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오스

다나오스

아르고스의 왕

[ Danaos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르고스의 왕이다. 자식들 간의 결혼을 요구하는 이집트의 왕 아이깁토스의 위협을 피해 아르고스로 도망쳐서 그곳의 왕이 되었다. 다나오스의 딸들(다나이데스)은 결국 아이깁토스의 아들들과 결혼하게 되었지만 아버지 다나오스의 지시로 첫날밤에 모두 신랑을 단검으로 찔러 죽였다.
첫날밤 신랑을 죽이는 다나이데스

첫날밤 신랑을 죽이는 다나이데스

외국어 표기 Δαναός(그리스어)
구분 왕 > 아르고스
관련 사건, 인물 다나이데스의 남편 살해
가족관계 벨로스의 아들, 안키노에의 아들, 아이깁토스의 형제, 히페름네스트라의 아버지

다나오스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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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오스 인물관계도
제우스이오에파포스멤피스포세이돈리비에아게노르벨로스카드모스포이닉스에우로페아이깁토스히페름네스트라린케우스

다나오스는 이집트의 전설적인 왕 벨로스와 하신(河神) 나일로스의 딸 안키노에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아이깁토스와 형제지간이다. 다나오스는 암소로 변해서 아르고스에서 이집트로 건너온 이오의 후손이므로 아르고스는 다나오스의 고향이기도 하다. 다나오스의 딸 히페름네스트라는 아이깁토스의 아들 린케우스와 결혼하여 나중에 아르고스의 왕위를 물려받는 아바스를 낳았다. 아바스는 영웅 페르세우스헤라클레스의 조상이다.

신화 이야기

리비아를 떠나 아르고스로 간 다나오스

벨로스의 아들인 다나오스와 아이깁토스는 아버지로부터 각각 리비아와 아라비아를 물려받았다. 그런데 아이깁토스가 검은 발의 멜람포데스 족이 사는 나라를 정복하고 그곳에 자신의 이름을 딴 이집트라는 이름을 붙인 뒤 리비아의 왕 다나오스에게 자신의 아들 50명과 다나오스의 딸들(다나이데스) 50명을 결혼시키자고 제안하자, 이에 위협을 느낀 다나오스는 아테나 여신의 도움을 받아 50개의 노로 젓는 커다란 배를 만들어 딸들과 함께 아르고스로 도망쳤다. 아르고스는 다나오스의 조상인 이오가 황소로 변해 이집트로 오기 전에 살았던 곳이다.

아르고스로 가는 길에 다나오스 일행은 로도스 섬의 린도스 시에 들러 아테나 여신께 감사를 드렸다. 린도스의 아테나 신전은 다나오스의 딸들이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나이데스

다나이데스

아르고스의 왕이 된 다나오스

아르고스에 도착한 다나오스는 이오의 후손임을 내세워 왕권을 주장했지만 당시 아르고스의 왕 겔라노르는 왕권을 내줄 마음이 전혀 없었다. 겔라노르는 원래 이름이 펠라스고스였는데 왕권을 넘기라는 다나오스의 요구에 웃음을 터뜨려 ‘웃는 자’라는 뜻의 겔라노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아르고스 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왕권을 놓고 긴 논쟁을 벌였는데, 이 싸움은 갑작스레 벌어진 어떤 사건으로 인해 끝이 났다.

사건이란 늑대 한 마리가 아르고스의 소 떼를 습격한 일이었다. 늑대는 커다란 황소에게 덤벼들어 금세 숨을 끊어놓았다. 이를 본 아르고스 인들은 어디선가 나타나 소 떼를 습격한 늑대가 먼 외지에서 온 다나오스와 비슷하다고 여겼다. 사람들은 이 사건을 신의 계시로 해석하여 다나오스를 왕으로 추대하였고, 다나오스는 ‘리케이오스 아폴론(늑대의 신 아폴론)’에게 신전을 지어 바쳤다.

아르고스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한 다나오스

왕이 된 다나오스는 아르고스의 고질적인 물 부족 문제를 해결했다. 아르고스 인들은 오래전부터 주변에 물이 부족하여 고생하고 있었는데 아르고스에 물이 귀하게 된 것은 포세이돈의 진노 때문이었다. 포세이돈이 예전에 헤라와 아르고스의 수호신 자리를 놓고 다툴 때 이곳의 하신(河神)들이 헤라 편을 든 것에 화가 나 아르고스의 강물을 모두 마르게 했던 것이다. 다나오스는 딸들을 보내 물을 찾게 했다. 그중에는 아름다운 아미모네도 있었다. 샘을 찾아 나선 아미모네가 숲에서 사티로스에게 쫓기게 되자 포세이돈에게 도움을 청했고, 이 일로 아미모네를 사랑하게 된 포세이돈은 아르고스에 다시 샘이 솟게 하였다.

다른 설에 따르면 다나오스는 아르고스 사람들에게 우물 파는 법을 가르쳐 준 뒤 왕으로 뽑혔다고 한다.

아이깁토스의 아들들을 죽인 다나이데스

한편 아이깁토스의 아들들 50명은 아르고스까지 찾아와 계속해서 결혼을 요구하였고, 다나오스는 결국 이를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이 결혼을 위협으로 느낀 다나오스는 딸들에게 단검을 하나씩 주고 결혼 첫날밤에 신랑의 목을 베도록 지시하였다.

다나오스의 딸들은 모두 첫날밤에 아버지가 시킨 대로 신랑의 목을 베었지만 단 한 명 히페름네스트라만은 자신의 신랑 린케우스를 죽이지 않았다. 린케우스가 자신의 처녀성을 존중해 준 것을 고맙게 여겨 그랬던 것이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한 린케우스는 아르고스 근처 언덕으로 피신해서 미리 약속된 히페름네스트라의 횃불 신호를 기다렸다가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훗날 아르고스 인들은 이를 기리기 위해 ‘리르케이아’ 언덕에서 횃불 축제를 열었다.

아르고스의 왕이 된 린케우스

얼마 뒤 린케우스는 군대를 이끌고 아르고스로 쳐들어와서 다나오스 왕을 죽이고 그 딸들도 히페름네스트라 한 명만 빼고 모두 죽였다. 죽은 다나오스의 딸들은 남편을 죽인 죄로 저승에서 구멍 뚫린 항아리에 영원히 물을 채워야 하는 형벌을 받았다.

이 신화의 결말에는 또 다른 버전도 있다. 그에 따르면 히페름네스트라는 린케우스를 살려 보낸 일이 발각되어 재판을 받게 되었는데, 아프로디테 여신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날 수 있었다. 그러자 다나오스는 린케우스와 화해하고 그를 진정한 사위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린케우스는 다나오스가 죽은 뒤 아르고스의 왕이 되었고, 린케우스와 히페름네스트라 사이에서는 린케우스에 이어 아르고스의 왕위에 오르는 아들 아바스가 태어났다.

또 다른 설에 따르면 다나오스의 딸들은 제우스의 명령을 받은 헤르메스아테나에 의해 죄를 용서받았다고 한다. 다나오스는 사면된 딸들을 아르고스의 청년들과 결혼시키기로 하고 자신의 딸과 결혼하는 사람에게 훌륭한 선물을 주겠다고 공표했다. 아무래도 살인 전력이 있는 딸들과 선뜻 결혼하려는 청년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다나이데스들은 모두 아르고스의 청년들과 결혼했고, 이들이 낳은 ‘다나오이(다나오스의 자손들)’은 곧 그리스 인 전체를 이르는 명칭이 되었다.

참고자료

  • 호메로스, 『일리아스』
  • 아이스킬로스, 『탄원하는 여인들』
  • 헤시오도스, 『여인들의 목록』
  • 헤로도투스, 『역사』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파우사니아스, 『그리스 안내』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