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복사

제동복사

[ bremsstrahlung ]

제동복사(bremsstrahlung)는 전하를 가진 입자(하전입자)가 전기력에 의해 감속될 경우 방출되는 복사이다(그림 1). 예를 들면, 양이온 주변을 지나는 전자가 양이온의 전기장에 의해 운동 방향이나 속력이 변하여 운동궤적이 바뀔 때 그 변화된 운동에너지를 빛으로 방출하게 된다. 제동복사는 독일어로 브렘스트랄룽(bremsstrahlung)이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제동(breaking)을 의미하는 브렘스(brems)와 복사(radiation)를 의미하는 스트랄룽(strahlung)이 합쳐진 단어이다. 제동복사의 스펙트럼은 넓은 전자기파 주파수대역에서 고르게 방출되는 연속스펙트럼(continuous spectrum)이다.

그림 1. 전기력에 의해 가속되는 전자에 의한 복사 원리(출처: 이상성/천문학회)

목차

제동복사의 원리

하전입자는 가속운동을 하면 전자기파를 방출한다. 기체가 전리된 상태에 있을 때 전자는 자유롭게 운동하다 양성자 등 앙전하를 띈 이온을 만나게 되면 이온과의 전기력에 의해 감속(속력으로 감속되는 경우도 가속운동임)되면서 전자기파를 방출한다. 이때 전자의 운동에너지가 줄어들게 되고 줄어든 만큼의 운동에너지가 전자기파 즉 빛 에너지로 방출된다. 그러나 전자와 전자 사이에는 질량 중심과 전하 중심이 언제나 같아서 전자기파를 방출하지 않는다. 제동복사에서 가속되는 전자는 원자 내 전자와 달리 구속되지 않은 자유로운 전자이며, 제동복사과정 이후에도 자유로운 상태의 전자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천문학에서는 이와 같은 제동복사를 자유-자유 복사(free-free radiation)이라고 부른다.

입자의 전하가 @@NAMATH_INLINE@@q@@NAMATH_INLINE@@이고 입자의 가속도가 @@NAMATH_INLINE@@a@@NAMATH_INLINE@@일 때 방출되는 제동복사 세기 @@NAMATH_INLINE@@P@@NAMATH_INLINE@@ 는 라모 방정식(Larmor’s equation)에 의해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NAMATH_DISPLAY@@ P=\frac{2}{3}\frac{q^2a^2}{c^3} \qquad (1) @@NAMATH_DISPLAY@@

이때, @@NAMATH_INLINE@@c@@NAMATH_INLINE@@는 빛의 속도이다. 즉, 제동복사의 세기는 입자의 전하량의 제곱(@@NAMATH_INLINE@@P\propto q^2@@NAMATH_INLINE@@)에 비례하고 가속도의 제곱(@@NAMATH_INLINE@@P\propto a^2@@NAMATH_INLINE@@)에 비례한다. 제동복사를 내는 입자의 에너지가 매우 클 경우 엑스선을 방출하기도 한다. 또한 제동복사의 방출패턴은 하전입자의 가속방향에 수직한 방향으로 최대인 쌍극패턴을 형성한다(그림 2). 또한 제동복사의 전기장의 방향이 가속방향과 평행하므로 제동복사는 가속방향으로 편광되어 방출된다.

그림 2. 가속되는 전자에서 방출되는 제동복사의 쌍극패턴 2차원 평면도(왼쪽)와 3차원 입체도(오른쪽). 전자의 가속방향에 수직한 방향으로 최대 제동복사를 방출함.(출처: 이상성/천문학회)

자기제동복사의 원리

하전입자는 양이온에 의한 전기장에 의해 감속되기도 하지만, 자기장에 의해서도 감속(또는 가속)될 수 있다. 이때도 하전입자의 가속운동에 의한 복사가 방출되는데, 이를 자기제동복사(magnetobremsstrahlung 또는 magnetic breaking radiation)라고 부른다(그림 3). 같은 전기력을 받을 때 가벼운 입자(예, 전자 또는 양전자)가 상대적으로 무거운 입자(예, 양성자 또는 무거운 이온)에 비해 쉽게 가속되기 때문에, 천문학에서 관측되는 자기제동복사는 대부분 전자에 의해 방출되는 빛이다. 이 자기제동복사는 전자의 운동속도에 따라 다르게 분류되는데, 전자의 속도 @@NAMATH_INLINE@@v@@NAMATH_INLINE@@가 빛보다 아주 느릴 경우(@@NAMATH_INLINE@@v<

그림 3. 자기력에 의해 가속되는 전자에 의한 복사 원리(출처: 이상성/천문학회)

우주에서 관측되는 제동복사

이처럼 제동복사는 전리된 가스가 풍부한 영역 또는 고도전리 물질인 플라스마(plasma)로 이루어진 영역에서 방출된다. 예를 들면 별의 얇은 대기층이나 고온의 별 주위에 형성되는 전리수소영역(HII영역)(그림 4), 활동은하핵의 중심부 등에서 제동복사들이 방출되고 있다. 이런 천체들에 제동복사의 원리를 적용하면 천체 내 전리 가스나 플라스마의 온도나 밀도 등 물리적 상태를 결정할 수 있다.

그림 4. 고리성운이라 불리는 행성상성운. 중심별의 자외선으로 전리된 대기층에서 제동복사(자유-자유 복사)가 방출됨.()

우리 우주에서 발견되는 가장 돋보이는 제동복사는 은하단 내의 뜨거운 가스에서 방출된다. 온도가 천만도에서 일억도에 이르는 이 전리된 가스 속의 전자들은 엑스선 영역의 제동복사를 방출한다. 한 은하단에서 방출되는 엑스선 복사의 총 광도는 대략 태양광도의 약 100억에서 1조 배로서, 약 @@NAMATH_INLINE@@10^{36}@@NAMATH_INLINE@@W에서 @@NAMATH_INLINE@@10^{38}@@NAMATH_INLINE@@W에 이른다. 이러한 엑스선 제동복사는 머리털자리 은하단(Coma cluster)이나 페스세우스 은하단(그림 5) 등에서 관측된다.

그림 5. 페르세우스 은하단의 찬드라 엑스선 우주망원경 관측결과. 은하단 내의 자유전자와 양성자들의 충돌로 방출되는 엑스선 제동복사.(출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