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벡

레벡

[ Rebec ]

요약 레벡은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 유럽에서 연주했던 찰현악기이다. 특히 11세기부터 14세기까지 유럽에 존재했던 그 어떤 찰현악기보다 인기있었다. 궁정과 교회와 마을의 행사 등 음악이 필요한 모든 곳에서 사용되었으며, 특히 춤 반주 악기로 활약했다. 악기의 몸통은 서양 배 모양이고, 몸통과 목은 부드럽게 이어져 있다.
19세기 말에 제작된 3현 레벡

19세기 말에 제작된 3현 레벡

분류 현악기 > 찰현악기(擦絃樂器)
호른보스텔-작스 분류 줄울림악기(Chordophone, 絃鳴樂器)
주요 사용 지역 유럽
주요 사용 시기 중세와 르네상스시대
주요 사용 명칭 Rebec(영어, 독일어), Rebec, Rebecq, Rebecquet, Rebet(프랑스어), Rebeca, Ribeca(이탈리아어), Rebeca, Rebecum(라틴어), Rabé, Rabel, Rebequin(스페인어)

1. 레벡

레벡(Rebec)은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초기에 유럽에서 연주했던 찰현악기로, 단단한 나무를 통째로 깎아서 제작했다. 악기의 몸통은 서양 배 모양이고, 뒤판은 불룩하며, 몸통과 목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다. 현의 수는 한 줄에서 다섯 줄까지 악기마다 차이가 있지만, 3현 레벡이 가장 보편적이었다.

레벡

레벡

10세기 후반 혹은 11세기 초반 무렵부터 레벡류의 악기들이 유럽에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4세기 초반에는 레벡을 비롯하여 크루스(Crwth), 비올(Viol), 피들(Fiddle) 등 네 종류의 찰현악기가 유럽에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가운데 레벡은 다용도의 악기로 자리매김하며, 궁정과 교회와 마을 행사 등 음악이 필요한 모든 곳에서 연주되었다.

크루스

크루스

피들 (빨간 동그라미)

피들 (빨간 동그라미)

레벡 연주법과 관련하여 정해진 규칙은 없었다. 기록에 따르면, 악기를 무릎 위에 세워 연주하기도 했고, 어깨나 어깨 아래쪽에 악기를 대고 연주하기도 했다. 중세시대에 레벡은 고음역의 악기였으나, 후에 큰 사이즈의 악기들이 개발되면서 16세기에는 레벡 콘소트(Rebec consort)를 이루기도 했다.

《성모마리아와 악기를 연주하는 천사들》(Virgin with Angels Playing Musical Instruments, 1490)

《성모마리아와 악기를 연주하는 천사들》(Virgin with Angels Playing Musical Instruments, 1490)

가우덴치오 페라리(Gaudenzio Ferrari, 1475년경~1546)의 《성모 마리아의 이야기》(Stories of the Virgin, 1533년경)의 일부 “목자들의 경배”(Adoration of the Shepherds)

가우덴치오 페라리(Gaudenzio Ferrari, 1475년경~1546)의 《성모 마리아의 이야기》(Stories of the Virgin, 1533년경)의 일부 “목자들의 경배”(Adoration of the Shepherds)

2. 레벡의 명칭

레벡은 고대 그리스의 리라(Lyre)와 아랍의 라밥(Rabāb)에서 유래했다. 독일의 신학자이자 음악사학자였던 마르틴 거버트(Martin Gerbert, 1720~1793)는 저서 『De cantu et musica sacra』(1774)에서, 13세기 성 블라시우스 수도원의 필사본에 실린 그림을 카피했는데, 서양 배 모양의 몸통에 한 줄의 현과 활이 있는 악기를 ‘리라’라고 명시했다.

1현 레벡

1현 레벡

또한 히에로니무스(Hieronymus de Moravia, 1271년 사망)는 논문 “Tractatus de Musica”에서 ‘루베바’(Rubeba)라는 악기의 조율에 관해 언급한 바 있는데, 이 악기의 생김새가 무어인들이 연주했던 라밥과 유사했다.

레밥(Rebab) 혹은 라밥(Rabab)을 연주하는 두 음악가

레밥(Rebab) 혹은 라밥(Rabab)을 연주하는 두 음악가 13세기 에스파냐의 『성모 마리아 찬가』(Cantigas de Santa Maria)에 수록된 그림

이후 레벡족 악기들은 프랑스에서는 레베베(Rebebe), 레베르베(Reberbe), 레베스베(Rebesbe), 영어로는 리비브(Ribibe), 리비블(Ribible), 루베베(Rubebe), 루비블(Rbubible) 등으로 일컬어지다가, 14세기 초에 처음으로 ‘레벡’이라 명명했다.

3. 레벡의 역사

찰현악기는 9세기경 중앙 아시아에서 유래하여 이슬람과 비잔틴 제국으로 전해졌고, 10세기에서 12세기 사이에 서부 유럽에까지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찰현악기는 음을 지속시킬 수 있어 선율선을 연결하여 연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중세시대 유럽에서 찰현악기와 연주자들의 지위는 낮은 편이었다.

로마네스크 예술가들은 레벡류 악기들을 그리거나 조각했다. 아래 왼쪽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Cathedral of Santiago de Compostela) 외부에 조각된 것으로, 다윗 왕이 레벡을 연주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오른쪽은 스페인 소리아의 산토 도밍고 성당(Church of Santo Domingo, Soria)에 조각된 레벡을 연주하는 사도들의 모습이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 외부 은세공인의 문에 조각된 레벡을 연주하는 다윗 왕의 모습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 외부 은세공인의 문에 조각된 레벡을 연주하는 다윗 왕의 모습

산토 도밍고 성당(스페인)에 조각된 레벡을 연주하는 사도들의 모습

산토 도밍고 성당(스페인)에 조각된 레벡을 연주하는 사도들의 모습

레벡은 10세기부터 유럽에서 널리 연주되기 시작했고, 11세기부터 14세기까지 유럽에 존재했던 그 어떤 찰현악기보다 인기있었다. 왕족이나 귀족들이 고용했던 민스트럴 가운데 레벡 연주자들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들은 제복을 갖춰 입고 궁정의 축제, 무도회, 가장행렬, 결혼식 등에서 레벡을 연주했다. 또한 시골 마을의 축제 때나 행렬 때에도 레벡을 연주했고, 소 치는 사람들이 백파이프(Bagpipe)와 레벡을 연주했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교회에서 주관하는 행렬에도 레벡이 포함되었다.

성 마리아 교회(베벌리, 요크셔) 기둥에 조각된 제복을 입은 민스트럴들의 모습

성 마리아 교회(베벌리, 요크셔) 기둥에 조각된 제복을 입은 민스트럴들의 모습

이 시기 다른 악기들과 마찬가지로, 레벡 역시 여러 가지 크기로 제작되었고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된 것은 소프라노 레벡이었다. 현의 수는 한 줄에서 다섯 줄 사이였으며, 3현 레벡이 가장 인기있었다.

게라르 다비드(Gerard David, 1450/60년경~1523)의 《The Virgin among the Virgins》(1500년경)

게라르 다비드(Gerard David, 1450/60년경~1523)의 《The Virgin among the Virgins》(1500년경) 루앙 미술관 소장

15세기에 이르러 레벡은 귀에 거슬리는 날카로운 음색으로 궁정 악기로서의 매력을 잃었고, 주로 농부들의 춤 반주에 어울리는 시골 악기로 여겨졌다. 그리고 16세기 후반 이후로는 온전히 평민들의 악기로 인식되며, 거리와 선술집에서 주로 연주했다. 르네상스 시대 이후 레벡은 비올(Viol)에 밀려 점차 사라졌으나, 춤을 반주하는 역할은 지속하며 소형 바이올린인 키트(Kit)와 같은 용도로 18세기 후반까지 명맥을 유지했다.

참고문헌

  • Remnant, Mary. “The Use of Frets on Rebecs and Medieval Fiddles.” The Galpin Society Journal 21 (1968): 146-151.
  • “Fiddle.” (Grove Music Online).
  • “Gerbert, Martin, Freiherr von Hornau.” (Grove Music Online).
  • “Hieronymus de Moravia [Hieronymus Moravus, Jerome of Moravia, Jerome of Moray].” (Grove Music Online).
  • “Rebec.” .
  • “Rebec.” (Grove Music Online).
  • “”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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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벡

레벡 출처: 파퓰러음악용어사전 & 클래식음악용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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