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레이스

카탈레이스

[ catalase ]

카탈레이스는 과산화수소(H2O2)에 대한 적응성 반응(adaptive response)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효소로,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성된 해로운 수퍼옥사이드 래디컬(superoxide radical)인 O2-를 수퍼옥사이드 디스뮤테이즈(superoxide dismutase; SOD)가 덜 무독한 H2O2로 전환시키면, 카탈레이스가 글루타치온 과산화효소(glutathione peroxidase; GPx) 등과 함께 작용하여 무해한 산소분자(O2)와 물(H2O)로 변환시켜 생명체를 보호한다(그림 1 참조).

그림 1. 생체 내 활성산소종 생성과 카랄레이스 등 항산화효소에 의한 무독화 과정 (제작: 박희문/충남대)

목차

카탈레이스 종류와 작용기전

카탈레이스는 물리, 생화학적 특성에 따라 ‘전형적 카탈레이스(typical or classical catalase)’, ‘비전형적 카탈레이스(atypical catalase)‘, ‘유사-카탈레이스(pseudocatalse)’, 그리고 ‘소수-카탈레이스(minor catalase)’의 4가지로 구분되며 그 특성은 다음과 같다.

전형적 카탈레이스

동물, 식물 및 미생물 등 모든 생물체에 존재하는 단기능성 햄 카탈레이스(monofunctional haem catalase)로 4개의 동일한 소단위체(subunit)로 구성된 아령 모양의 복합체이다. 촉매부위에 햄(haem)을 보결원자단(prosthetic group) 갖고 있으며, 최소 2번의 유전자중복(gene duplication)에 의해 3가지 분기군(clade)으로 진화하였다. 제 1 분기군(clade 1)은 소단위체가 약 500개의 아미노산 잔기로 이루어진 식물 유래이며, 세균 유래의 하위집단도 포함된다. 제 2 분기군(clade 2)은 소단위체가 약 750개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고, 주로 세균 또는 곰팡이 유래이며, 수평적 유전자 이동(horizontal gene transfer)에 의해 고세균에도 존재한다. 제 3 분기군(clade 3)은 500개에 근접한 아미노산으로 소단위체가 구성되어 있으며, 고세균, 세균, 곰팡이 및 일부 진핵생물에서도 발견된다.

비전형적 카탈레이스

흔치 않은 종류의 catalase-peroxidases로 주로 호기성 세균에서 발견되며, 동식물에는 없으나 식물과 곰팡이 유래 퍼옥시데이스와 유사하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햄을 갖는 카탈레이스이면서 peroxidative 활성도 갖는 이중 기능성 효소이다. 대장균에서 4량체(tetramer)의 안정한 효소가 발견되기는 하였으나, 일반적으로는 750개의 아미노산 잔기로 구성된 소단위체 2개가 연결된 이량체(dimer)이다.

유사-카탈레이스

활성부위(active site)에 햄 대신에 망간 2개가 있는 non-haem catalases로 소그룹의 세균에서 발견되며, 망간카탈레이스 또는 유사-카탈레이스라고도 부른다. Lactobacillus plantarum의 망간카탈레이스는 30 kDa의 단위체 6개로 구성된 6량체(hexamer)이다. 다양한 분류군에 속하는 세균 간의 수평적 유전자 이동(horizontal gene transfer) 결과 총 5개의 분기군이 존재한다. 제 1 분기군은 고세균과 최소 1가지 피르미큐테스균(firmicutes)에, 제 2 분기군은 방선균과 피르미큐테스균에, 제 3 분기군은 프로테오박테리아(proteobacteria)와 피르미큐테스균에, 그리고 제 4 분기군은 박테로이데스(Bacteroides)와 남세균(cyanobacteria)에, 그리고 제 5 분기군은 프로테오박테리아에 퍼져 있다.

소수-카탈레이스

이중 기능성의 chloroperoxidase, bromoperoxidase 및 catalase-phenol oxidase와 같이 카탈레이스 활성이 아주 낮은 햄 함유 단백질이다. Chloroperoxidase는 42 kDa 크기의 단량체(monomer)로 다른 catalase나 perxoidase와는 전체 구조나 활성부위가 다르다. Catalase-phenol oxidase는 분자량 320 kDa에 달하는 4량체의 햄 단백질로 카탈레이스 활성 외에 H2O2가 없을 때는 다수의 페놀성 화합물을 산화시킬 수 있다.

카탈레이스와 대사성 질환

미토콘드리아 카탈레이스를 과량 발현시킨 쥐는 동맥경화(arteriosclerosis)와 백내장(cataract) 발생빈도가 낮아지고, 산화스트레스 관련 생체표지자(biomarker)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는 아마도 H2O2를 신호전달자로 사용하여 장수(longevity)를 방해하는 신호전달체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즉, 카탈레이즈가 H2O2 신호를 정지시키면 수명단축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세포예정사(apoptosis)를 방해함으로써 수명이 연장되는 것일 것이다. 유전자 변이에 의한 인간 카탈레이스 수준 저하는 무카달레이스혈증(acatalasemia)의 원인이 되는데, 정상 수준의 10% 미만인 무카탈레이스혈증 환자는 당뇨병에 취약하여 정상인보다 이른 연령대에 당뇨병이 발생한다. 카탈레이스의 과발현은 심현관의 기능장애(dysfunction)와 손상을 막아주며, 파라쿼트(paraquate)에 의해 유발된 심기능이상과 단백질 손상에 의한 노화도 약화시키고, 안지오텐신(angiotensin) 경로를 회복시켜 당뇨성 신장외상(renal injury)의 진행을 지연시키기도 한다. 노화와 함께 나타나는 골격 근육감소증(sarcopenia)도 카탈레이스 결핍이 주 원인이다. 암세포는 일반적으로 ROS 수준이 높고 항산화효소의 발현이 비정상적이어서 카탈레이스 발현저하 등에 의해 야기되는 부가적인 산화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한 특성을 보인다.

이율배반적으로 과량의 카탈레이스는 해를 끼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적정 수준 이하의 ROS는 제 2형 당뇨 등의 질병을 야기하기도 하므로 카탈레이스 작용에 의한 ROS의 감소는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흥미롭게도 자외선 처리 시 카탈레이스가 ROS를 유도하기도 하지만, 방사선에 의해 직접 야기되는 DNA 이중사슬절단(double strand break)를 완화하거나 방지하도록 작용한다.

카탈레이스와 감염성 질환

인체에 감염성 미생물이 감염되면 포식세포(phagocytic cell)이 호흡성 폭발(respiratory burst)을 통해 활성산소종(ROS)와 활성질소종(RNS)을 대량으로 생산하여 분비한다. 이 과정에 병원성 미생물도 살아남기 위하여 카탈레이스를 포함한 다양한 항산화효소를 생성한다.

포도상구균인 Staphylococcus aureus의 경우 대식세포(macrophage)에 포식되면 카탈레이스 A(KatA)의 활성이 증가한다. 그러나, KatA 유전자가 결손되어도 S. aureus의 생존은 영향 받지 않고 비강에 콜로니 형성은 현저히 줄어드는 것으로 보아, KatA는 생존에는 필수적이지 않으나 콜로니 형성에는 중요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 aureus의 카탈레이스 활성이 증가하면 전신성 감염(systemic infection)에 의한 시험용 쥐의 치사율이 증가한다. 대장균에서도 두 가지 카탈레이스(KatE와 KatG)가 과산화수소를 무독화 시키기는 하나 독력(virulence)과의 연관성은 확실하지 않다.

세균류와는 달리 곰팡이류의 독력에 항산화효소의 역할이 명확히 규명된 바는 없으나, Candida albicansCryptococcus neoformans의 경우 숙주가 생산하는 ROS의 무독화에 SOD가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SOD가 곰팡이 독력에 중요함은 분명하다. 그러나 C. albicans의 카탈레이스가 과산화수소 무독화와 인간 백혈구에 대한 내성에 관여하는 증거는 있으나, Aspergillus fumigatusC. neoformans의 카탈레이스가 동물감염의 독력에 관여한다는 증거는 없다.

카탈레이스의 산업적 이용

카탈레이스의 종류 별로 다양한 산업적 용도로 이용되고 있는데, 카탈레이스의 전 세계 시장규모는 2015년 현재 약 34조 달러에 달하며 재조합기술의 도입과 생산기술의 향상으로 시장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동식물에 비해 빠른 시간 내 배양이 가능하고, 유전자 조작이 용이하며, 손쉽게 다룰 수 있어, 원하는 특성을 갖는 카탈레이스 생산에 유리한 미생물을 생산균주로를 이용하고 있다. 호기성과 혐기성, 그람 양성과 음성을 막론한 세균류(2014년 현재 약 48종)와 효모 및 사상균(2014년 현재 30여 종)이 다양한 특성의 카탈레이스 생산에 쓰이고 있는데, 최근에는 고온이나 강알칼리 환경에서 자라는 극한미생물(extremophile)이나, 재조합 (미)생물로부터 산업적으로 유용한 카탈레이스를 생산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카탈레이스의 산업적 이용 예를 보면, 직물과 표백산업, 치즈생산 등의 식품산업, 육류의 지방산화 방지, 우유의 칼슘 검출, 카이랄 알코올류의 산화와 생물전환 등의 제약산업, 콘텍트렌즈 세척액, 암세포 처치, 산화충격 처치, 환경오염 연구용 바이오센서와 생물표지자 등이 있다(표 1).

표 1. 카탈레이스가 이용되는 산업분야 및 적용 사례(편집: 박희문/충남대, 근거로 작성)
산업 분야 적용 사례
화학 및 의약산업 카이럴 탄소의 생물전환
베타-락탐의 설폭사이드 유도체로 산화
세포독성 물질인 퍼옥시나이트라이트 소거
식품산업 우유 저온살균 과정에 퍼옥사이드 제거
우유와 물 속의 칼슘 검출
조리하지 않은 육류의 지방산화 방지
의료 및 치료제산업 종양의 전이 저해와 악성 특성 되돌리기
생의학 및 임상 진단
카탈레이스 결핍과 당뇨와의 연관성
적혈구 내 과산화수소 처리
환경산업 직물류 처리와 산업폐기물 표백
저장수의 아트라진 오염 모니터링용 표지자
기타 컨택즈렌즈 세척액의 과산화물 제거
금속류의 생물부식

최근 새로이 활용 예가 확장되는 분야인 의약분야서는 ROS에 기초한 다양한 비정상 상태를 확인하는 표지자로 카탈레이스가 쓰이는데, 예 들어 골수이식 환자에게 치명적인 graft-vs-host disease(GVHD)의 진단에 카탈레이스의 수준이 신속하고 신뢰성 높은 비침습성의 경제적 지표자로 사용된다. 알코올 섭취 후 카탈레이스 수준이 급속히 증가하는 현상은 알코올중독증에 가족력(family propensity) 판정의 기준이 되며, 콩팥이식 후 수혈과정에 생기는 국소빈혈(ischemia)의 표지자로도 쓰인다. 또한, 미세캡슐형 또는 PEG(polyethylene glycol) 결합형 카탈레이스를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시도와 생체모방형 산화환원반응활성(redox-active) 약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관련용어

글루타치온 과산화효소, 세포예정사, 호흡성 폭발, 전신성감염, Candida albicans, Cryptococcus neoformans, 포도상구균, 수평적유전자이동(Horizontal Gene Transfer; HGT),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 박테로이데스(Bacteroides), 산화스트레스(oxidative stress), 극한미생물(extremophile), 유전자조작(genetic modification), 바이오센서(biosensor), 진핵생물(eukaryotes),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ROS), 대식세포(macrophage), 미생물(microorganism), 혐기성(anaerobic), 호기성(aerobic), 대장균(Escherichia coli), 유전자(gene), 남세균(cyanobacteria), 병원성(pathogenicity), 진화(evolution), 효모(Yeast), 균주(strain), 숙주(Host), 독력(virulence), 치즈(cheese), 슈퍼옥사이드 디스뮤테이즈(Superoxide Dismutase; SOD), 고균(archaea), 퍼옥시데이즈(peroxidase), 악티노박테리아 문(phylum Actinobacteria),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 크립토코커스(Cryptococcus), 칸디다(Candidia), 피르미쿠테스 문(phylum Firmicutes)

집필

박희문/충남대학교

감수

이은진/고려대학교

참고문헌

  1. Glorieux, C. and Calderon, P.B. 2017. Catalase, a remarkable enzyme: targeting the oldest antioxidant enzyme to find a new cancer treatment approach. Biol. Chem. 398, 1095–1108.
  2. Sooch, B.S., Kauldhar, B.S., and Puri, M. 2014. Recent insights into microbial catalases: Isolation, production and purification. Biotechnol. Adv. 32, 1429–1447.
  3. Staerck, C., Gastebois, A., Vandeputte, P., Calenda, A., Larcher, G., et al. 2017. Microbial antioxidant defense enzymes. Microb. Pathog. 110, 56–65.
  4. Tehrani, H.S. and Moosavi-Movahedi, A.A. 2018. Catalase and its mysteries. Prog. Biophys. Mol. Biol. 140, 5–12.