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네어 드럼의 역사 - 20세기 이후

스네어 드럼의 역사 - 20세기 이후

요약 20세기 스네어 드럼(Snare drum)은 클래식 음악과 대중음악 모두에서 다양하게 활용되었다. 특히 20세기의 스네어 드럼은 기술적인 발달을 거듭하며 대중음악계에서 드럼 세트의 핵심 악기로 주목받았다. 1910년대에는 분리된 텐셔닝과 스로 오프 장치가 개발되었다. 1920년대는 스네어 드럼의 황금기로 평행 액션 스트레이너를 비롯하여 보다 정교하고 다양한 음색을 위한 시도가 행해졌고 루드비크사를 비롯한 다수의 제작사들에서 여러 모델들이 출시되었다. 1930년대와 40년대에는 루드비크사의 블랙 뷰티 등 전설적인 모델들이 선보였고 연주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소리에 맞게 여러 장치들을 활용하였다. 1950년대에는 플라스틱으로 된 헤드가 발명되어 유명 연주자들에 의해 사용되었다. 1970년대와 80년대에는 록 음악의 발달로 스네어 드럼의 몸체가 커졌으며 투명 아크릴로 셸을 제작한 모델이 생산되기도 하였다.

1. 오케스트라에서의 스네어 드럼

20세기에 들어서며 스네어 드럼은 기술적으로 더욱 발전하였고 클래식 음악과 대중음악 모두에서 중요한 악기로 사용되었다. 20세기 클래식 음악 작곡가들은 스네어 드럼에서 나오는 정교하고 다양한 음색을 활용하였다. 스네어 드럼은 특별한 효과를 내기 위해서 일시적으로 쓰이는 악기가 아닌 오케스트라의 구성 악기로 편입되었다.

아래는 1917년 오케스트라에서 스네어 드럼을 연주하는 모습이다. 오늘날과 달리 스네어 드럼을 비스듬히 놓고 연주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오케스트라에서 스네어 드럼을 연주하는 모습, 1917년

오케스트라에서 스네어 드럼을 연주하는 모습, 1917년 <출처: Wikimedia>

2. 스네어 드럼의 기술적 진보: 1900~1910년대

1900년대 이후 스네어 드럼의 기술적인 진보도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우선 분리된 텐셔닝(separate tensioning)이 상용화되었다. 스네어 드럼의 윗면인 배터 헤드(batter head)는 아랫면의 바텀 헤드(bottom head)보다 두껍기 때문에 양면의 텐션을 동시에 조절하는 싱글 텐셔닝(single tensioning)을 사용하면 배터 헤드의 텐션이 금세 느슨해지는 불편함이 있었다. 양쪽을 각기 조절하는 분리된 텐셔닝의 고안으로 이러한 문제점이 해소되었다. 1883년 듀플렉스사(Duplex Manufacturing Company)의 에밀 불랑제(Emile Boulanger)가 최초로 분리된 텐셔닝 장치(separate tensioning)를 고안하였으나 상용화된 것은 1904년 찰스 스트롬버그(Charles Stromberg)가 이에 대한 특허를 획득한 이후였다.

아래에서 싱글 텐셔닝과 분리된 텐셔닝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싱글 텐셔닝은 아래쪽의 스크루를 손으로 돌려 양쪽 헤드의 텐션을 동시에 조절하는 반면, 분리된 텐셔닝은 양쪽을 각기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싱글 텐셔닝(위)과 분리된 텐셔닝(아래) 비교

싱글 텐셔닝(위)과 분리된 텐셔닝(아래) 비교 <출처: 악기백과, ©우예나>

이 시기의 또 다른 기술적 발전으로는 스로 오프(throw off) 장치와 플랜지(flange)의 고안을 들 수 있다. 스로 오프 장치는 1911년 로버트 댄리(Robert Danly)가 고안한 것으로 스네어 드럼에서 스네어의 연결을 해제하여 탐탐(tom tom)같은 소리를 내게 해주는 장치이다. 스로 오프가 없을 때는 손으로 스크루를 돌려 스네어의 연결을 해제하였는데 스로 오프 장치에서는 레버를 움직여 즉각적으로 연결을 해제할 수 있었다. 이처럼 간편하게 음색을 바꿀 수 있게 된 스네어 드럼은 오페라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

루드비크사에서 제작한 최초의 스로 오프 장치, 1914년

루드비크사에서 제작한 최초의 스로 오프 장치, 1914년 <출처: 악기백과, ©우예나>

플랜지는 후프의 겉에 덧붙인 것으로 입술(lip)이라고도 불리며 후프(hoop)가 스네어 드럼에 견고하게 밀착되도록 해준다. 처음에는 싱글 플랜지의 금속 후프가 고안되었고 곧이어 더블 플랜지 후프가 출시되었다.

3. 스네어 드럼의 황금기: 1920년대

1920년대는 스네어 드럼의 황금기로 불린다. 재즈 뮤지션과 밴드들이 인기를 끌며 다양한 리듬을 구사하는 스네어 드럼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기술적인 진보도 더욱 박차를 가했다. 1921년 리디사(Leedy)는 평행 액션 스트레이너(parallel-action strainer)를 고안하였다. 이것은 스네어가 바텀 헤드와 연결되어 있지 않을 때도 스네어 드럼의 텐션이 일정하게 유지되게 하는 장치이다. 평행 액션 스트레이너는 커넥팅 로드(connecting rod)와 연결된 스트레이너가 스네어 드럼의 양면에서 모두 상하로 움직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1923년 리디사의 조지 웨이(George Way)는 텐셔닝을 쉽게 할 수 있게 해주는 회전고리 너트를 개발하였다. 1924년 루드비크사에서는 평행 액션 스트레이너에 대한 특허를 받았다. 이것은 스네어 장치를 보다 작동하기 간편하게 바꾸어 주었다. 1928년 루드비크사에서는 수퍼 루드비크(Super-Ludwig)라는 모델을 생산하였다. 이 스네어 드럼은 내부 배터 헤드의 표면 아래에 스네어 세트가 하나 더 달린 것이다. 이 모델은 후에 수퍼 센시티브(Super-Sensitive)로 명칭이 바뀌었다. 수퍼 센시티브는 몇 년 후 시장에서 사라졌다가 1962년 재출시되었다.

1927년 C. G. 콘사(C. G. Conn)가 리디사를, 2년 후에는 루드비크사를 매입하였다. 루드비크사는 1937년 윌리엄 F. 루드비크 드럼사(William F. Ludwig Drum Company, WFL)로 재기하였다. 1955년 밴조우쿨렐레를 생산하던 슬링거랜드사(Slingerland)가 드럼 사업에 뛰어들어 리디사의 명의와 C. G. 콘사의 지분 일부를 매입하였다.

4. 스윙과 비밥 시대의 스네어 드럼: 1930~1940년대

1930년대 스윙 음악과 빅밴드 음악이 번성하며 스네어 드럼도 황금기를 이어갔다. 1931년 루드비크사는 스네어 드럼 모델인 블랙 뷰티(Black Beauty)를 출시하였다. 이것은 블랙 니켈 명판이 있는 황동(brass)으로 제작된 것으로 지금까지도 전설적인 모델로 알려졌다. 당시 어떤 연주자가 어떤 드럼을 쓰는지가 그의 음악 스타일을 대변하였다. 제조사들은 분리된 텐셔닝의 헤드, 스네어의 다양한 메커니즘과 디자인 등 최신의 장치를 홍보하였고 연주자들은 자신의 연주 스타일에 맞게 이러한 장치들을 활용하여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웠다.

1931년 루디비크사의 세실 스트러프(Cecil Strupe)는 트리플 플랜지(triple flange)가 있는 금속 후프를 고안하였다. 초기의 금속 후프는 황동에 크롬을 입힌 것이었지만 차츰 강철에 크롬을 입힌 것으로 바뀌었다.

1939년 뉴욕에 본부를 둔 윌리엄 글래드스톤사(William Gladstone)는 각각의 헤드를 드럼의 탑에서 개별적으로 동시에 조율할 수 있는 쓰리 웨이 텐셔닝 시스템(three way tensioning system)을 개발하였다.

1940년대 비밥(bebop)이 대중음악계에 등장하였다. 비밥은 이전 시대 스윙을 반주하던 빅백드 음악과 달리 음량이 크지 않아도 되었기에 스네어 드럼의 사이즈도 줄어들었다. 그레치사(Gretsch)의 4인치 피콜로 스네어 드럼도 인기를 끌었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며 금속의 사용이 제한을 받자 나무로 된 셸이 다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5. 플라스틱 헤드의 도입: 1950~1960년대

1950년대 후반에는 플라스틱 헤드가 도입되었다. 또한 사운드와 관련한 중요한 발명이 이루어졌다. 베어링 엣지의 항상성과 날카로운 정도가 중요한 요인으로 대두되었다. 1955년 쓰리엠사(3M)의 짐 어윈(Jim Irwin)은 마일라(Mylar) 헤드에 대한 특허를 획득하였다.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의 드럼 주자인 소니 그리어(Sonny Greer)는 폴리에스터 헤드가 있는 스네어 드럼을 사용한 최초의 연주자이다.

1960년대는 로큰롤이 시대를 풍미하며 스네어 드럼이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루드비크사는 서프라포닉(Supraphonic)을 출시하였는데 이는 곧 스네어 드럼의 아이콘이 되었다. 이 모델은 황동에 크롬을 입히는 것 대신 알루미늄에 크롬을 입혔다. 로저스사(Rogers)는 다이나소닉(Dyna-Sonic) 모델을 제작하였는데 이 모델에는 평행 액션 스트레이너가 달려있었으며 스트레이너가 바텀 헤드의 소리를 막지 못하게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루드비크사의 서프라포닉(Supraphonic), 1960~1962년

루드비크사의 서프라포닉(Supraphonic), 1960~1962년 <출처: 악기백과, ©우예나>

1962년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발명이 이루어졌다. 루드비크사에서 금속으로 된 어쿠스티 퍼펙트 드럼 셸(Acousti-Perfect drum shell)을 제작하였다. 이 모델은 당시 금속 셸에서 쓰였던 주름이 있는 스네어 베드(snare bed, 스네어가 안정감 있게 부착되도록 하기 위해 레조넌트 헤드의 가장자리에 살짝 패인 홈) 대신 완만하게 패인 롤드 인 스네어 베드를 사용하였다. 플라스틱 헤드가 도입되면서 스네어 베드의 테이퍼는 더 길어졌다.

1964년에는 영국의 록밴드 비틀즈가 에드 설리번 쇼(Ed Sullivan Show)에서 공연하였는데 이 때 비틀즈의 드럼 연주자 링고 스타(Ringo Starr)가 루드비크사에서 제작한 나무로 된 스네어 드럼을 사용하였다. 이후 루드비크사의 나무로 된 스네어 드럼에 대한 주문이 쇄도하였다.

6. 1970년대 이후

1970년대와 80년대에는 다시 몸체가 큰 스네어 드럼을 선호하였다. 1970년대는 빌 지코스(Bill Zickos)가 아크릴 셸에 대한 특허를 냈다. 이것은 루드비크사의 전설적인 모델인 비스타라이트(Vistalite) 탄생의 촉매제가 되었다. 비스타라이트 모델은 투명한 아크릴로 된 셸을 특징으로 하는데 이는 관중을 압도하는 화려한 록밴드의 무대에서 시각적인 효과를 내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투명한 스네어 드럼이 현란한 조명과 드라이아이스로 만드는 안개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비스타라이트가 인기를 끌며 아크릴로 된 드럼 세트가 전세계적으로 보급되었다.

아크릴 셸을 쓴 대표적인 뮤지션으로는 존 본햄(John Bonham)과 그룹 레드 제플린의 드럼 연주자 존 보넘을 들 수 있다.

루드비크사의 비스타라이트

루드비크사의 비스타라이트 <출처: 악기백과, ©우예나>

오늘날 드럼 제작사들은 드럼 연주자가 원하는 사운드에 최적화된 디자인을 커스텀 메이드 방식으로 제작해주기도 한다.

참고문헌

  • Beck, H. John, Encyclopedia of Percussion. Routledge, 2013.
  • Blades, James. Percussion Instruments and Their History. The Bold Strummer, Ltd., 1992.
  • “Side drum.” (Grove Music Online).
  • “Snare drum.”
  • “Snare drum.”
  • “”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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