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케차

리케차

[ Rickettsia ]

리케차(국문) Rickettsia(영문)

크기가 작은 그람음성균이며 세포 내에서만 살 수 있는 세포 내 기생균이다. 주로 진드기나 벼룩과 같은 절지동물을 매개로 하여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킨다. 쯔쯔가무시병, 발진티푸스, 발진열 등 질병의 원인 세균이다.

리케차 리케치(Rickettsia rickettsi)는 로키산 홍반열의 병인체이다. (출처: GettyImages-145099372)

목차

기원 및 명명

리케차라는 명칭은 이 병원체를 연구하던 중 여기에 감염되어 쓰러진 미국의 병리학자 H.T. Ricketts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1906년 미국의 병리학자인 하워드 리케츠(Howard Ricketts)는 1896년 아이다호 밸리(Idaho Valley)에서 처음으로 출현한 로키산 홍반열(Rocky Mountain spotted fever)과 연관된 유기체를 최초로 기술했다. 그는 이 유기체가 두 개의 다른 숙주를 포함하는 복잡한 생활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1919년에는 미국의 병리학자인 시메온 버트 울바흐(Simeon Burt Wolbach)는 로키산 홍반열의 병인학적 원인체가 세포 내 세균임을 확인했고, 이를 더마센트로제누스 리케치(Dermacentroxenus rickettsii)라고 명명했다. 1922년 프랑스의 기생충 학자인 에밀 브럼트(Emile Brumpt)는 하워드 리케츠의 공적을 기념하기 위해 로키산 홍반열의 병인학적 원인체에 대해 리케차 리케치(Rickettsia rickettsii)라는 이름을 제안했다1)2).

분류군

세균 domain > Phylum Proteobacteria (프로테오박테리아 문) > Class Alphaproteobacteria (알파프로테오박테리아 강) > Order Rickettsiales (리케차 목) > Family Rickettsiaceae (리케차 과) > Genus Rickettsia (리케차 속)으로 분류된다.

리케차 속은 주로 세포 내 서식하는 그람음성균이고, 리케차 과는 세 개의 속으로 구성되며, 리케차(Rickettsia), 오리엔티아(Orientia), 크립토프로도티스(Candidatus Cryptoprodotis)를 포함한다2)3). 리케차와 오리엔티아는 한때 같은 속에 속했으나 현재는 서로 밀접한 진화 계통을 갖는 두 개의 속으로 나뉘었으며, 크립토프로도티스는 진드기에서 발견되거나 인간 질병과는 무관한 구성원을 일부 포함하고 있다2).

리케차 속은 혈청학적 특성에 기초하여 티푸스군(typhus group, TG)과 홍반열군(spotted fever group, SFG)으로 분류된다. 이 중, 홍반열군은 다유전자적 접근법에 의해 선조계열(ancestral group/clade, AG)과 전이적인 계열(transitional group, TRG)로 나뉜다. 티푸스군은 두 개의 인간 병원성 종을 포함하고 홍반열군은 최소 32개의 진드기 매개 종을 포함하고 있다. 선조계열(Ancestor Group)에는 리케차 벨리이(Rickettsia bellii)와 리케차 카나덴시스(Rickettsia canadensis)가 있으며, 둘 다 진드기 매개에 속한다. 한편, 좀진드기(mite) 매개인 리케차 아카리(Rickettsia akari) 참진드기(tick) 매개인 리케차 오스트랄리스(Rickettsia australis), 그리고 벼룩(flea) 매개의 리케차 페리스(Rickettsia felis)도 리케차 속에 존재한다2).

모양과 크기

리케차 속의 구성원은 크기(0.3~0.7 μm x 1~2.0 μm)가 작고, 구균 혹은 간균의 다양한 형태를 가지는 그람음성의 세균이다4). 세포분열이 불리한 생장 조건에서는 필라멘트 모양(길이 10 μm)으로 나타나기도 한다1).

생물학적 특성

  • 세포의 구조는 세균과 유사하나 일반 세균과는 달리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만 증식이 가능하고 인공배지에서는 증식하지 못하는 절대기생성 세균으로 기능적 특징은 바이러스와 유사하다. 그러나 리케차는 스스로 물질대사와 복제가 가능하여 대사와 복제를 위하여 다른 숙주를 이용해야만 하는 바이러스와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
  • 전자현미경 사진에 의하면 리케차는 전형적인 세균의 구조를 보여준다. 세포벽외막과 내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외막은 단백질, 인지질, 지질다당류로 구성되어 있다. 외막과 내막 사이의 공간인 주변세포질은 펩티도글리칸과 결합 단백질을 포함한다. 또한, 필린(pilins), S-층 단백질, 독성인자(virulence factor)와 같은 세포 표면 성분을 위한 저장소로 작용한다1)2).
  • 바르토넬라 퀸타나(Bartonella quintana)를 제외한 모든 리케차는 v진입, 성장 및 복제를 포함한 모든 과정을 숙주의 세포질 내에서 전적으로 수행하는 절대 세포내 기생체이다. 인공적인 영양 환경에서는 생존이 불가능하고 조직 또는 배아 배양에서만 성장할 수 있다. 숙주세포의 식세포 작용을 유도함으로써 숙주 세포 내로 침입하고, 숙주 세포의 세포질 안에서 번식 후, 숙주 세포의 용해를 통해 리케차의 새로운 유기체들이 방출된다. 세포 간 퍼짐과 감염을 유발하기 위해 액틴(actin)을 기반으로 한 운동성을 이용한다1)2).

생리적 특성

Q열을 유발하는 콕시엘라 부네티(Coxiella burnetii)를 제외한 대부분의 리케차는 매우 특이적인 에너지대사계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포도당(glucose)이나 유기산(organic acids)은 산화하지 못하고 대신에 글루타메이트(glutamate)와 글루타민(glutamine)의 산화를 통해 전자전달계로 환원력을 보내 전자전달계를 통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리케차는 자신의 생장을 위해 일부 작은 분자들을 스스로 만들 수 있으나, 생장에 필요한 나머지 영양분은 숙주로부터 얻는다. 따라서 숙주를 벗어나 오랜 시간 동안 외부환경에서 생명을 유지 할 수 없다. 56℃에서 30분이면 사멸하며 건조한 상태에서는 수개월에서 1년간 생존이 가능하다. 대부분은 절지동물의 피를 통해 동물에 전염되며 감염된 동물의 분변에서도 발견되고, 이러한 오염은 입으로 혹은 공기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일부의 리케차 종은 세포질 외에도 단핵성 백혈구나 세포 표면에 부착하여 서식할 수 있다4).

리케차 관련 질환

리케차 관련 질환은 주로 열이나 티푸스 증세 등 임상적으로는 유사하다 할지라도 역학 및 병인학적 특성이 매우 다양하다. 리케차 관련 질환에는 로키산 홍반열(Rocky Mountain spotted fever, RMSF), 쯔쯔가무시병(Scrub typhus), 에르리키아(Ehrlichia)증, 아나플라스마(anaplasma)증 등이 속한다. 리케차는 야생 포유류와 진드기를 포함하는 자연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생육이 유지된다. 진드기가 서식하고 있는 외부 환경에 대한 노출빈도, 인간의 계절적 활동, 지리적 분포는 리케차 관련 질환 감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진드기 외에도 설치류(vole), 벼룩(flea), 이(louse)와 같은 동물이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1)3).

  • 로키산 홍반열(Rocky mountain spotted fever): 리케차 리케치에 감염됨 참진드기에 의해 발병한다. 로키산 인디언에서 처음 발병하여 로키산 홍반열로 명명되었으나 실제로는 미국 동부에서 주로 발병한다5).
  • 쯔쯔가무시병(Scrub typhus): Tsutsugamushi는 일본말의 tsutsuga(작고 위험한 것)와 mushi(벌레)에서 유래되었다. 쯔쯔가무시병은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Orientia tsutsugamushi)균에 감염된 좀진드기에 의해 발병하여 특징적인 발진이 생긴다5).
  • 큐열(Query fever): 콕시엘라 부네티(Coxiella burnetii)가 원인균으로 작용한다. 감염된 소, 양, 말 등의 우유, 배설물 등에 있는 균이 토양이나 먼지에 오염되어 사람에 감염되는데 우리나라에서 발병된 사례는 없다5).
  • 발진티푸스(Epidemic typhus): 원인균은 리케차 프로와제키(Rickettsia prowazekii)이다. 이에 물리거나 가려워 긁을 때 난 상처를 통해 이의 배설물 내에 있는 균이 침입하여 병을 유발한다. 잠복기는 약 1주 정도이며, 두통, 오한, 근육통을 동반한 고열과 발진이 특징적인 증상이다. 증상은 얼굴에서 전신으로 퍼지고 치료하지 않을 경우 10~40%의 사망률을 보인다5).
  • 발진열(Endemic typhus, Murine ryphus): 리케차 타이피(Rickettsia typhi)에 감염된 쥐벼룩에 의해 발병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방 전 발생보고가 있었으며, 1986년부터는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사망 사례가 거의 없는 경증의 병이다5).

리케차 리케치(Rickettsia rickettsia) (출처: GettyImages-128592825)

로키산 홍반열(Rocky Mountain Spotted Fever) (출처: GettyImages-128551709)

관련용어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Orientia tsutsugamushi), Phylum Proteobacteria (프로테오박테리아 문), Class Alphaproteobacteria (알파프로테오박테리아 강), 진화, 계통, 병원성, 전자현미경, 세포벽, 외막, 지질다당류, 펩티도글리칸, S-층, 운동성, Q열, 그람음성균, 역학, 기생충, 배아 배양, 식세포 작용, 전자전달계, 기생균

집필

조순자/부산대학교

감수

조장천/인하대학교

참고문헌

1. Dasch, G.A. and Weiss, E. 1992. The Genera Rickettsia, Rochalimaea, Ehrlichia, Cowdria, and Neorickettsia. pp. 2407-2470. In Balows, A., Trüper, H.G., Dworkin, M., Harder, W., and Schleifer, K.-H. (eds.), The Prokaryotes, 2nd ed., vol. 3. Springer-Verlag New York, NY, USA.
2. Liu, D. 2015. Rickettsia. pp. 2043-2056. In Tang, Y.W., Sussman, M., Liu, D., Poxton, I., and Schwartzman, J. (eds.), Molecular Medical Microbiology, 2nd ed., vol. 3. Academic press, London, UK. 
3. Moon, B.C., Jeong, J.H., Choi, Y.J., Kim, J.E., Seo, H.J., Shin, E.H., Song, B.G., Lee, H.I., Lee, S.H., Park, K.H., and Jang, W.J. 2009. Detection and identification of the spotted fever group rickettsial agents from haemaphysalis ticks in Jeju island, Korea. J. Bacteriol. Virol. 39, 317-327. 
4. Madigan, M.T., Martinko, J.M., Stahl, D., and Clark, D.P. 2012. Brock Miology of Microorganisms, 13th ed. pp. 526-527. Benjamin Cummings, San Francisco, CA. 
5. Lee, G-S., Kim, S-M., Kim, S-J., Kim, Y-G., Kim, C-H., Kim, T-U., Ryu, J-G., Park, C-U., Song, H-J., Yang, B-S., et al. 2010. Color atlas and textbook of Diagnostic Microbiology. 4th ed., pp. 690-693. Koreauihag, Seoul. KR

동의어

rickettsia, 리케차, Rickett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