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 기타

[ Lyre-guitar ]

요약 리라 기타는 리라(lyre)와 기타(guitar)를 결합하여 만든 발현악기이다.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초까지 프랑스의 상류층 여인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다. 음색이 훌륭하여 독주 악기로 손색이 없었고, 반주 악기나 앙상블 악기로 사용하기도 했다. 현재 소수의 악기가 보존되어 있다.

리라 기타, 피에르 샤를 마레샬 제작

분류	현악기 > 발현악기(撥絃樂器)
호른보스텔-작스 분류	줄울림악기(Chordophone, 絃鳴樂器)
주요 사용 지역	프랑스
주요 사용 시기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초까지
관련 악기	Lyre(리라), Guitar(기타)

1. 리라 기타

리라 기타(Lyre-guitar)는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초까지 프랑스 여인들이 주로 연주했던 발현악기이다. 리라 기타는 특히 프랑스의 상류층 여인들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얻었는데, 리라 기타를 안고 연주하는 모습이 매우 우아하여, 마치 고대 그리스의 키타라(kithara) 연주자를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왕 루이 16세의 왕비인 마리 앙투아네트(Marie Antoinette, 1755~1793)도 리라 기타를 연주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당대 많은 화가들은 젊은 여인들이 리라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을 화폭에 담아냈다.

산타 크루즈 후작 부인의 초상화, 프란시스코 고야(Francisco Goya, 1746~1828) 작품

2. 리라 기타의 역사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까지 프랑스를 중심으로 신고전주의 예술 양식이 유행했다. 신고전주의 예술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부활을 목표로 하며, 균형과 조화, 표현의 명확성 등을 중요하게 여겼고, 고대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리라(lyre)의 몸통에 기타(guitar)의 목(neck)을 결합한 외형을 지닌 리라 기타는 고대 그리스 시대의 악기를 재생산하는 과정에서 탄생하였다.

조세핀 부다예브스카야의 초상화(1806년), 마드무아젤 리비에르(Mademoiselle Riviere) 작품 푸쉬킨 박물관 소장

프랑스 리라

리라 기타가 제작되기 전, 프랑스에서 리라 기타와 비슷하게 생긴 악기가 등장했다. 이 악기의 이름은 프랑스 리라(french lyre)이며, 고대 그리스 시대의 리라와 매우 유사했다. 지판(fingerboard)은 가로대에 부착되어 있는데, 몸통(body)과 직접 연결되어 있지는 않다. 이는 고대 리라의 외형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서였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프랑스 리라의 현은 대개 일곱 줄에서 아홉 줄 사이이다.

프랑스 리라는 보기에 매우 아름다웠으나, 측면에 있는 두 팔(arms)과 지판이 근접해 있어서 연주하기가 까다로웠고, 또한 지판이 몸통에 고정되어 있지 않아서 연주 시 악기를 제어하기가 무척 힘들었다. 또한 프랑스 리라의 음색은 탁하고 약하여, 주로 반주 악기로 사용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 리라 (파리 시테 드 라 뮈지크 악기박물관 소장) 1780년 이전 제작된 악기이다. 9줄의 현, 16개의 프렛이 있다. 목(neck) 부분은 몸통에 고정되어 있지 않다.

리라 기타

18세기 말, 프랑스에서 리라 기타가 제작되었다. 리라 기타는 지판이 몸통(body)에 고정되어 있어서 프랑스 리라에 비해 연주하기가 훨씬 쉬웠고, 음량도 더 컸다.

당시 파리에서 리라 기타를 제작했던 인물로는 피에르 샤를 마레샬(Pierre Charles Mareschal, 프랑스의 류트 연주자), 장 바티스트 필리스(Jean-Baptist Phillis, 1751–1823), 이그나츠 플레이옐(Ignaz Pleyel, 1757~1831) 등이 있다.

리라 기타 (파리 시테 드 라 뮈지크 악기박물관 소장) 1809년 이그나츠 플레이옐 제작

리라 기타의 최초 제작자가 누구인지에 관해서는 이견이 있다. 원래 리라 기타를 발명한 사람은 장 바티스트 필리스, 최초로 리라 기타의 연주 교본을 출판한 사람은 플레이옐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피에르 샤를 마레샬이 자신의 리라 기타 디자인을 도용했다는 이유로 필리스와 플레이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1780년경, 마레샬은 리라 기타를 제작하여, 아나크레온 리라(Anacreontic-lyre)라 명명한 바 있다. ‘아나크레온 리라’라는 명칭은 고대 그리스의 서정 시인 아나크레온(Anacreon, B.C. 570? ~ B.C. 480?)으로부터 따온 것이다.

리라 기타를 연주하는 소녀

리라 기타는 원래 프랑스의 상류층 여인들이 주로 연주했으나, 프랑스 혁명 이후에는 시민 계층 여인들도 연주하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독일, 러시아, 스웨덴, 영국, 미국에까지 전파되며, 대략 1780년경부터 1820년경까지 짧은 기간 동안 크게 유행하다가 사라졌다.

베토벤의 초상화(1804~5년), 조세프 멜러(Joseph Willibrord Mähler, 1778~1860) 작품 아래에 리라 기타가 놓여 있다.

3. 리라 기타의 구조

리라 기타는 리라(lyre)의 몸통(body), 팔(arms), 가로대(crossbar)에 기타(guitar)의 머리(head)와 목(neck), 지판(fingerboard)을 결합하여 제작된 악기이다.

리라 기타의 구조 (파리 시테 드 라 뮈지크 악기박물관 소장) 1809년 이그나츠 플레이옐 제작

몸통(Body)

소리를 공명시켜 크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사운드홀(sound hole)은 몸통 속에서 울린 소리가 밖으로 나가도록 하는 둥근 구멍을 말한다. 브리지(bridge)는 여섯 줄의 현이 악기의 지판에서 알맞은 높이에 떠 있을 수 있도록 고정해주고, 현의 진동을 사운드홀에 전하는 역할을 한다.

머리(Head)

대부분 가로대의 정중앙에서 가로대와 직각으로 놓여있다. 머리에는 현의 수만큼 줄감개(pegs)가 있다.

목(Neck)

몸통 및 가로대와 직각으로 연결되어 있다. 목의 앞면에는 지판(fretboard)이 있고, 지판 위에 일정한 간격으로 프렛(frets)이 박혀 있다. 프렛은 연주자가 정확하게 현을 누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현(Strings)

6현 리라 기타가 가장 일반적이며, 기타(guitar)와 동일하게 조율된다.

가로대(Crossbar)

두 개의 팔과 연결되어 있다. 리라에서는 가로대를 가로질러 현이 부착되어 있고, 리라 기타에서는 가로대의 중간 지점에 머리 부분이 놓인다. 대부분의 리라 기타에서 가로대는 두 개의 팔과 직각으로 놓이지만, 팔의 길이가 짧을 경우 가로대가 곡선 모양인 경우도 있고, 가로대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