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노그라드스키 칼럼

위노그라드스키 칼럼

[ Winogradsky column ]

러시아 출신의 미생물학자 세르게이 위노그라드스키(Sergei Winogradsky, 1856~1953)가 1880년대에 발명한 실험기구다. 이 칼럼을 통해서 생명체의 영양방식, 즉 광영양(phototrophy), 화학영양(chemotrophy), 자가영양(autotrophy), 타가영양(heterotrophy) 등을 거의 모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생물의 대사활동에 의한 서식지 변화와 탄소와 질소, 황 등 주요 원소의 생지화학적 순환도 간명하게 보여준다. 요컨대, 이 칼럼의 내부는 다양한 미생물들이 상호 의존적으로 살아가는 작은 생태계다. 이 생태계는 일단 칼럼이 만들어지고 나면, 빛을 제외하고 외부에서 추가로 공급되는 것은 전혀 없이 내부 미생물들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유지된다.

영양방식에 따른 생명체의 분류 (출처: 김응빈/연세대)

목차

제작

위노그라드스키 칼럼 제작은 보통 길이 약 30cm, 지름 5cm 이상인 투명한 관에 연못이나 강바닥에서 채취한 진흙을 3분의 1정도 채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여기에 탄산칼슘(~0.25% calcium carbonate)과 황산칼슘(~0.5% calcium sulfate) 또는 황산나트륨(~0.50% sodium sulfate)을 추가하는데, 대신 달걀껍데기와 달걀노른자를 넣기도 한다. 그 다음 잘게 찢은 신문지나 건초를 넣어 섬유소를 추가해주고, 연못이나 강에서 채취한 물을 채운 뒤 물의 증발을 막기 위해 뚜껑을 닫는다. 끝으로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놓아두면 위노그라드스키 칼럼이 완성된다.

제작 초기(좌)와 7주가 지난(중) 위노그라드스키 칼럼https://en.wikipedia.org/wiki/Winogradsky_column 과 모식도(우)http://archive.bio.ed.ac.uk/jdeacon/microbes/winograd.htm

칼럼의 내부 조성

칼럼 하단 (검은색 ~ 붉은색)

제작 초기에 칼럼 내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은 상대적으로 매우 적지만 2~3개월 뒤에는 각각의 대사능력을 발휘하여 성장한 미생물들이 고유한 서식지를 형성하면서 자리 잡게 된다. 상단 그림에 묘사한 대로, 칼럼의 가장 아래쪽에 있는 검은색 부분에는 산소가 없다. 여기서는 주로 클로스트리디움(Clostridium) 속 세균들이 섬유소를 분해해서 얻은 포도당을 발효한다. 발효 산물인 에탄올과 아세트산 등은 Desulfovibrio 속 세균들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Desulfovibrio는 클로스트리디움(Clostridium)의 발효 산물을 에너지원(전자공여체)으로, 황산염(Sulfate)을 최종 전자 수용체로 사용하여 무산소 호흡(anaerobic respiration)을 한다. 그 결과물로 만들어진 황화수소(H2S)는 물에 녹아 무산소광합성균(anaerobic photosynthetic bacteria)의 광합성(photosynthesis)에 사용된다. 그림에서 초록색과 붉은색 부분에 명기된 Green sulfur bacteria (녹색황세균)와 Purple sulfur bacteria (자색황세균)가 대표적인 무산소광합성균이다. 이 두 가지 종류의 세균은 식물처럼 광합성을 하지만 물(H2O) 대신에 황화수소(H2S)를 환원체(전자공여체)로 사용하기 때문에 식물과 달리 광합성의 결과로 산소가 아니라 황(S)을 내놓는다. 이렇게 생성된 황(S)은 다른 세균들이 에너지원으로 이용하여 황산염(sulfate, SO42-)으로 산화시킨다. 황산염은 산소가 없는 지역으로 다시 돌아가 Desulfovibrio에 의해 재활용된다.

칼럼 중단 (분홍색)

칼럼에서 넓은 분홍색 부분에는 또 다른 종류의 무산소광합성균이 살고 있다. Purple non-sulfur bacteria (자색비황세균)가 그 주인공인데, 이들은 광종속영양생물이다. 칼럼의 아래 지역에 있는 혐기성 세균의 발효산물인 유기화합물을 이용하지만 황화수소(H2S)를 이용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황화수소(H2S)를 이용하는 세균들보다 위쪽에 위치해 있다. 여기로 확산되는 황화수소(H2S)는 황 산화균(sulfur-oxidizing bacteria)이 황산염(SO42-)로 산화시킨다. 이들 세균은 황화수소(H2S) 산화를 통해 에너지를 얻고 이를 이용하여 이산화탄소를 고정하는 화학합성독립영양생물이다.

칼럼 상단 (파란색 ~ 노란색)

칼럼의 가장 위쪽에는 남세균(Cyanobacteria)가 서식하면서 산소 발생 광합성을 수행하기 때문에 산소 농도가 높다. 남세균광합성은 식물과 거의 같은데, 이 때문에 ‘내부공생이론(Endosymbiosis Theory)’에서 식물 세포의 엽록체(Chloroplast)가 남세균에서 유래했다는 증거로 내세우기도 한다. 또한 이 지역에는 많은 미생물들이 존재하며 특히 협막세균(Sheathed bacteria)이나 조류 같은 진핵생물(eukaryotes)이 나타나기도 한다.

칼럼 내 물질 농도

이 칼럼에는 크게 두 가지 물질, 산소와 황화수소(H2S)의 농도기울기가 형성된다. 칼럼 밑으로 갈수록 황화수소(H2S)의 농도는 높아지고, 위로 갈수록 산소의 농도가 올라간다. 미생물 대사산물에 의한 농도기울기가 칼럼의 내부에 다양한 미생물이 살면서 작은 생태계를 이루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집필

김응빈/연세대학교

감수

이창로/명지대학교

참고문헌

동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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