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동 집자리

그물추. 길이(左下) 10cm

황해북도 봉산군 봉산읍 신흥동에 있는 청동기시대 유적으로 1958년 북한 사회과학원 고고학 및 민속학연구소가 발굴하였다. 유적은 사리원시 동남쪽으로 6㎞ 거리에 있다. 유적 언저리에는 봉산벌이 긴 구릉을 끼고 펼쳐져 있는데 유적은 구릉 동남쪽 끝에 놓인 록과산과 휴류산이 맞닿은 곳에서부터 동북쪽으로 이어지는 비탈에 위치하고 있다.

유적은 흙을 퍼내는 과정에서 나타났기 때문에 교란된 상태로 나타난 것이 많고, 겉흙이 깎여 나가면서 층위를 제대로 밝히기가 어려웠다. 발굴에서 드러난 상황으로 보면 표토층(두께 30~50㎝) 아래에서 바로 문화층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유적은 서쪽이 높고 동쪽이 낮은 계단상의 비탈에 놓여 있다.

신흥동 2호 집자리 평면도

유적 발굴에서 집자리(住居址) 7기가 나왔다. 유적이 파괴된 정도를 보면 더 많은 집자리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집자리는 서로 30m쯤의 거리를 두고 놓여 있으며 유적의 지세를 이용해 동쪽에 출입구시설을 마련한 것이 있다.

집자리 평면은 긴네모꼴(長方形) 구조에 장축을 남~북 방향으로 두고 얕은 움을 파서 만든 반움집이다. 2호 집자리는 움이 얕아 지상가옥 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집자리의 길이, 너비가 12.0×4.0m로 대형에 속하며, 가운데 사이벽을 막아 방을 2개로 꾸며 놓은 것을 알 수 있다. 바닥은 진흙과 불로 다졌으며 3·5·7호 집자리에서 화덕자리(爐址)가 발견되었다.

집자리에서 나온 유물은 반달돌칼(半月形石刀), 갈돌(石棒), 돌화살촉(石鏃), 그물추(漁網錘), 그릇 뚜껑, 돌검(石劍), 돌도끼(石斧), 가락바퀴(紡錘車), 달도끼(環狀石斧), 대패날 등이 있다. 이러한 유물 조합상은 팽이형토기 문화층에서 나오는 것들과 같고, 7호 집자리에서는 청동단추(銅泡) 1점이 출토되었다. 3호 집자리에서는 불에 탄 노끈이 나와 당시에 쓰던 그물이 아닐까 짐작된다. 유적의 연대는 B.C. 2000년기의 늦은 시기에서 1000년기 이른 시기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