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우코테아

레우코테아

공주

[ Leucothea ]

요약 레우코테아(혹은 레우코토에)는 태양신 헬리오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헬리오스를 사랑한 클리티에의 질투로 아버지에 의해 생매장을 당하게 된다.
레우코테아

레우코테아

외국어 표기 Λευκοθέα(그리스어)
구분 공주
별칭 레우코토에(Leucothoe)
관련 인물 헬리오스, 클리티에

레우코테아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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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우코테아 인물관계도
에우리노메

레우코테아는 페르시아의 왕 오르카모스와 에우리노메의 딸이다.

신화 이야기

레우코테아를 사랑한 헬리오스

레우코테아는 페르시아의 왕 오르카모스와 에우리노메의 딸이다. 그녀의 어머니 에우리노메는 향료의 나라인 페르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었으나 딸인 레우코테아는 어머니의 미모를 능가할 정도로 절세의 미인이었다.

온 세상을 비추는 태양신 헬리오스는 많은 여성을 사랑하지만 지금 이 순간 한 여인, 레우코테아에게 마음을 완전히 빼앗긴다. 사랑의 포로가 된 태양신 헬리오스는 자연의 섭리까지 흔들어 놓는다. 레우코테아를 훔쳐보느라 겨울이 와야 할 때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태양이 뜨겁게 타오른다. 태양신이 이렇게 사랑의 열병을 앓게 된 것은 아프로디테의 은밀한 사랑을 밀고 했기 때문이다. (‘아프로디테’ 아프로디테의 남자들 참조)

아프로디테는 누구와 은밀한 사랑을 나눈 것일까. 아프로디테의 사랑의 대상은 바로 전쟁의 신 아레스이다. 이들의 동침 장면을 제일 먼저 본 태양의 신 헬리오스는 아프로디테의 남편 헤파이스토스에게 이 사실을 알려준다. 헤파이스토스는 거미줄처럼 가늘지만 절대 끊어지지 않는 청동 그물을 만들어서 아내 아프로디테 모르게 침대 주변에 촘촘하게 쳐 놓는다. 이 사실을 모르는 아레스와 아프로디테는 서로 포옹을 하던 중 청동 그물에 꼼짝없이 걸려들게 된다.

헤파이스토스는 신들을 불러 이들의 외도를 알리고, 신들 앞에서 크게 망신을 당한 아프로디테는 태양신 헬리오스에게 복수를 벼른다. 아프로디테는 헬리오스가 그와 똑같은 일을 당하기를 바라고, 헬리오스는 아프로디테의 뜻대로 한 여인을 깊이 사랑하게 된다. 그녀가 바로 레우코테아이다. 그들의 사랑은 헬리오스가 그런 것처럼 밀고자로 인해 비극적으로 끝을 맺는다.

오비디우스는 『변신 이야기』에 그들의 비극적인 사랑과 밀고자의 슬픈 종말을 기록하고 있다. 헬리오스는 해질 무렵 레우코테아의 어머니인 에우리노메의 모습으로 변신한다. 그리고 레우코테아가 열두 명의 하녀들과 양털실을 잣고 있는 방으로 슬며시 들어가 어머니인 것처럼 레우코테아에게 사랑스럽게 입을 맞춘다. 그는 레우코테아의 하녀들에게 딸에게 볼일이 있으니 나가보라고 말한다. 하녀들이 물러가고 방 안에 아무도 없자 태양신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레우코테아는 어머니가 갑자기 사라지고 태양신이 나타나자 잔뜩 겁을 먹지만 결국 헬리오스를 거부하지 못하고 그를 받아들인다.

헬리오스와 레우코테아

헬리오스와 레우코테아 안토니에 보이조트

클리티에의 복수

한편 오케아노스와 테티스의 딸인 물의 님페 클리티에는 태양신 헬리오스를 깊이 사랑한다. 그러나 태양신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마음의 상처를 깊이 입은 클리티에는 질투심에 사로잡혀 이성을 잃고 헬리오스와 레우코테아가 어떤 관계인지 소문을 퍼뜨린다. 결국 소문은 레우코테아의 엄격한 아버지의 귀에 들어가게 된다. 아버지는 제아무리 태양신이라 해도 딸의 부정한 행위를 용서하지 않았다.

다급해진 딸은 태양신이 억지로 자신을 폭행했다고 아버지에게 항변하지만 아버지의 분노를 잠재우지 못한다. 아버지는 딸의 간절한 애원에도 불구하고 딸을 산 채로 모래에 묻어버린다. 헬리오스는 이 사실을 알고 급박하게 연인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으나 안타깝게도 레우코테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뒤였다.

헬리오스는 자신의 아들 파에톤이 불에 타 죽은 이후 이보다도 더 슬픈 일은 겪지 못했다고 슬픔을 토로한다. 헬리오스는 핏기를 잃고 싸늘해진 그녀의 시신에 생명의 온기를 불어넣으려고 노력했으나 모든 것이 허사였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그녀의 시신과 무덤에 향기로운 넥타르를 뿌리며 그녀가 연기가 되어 하늘에 오를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넥타르에 젖은 연인의 시신이 녹으면서 주변의 대지는 향기로운 물방울로 촉촉해진다.

클리티에는 레우코테아가 사라지면 태양신의 사랑을 다시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일을 꾸몄지만 상황은 그녀의 생각과 완전히 달랐다. 헬리오스는 레우코테아가 없어도 옛 연인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그들의 사랑은 완전히 끝이 난 것이다. 실연의 아픔으로 클리티에는 시름시름 앓았다. 초췌한 몰골로 그녀는 다른 님페들과 어울리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밤낮없이 주저앉아 있었다.

그렇게 9일 낮밤이 지나는 동안 그녀는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한 조각의 빵도 먹지 않았다. 다만 이슬과 눈물만이 그녀의 메마른 입술을 적실뿐이었다. 그녀는 마치 망부석이 된 것처럼 땅에 붙어 버렸다. 그녀의 얼굴만 하늘의 태양신을 따라 움직일 뿐이었다. 그녀는 창백한 식물로 변했고 그녀의 얼굴은 바이올렛과 비슷한 꽃이 되었다. 식물로 변한 클리티에는 뿌리가 땅을 향해 뻗었음에도 얼굴은 여전히 태양신을 향하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은 변했으나 태양신을 향한 그녀의 사랑은 여전히 굳건했다.

클리티에는 해바라기 꽃이 되었을까?

태양신만 바라보고 있던 클리티에는 그리스어 “태양을 향하여 돌아서는 꽃”이란 뜻의 헬리오트르프 꽃으로 변했다고 한다. 이런 단어 뜻에 근거하여 사람들은 그녀가 해바라기 꽃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살펴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해바라기 꽃과 일치하지는 않는 것 같다. 『변신 이야기』에서 클리티에는 창백한 식물로 변했고 그녀의 얼굴은 바이올렛 색깔이 된다. 그리고 그녀가 변한 꽃에서는 향기가 난다. 이런 정황에 미루어볼 때 그녀는 해바라기 꽃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또 다른 레우코테아

기원전 1세기 로마의 작가 히기누스, 기원전 2세기 경 그리스의 문법학자 아폴로도로스 등은 레우코테아를 카드모스하르모니아의 딸로 이노의 다른 이름이라고 한다. 이노는 세멜레, 아가우에와 자매로 제우스의 부탁으로 제우스의 아들 디오니소스를 맡아 기른다. 그로 인해 그녀는 헤라의 노여움을 산다. 이노를 못마땅하게 생각한 헤라는 그녀를 미치게 한다.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이노는 아들 멜리케르테스를 끊는 물에 던져 넣었고, 나중에 그녀는 죽은 아들을 안고 바다로 뛰어든다. 그 후 선원들은 바다에 빠진 그녀를 레우코테아(하얀 여신)라 부른다.

참고자료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게르하르트 핑크, 『』, 예경
  • 오비디우스, 『』, 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
  • 아폴로도로스, 『』, 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
  •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 Herausgeben von W. H. Rosc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