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uk ]

요약 특정 악기명으로서의 북은 몸통의 양쪽을 팽팽한 가죽으로 씌우고 북면(드물게 북통도)을 채나 맨손으로 쳐서 연주하는 무율타악기이다. 한국의 북은 크게 풍물놀이와 사물놀이에 쓰는 풍물북과, 판소리 반주에 쓰는 소리북으로 나뉘며, 지역의 무속(굿) 등에 몇 가지 이형(異形)이 있다.
분류 타악기 > 무율타악기(Rythmic)
호른보스텔-작스 분류 막울림악기(Membranophones, 膜鳴樂器)
팔음 분류 혁부(革部)
음악 계통에 따른 분류 향부(鄕部)
최초 사용 시기 선사시대
주요 사용 지역 한국과, 한국음악 진출 지역
주요 사용 명칭 북, 풍물북/농악북/매구북/걸매기북/걸궁북/줄북, 소리북/고장북/백북/못북, 굿북/울북/구덕북(이상 한국어)
풍물북
소리북

풍물북(왼쪽)과 소리북(오른쪽)

1.

넓은 의미의 북(drum)은 속이 빈 통에 1개 또는 2개의 가죽을 씌우고 그 가죽면을 손이나 채로 두드려서 연주하는 막울림악기(membranophone)의 총칭이다. 우리나라의 북은 풍물북과 소리북을 포함해 절고, 진고, 영고, 노고, 용고, 법고, 좌고, 소고 등 20종이 넘는다. 이것들은 모두 양면북(double-headed drum)이며, 몸통이 불룩한 모양(barrel drum)이 가장 흔하고, 장구와 갈고 등 몸통 가운데가 잘록하게 들어간 북(hourglass drum)이 몇 있다. 북은 아주 먼 옛날부터 음악, 의식, 놀이의 중요한 부분이었고, 궁중음악, 풍물놀이, 무속음악, 탈춤, 판소리 등 다양한 종류의 음악에 사용되어 왔다.

한편 좁은 의미로 '북'(Drum)은 풍물북, 소리북, 굿북 등의 특정 악기명으로도 쓰인다. 이들 북은 풍물놀이, 판소리 반주, 굿음악 등에 쓰이며, 각지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이 중 풍물북은 북면을 가죽줄로 고정하고 서서 치는 것이 보통이며, 소리북은 북면을 놋쇠못(매화점)으로 고정하고 앉아서 친다.

국립국악원 국립국악박물관에 전시된 풍물북

국립국악원 국립국악박물관에 전시된 풍물북

2. 여러 가지 북

북은 쓰임에 따라 풍물북(농악북), 소리북, 무속북(굿북) 등으로 구분해 쓴다.

1) 풍물북(농악북)

풍물북은 풍물놀이(농악)와 사물놀이에 편성되는 몸통 부분이 불룩한 양면북이다. 보통 아무런 한정어 없이 '북'이라고도 하지만, 다양한 명칭이 있다. 풍물놀이의 다른 이름이 농악인데서 '농악북', 20세기 후반 이후 사물놀이에 사용되어 '사물북', 양면의 가죽을 쇠가죽 줄로 고정시킨다하여 '줄북'이라 불리고, 지역에 따라서도 '걸궁북' '매구북' '걸매기북'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름뿐 아니라 북의 크기도 다양해서, 한 지역의 풍물북이라 해도 대북 · 중북 · 소북으로 크기를 달리해 다른 소리를 얻기도 한다.

풍물북은 집단으로 농사일을 할 때 북을 쳐서 농군을 모아 일의 시작과 휴식을 알리고, 풍물놀이를 하고 듣고 보며 농사의 피로를 덜기도 한 데서 유래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런 기원이 당대 기록으로 남아 있지는 않다.

풍물놀이

풍물놀이

서서 연주하는 '선반'이 원칙인 풍물놀이에서 북(풍물북)은 북통에 헝겊 끈을 달아 한쪽 어깨에 메고 반대편 손에 쥔 나무 북채로 두드린다. 이처럼 서서 북을 치는 동작은 경남 밀양이나 전남 진도 등지의 '설북춤' 같은 무용으로 발전하기도 하였다. 20세기 후반 무대에 앉아 연주하는 '앉은반'(안진반)의 사물놀이가 등장하면서, 바닥에 앉아서 풍물북을 한쪽 발 위에 비스듬히 올려놓고 반대편 손에 쥔 채로 치기도 하게 되었다.

2) 소리북

소리북은 소리꾼이 판소리를 부를 때 곁에 앉은 고수(鼓手)가 반주로 장단을 쳐 주는 몸통 부분이 불룩한 양면북이다. 소리북 역시 여러 가지 명칭이 있다. 가죽을 줄로 고정하는 풍물북과 달리 북통을 둘러 가며 놋쇠못을 박아 북면을 고정시키므로 '못북'이라고도 하고, 아무런 채색을 하지 않을 경우 북통이 하얘서 '백(白)북', 용이나 연꽃, 태극 등 장식 그림을 그린 '단청북'이 있다.

다만, 요즘은 용고 같은 의식용 북에만 단청북을 쓰고 판소리 반주에는 주로 백북을 쓰므로, 아예 백북을 소리북과 같은 뜻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소리북을 '고장(鼓長)북'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북 반주를 '고장(북장단) 친다'고도 한 데서 연유했을 것이다.

안숙선 명창의 판소리 공연

안숙선 명창의 판소리 공연

소리꾼이 <춘향가>나 <심청가> 같은 긴 판소리를 홀로 구연(口演)하는 동안, 북을 잡은 고수는 수동적으로 북 반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장단의 흐름을 이끌어 가며 '얼씨구' '좋지'등의 추임새로 소리꾼을 격려하거나 대화에 맞장구를 쳐 주는 등, 소리의 '생사맥'(生死脈)을 살려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판소리에서 '일고수이명창'(一鼓手二名唱), 즉 고수가 첫째고 명창은 그다음이라거나, 북잽이를 특별히 '고수'라 높여 부르고 소리북 장단을 따로 '고법'(鼓法)이라 하는 등, 판소리에서는 이 북의 역할이 특별히 중시되었다.

3) 무속북(굿북)

북은 경기, 영남, 제주도 등지의 굿에서 특별히 중요하게 쓰인다.

경기도 굿(서울 포함)은 북을 포함한 삼현육각으로 반주하는 특징이나, 이례적으로 북장단만으로 반주하는 '삼공잽이'도 있다.

김준근(金俊根)의 <맹인송경>(盲人誦經)

김준근(金俊根)의 <맹인송경>(盲人誦經)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 소장

제주도 굿에 쓰이는 북은 따로 '울북' 또는 '구덕북'이라 부른다. 두 장의 쇠가죽을 북통에 가죽끈으로 매어 조이는데, 쇠못을 박아 고정하기도 한다. 북통의 높이는 22cm, 북면의 지름은 33cm 정도로 소리북이나 풍물북보다 작다. 흔히 구덕(광주리)에 올려놓고 치기 때문에 '구덕북'이라고 한다.

울북은 양면북이지만 북채 두 개를 양손에 갈라 쥐고 한쪽 면만을 치는 것이 특징이다. 구덕을 똑바로 놓고 북을 수직으로 구덕에 담듯이 세워 고정하고, 한 손은 손등이 북면으로 향하게 하여 북면 아래 부위를 치고, 다른 한 손은 북면 위쪽과 북통 모서리를 친다. 울북의 이런 연주방식은 몽골과 일본 남부 일부 지방의 북 연주법과 비슷하다는 보고가 있다.

사진 속에 보이는 작은 북이 울북(구덕북)이다.

사진 속에 보이는 작은 북이 울북(구덕북)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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