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

아테

개념이 의인화된 신

[ Ate ]

요약 그리스 신화에서 어리석은 실수와 미망을 의인화한 여신이다. 제우스와 불화의 여신 에리스의 딸인 아테는 신과 인간들을 현혹시켜서 어리석은 행동을 저지르게 만든다. 제우스의 노여움을 사서 올림포스에서 인간 세상으로 내던져졌다.
외국어 표기 Ἄτη(그리스어)
구분 개념이 의인화된 신
상징 미망(迷妄), 맹목적이고 어리석은 행동, 실수, 가벼운 행동
어원 현혹됨, 생각이 모자람
관련 사건, 인물 헤라클레스의 출생
가족관계 제우스의 딸, 에리스의 딸, 닉스의 손녀

아테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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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 인물관계도
가이아타르타로스닉스에레보스제우스에리스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에 따르면 아테는 불화의 여신 에리스의 딸로 무법의 여신 디스노미아와 자매지간이다. 둘은 모두 밤의 여신 닉스의 후손이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 아테는 제우스의 딸로 소개된다.

신화 이야기

아테와 아가멤논

트로이 전쟁에서 아가멤논아킬레우스의 불화는 전쟁의 국면을 그리스군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하게 만들었다. 두 영웅이 반목하게 된 이유는 미녀 브리세이스 때문이었다.

그리스군 진영에 역병이 돌아 병사들이 죽어 나가자 그리스군의 지도자들은 신탁에 원인을 물었고, 신탁은 아가멤논이 전리품으로 빼앗아 온 크리세이스를 다시 그녀의 아버지인 아폴론의 사제 크리세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아킬레우스를 비롯한 장군들이 아가멤논에게 신탁을 따르도록 요구하자 아가멤논은 화가 나서 아킬레우스에게 그 대신 그가 전리품으로 취한 브리세이스를 내놓는다면 요구에 응하겠다고 했다. 결국 사랑하는 브리세이스를 아가멤논에게 내줄 수밖에 없었던 아킬레우스는 전투에서 손을 떼고 자기 진영에 틀어박혔다.

그리스군 최고의 영웅 아킬레우스가 싸움터에 나타나지 않자 전세는 급격히 트로이군 쪽으로 기울었고, 다급해진 아가멤논은 브리세이스와 단 한 번도 잠자리를 갖지 않았다는 맹세와 함께 다시 그녀를 돌려주겠다며 아킬레우스에게 화해를 청했다. 이때 아가멤논은 아킬레우스에게 모욕을 가한 자신의 어리석은 행동의 책임이 아테에게 있노라고 변명하였다.

“내가 아킬레우스로부터 명예의 선물을 손수 빼앗았던 그날
바로 그들(신들)이 회의장에서 내 마음속에 사나운 광기를 보냈기 때문이오.
아테는 제우스의 맏딸로 모든 사람을 눈멀게 하는 파괴적인 여신이오.
그녀의 발은 가벼워 결코 땅을 밟고 다니는 일이 없소.
그녀는 사람의 머리를 밟고 다니며 사람들을 넘어뜨리는데
둘 중에 한 사람은 걸려들게 마련이오.”

아가멤논은 자신이 아테 여신에게 현혹되어 실수를 저지른 것이 불명예스러운 일은 아니라면서 제우스 역시 아테 여신에 의해 눈이 먼 적이 있다고 말한다.

아테와 제우스

아가멤논이 예로 든 제우스의 실수는 헤라클레스가 태어날 때 일어난 일이었다. 제우스는 알크메네가 자신의 아들인 헤라클레스를 출산하게 되었을 때, 기분이 좋아져서 신들에게 곧 태어날 페르세우스의 후손이 장차 아르고스의 통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알크메네를 질투한 헤라가 아테 여신의 힘을 빌어 제우스에게 자신이 한 말을 맹세토록 하였고, 제우스는 헤라의 말대로 맹세를 했다. 하지만 헤라에게는 다른 꿍꿍이가 있었다.

제우스의 맹세가 떨어지자 헤라는 몰래 출산의 여신 에일레이티이아에게 지시하여 헤라클레스의 탄생을 늦추고 그 대신 니키페가 임신한 에우리스테우스를 일곱 달 만에 세상에 나오게 했던 것이다. 니키페의 남편 스테넬로스는 영웅 페르세우스의 아들이었다. 결국 제우스가 예언한 아르고스의 통치권은 제우스가 뜻했던 헤라클레스가 아니라 엉뚱하게 에우리스테우스에게로 돌아가고 말았다.

아테의 추방

이 소식을 들은 제우스는 “화가 나 지체 없이 아테의 번쩍이는 머리채를 붙잡고 엄숙하게 맹세하기를, 아무나 가리지 않고 눈멀게 하는 아테는 두 번 다시 올림포스와 수많은 별들이 있는 하늘로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제우스가 아테를 “손으로 빙빙 돌려 별 많은 하늘에서 내던지자” 그녀는 곧장 인간 세상으로 떨어졌다. 이렇게 해서 아테가 떨어진 곳은 프리기아의 한 언덕이었는데, 그 후로 그곳은 아테의 언덕이라고 불렸다. 아테의 언덕은 나중에 다르다노스의 후손인 일로스가 신탁에 의해 얼룩소를 쫓아가서 트로이를 건설한 곳이다.

아테와 리타이

제우스에 의해 인간 세계로 내던져진 아테는 인간들과 함께 지내게 되었고, 이때부터 어리석은 미망이 인간의 속성으로 자리 잡았다. 나중에 제우스는 아테에게 사죄의 여신 리타이를 보내 주어 인간들로 하여금 참회의 기도를 통해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리타이는 절름발이에 주름투성이인 데다 사팔뜨기여서 날랜 걸음으로 앞서 가며 인간들에게 해악을 끼치는 아테의 뒤를 따라다니는 것이 고작이다.

신화 해설

호메로스의 서사시에서 아테 여신은 인간의 어리석은 행동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으로 묘사되고 있다. 잘못의 책임은 아테 여신에게 있는 것이지 인간 개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학자들은 이를 호메로스 시대의 고대인들에게 아직 개인적 자아 개념이 발달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한다.

하지만 후대의 비극 작가 아이스킬로스는 아테 여신에게 현혹된 인간의 미망이 그에 앞서 저지른 개인적 과실의 결과로 보았다. 그러므로 미망의 여신 아테의 비극적 역할은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와 거의 비슷하다고 하겠다.

참고자료

  • 호메로스, 『일리아스』
  •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