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공생이론

내부공생이론

[ endosymbiosis theory ]

내부공생이론은 세포 내 공생이론이라고도 하며, 서로 다른 원핵생물이 생존을 위해 작은 원핵세포가 큰 원핵세포에 들어가 공생적 연합을 이루다가 현재 진핵세포의 세포 내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엽록체진화하게 되었다는 이론이다1).

미토콘드리아는 모든 진핵생물이 공통으로 가지는 세포 내 소기관으로 호흡 및 에너지 생산을 담당하고 있으며, 엽록체는 광합성을 하는 진핵생물이 공통으로 가지는 세포 내 소기관이다. 내부공생이론은 이러한 두 소기관의 기원을 밝힘으로써 현대 진핵생물의 기원 및 진화를 설명하고 있다.

목차

내부공생이론의 역사

공생의 개념은 19세기에 들어 지의류, 균근 등 서로 전혀 다른 생물 간의 공생체에 대한 연구로부터 정립되기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1883년에 독일의 식물학자인 안드레아스 쉼퍼(Andreas Schimper)는 녹색식물의 엽록체가 광합성을 하는 원핵생물인 남세균(cyanobacteria)과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음을 관찰했고, 1905년에는 러시아의 생물학자인 콘스탄틴 메레쉬코프스키(Konstantin Mereschkovsky)가 엽록체를 비롯한 색소체(plastid)가 남세균의 내부공생에서 기원했다고 하는 내부공생 가설을 제시하였다2). 이들의 가설은 광합성을 하는 진핵생물의 색소체가 세포 내에서 저절로 생겨나는 게 아니라 기존 색소체의 분열에 의해서만 생겨난다는 사실에 기반한 것이다. 하지만 메레쉬코프스키는 또 다른 진핵세포의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의 내부공생 기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는데 이후 1918년 프랑스의 폴 포르티에르(Paul Portier)와 1927년 미국의 이반 월린(Ivan Wallin)이 미토콘드리아의 내부공생설을 주장하였다2). 하지만 이러한 견해는 그 당시에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으며 미국 등 영어권 국가에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 이후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색소체에서 DNA의 존재가 확인되기 시작했고, 이들 중 한 명인 미국의 진화생물학자 린 마굴리스(Lynn Margulis)는 1967년의 논문에서 진핵생물의 기원이 공생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색소체, 미토콘드리아 및 편모까지 원핵생물의 내부공생에서 기원한 것으로 설명하였다. 이러한 주장은 그 당시 분자생물학적인 지식과 방법론이 가설을 입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함에 따라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편모의 내부공생이론은 편모가 DNA를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폐기되었으나, 색소체와 미토콘드리아의 내부공생 이론은 많은 증거 및 흔적이 제시됨에 따라 정설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림 1.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의 기원을 설명하는 내부공생이론. ()

내부공생의 흔적 및 증거

진핵세포의 엽록체와 미토콘드리아는 다른 세포내 소기관들과는 달리 자체의 유전체를 가지는데, 이는 핵의 유전체와는 여러 면에서 서로 다르다. 이들의 유전체는 많은 원핵생물처럼 닫힌 고리 형태이고 1개의 DNA 사슬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소기관의 리보솜은 원핵세포와 그 종류가 같다. 또한 이들은 이러한 자체 DNA와 리보솜을 이용해 스스로 필요한 효소의 일부를 합성해내기도 한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리보솜 소단위체의 RNA 염기서열을 분석해 보면 미토콘드리아의 경우는 호기성 종속영양세균인 알파프로테오박테리아의 리케챠(Rickettsia), 그리고 엽록체의 경우는 호기성 산소발생 광합성세균인 남세균과 각각 같은 진화적 계통을 형성하고 있다3).

또한 이들은 모두 겹으로 된 막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원래 하나의 세포막으로 되어 있던 공생체의 조상이 숙주에 해당하는 다른 세포의 내부로 들어가 숙주 세포의 막에 둘러싸이면서 이러한 겹막 구조를 형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와 색소체는 다른 소기관처럼 세포 내에서 생겨나는 게 아니라 항상 기존의 개체로부터 분열하여 생성되며 세균처럼 이분법으로 분열한다.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의 특징을 비교하면 아래와 같다.

표 1.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의 특징
특징 미토콘드리아 엽록체
기능 호흡을 통한 에너지 생산 광합성
유전체 1가닥의 닫힌 고리 형태 1가닥의 닫힌 고리 형태
유전체의 크기 약 16kb 대부분 120-170kb
진화적 계통 알파프로테오박테리아 남세균
막구조 겹막(내막과 외막) 겹막(내막과 외막)
증식 기존의 미토콘드리아가 이분법으로 증식 기존의 엽록체가 이분법으로 증식
단백질 합성 개시 아미노산 포밀 메티오닌 포밀 메티오닌

2차 내부공생

1차 내부공생을 통해 만들어진 진핵생물이 다시 2차 내부공생을 통하여 다른 진핵생물 내에 들어가 공생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단세포의 광합성 미세조류가 다른 종속영양 원생생물의 내부 공생체로 들어간 경우가 확인되고 있다4). 이러한 2차 내부공생은 진핵생물, 특히 원생생물의 다양성 증가의 원동력이 되었다. 예를 들어 홍조류가 다른 종속영양 원생생물의 세포 내에 들어가 형성된 2차 내부공생 결과 와편모조류, 갈조류, 규조류 등의 계통이 탄생되었으며, 녹조류의 2차 내부 공생의 결과로 유글레나류의 계통이 탄생 되었다1)5).

집필

김승범/충남대학교

감수

김은자/한국미생물학회

참고문헌

1. Madigan, M. et al. 2015. Brock Biology of Microorganisms, 14th edition. Pearson.
2. Archibald, J.M. 2015. Endosymbiosis and eukaryotic cell evolution. 25(19):R911-921.
3. Zimorski, V. et al. 2014.  Endosymbiotic theory for organelle origins. Opin Microbiol. 22: 38–48.
4. Gentil, J. et al. 2017. Origin of complex algae by secondary endosymbiosis: a journey through time. Protoplasma Mar. 13. Doi: 10.1007/s00709-017-1098-8.
5. Reece, J.B. et al. 2012. Campbell Biology – Concepts and Connections, 7th edition. Pearson.

동의어

Endosymbiosis theory, 내부공생이론, endosymbiosis the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