉보기 초광속운동(superluminal motion). 가장 왼쪽의 붉은 영역은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제트 일부 구조이며, 가장 오른쪽의 초록색 영역은 1991년부터 1998년까지 약 25광년의 거리를 이동, 즉 빛보다 약 4배 빠른 속도로 이동한 것처럼 보임.(출처: )

블레이자의 대표적인 특징은 매우 밝으면서 그 밝기가 빠르게 변한다는 것인데, 그 변화 주기는 수일에서 수 시간에 이를 정도로 짧게 관측된다. 이는 블레이자의 제트가 지구를 향하고 있어 매우 작은 시선각을 유지하여 마치 점광원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수천 광년 규모의 상대론적 제트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화들이 점광원으로 중첩되어 그 변화가 증폭되며 변화의 크기도 증폭되기 때문이다. 또한 그 밝기의 변화폭은 전파 및 감마선영역에서 모두 수배 이상 밝아지기도 한다. 이러한 밝기 변화가 짧은 시간에 갑자기 발행하는 현상을 플레어(flare)현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히 감마선에서 일어나는 블레이자의 플레어현상은 천문학자들에게 중요한 천체현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왜냐하면 가장 높은 에너지의 빛이 폭발적으로 방출되는 현상으로서 제트의 물리적인 특성, 즉 제트의 구성 물질(예, 전자-양전자 쌍, 전자-양성자 쌍 등), 제트의 물질 분포, 제트 내부 자기장의 세기, 제트 내부의 충격파 생성 등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이기 때문이다.

블레이자의 또 다른 관측적 특징은 상대론적 제트의 겉보기 초광속운동(superluminal motion)이다. 블레이자 3C 279(그림)를 전파망원경으로 관측해보면 전파 광원이 빛 보다 5배 정도 빠른 속도로 이동한 것처럼 보인다. 이는 블레이자의 상대론적 제트의 물질들이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로 분출되고, 그 분출 방향이 지구를 향하고 있기 때문에, 제트 물질의 분출 운동이 하늘에 투영되었을 때, 빛보다 빠른 겉보기 운동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