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크스

석탄을 가공해 만드는 연료로써, 불순물을 거의 포함하지 않은 고순도 탄소로 구성된 코크스는 주로 역청탄(bituminous)을 분해 증류(destructive distillation)하여 얻을 수 있으며, 단단한 다공성의 물질로 회색을 띤다. 코크스는 자연적으로 형성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합성된 것들이 대부분 쓰인다. 주로 쓰이는 연료용 외에도 용광로에서 철 제련 시 환원제로 쓰이고 미국의 나사(NASA)에서 개발한 열차단 소재에 활용되기도 한다.

코크스()

목차

역사 기록에 따르면 고대 중국에서 이미 코크스를 생산했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9세기 전 부터 중국인들은 이미 난방이나 요리에 이를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1세기 초에는 황하 계곡의 대장장이들이 용광로에 사용하기 시작함으로써 목재 부족으로 인한 연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였다.

1603년 영국의 플랫(H. Plat)은 나무를 태워 숯을 만드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석탄을 태워 숯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제안했지만, 1642년에서야 이러한 방법이 실제로 사용되었는데, 영국 더비셔에서 맥아를 로스팅하는데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 이전까지 양조업자들은 맥아를 볶는 과정에서 일반 석탄을 사용하는 대신 목재를 주로 사용하였는데, 그 이유는 석탄을 사용할 경우 발생되는 유황 증기가 맥주 맛을 망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유황 증기를 상대적으로 적게 방출하는 코크스를 사용하는 방식은 맥아를 상대적으로 약하게 볶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결국 이러한 방식이 17세기 후반 에일(pale ale) 맥주 탄생에 기여하게 되었다.

1709년에는 영국의 다비(A. Darby)가 주철을 생산하기 위해 코크스를 사용하는 용광로를 도입하고자 했고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로 제작이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대량 생산을 통해 철의 값이 저렴해지고 결국 산업 혁명을 촉발시키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되었다. 그 전까지 제철 공정에는 목재를 태워 만든 목탄이 사용되었으나, 영국에서 시행된 저목림(coppicing) 사업으로 인해 이 같은 목재 수요를 감당하기 불가능해졌고, 결국 코크스가 점차적으로 목탄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증기기관차()

증기 기관차에도 코크스가 주 연료로 사용되었는데, 이는 당시 환경 법규로 인해 기관차에서 나오는 증기를 줄일 필요가 있었고 결국 매연을 상대적으로 적게 방출하는 코크스가 이상적 연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법률은 곧 효력을 잃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더 값싼 일반 석탄이 코크스를 대체하게 되었다.

주로 역청탄을 진공 용광로에서 약 1000 ℃도로 가열하여 코크스를 얻는데, 이때 그 탄에 포함된 수분과 석탄 가스, 타르를 비롯한 여러 휘발성 물질들이 제거된다. 코크스의 강도를 높이거나 적당한 부피 팽창을 유도하기 위해 코크스에 포함된 이들 물질의 양을 적절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 특히 코크스 생산을 위한 석탄 혼합물의 이상적인 휘발성 물질 함유량은 26-29 %이며, 이를 맞추기 위해 코크스로 가열되기 전 여러 종류의 석탄들이 다양한 비율로 혼합된다. 초창기 코크스의 생산에는 일반 목탄 생산 방법과 유사한 평로법(hearth process)이 사용되었으나, 이후 보다 효율적인 벌집 모양 오븐(beehive oven)을 활용한 코크스 생산 공정이 빠르게 평로법을 대체하게 되었다.

용광로()

주로 연료로 쓰이지만 용광로에서 철광석을 제련할 때 환원제로 쓰이기도 한다. 이는 코크스를 연소시킬 때 방출되는 일산화 탄소가 철 속의 포함된 철 산화물의 생성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코크스로 가공되는 과정에서 매연을 방출하는 물질들이 대부분 제거되기 때문에 가정용 난방에도 쓰일 수 있으며, 일부 양조업자들이 스카치 위스키에 들어가는 맥아를 볶을 때 사용하기도 한다. 연소할 때 일산화 탄소를 방출하기 때문에 그러한 화합물이 포함된 합성 가스를 제조할 때도 사용된다. 한편, 코크스가 다른 물질과 혼합될 경우, 뛰어난 열차단 효과를 가진다는 것이 우연히 밝혀지면서 일찍이 미국 나사에서는 코크스가 포함된 열차단 특수 소재(AVCOAT 5026-39)를 개발하였고, 이를 화성 탐사 차량인 패스파인더(Pathfinder)에 사용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