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베이스의 구조

더블 베이스의 구조

요약 더블 베이스(Double bass)는 오케스트라에 사용되는 바이올린족 악기들 중 가장 큰 악기로 높이는 2m, 무게는 20kg에 달한다. 크게 줄감개, 목, 울림통으로 나눌 수 있으며 네 개의 현을 E1(미)-A1(라)-D2(레)-솔(G2)로 조율한다. 현이 굵기 때문에 머신 헤드라는 금속으로 된 기계장치가 조율에 사용되며 C 익스텐션이라는 추가장치를 달면 E1보다 더 낮은 음을 낼 수 있다.
더블 베이스의 구조

더블 베이스의 구조

더블 베이스는 크게 줄감개와 목, 울림통으로 나눌 수 있으며 풀 사이즈(full size)가 아닌 ¾ 사이즈가 가장 널리 연주된다. ¾ 사이즈 악기의 총 길이는 약 186cm, 지판의 끝부분인 너트(nut)에서 브리지(bridge)까지의 길이는 105cm 정도이며 무게는 약 20kg이다. 풀 사이즈 악기는 전체 길이가 약 197cm, 너트에서 브리지까지의 길이가 약 110cm로, 주로 키가 큰 연주자나 남성 연주자들이 선호한다. 풀 사이즈 악기는 ¾ 사이즈의 악기에 비해서 더 크고 풍부한 소리를 낼 수 있지만 악기의 크기 때문에 민첩한 연주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더블 베이스를 정면, 측면, 후면에서 본 보습MIMO, Inventory Number 1988/004 Cherubini@@@@@@@@@@@@@@@@@@@@" hastitle="N" data-font-image="false" desc="<출처: ©Galleria dell'Accademia di Firenze. MIMO, Inventory Number 1988/004 Cherubini>" data-title="더블 베이스를 정면, 측면, 후면에서 본 보습" data-seq="2">

더블 베이스를 정면, 측면, 후면에서 본 보습 <출처: ©Galleria dell'Accademia di Firenze. >

1. 울림통

주로 단풍나무를 사용해서 만들며 수축과 팽창으로 인한 균열을 방지하기 위해서 벌목한 나무를 바로 사용하지 않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자연바람으로 오랜 시간 건조한 후 사용한다. 악기가 크기 때문에 하나의 판으로 앞판과 뒤판을 만들지 않고 두 개의 나무판을 붙여서 만드는 경우도 있다. 저가형이나 보급용 악기는 합판(plywood)을 사용해서 제작하며 재즈에서 사용하는 더블 베이스는 합성수지로 만들기도 한다.

앞판은 가운데가 볼록하게 솟아오른 둥그스름한 형태이며 뒤판은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violin family) 악기들처럼 둥그스름한 형태인 라운드 백(round back)과 (viol family)에서 기원한 납작한 형태인 플랫 백(flat back)이 있다.

라운드 백 악기(왼쪽)와 플랫 백 악기(오른쪽)

라운드 백 악기(왼쪽)와 플랫 백 악기(오른쪽) <출처: ©남두영. 『더블 베이스』, 75쪽>

울림통은 정면에서 봤을 때 가운데 잘록한 부분을 기준으로 나눌 수 있는데 허리처럼 잘록한 부분을 미들 바우트(middle bout) 혹은 C 바우트(C bout)라고 부르며 어깨에 해당하는 윗부분은 어퍼 바우트(upper bout), 아랫부분은 로워 바우트(lower bout)라고 한다.

악기의 옆판은 나무에 열을 가해 휘어서 만들며 가장자리에는 균열을 방지하기 위해 라이닝(lining)과 코너 블록(corner block)이라는 나무를 붙인다. 다른 바이올린족 악기들의 코너 블록이 뾰족하게 돌출된 것에 반해 더블 베이스는 뾰족한 모서리가 없는 악기들도 많다. 울림통이 목과 만나는 부분에 붙이는 블록은 어퍼 블록(upper block) 혹은 넥 블록(neck block)이라고 부르며 엔드핀이 있는 곳에 붙이는 블록은 로워 블록(lower block) 또는 엔드 블록(block)이라고 부른다.

더블 베이스의 코너 블록과 어퍼 블록, 로워 블록

더블 베이스의 코너 블록과 어퍼 블록, 로워 블록 <출처: ©남두영. 『더블 베이스』, 70쪽>

앞판에는 두 개의 사운드홀(sound hole)이 브리지의 양쪽으로 뚫려 있는데 알파벳 f 와 비슷하게 생겨서 에프 홀(f hole)이라고 부른다. 앞판의 뒷면에는 베이스바(bass bar)라는 나무 막대가 세로로 붙어있으며 앞판에 가해지는 장력을 지지할 뿐만 아니라 소리를 팽창시켜 울림통 전체에 균일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악기의 내부에 있는 사운드 포스트(sound post)도 베이스바와 함께 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사운드 포스트의 위치로 음색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접착제를 사용해서 영구적으로 고정하지 않고 앞판과 뒤판의 장력을 사용해서 끼워 넣듯이 고정한다. 간혹 조율을 하거나 악기를 옮길 때, 습도가 높아서 악기가 팽창했을 때 베이스 바가 쓰러지는 경우도 있는데 악기 제작자들이 사용하는 S자 모양의 도구를 사용해서 울림통 전체를 열지 않고도 사운드 포스트를 다시 세울 수 있다.

더블 베이스 내부의 베이스바

더블 베이스 내부의 베이스바 <출처: ©남두영. 『더블 베이스』, 118쪽>

더블 베이스 내부의 사운드 포스트와 베이스바의 위치

더블 베이스 내부의 사운드 포스트와 베이스바의 위치 <출처: ©남두영. 『더블 베이스』, 70쪽>

2. 목, 지판, 줄감개집

악기의 목은 울림통과 수평 방향이 아닌 비스듬한 각도로 뻗어 있으며 목의 가장 윗부분에는 줄감개집이 있다. 목의 앞부분에는 흑단으로 만든 지판이 있으며 줄감개집과 지판을 연결하는 너트에는 현이 진동할 때 정해진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위치를 잡아주는 홈이 패어 있다. 현의 한쪽 끝은 줄감개(peg)에 걸고 반대쪽은 악기의 아래쪽에 붙어 있는 테일피스(tailpiece)에 걸어서 고정한다.

더블 베이스의 현은 굵어서 나무로 된 줄감개로는 정확한 조율이 힘들기 때문에 머신 헤드(machine head) 혹은 튜닝 머신(tuning machine)이라고 부르는 금속으로 된 기계장치를 사용한다. 머신 헤드는 나사와 톱니바퀴, 줄감개로 되어 있으며 나사를 돌리면 맞물려 있는 톱니바퀴가 돌아가면서 줄감개를 조였다 풀었다 해서 현을 조율할 수 있다. 톱니바퀴 위에 줄감개 모양의 나무를 붙여 놓은 경우도 있는데 이것을 햇 팩(hat peg)이라고 부르며 장식적인 역할만 한다. 줄감개의 윗부분에는 스크롤(scroll) 장식이 달렸는데 간혹 스크롤 모양 대신 사람의 얼굴이나 동물의 머리 등이 조각되어 있기도 한다.

줄감개집에 장착된 머신 헤드

줄감개집에 장착된 머신 헤드 <출처: (CC BY-SA) Bottesini@Wikimedia Commons>

스크롤 대신 사람의 얼굴이 조각된 악기

스크롤 대신 사람의 얼굴이 조각된 악기 <출처: Photo by Jean-Marc Anglès. ©Musée de la musique. >

3.

네 개의 현은 완전4도 간격인 E1(미)-A1(라)-D2(레)-G2(솔)로 조율한다. 독주 시에는 네 개의 현을 모두 장2도 높인 F#1(파#)-B1(시)-E2(미)-A2(라)로 조율하는데 이러한 조율법을 솔로 튜닝(solo tuning)이라고 부른다. 일반 현을 장2도 올려서 조율하게 되면 장력이 지나치게 커지기 때문에 솔로 튜닝에 맞도록 개발된 현을 사용해야 한다. 오케스트라에서 주로 사용되는 5현 베이스는 더 낮은 음을 낼 수 있는 현이 하나 더 추가되어 C1(도)-E1(미)-A1(라)-D2(레)-G2(솔)로 조율한다.

과거에는 거트현을 사용했기 때문에 현이 굵어서 연주하기 불편했지만, 17세기에 거트현에 금속을 감은 합성소재의 현이 발명된 이후 가늘면서도 충분한 음량과 음색을 낼 수 있는 다양한 현이 개발되었다. 현대에는 나일론 같은 합성섬유부터 거트현에 금속을 감은 혼합재료, 알루미늄 등 다양한 소재의 현들을 사용하며, 서양 고전음악을 그 시대의 악기와 연주법으로 재현하는 원전연주(authentic music)에서는 여전히 거트현도 사용한다.

4. 브리지

브리지는 울림통 앞면에 있는 두 개의 에프 홀 사이에 위치하며 현이 진동할 수 있도록 받혀주는 동시에 진동을 악기 전체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브리지의 윗부분은 곡선으로 되어 있어서 활로 하나의 현을 그을 때 다른 현이 활에 닿는 것을 방지한다. 다리에는 브리지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를 달아 놓기도 하는데 습도나 기온, 혹은 레퍼토리에 따라서 연주자가 자유롭게 높이를 바꾸면서 현의 장력을 조절할 수 있다. 다른 현악기들에 비해 브리지가 크기 때문에 유려한 곡선을 살려서 독특한 형태로 브리지를 조각하거나 윗면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경우도 있다.

브리지의 위치

브리지의 위치 <출처: ©악기백과>

화려한 문양이 새겨진 브리지

화려한 문양이 새겨진 브리지 다리 쪽에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동전 모양의 장치가 달려 있다.
<출처: ©김정은>

5. 줄걸이틀

줄걸이틀은 악기의 중앙 아랫부분에 위치하며 현을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윗부분에는 네 개의 구멍이 뚫려 있으며 끝부분에 달린 고리를 엔드핀이 들어가는 구멍에 걸어서 고정한다. 줄걸이틀은 보통 흑단으로 제작하지만 카본을 사용해서 만드는 경우도 있다.

줄걸이틀

줄걸이틀 <출처: ©악기백과>

6. 엔드핀

악기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로 바닥과 마주 보는 악기의 가장 아랫부분에 위치한다. 엔드핀은 금속으로 만들며 끝부분에는 고무로 된 캡이 달려 있어서 연주 시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한다. 일반적으로 악기의 축과 평행한 방향으로 달려 있지만 악기가 연주자 쪽으로 살짝 기울어지도록 제작된 엔드핀도 있다. 나사로 길이를 조절할 수 있으며 이동 시에는 엔드핀을 끝까지 밀어 넣어서 길이를 최소화한다.

엔드핀을 뽑은 상태(왼쪽)와 끝까지 밀어 넣은 상태(오른쪽)
엔드핀을 뽑은 상태(왼쪽)와 끝까지 밀어 넣은 상태(오른쪽)

엔드핀을 뽑은 상태(왼쪽)와 끝까지 밀어 넣은 상태(오른쪽)
<출처: ©악기백과>

7. C 익스텐션

C 익스텐션(C extension)은 가장 낮은 현인 E1 현의 길이를 늘려서 C1 음까지 낼 수 있게 만드는 장치이다. 오케스트라곡을 연주하다 보면 악기의 최저음인 E1음보다 낮은 음을 연주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C 익스텐션을 사용하면 5현 베이스를 사용할 필요 없이 4현 베이스로도 E1음보다 낮은 음을 낼 수 있다. 비록 장치의 명칭은 C 익스텐션이지만 필요에 따라 B0음이나 B♭0음까지도 낼 수 있도록 제작한다.

연주자가 임의로 붙였다 뗄 수 있는 장치가 아니라 너트의 일부분을 잘라낸 후 지판을 연장해서 붙이는 영구적인 장치로 이 장치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E현을 줄감개가 아닌 C 익스텐션의 끝부분에 감아서 조율한다. 연주 시에는 연장된 부분을 손가락으로 누르거나 장치에 달린 키를 눌러서 음높이를 조절한다. 현의 길이가 길어지기 때문에 기존의 E현은 사용할 수 없고 길이가 긴 C 익스텐션용 현을 사용해야 한다. C 익스텐션을 부착하면 악기가 무거워질 뿐만 아니라 줄갑개집 쪽에 무게가 더해지기 때문에 무게중심을 잡는 것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으며 키가 달린 경우 연주 시 미세한 진동음인 버징(buzzing)이 생길 수 있다.

C익스텐션을 장착한 줄감개집의 앞면과 옆면
C익스텐션을 장착한 줄감개집의 앞면과 옆면

C익스텐션을 장착한 줄감개집의 앞면과 옆면
<출처: ©악기백과>

8. 기타 액세서리류

송진

활털의 마찰력을 늘리기 위해서 바르는 제품으로 침엽수에서 분비되는 진액을 가공해서 만든다. 더블 베이스 송진은 다른 현악기들의 송진에 비해서 부드럽고 끈적한 종류가 많은데 굵은 현을 연주하기 쉽도록 활의 마찰력을 늘리기 위해서이다. 부드럽고 끈적한 재질의 송진으로는 팝스(Pops)나 비되프(Wiedoeft)가 있고 바이올린 송진처럼 딱딱하고 발림성이 가벼운 송진으로는 칼슨(Carlsson)과 니만(Nyman)이 있다. 날씨에 따라서 다른 종류의 송진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습도와 온도가 높은 여름에는 딱딱한 송진을 주로 쓰고 춥고 건조한 겨울에는 무른 송진을 사용한다.

더블 베이스용 팝스(Pops) 송진

더블 베이스용 팝스(Pops) 송진 <출처: ©악기백과>

약음기

뮤트(mute) 또는 소르디노(sordino)라고 부르며 악기의 음량을 줄이거나 악보에 뮤트를 사용해서 연주하라는 지시가 있을 경우에 사용한다. 약음기가 현과 브리지의 진동을 흡수하기 때문에 음량이 작아질 뿐만 아니라 어둡고 흐릿한 소리가 난다. 악보에 표기할 때는 약음기를 사용해서 연주하라는 뜻의 "콘 소르디노"(con sordino), 약음기를 제거하고 연주하라는 뜻의 "센자 소르디노"(senza sordino)라는 단어를 쓴다. 뮤트는 고무, 나무, 금속 등 다양한 재질로 만들며 브리지 위에 꽂아서 사용한다.

나무 재질의 약음기를 브리지에 부착한 모습

나무 재질의 약음기를 브리지에 부착한 모습 <출처: ©악기백과>

울프톤 제거기

울프톤(wolf tone)은 더블 베이스나 첼로 같은 저음 현악기에서 자주 발생하는데 특정한 음을 연주할 때 악기의 몸체나 다른 현이 떨리면서 웅웅거리는 진동이 생기거나 (beat phenomenon)이 일어나는 것을 가리키는 단어이다. 울프톤 제거기는 브리지와 테일피스 사이의 현에 부착하는 장치로 무게추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현의 (resonant frequency)를 변화시켜서 의도치 않은 진동을 방지한다. 금속으로 된 막대 모양, 동그란 단추 모양, 양쪽으로 스프링이 달린 공 모양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동전 모양의 울프톤 제거기를 A현에 부착한 모습

동전 모양의 울프톤 제거기를 A현에 부착한 모습 <출처: ©악기백과>

뎀피트

습도 조절 장치로 주로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서 건조한 겨울철로 넘어갈 때 악기 내부의 급격한 습도 변화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한다. 뎀피트를 20초 정도 물에 넣어서 충분히 물을 흡수하게 한 후 꺼내서 물이 떨어지지 않을 만큼 물기를 제거한 후 에프 홀에 넣는다. 악기를 보관하는 장소가 건조한 경우에는 일 년 내내 사용하기도 한다.

뎀피트

뎀피트 <출처: 악기백과, ©김정은>

엔드핀 받침

악기가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는 장치로 앉은 자세로 연주하는 악기인 더블 베이스와 첼로 모두 엔드핀 받침을 사용한다. 흡착식으로 바닥에 붙이는 동그란 모양, 의자의 다리 양쪽에 끼워서 사용하는 알파벳 T 자 모양, 긴 끈에 고리가 달린 모양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다양한 형태의 엔드핀 받침
다양한 형태의 엔드핀 받침

다양한 형태의 엔드핀 받침
왼쪽:
오른쪽:

하드 케이스

하드 케이스(hard case)는 항공편으로 악기를 옮기는 경우에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항공용 케이스(flight case)라고도 부른다. 카본이나 유리섬유 등 견고하고 가벼운 소재로 만들지만 길이가 215cm, 폭이 85cm 가 넘는 큰 케이스라서 무게가 약 22kg나 된다. 더블 베이스 자체의 무게가 약 20kg이므로, 하드 케이스를 사용하게 되면 총 무게가 42kg가 넘어가기 때문에 연주자들이 직접 악기를 옮겨야 할 경우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일상생활에서는 이동과 보관이 용이한 천으로 된 소프트 케이스(soft case)를 사용한다.

하드 케이스

하드 케이스 <출처: (CC BY-SA) whichwould@Wikimedia Commons>

참고문헌

  • 남두영. 『더블베이스: 저음 현악기의 역사와 이해』. 모노폴리, 2022.
  • Randel, Don Michael, ed. The New Harvard Dictionary of Music. The Belknap Press of Harvard University Press, 1986.
  • Slatford, Rodney & Alyn Shipton. "Double Bass." (Grove Music Online).
  • Bill Bentgen's Website.
  •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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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