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화 탄소

일산화 탄소

[ carbon monoxide ]

일산화 탄소(carbon monoxide)
화학식 CO
분자량, g/mol 28.010
상태 무색 기체
녹는점, °C -205.02
끓는점, °C -191.5
밀도, kg/m3 1.145 (25 °C, 기체) 789 (액체)

일산화 탄소는 무색, 무취이며, 공기보다 약간 낮은 밀도를 갖는다. 35 ppm 이상의 농도에서 인체에 유독한데, 대기 중에서 지역별 농도가 다르며, 반감기가 짧은 편이다. 헤모글로빈과 결합하여 카복시헤모글로빈(carboxyhemoglobin)을 만듦으로써 헤모글로빈의 산소 결합 자리를 차지하여 인체 조직에 산소가 전달되지 못하게 하는 독성 물질이다. 착화합물에 리간드로 일산화 탄소가 포함될 수 있는데, 일산화 탄소 리간드를 카보닐이라고 한다. 끓는점과 녹는점이 질소와 유사하지만, 결합 에너지는 질소보다 커서 가장 강한 화학 결합으로 알려져 있다. 알데하이드나 아세트산 등의 간단한 유기 화합물 생산에 출발 물질로 일산화탄소가 쓰이며, 육류 색소나 환원제로 사용된다.

목차

역사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가 석탄을 태우면 유독성 연기가 발생한다고 한 것이 일산화 탄소에 대한 첫 번째 기록이다. 실제로 고대 사형 집행 방법으로 밀폐된 목욕탕에서 석탄을 태워 죄수를 죽이는 사례가 있었다. 기원 전후에는 일산화 탄소에 의한 죽음에 대하여 이유를 잘 알지는 못했지만, 공기의 조성에 변화가 생겨 호흡할 때 해를 끼치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1776년 프랑스의 드 라숑(de Lassone)이 산화 아연을 코크스(coke)와 함께 연소시켰을 때 푸른 불꽃의 기체 생성물을 수소라고 주장하였는데, 1800년에 스코틀랜드의 크뤽생크(W. C. Cruikshank)가 이를 정정하여, 발생하는 기체는 탄소와 산소를 포함하는 화합물이라고 발표하였다. 이후 1846년경 버나드(C. Bernard)에 의해 이 기체의 유독성이 철저하게 연구되었다.

2차 세계대전 동안 휘발유나 디젤 연료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일산화 탄소를 포함하는 기체 혼합물을 사용하였으며, 유대인 수용소에서 일산화 탄소가 대량 살상 기체로 쓰이기도 하였다.

성질

2.1 분자의 성질

이상 기체 법칙에 따르면 일산화 탄소의 분자량이 공기(평균 분자량; 28.8 g/mol)보다 작기에 밀도는 약간 낮을 것이다. 탄소와 산소 원자 사이의 결합은 삼중 결합으로 길이는 112.8 pm이며, 모든 전자가 짝을 이루고 있어 바닥 상태에서 단일항(singlet state)이다. 끓는점(82 K)과 녹는점(68 K)은 질소(끓는점 77 K, 녹는점 63 K)와 유사하지만, 결합 에너지는 1072 kJ/mol로 질소(942 kJ/mol)보다 커서 가장 강한 화학 결합으로 알려져 있다.

일산화 탄소에 있어서 산소 원자로부터 탄소 원자로 전자가 편극되어, 탄소와 산소 원자는 각각 약간의 음전하와 양전하를 띤다. 한편, 전기음성도는 산소가 탄소보다 커서 역편극도 일어나기에, 자유 상태의 일산화 탄소에서는 알짜 음전하가 탄소에 약간 남아 있게 되어 0.122 D의 작은 쌍극자 모멘트를 갖는다.

2.2 생물학적 성질

무색 그리고 무취의 매우 유독한 일산화 탄소는 헤모글로빈과 결합하여 카복시헤모글로빈(carboxyhemoglobin)을 만듦으로써 헤모글로빈의 산소 결합 자리를 차지하여 인체 조직에 산소가 전달되지 못하게 한다. 667 ppm 정도의 낮은 농도로도 인체 헤모글로빈의 절반을 카복시헤모글로빈으로 바꿀 수 있고, 이 정도의 카복시헤모글로빈이면 발작, 혼수, 치사에 이르게 할 수 있다. 미국에서 장기간의 노출 수위는 50 ppm 이하로 규정되어 있다. 일산화 탄소 중독의 흔한 증상은 다른 중독 증상과 유사한데, 두통, 구토, 어지러움, 피로 등을 느끼게 한다. 또한 망막 출혈이나 비정상적 혈색(cherry-red hue)을 보일 수도 있다.

일산화 탄소는 미오글로빈이나 미토콘드리아 사이토크롬 산화효소와 같은 분자와도 결합하여 심장이나 중추 신경계에 심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아울러 임산부와 태아에 심각한 위해를 줄 수도 있다.

발생

밀폐된 공간에 있는 내연 기관이나 난로와 같이 이산화 탄소가 생성될 만큼 산소가 충분치 않을 경우 부분 산화에 의해 일산화 탄소가 발생한다. 대기 중에서 충분한 산소가 존재하면 일산화 탄소는 푸른 불꽃을 내며 연소하여 이산화 탄소를 생산한다. 1960년대 이전에는 석탄 기체(coal gas)라고 하여 가정용 불빛, 요리, 난방 등에 일산화 탄소를 중요 연료로 사용했다. 현대 기술에서도 철의 제련 시 일산화 탄소를 부산물로 생성하여 쓰기도 한다.

일산화 탄소의 가장 큰 원천은 자연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대류권의 광화학 반응으로부터 연간 5×1012 kg이 생성되며, 그 밖에도 화산, 산불, 연소 등으로부터 자연적으로 발생한다. 그런데 일산화 탄소의 자연적 발생량은 해마다 다르므로 정확한 측정은 어렵다.

북반구의 일산화 탄소 농도 ()

생물학적으로도 헴 산화 효소(heme oxygenase) 작용에 의한 헤모글로빈 붕괴로부터 생산된다. 이 과정은 인체가 일산화 탄소를 호흡하지 않아도 일정량의 카복시헤모글로빈을 생성하게 한다.

생산

4.1 공업적 생산

과량의 탄소를 고온에서 연소시킬 때 형성되는 일산화 탄소와 질소의 혼합물인 발생로 가스(producer gas)가 일산화 탄소의 주요 산업적 원천이다. 이다. 초기에 형성되는 이산화 탄소는 남아 있는 탄소와 더 반응하여 일산화 탄소를 생성하며 평형을 이루는데, 이 반응을 부두아르 반응(Boudouard reaction)이라 하며, 800 °C 이상에서 일산화 탄소가 주요 생성물이다.

CO2 + C → 2 CO (ΔH = 170 kJ/mol)

또 다른 원천으로 '수성 가스(water gas)'가 있는데, 수성 가스는 수증기와 탄소의 혼합물이 흡열 반응을 하여 생성되는 수소와 일산화 탄소 혼합물을 뜻한다.

H2O + C → H2 + CO (ΔH = +131 kJ/mol)

유사한 의미로 '합성 가스(synthesis gas)'도 있는데, 이는 천연가스 및 다른 연료를 수증기와 함께 반응시켜 얻는 일산화 탄소를 포함하는 혼합물을 일컫는다.

일산화 탄소는 고체 산화물 전해 전지에서 이산화 탄소를 고온 전기 분해하여 얻을 수도 있고,

2 CO2 → 2 CO + O2

금속 산화물 광석을 탄소로 환원시킬 때 부산물로 얻을 수도 있다.

MO + C → M + CO

한편, 제한된 산소나 공기 중에서 탄소의 직접 산화를 통하여 생산할 수 있다.

2 C(s) + O2 → 2 CO(g)

이때 일산화 탄소가 기체이므로 환원 과정은 가열을 통해 반응의 엔트로피를 유리하게 하여 진행할 수 있다. 실제로 고온에서는 일산화 탄소 생성이 이산화 탄소의 생성보다 선호된다고 알려져 있다.

4.2 실험적 생산

실험실에서는 폼산이나 옥살산을 진한 황산으로 탈수시켜 일산화 탄소를 편리하게 얻을 수 있다.

CH2O2(폼산) + H2SO4(촉매) → CO + H2O + H2SO4(촉매)

또 다른 방법으로 아연 금속과 탄산 칼슘 분말을 곱게 갈아 가열하면 일산화 탄소가 방출되면서 산화 아연과 산화 칼슘이 남는다.

Zn + CaCO3 → ZnO + CaO + CO

질산은과 아이오도폼의 반응에서도 일산화 탄소가 얻어진다.

CHI3 + 3AgNO3 + H2O → 3HNO3 + 3AgI + CO

또한, 금속 옥살레이트를 가열하여도 CO가 발생한다.

Na2C2O4 → Na2CO3 + CO

용도

5.1 화학 산업

일산화 탄소는 산업용으로 대량의 화학 약품을 만드는 데 쓰인다. 알켄(alkene), 일산화 탄소, 수소의 하이드로포밀레이션(hydroformylation) 반응에서 알데하이드를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다. 하이드로포밀레이션과 고도 올레핀 공정(higher olefin process)을 접목하여 세탁용 세제의 전구체를 만들 수도 있다.

아이소사이아네이트(isocyanate), 폴리카보네이트, 폴리우레탄을 만드는 데 유용한 포스진(phosgene)도 순도 높은 일산화 탄소와 염소 기체를 다공성 활성탄 촉매에 통과시켜 제조한다.

CO + Cl2 → COCl2

메탄올은 일산화 탄소의 수소화 반응으로부터 생산한다. 일산화 탄소의 수소화 반응을 탄소-탄소 결합 형성 반응과 연계하면 피셔-트롭슈(Fischer-Tropsch) 공정과 같이 액체 탄화수소 연료를 얻을 수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석탄이나 바이오매스(biomass)를 디젤로 변환할 수 있다.

몬산토(Monsanto) 공정에서 일산화 탄소와 메탄올을 로듐 균일 촉매와 아이오딘화 수소산 존재 하에서 반응시키면 아세트산을 얻을 수 있다. 아세트산의 산업용 생산의 대부분은 이 공정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한편, 황 촉매 하에서 불순한 니켈과 순수한 일산화 탄소의 반응으로 얻은 니켈 카르보닐(Ni(CO)4) 화합물을 고온에서 열분해시키는 몬트(Mond) 공정을 이용하여 금속 니켈을 정제하기도 한다.

5.2 육류 색소

일산화 탄소는 육류나 어류의 포장에 사용된다. 일산화 탄소가 미오글로빈과 결합하여 카복시미오글로빈이 생성되면 밝은 체리 색 염료가 되는데, 이는 미오글로빈의 산화된 형태인 옥소미오글로빈(oxomyoglobin)보다 더 안정하다. 하지만 더 산화되면 갈색의 메트미오글로빈(metmyoglobin)으로 변한다. 일산화 탄소를 사용한 체리 색 발현이 육류의 부패를 가릴 수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으므로, 일본, 싱가포르, 유럽 연합 등은 육류 포장에 일산화 탄소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5.3 의약품

1993년에 일산화 탄소가 정상적인 신경전달자(neurotransmitter)라는 첫 보고서가 나왔고, 세포 조직에서 일산화 탄소, 아산화 질소 그리고 황화 수소는 항염증, 혈관 확장, 새 혈관 성장 촉진 등의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이를 근거로 일산화 탄소를 약으로 사용하려는 임상 적용이 진행 중이지만, 과량의 일산화 탄소는 중독을 유발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5.4 야금 및 레이저

일산화 탄소는 강력한 환원제이므로 고대부터 원광으로부터 금속을 환원시킬 때 사용했다. 고온에서 일산화 탄소가 금속 산화물의 산소를 빼앗아 이산화 탄소가 되면서 금속을 환원시킨다. 이때, 반응로에 일산화 탄소를 기체 형태로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산화 원광과 코크스와 같은 탄소 소재를 함께 가열하여 일산화 탄소를 즉석에서 생산하여 반응에 쓴다. 용광로 공정이 일산화 탄소에 의한 금속 환원의 대표적 공정이다. 일산화 탄소는 고전압 적외선 레이저에서 레이저 발생 매체로도 사용되고 있다.

참고 자료

  1. Immediately Dangerous to Life and Health Concentrations (IDLH). National Institute for 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NIOSH).
  2. Retrieved on 2018-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