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소 호흡

무산소 호흡

[ anaerobic respiration ]

무산소 호흡은 혐기성(嫌氣性) 호흡 또는 무기(無氣)호흡으로도 번역된다. 광합성 생물체를 제외한 모든 생물체는 에너지원을 산화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자를 전자수용체에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 에너지를 생성하는데, 전자전달계를 사용한 전기화학적인 기울기(양성자 동력)의 발생 유무에 따라 발효와 호흡으로 나누고 호흡은 다시 산소의 사용 유무에 따라 산소호흡과 무산소호흡으로 나누어진다. 무산소호흡에 사용되는 전자수용체로는 금속이온, 질산염, 황산염, 퓨마르 산, trimethylamine N-oxide, dimethyl sulfoxide 등 다양한 무기물과 유기물이 사용될 수 있다. 절대 무산소 호흡 생명체도 산소가 존재하면 산소호흡을 하게 되는데, 이때 만들어지는 활성산소족의 독성을 제거할 수 있는 효소가 없어서 죽게 되기 때문에 산소가 아닌 다른 화합물을 호흡에 이용해서 살아간다.

목차

호흡과 발효의 비교

일반적으로 호흡은 산소호흡을 생각하고 발효는 발효식품의 발효를 생각하게 되지만, 과학적으로는 발효와 호흡은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먼저, 발효와 호흡의 공통점은 둘 다 에너지원의 산화과정에서 발생하는 NADH + H+를 NAD+로 다시 산화시켜서 에너지를 얻음과 동시에 대사가 원활하게 일어나게 해주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그림 1). 차이점은 발효는 기질(에너지원)로부터의 전자가 전자수용체로 전달되는 과정이 전자전달계를 거치지 않는 반면 호흡은 반드시 전자전달계를 거쳐서 일어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전기화학적 기울기(주로 양성자 동력)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발효과정에서의 ATP생성은 기질수준의 인산화(substrate-level phosphorylation)에 의해서만 일어나고 호흡과정에서는 산화적 인산화(oxidative phosphorylation)를 통해서 일어나기 때문에 발효에 비해 훨씬 더 많은 ATP를 만들 수 있다. 또한 발효는 그 산물에 따라 이름을 짓는반면, 호흡의 경우에는 기질인 전자수용체에 따라 이름을 붙인다. 예를 들면 젖산발효는 lactate dehydrogenase라는 효소가 작용하여 NADH의 전자를 pyruvate에 전달하여 lactate가 만들어지는 경우를 말하고, 알코올발효의 경우에는 alcohol dehydrogenase라는 효소가 작용하여 NADH의 전자를 acetaldehyde에 전자를 전달하여 알코올을 만들어내는 과정인 반면, 호흡은 그 사용 기질에 따라 산호호흡, 질산(NO3-)호흡, TMAO(Trimethylamine N-oxide)호흡 등과 같이 정의된다.

그림1. 호흡과 발효의 정의(출처: 석영재/서울대)

무산소 호흡 에너지 (산호 호흡과 무산소 호흡의 비교)

호흡을 통해 에너지를 얻어내는 방식은 건전지의 원리와 비슷하게 에너지원의 환원전위와 전자수용체의 환원전위의 차이에 의해 에너지의 크기가 결정이 된다. 즉, 자유에너지 ΔGo’ = -nFΔEo’, 여기에서 n은 기질로부터 전자수용체로 전달되는 전자 수, F는 Faraday 상수 ~96.5 kJ/V/mol, 그리고 ΔEo’는 기질과 전자수용체의 환원전위의 차이가 된다. 만약 포도당 1 mol을 기질로 이용해서 산소호흡을 하게 되면 <표 1>에서와 같이 포도당과 산소의 환원전위차는 산소의 값 0.82와 포도당의 값 -0.43의 차이인 1.25 V가 되고(반쪽 반응 번호 (2)와 (24)), 포도당 1 mol에 존재하는 전자수는 24 mol이 된다. 따라서 이때의 자유에너지는 -24 mol x 96.5 kJ/V/mol x 1.25 V = -2,895 kJ이 된다. 이는 포도당 1 mol을 산소로 태웠을 때의 연소에너지(-2805 kJ/mol, -673 kcal)와 거의 비슷함을 알 수 있다. 만약, ATP 한 분자를 만드는데 필요한 자유에너지가 50 kJ이라고 하면 이 에너지는 57 mol의 ATP를 만들 수 있는 에너지이다. 하지만, 실제 세포내에서는 효율이 100%가 될 수 없기 때문에 포도당 한 분자가 해당작용과 TCA 회로를 거쳐 산화되고 그 전자가 전자전달계를 거쳐서 산소까지 전달될 때 만들어지는 ATP의 수는 약 30분자 정도가 되는 것이다. 만약 산소가 없는 경우에는 철이온(Fe3+), 질산이온(NO3-), 퓨마르산(fumarate), dimethyl sulfoxide (DMSO), trimethylamine N-oxide (TMAO) 등을 사용하는데, 만약 질산이온을 사용한다면 이때의 자유에너지는 환원전위의 차이가 0.42-(-0.43) = 0.85 V가 되기 때문에 -24 mol x 96.5 kJ/V/mol x 0.85 V = -1,968.5 kJ가 되어 산소를 이용했을 때의 약 2/3이 되는 것이다(표1의 반쪽 반응 번호 (2)와 (22)). 따라서 대장균의 경우에는 산소가 존재하면 호흡에 산소를 가장 선호하고, 그 다음에 질산이온 > 퓨마르산의 순서로 선호하게 된다<표1 참고>. 비록 퓨마르산이라고 할지라도 만약 호흡에 사용이 되면, 포도당 한분자로부터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발효 만을 할 때에 비해 월등히 더 많은 ATP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호흡을 선호하게 된다. 어떤 무산소 호흡 생명체는 늪 속이나 우리 장 속 또는 쓰레기 매립장에서 수소가스를 에너지원(기질)으로 그리고 이산화탄소를 전자수용체로 이용하는 호흡을 통해 메탄을 발생하기도 하고(표1의 반쪽 반응 번호 (3)번과 (6)번), H2S를 기질로 하고 Fe3+를 전자수용체로 하여 에너지를 얻기도 한다(표1의 반쪽 반응 번호 (7)번과 (23)번). 이런 방식으로 다양한 유기물과 무기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다양한 유기물과 무기물을 전자수용체로하는 매우 다양한 무산소 호흡 미생물들이 지구의 다양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표1. 다양한 물질의 환원전위
산화제 환원제 Eo’ (V)a 반쪽 반응 번호
CO2 + 2H+ + 2e- HCOOH (포름산) -0.43 (1)
6CO2 + 24H+ + 24e- C6H12O6(glucose) + 6H2O -0.43 (2)
2H+ + 2e- H2 -0.42 (3)
NAD+ + 2H+ + 2e- NADH + H+ -0.32 (4)
S0 + 2H+ + 2e- H2S -0.278 (5)
CO2 + 8H+ + 8e- CH4 + 2H2O -0.240 (6)
SO42- + 10H+ + 8e- H2S + 4H2O -0.22 (7)
FAD + 2H+ + 2e- FADH2 -0.22b (8)
FMN + 2H+ + 2e- FMNH2 -0.19b (9)
CO2 + 2H+ + 2e- CO + H2O -0.11 (10)
Menaquinone + 2H+ + 2e- Menaquinol -0.074 (11)
2H+ + 2e- H2 (at pH 0) 0 (12)
Fumarate + 2H+ + 2e- Succinate +0.033 (13)
Ubiquinone + 2H+ + 2e- Ubiquinol +0.11 (14)
Trimethylamine N-oxide Trimethylamine +0.13 (15)
2MnO2(고) + H2O + 2e- Mn2O3(고) + 2OH- +0.15 (16)
Dimethyl sulfoxide Dimethylsulfide +0.16 (17)
Fe3+ + e- Fe2+ (at pH 7) +0.2 (18)
NO3- + 2H+ + 2e- NO2- + H2O +0.42 (19)
NO2- + 8H+ + 6e- NH4+ + 2H2O +0.44 (20)
MnO2(고) + 4H+ + 2e- Mn2+ + 2H2O +0.46 (21)
NO3- + 6H+ + 5e- ½N2 + 2H2O +0.74 (22)
Fe3+ + e- Fe2+ (at pH 2) +0.77 (23)
½O2 + 2H+ + 2e- H2O +0.82 (24)

a특별한 표시가 없는 경우 pH 7.0에서 모든 성분들이 1M일 때의 환원전위를 나타낸다.

b이 값은 순수 화합물의 환원전위이며, 어떤 단백질과 결합된 상태인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무산소 호흡 생명체의 서식처

산소호흡을 하는 생명체는 약 20억년전 지구상에 산소가 축적되면서부터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무산소 호흡을 하는 생명체는 약 40억년전부터 존재하기 시작하여 지금도 많은 종이 존재하고 있다. 무산소 호흡을 하는 생명체들의 서식처를 살펴보면, 동물의 장 속이나 잇몸 그리고 피부 속을 비롯해서 늪지나 쓰레기 더미 속, 그리고 해저나 담수의 바닥 등 매우 다양한 곳에 존재한다. 한가지 예를 들면 생선에서 나는 비린내는 피부 속에서 미생물들이 에너지를 얻기 위해 TMAO(trimethylamine N-oxide)를 이용하여 무산소 호흡의 결과 TMA(trimethylamine)가 방출되는 냄새이다. 그리고 우리 사람의 장속에서 메탄(CH4, methane)이 생성되는 이유는 유기물의 산화에 의해 발생하는 전자를 이산화탄소를 최종 전자수용체로 이용하기 때문이다(표1의 반응쌍 (2)번과 (6)번). 또한 구강을 통해 들어오는 산소는 대부분 통성혐기성 세균들이 모두 소모를 해 버리기 때문에 우리 장에는 산소가 도달할 수 없어서 대신 다양한 황화합물과 질소화합물들도 무산소호흡의 전자수용체로 사용하기 때문에 발효산물과 더불어 고약한 냄새가 나게 되는 것이다.

집필

석영재/서울대학교

감수

이진원/한양대학교

동의어

Anaerobic respiration, 무산소 호흡, anaerobic respir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