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요약 돌은 나무 재질의 울림통 양쪽에 두 개의 북면이 있는 타악기로, 인도 북부 지방과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지에서 활발히 사용한다. 주로 야외 행사에서 합주 형태로 연주되며 연주자가 선 채로 연주하거나 걸어 다니며 연주한다. 울림통의 길이는 60cm 가량 된다. 지역에 따라 울림통의 모양이 다양하다. 북면은 소가죽이나 염소가죽으로 만들며 지름은 30cm 가량이다. 두 북면은 울림통을 가로질러 가죽끈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 끈의 장력을 조절하여 북면의 음높이를 조절한다. 두 북면을 각각 모양이 다른 두 개의 북채로 연주하거나, 연주자가 주로 왼편에 두는 북면은 손가락으로 연주하고 다른 한 면은 채로 쳐서 연주하기도 한다. 왼쪽 북면이 더 낮은 소리를 내고, 오른쪽 북면이 높은 소리를 낸다.

돌

분류	타악기 > 유율타악기(有律打樂器)
호른보스텔-작스 분류	막울림악기(Membranophone, 膜鳴樂器)
최초 제작지역	인도 북부 지방
주요 사용 지역	인도 북부 지방,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주요 사용 명칭	Dhol(힌디어 로마자), (힌디어), (펀잡어), (우르두어), (아삼어), (구자라트어), (벵골어)
관련 악기	(다불), Ḍhāk(닥), Ḍholak(돌락), Ḍholkī(돌키)

1. 돌(Ḍhol)

돌(Dhol)은 나무로 된 울림통 양쪽에 두 개의 북면이 있는 타악기로 (davul)의 영향을 받아 15세기 무렵 남아시아에서 발생했다. 서로 모양이 다른 두 개의 북채로 북면을 쳐서 연주하는 것이 기본이며, 연주에 따라서는 한쪽만 채로 치고 다른 한쪽은 손으로 연주하기도 한다.

남아시아 지역에 넓게 분포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인도 북부와 파키스탄 중북부에 걸친 (Punjab) 지역에서의 사용이 가장 두드러진다.

돌은 주로 전통 야외 행사에서 합주 형태로 연주되며 연주자가 선 채로 연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선 채로 연주할 때에는 울림통에 천을 매달아 어깨에 걸고 악기를 수평으로, 혹은 비스듬하게 두고 손이나 북채로 북면을 연주한다. 앉아서 돌을 연주할 때에는 연주자가 바닥에 앉은 채 자신의 앞에 악기를 수평으로 놓고 양손으로 연주한다.

인도 전통 축제에서 돌을 연주하는 모습

지역에 따라 악기 모양과 크기, 재질이 각기 다른데 울림통의 모양은 원통형이거나 배가 불룩한 배럴형인 경우로 나뉘며, 길이는 대략 60cm 가량이고 북면의 지름은 30cm 전후이다. 울림통의 재질은 망고나무나 시샴나무가 일반적이나 최근에는 유리섬유, 강철, 플라스틱 등으로도 만들며, 북면은 염소가죽이나 소가죽으로 만든다. 울림통을 가로질러 V자로 교차된 가죽끈을 통해 두 북면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웃해 있는 두 줄의 끈마다 원형의 금속 고리를 꿰어 놓았다. 이 고리를 통해 북면의 장력을 조절하고 음높이를 조율한다.

북채는 지역에 따라 한쪽만 사용하기도 하고 양쪽 모두 사용하기도 한다. 북채는 주로 대나무나 가느다란 나무 줄기로 만든다. 북채를 사용하는 경우 주로 저음을 내는 북면을 연주자의 왼쪽에 두고 구부러진 모양의 '다가'(dagga)라는 북채로 북면을 친다. 오른쪽 북면은 얇고 부드러운 '티흘리'(tihli), '틸리'(tilli) 혹은 '찬티'(chanti)라 불리는 북채로 연주한다.

돌은 다양한 형태의 합주로 연주된다. 그 중 나우밧 카나(naubat khānā)는 12세기에 중앙아시아에서 인도로 유입되어 북인도 음악의 전통이 된 것으로, 인도 전통 주택인 하벨리(Haveli)에서 열렸던 종교 의식 때 연주되었다. 나우밧 카나의 연주자들을 '돌리스'(dholīs)라고 부르는데 이는 남아시아 지역에서 돌 연주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실제로 나우밧 카나의 편성은 관악기의 일종인 (shehnāī), 타악기인 나카라(naqqārā)와 둠사(dhūmsa)와 돌의 합주이다.

인도 펀자브 지방의 민속무용 양식인 방그라(bhangra)에서도 돌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방그라는 인도의 신년 축제인 바이사키(Vaisakhi)를 기념하며 추는 춤으로 펀자브 마자(Majha) 지역에서 발생했다. 무용수들이 제자리를 빙글빙글 도는 동작이 특징이며, 이때 돌로 방그라 음악을 연주한다.

바이사키 축제에서 돌 합주에 맞춰 방그라 춤을 추는 모습

이후 20세기 중반 무렵 영국으로 이주한 펀자브 출신의 음악가들이 펀자브 음악과 서양 음악을 결합하여 새로운 음악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1977년에는 그룹 알랍(The group Alaap)이 최초로 방그라 음악과 (rock music)을 결합한 새로운 방그라 음악을 만들어 활발하게 활동하며 전세계적으로 방그라와 돌이 알려지게 되었다.

방그라 음악 그룹 알랍의 멤버 찬니 싱(Channi Singh)이 돌을 연주하는 모습

2. 돌의 기원

돌의 명칭은 15세기경 페르시아로부터 넘어온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Mughal Empire) 시기의 저서 (Akbar Nāmah) 제3권 「아이니 악바리」(Āin-i-Akbarī)에서 그 기록을 찾을 수 있다. 기록에 따르면 악바르 왕조의 관현악 합주 때 다불(davul)을 사용했으며, 다불에서 돌의 명칭이 기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돌 연주자로 추정되는 조각이 인도 초기 사원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다불이 유입되기 전부터 돌과 유사한 악기가 인도 대륙에서 사용되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다불 악기박물관(Muziekinstrumentenmuseum) 소장

3. 여러 지역의 돌

1) 펀자브(Punjab)

펀자브 지방은 돌의 사용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이며 이 지방에서 사용하는 돌을 '펀자비 돌'(Punjabi ḍhol), 혹은 펀자브 무용 리듬의 이름을 따서 '방그라 돌'(Bhangra ḍhol)이라 부르기도 한다. 펀자브에서는 특정 공연에서뿐만 아니라 정치적 집회, 스포츠 경기, 일상 속 어느 장소에서든 쉽게 돌을 연주한다.

펀자브에서 돌은 북면 양쪽 모두 북채를 사용한다. 두 북면 중 더 낮은 소리를 내는 북면을 '다가'로 쳐서 연주하고, 높은 소리를 내는 반대쪽 북면을 '티흘리'로 친다.

펀자브 지방의 축제에서 돌을 연주하는 모습 두 명의 돌 주자 가운데에 보이는 관악기는 셰나이(shenai)이다.

2) 방글라데시(Bangladesh)

를 포함한 인도 북동부 지역에서 사용하는 돌은 '칸티 돌'(Kanthi ḍhol) 혹은 '방글라 돌'(Bangla ḍhol)이라 불린다.

'칸티'(kanthi)는 '나무'라는 뜻인데 이는 북채의 소재가 나무인 것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 지역에서 돌은 양손 모두 북채를 사용해 연주하기도 하고, 낮은 음역의 북면을 손바닥과 손가락으로 연주하기도 한다. 다양한 민속음악 및 무용음악 반주에서 쓰이며, 종교 행사나 결혼식 등의 행사 때 자유롭게 연주된다.

3) 구자라트(Gujarat)

에서도 돌을 활발히 사용한다. 펀자브에서처럼 돌이 문화적인 상징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통무용인 라스(raas)와 가르바(garba)를 출 때 리듬 반주 악기로 빠지지 않고 사용된다.

4) 신드(Sindh)

파키스탄을 이루는 네 개의 주 중 하나인 신드에서 돌은 8세기 초부터 사용되어 왔으며 그 형태는 돌과 셰나이로 이루어진 합주였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현재 신드에서는 스포츠 경기와 관련된 기념행사, 결혼식 등의 행사 및 무용 반주에서 돌을 연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